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 실적 부진 경고…게임 사업 매출 44% 급감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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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기준 미국 1위(4434억달러)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에 한참 밑도는 분기 실적을 예고했다. 그래픽카드를 다루는 게임 부문 수익이 직전 분기 대비 44% 급감한 것으로 추정했다. 엔비디아의 실적 부진 경고와 미국 상원의 ‘인플레이션 감축법’ 통과가 겹치면서 반도체 종목을 비롯한 기술주 전반이 주식시장에서 약세를 보였다.
게임 수요가 줄면서 주력 사업인 그래픽카드 사업이 타격을 받았다. 엔비디아는 게임 부문의 2분기 매출이 20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44%,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이 공급 중인 콘솔 게임기뿐 아니라 컴퓨터용 고사양 그래픽카드의 판매가 저조해진 여파다. 리서치업체인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 소비자의 비디오게임 구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123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경기 침체 우려로 암호화폐의 인기가 시들해진 점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고사양 그래픽카드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채굴할 때도 쓰인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6만9000달러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은 8일 3분의 1 수준인 2만300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미국 투자은행인 레이몬드제임스의 멜리사 페어뱅크스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게임 부문 매출이 전분기 대비 44%나 줄어든 건 2018년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했던 때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엔비디아의 실적 부진 우려는 다른 반도체주에도 부담이 됐다. 이날 AMD(-2.19%), 마이크론(-1.62%), 퀄컴(-1.60%) 등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애플(-0.29%), 알파벳(-0.07%), 아마존(-0.99%) 등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도 장 초반 올랐다가 하락 전환했다. 지난 7일 미국 상원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통과된 점도 대형 기술주에 악재가 됐다. 이 법안에 연간 10억달러 이상 수익을 내는 대기업에 최소 15%의 법인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돼서다. 이날 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2% 줄어든 4140.06포인트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의 이번 잠정 실적 발표는 반도체 업계 전반에 걸쳐 있는 압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소비자 지출 감소, 물가 상승, 재택 수요 감소 등으로 PC 부품과 관련된 기술업체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2분기 실적 추정, 시장 기대보다 20% 낮아
엔비디아는 “2023회계연도 2분기(지난 5~7월) 매출이 67억달러(약 8조7500억원)를 기록할 것”이라고 8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오는 24일 실적 발표에 앞서 잠정치를 내놨다. 이 잠정치는 전년 동기(65억달러)보다는 늘었지만 엔비디아가 지난 5월 내놨던 전망치(81억달러)와 시장조사업체 팩트셋 추정치(81억달러) 대비 20%나 밑돌았다게임 수요가 줄면서 주력 사업인 그래픽카드 사업이 타격을 받았다. 엔비디아는 게임 부문의 2분기 매출이 20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분기 대비 44%,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등이 공급 중인 콘솔 게임기뿐 아니라 컴퓨터용 고사양 그래픽카드의 판매가 저조해진 여파다. 리서치업체인 NPD그룹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미국 소비자의 비디오게임 구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한 123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
경기 침체 우려로 암호화폐의 인기가 시들해진 점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쳤다. 고사양 그래픽카드는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를 채굴할 때도 쓰인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6만9000달러까지 올랐던 비트코인 가격은 8일 3분의 1 수준인 2만3000달러선에서 거래됐다. 미국 투자은행인 레이몬드제임스의 멜리사 페어뱅크스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게임 부문 매출이 전분기 대비 44%나 줄어든 건 2018년 가상화폐 가격이 급락했던 때의 상황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기술주 주가 일제 하락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 전망을 내놓자 투자자도 이탈했다. 8일 이 회사 주가는 나스닥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6.30% 하락한 177.93달러를 기록했다.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던 1월 3일(301.21달러)과 비교하면 주가가 41%나 빠졌다. 엔비디아는 또 다른 주력 사업인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38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1% 늘어날 것이라고도 발표했지만 시장 불안을 달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 부문 매출도 팩트셋 추정치(39억9000달러)에 못 미쳤다. 엔비디아는 “거시경제 역풍과 공급망 문제가 악영향을 줬다”며 “올 3분기에도 도전적인 시장환경이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엔비디아의 실적 부진 우려는 다른 반도체주에도 부담이 됐다. 이날 AMD(-2.19%), 마이크론(-1.62%), 퀄컴(-1.60%) 등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애플(-0.29%), 알파벳(-0.07%), 아마존(-0.99%) 등 대형 기술주들의 주가도 장 초반 올랐다가 하락 전환했다. 지난 7일 미국 상원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통과된 점도 대형 기술주에 악재가 됐다. 이 법안에 연간 10억달러 이상 수익을 내는 대기업에 최소 15%의 법인세를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돼서다. 이날 S&P5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2% 줄어든 4140.06포인트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엔비디아의 이번 잠정 실적 발표는 반도체 업계 전반에 걸쳐 있는 압박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소비자 지출 감소, 물가 상승, 재택 수요 감소 등으로 PC 부품과 관련된 기술업체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