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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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에 경기 침체 우려까지 겹치면서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중간 가격 소비재 수요는 감소하고 명품과 초저가 제품 수요는 증가하는 ‘K자형 소비’가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소비 패턴을 고려해 투자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 공포에 소비도 양극화…럭셔리·필수 소비재株 '들썩'
세계 최대 명품 소비재 기업 LVMH는 올해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고 순이익은 지난해 대비 34% 급증했다. 패션 보석 시계 화장품 와인 등 모든 사치재 분야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에르메스와 케어링그룹도 20%대 매출 증가율을 나타냈다. 메이시스, 노드스트롬 등 명품 유통기업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맞춰 명품 업체들이 잇달아 가격을 인상하고 있음에도 소비는 오히려 늘어나는 ‘베블렌 효과’(사치재 가격 인상 시 수요도 증가하는 현상)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기 불황 상황에서 여러 개 물품보다 단일 명품 하나를 소비하는 MZ세대의 문화도 명품 시장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명품주를 담고 있는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들도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 상장된 ‘엠레스 럭셔리 상품 ETF(LUXE)’, 유럽에 상장된 ‘아문디 S&P 글로벌럭셔리 ETF(GLUX)’ 등이다. 이들 상품에는 LVMH, 케링, 에르메스뿐 아니라 애플, 테슬라 등 가격 상승에도 소비가 줄지 않는 상품을 생산하는 업체가 담겨 있다. 국내에도 비슷한 종목을 담고 있는 ‘HANARO 글로벌럭셔리S&P’가 상장돼 있다. 이 ETF는 7월 한 달간 11% 넘게 상승했다.

초저가 물품 소비도 늘고 있다. ‘미국판 다이소’로 불리는 달러트리는 6개월 새 주가가 20% 넘게 뛰었다. 올해 매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물가 상승으로 실질소득이 줄어든 소비자들이 초저가 상품을 찾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트리와 비슷한 달러제너럴 역시 같은 기간 25% 이상 주가가 올랐다. 대형마트 타깃의 주가가 20% 넘게 빠진 것과 비교하면 저가형 소비가 트렌드가 됐다는 분석이다.

소득이 줄거나 물가가 올라도 소비를 줄일 수 없는 필수소비재 생산 업체들은 여전히 강세다. ‘컨슈머 스테이플스 셀렉트 섹터 SPDR ETF(XLP)’는 미국에 상장된 대표적인 필수소비재 ETF다. P&G, 펩시콜라, 코카콜라, 코스트코 등의 종목을 담고 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