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뉴욕 증시, 당분간 쉬어간다" 파월, 잭슨홀서 매파 발언?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982년 8월 18일은 뜨거운 불마켓이 현실화했던 날입니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하루 거래량은 이날 1억3268만1120주로 처음으로 1억 주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강세장은 1987년 10월 블랙먼데이로 끝났었습니다) 당시 기준금리를 20%까지 끌어올리며 인플레이션과 맞붙었던 미 중앙은행(Fed)의 폴 볼커 전 의장이 역사적 긴축 정책에서 물러서기 10주 전입니다.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당시 상황이 지금과 비슷하다며 이번 랠리로 새로운 불마켓이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죠. 리 설립자는 "당시 8월부터 4개월 동안 S&P500 지수는 이전 3년 동안의 하락 폭을 모두 지웠다. 나는 올해 말까지 다시 사상 최고치까지 올라갈 것으로 본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40년 뒤인 18일(미 동부 시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종일 보합 선을 오르내렸습니다. 그러다 다우는 0.06%, S&P500 지수는 0.23%, 나스닥은 0.21%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사실 이번 주 거의 매일 상황이 비슷합니다.
시스코의 영향으로 빅테크, 반도체 주식이 오르면서 나스닥이 더 많이 상승했습니다. 시스코는 전날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하면서 ″공급망의 이른 완화를 보고 있고 이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내년 매출이 4~6%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시장 예상보다 높았죠.
혼조세를 보이는 건 주가지수뿐만이 아닙니다. 경제 지표도 비슷합니다.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5만 건으로 예상(26만5000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주 청구 건수도 1만 건 감소한 25만2000건으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4주 평균이 24만6750건으로 25만 건 안팎의 수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동 시장이 여전히 탄탄하지만 약간씩 둔화하는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라스무센은 "현재 수치는 해고 증가가 예상만큼 나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8월 제조업 지수는 7월 -12.3에서 이달 6.2로 상승해 예상(-5.0)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며칠 전 급락한 것으로 나왔던 뉴욕 연은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와는 달랐습니다. 또 세부지수 중 지불 가격은 전달보다 9포인트 떨어진 43.6으로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꺾어졌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주택 지표는 악화 일로입니다. 7월 기존주택 판매 건수는 5.9% 감소한 연 481만 건(예상 485만 건)으로 2020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6개월 연속 내림세입니다. BMO는 "더 높은 금리가 의도한 효과를 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급(3.3개월 치)은 여전히 과거 평균(5~6개월 치)보다 부족하고, 주택 가격(중앙값)은 40만3800달러로 6월 41만3800달러보다 하락했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27만 달러)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콘퍼런스보드의 7월 경기선행지수도 좋지 않았습니다. 전달보다 0.4% 하락한 116.6으로 집계됐습니다. 5개월 연속 내림세입니다. 콘퍼런스보드는 "미국 경제가 3분기에 성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연말이나 2023년 초까지 짧지만 완만한 경기 침체로 접어들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업 실적도 비슷했습니다. 유통업체 중 콜스(Kohl's)는 2분기 실적 자체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인플레이션이 중산층 소비자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라며 올해 연간 순 매출이 5~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면 BJ홀세일은 분기 매출(동일 매장, 연료 제외)이 7.6% 증가했고 주당순이익은 30%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어제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놓고도 해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비둘기파적 메시지로는 △어느 시점에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긴축 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위험도 있다 △명목 기준금리는 장기 중립 수준의 추정 범위 내에 있다는 등이었고요.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 △최근 휘발유 가격 하락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속해서 낮은 인플레이션의 기반을 제공한다고 믿을 수 없다 △Fed의 결의에 대중이 의문을 갖기 시작하면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될 수 있다는 게 중대한 위험이라고 판단한다는 문구들은 매파적이었습니다. 시장은 전반적으로는 강한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부 비둘기파적 메시지가 섞인 것 자체가 비둘기파적이란 해석이 조금 더 우세해졌습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는 "회의록은 '비둘기파적 전환'에 대한 나의 의심을 확인시켜주는 것 같다. Fed가 앞으로 들어올 약한 경제 데이터를 소화하면서 추가 금리 움직임을 늦추거나 일시 중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잭슨홀 회의는 잠재적 정책 움직임에 대한 새로운 창을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SGH매크로의 팀 듀이 이코노미스트는 "다양한 어조는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 부족을 시시한다. 물가와의 싸움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할 위험을 높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 워치 시장에서는 50bp 인상 베팅이 61.5%로 높아졌습니다. 기준금리를 좇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도 전날보다 7.9bp 내린 3.200%로 마감됐습니다. 달러는 또다시 올랐지만, Fed의 강한 긴축이라기보다는 유럽, 영국, 중국 등의 경제가 악화하고 있는 탓이 큽니다. 사실 이날 연단에 선 Fed 스피커들의 발언도 좀 애매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추측은 "확실히 시기상조"라며 9월 75bp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캔자스시티 연은의 에스더 조지 총재는 좀 더 신중했습니다. 조지 총재는 "우리의 정책 결정이 종종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매우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것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FOMC 투표권자입니다. 또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2023년 금리 인하는 전혀 생각이 없다"라면서도 "7월 인플레이션 수치를 보고 안도감이 들고 기뻤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9월 50~75bp 인상이 적절하다면서도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3%를 약간 넘는 게(a little bit above) 합리적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2.25~2.5%입니다. 만약 75bp를 올리면 3~3.25%로 3%를 약간 넘게 됩니다. 사실상 긴축을 끝낼 수 있습니다. 물론 데일리는 올해 투표권자가 아닙니다. 로이터는 이를 놓고 "Fed 인사들이 금리 인상엔 통일됐지만, 얼마나 올릴지를 놓고는 엇갈렸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공은 이제 다음 주 25~27일 열리는 잭슨홀 회의로 넘어갔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26일 통화정책에 대해 발언을 합니다. 에버코어ISI는 "7월 회의록은 잭슨홀 회의에 더 많은 무게를 싣는다"라며 "시장이 매파적 메시지를 덜 수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파월 의장이 시장 생각을 반박하는 데 실패할 경우 시장은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빌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 칼럼에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강력한 발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더들리의 주장입니다. "파월 의장이 세 가지를 강조할 것으로 기대한다. △경제는 여전히 극도로 빡빡한 노동 시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뜨거워질 모멘텀을 갖고 있으며 △Fed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목표 2%를 달성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오랫동안 긴축했다고 확신할 때까지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 메시지를 전달할 때, 시장이 'Fed가 곧 긴축 정책이 끝낼 것'이라는 생각을 악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많은 투자자는 지난 7월 파월이 미래의 금리 인상이 데이터에 의존할 것이라는 성명을 기반으로 이런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Fed의 인플레이션 퇴치 노력을 약화시키는 주식과 채권의 랠리가 나타났다. 파월 의장은 Fed가 향후 몇 개월 동안 금리 인상의 폭을 축소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더 낮은 최종금리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Fed가 강한 결의를 시장에 확신시키려면 파월 의장이 강해야 한다. 많은 사람은 그의 경고를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추기 위한 수사학으로 본다. 시장은 경제가 둔화하고 실업률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 Fed가 2% 목표를 달성하기 훨씬 전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생각한다. 파월은 아서 번스(1970년대 물가 통제에 실패했던 Fed 전 의장)처럼 행동할 의사가 없다고 설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잘못하면 그는 볼커처럼 행동해야 하고 경제를 두 번 불황에 빠뜨릴 것이다." 사실 주가지수는 지난 두 달간 랠리를 이어오면서 경제 연착륙 혹은 짧고 가벼운 침체, 인플레이션 하락과 Fed의 전환 등 좋은 시나리오들을 거의 다 가격에 반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벌써 주가수익비율(P/E)이 18.5배까지 높아졌습니다.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맞습니다. 유가가 하락을 지속한다면 인플레이션이 떨어질 것이고 Fed는 올해 말께는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강합니다. 또 최근 경제 지표도 혼조세로 나오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대폭 줄었습니다. 7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올해 침체에 빠질 것이란 예상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리고 기업 실적도 어쨌든 버티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가가 쉽게 큰 폭으로 떨어지기도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부쩍 증시가 당분간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와 메릴, 그리고 야데니 리서치 등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앤드루 시츠 전략가
"엄청나게 많은 중요한 이벤트가 9월, 10월에 있다. 이를 앞두고 시장은 잠시 조용할 것으로 본다. 9월 말에는 Fed가 추가로 50bp 이상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FOMC가 열린다.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겠지만 Fed가 원하는 것보다는 더 느리게 하락할 것이다. 또 기업 이익이 갈수록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10월 초부터는 3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3분기는 계절적으로 수익이 상대적으로 약한 분기일 때가 많으며, 기업들은 한 해의 가이던스를 낮추는 일이 다반사다."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CIO
"우리는 몇 주 안에 잭슨홀 회의에서 더 많은 뉴스를 얻을 것이다. 9월이 시작되면 8월 인플레이션 데이터(9월 2일)가 나오고 8월 고용 상황(9월 13일)에 대한 정보도 얻게 된다. 그리고 9월 말에는 FOMC가 열린다. 기준금리 50~75bp 인상이 예상된다. Fed는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내년 초 가벼운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것은 높은 금리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지만, 핵심은 달러 부족에 관한 것일 것이다. 즉 Fed의 대차대조표 감축으로 나타나는 유동성 축소가 궁극적 와일드카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지금부터 2023년 봄까지는 시소 같은 시장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지금부터 2023년 봄 사이에 두 번 정도 더 랠리가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시소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설립자
"펀더멘털 관점에서 약세론자들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할 것이고 Fed가 기준금리를 훨씬 더 높게 올려 심각한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나와 같은 강세론자들은 인플레이션이 6월에 정점을 찍었을 수 있으며 9월 말에 한 번 더 50~75bp 인상한 뒤 Fed가 잠시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고 믿는다. 또 약세론자들은 기업 이익, 그리고 밸류에이션 배수에 대해 훨씬 더 많은 하락을 점치고 있지만 나는 올해 말까지 기업 이익은 평평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멀티플은 6월 16일에 바닥을 쳤다고 믿는다. 우리의 낙관적 내러티브에서 시장은 내년에 새로운 사상 최고치로 이동하기 전에 잠시 횡보할 수 있다." 스티펠의 베리 배니스터 전략가는 작년 말 올해 초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다가 지난 6월 3800 수준에서 44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뷰를 바꿨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정확하게 맞춘 사람입니다. 배니스터는 이날 CNBC에 나와 주가가 여전히 오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시장을 어떻게 보나?
"변동성 지수(VIX) 지수가 떨어지고 있다. 또 선물 시장의 장기 금리, 즉 유로달러 금리 선물을 보면 미 국채 10년물 실질 금리와 완벽하게 겹친다. (즉, 장기 실질 금리가 매우 낮다) 이는 현재 시장의 가치를 설명하거나 결정한다. 그래서 주가수익비율(P/E)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업 실적은 예상만큼 나쁘지 않았다. 또 예상보다 경제 성장이 어느 정도 나아지고 있다. 또 인플레이션이 다소 낮아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빅테크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S&P500 지수가 연말까지 더 오른다는 것인가?
"Fed는 공개시장 조작(open market operations)이 아니라 열린 입 조작(open mouth operations)을 사용하고 있다. 그들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싶어서 크게 떠들어 대고 있다. 우리 모델은 현재 8.5%에 달하는 헤드라인 CPI가 12월까지 3%가 되리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므로 그들은 안도할 것이다.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이다. 그 12월 데이터는 내년 1월 초에 보고될 것이다. 다가오는 연말까지 5개의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나온다. 에너지 식료품은 모두 극적으로 하락하고, 서비스 물가 상승세는 끈적끈적하겠지만 이 또한 정점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 Fed가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보면 분명히 그들의 목표 수준인 2.7%까지 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은 Fed의 다음 행동을 기다리고 있는 시장을 지원한다. 나는 Fed가 오는 12월 14일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일시 중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주가는 올해 말 매우 강력하게 마무리하리라 생각한다. 내년 경제전망(SEP)이 (예상대로 나오면) 지금은 S&P500이 4400까지 간다고 말하지만, 연말까지 쉽게 4600까지 오르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며 다시 한번 빅테크가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본다."
-에너지 가격이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 에너지가 다시 오른다면 어떻게 되나.
"에너지 가격은 10년물 기대 인플레이션이 암시하는 수준(2%대 중반)으로 수렴하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브렌트유에 대해 약 배럴당 85달러를 보고 있다. 이는 올해 후반부터 내년 초까지 형성되어 있는 원유 선물 가격과도 일치한다. 인플레이션은 작년과 비교한다는 점에서 유량 변수(flow variable)다. 배럴당 130달러까지 올랐던 게 85달러가 되면 극적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매우 깊은 디스인플레이션이 될 것이다. 사실, 내년 초를 바라보면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다. 인플레이션 요인에서 많은 부분이 유동적이지만 Fed의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경제를 둔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혼조세를 보이는 건 주가지수뿐만이 아닙니다. 경제 지표도 비슷합니다.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25만 건으로 예상(26만5000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주 청구 건수도 1만 건 감소한 25만2000건으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4주 평균이 24만6750건으로 25만 건 안팎의 수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노동 시장이 여전히 탄탄하지만 약간씩 둔화하는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라스무센은 "현재 수치는 해고 증가가 예상만큼 나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의 8월 제조업 지수는 7월 -12.3에서 이달 6.2로 상승해 예상(-5.0)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며칠 전 급락한 것으로 나왔던 뉴욕 연은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제조업 지수와는 달랐습니다. 또 세부지수 중 지불 가격은 전달보다 9포인트 떨어진 43.6으로 4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인플레이션이 꺾어졌음을 다시 한번 보여줬습니다. 하지만 주택 지표는 악화 일로입니다. 7월 기존주택 판매 건수는 5.9% 감소한 연 481만 건(예상 485만 건)으로 2020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6개월 연속 내림세입니다. BMO는 "더 높은 금리가 의도한 효과를 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급(3.3개월 치)은 여전히 과거 평균(5~6개월 치)보다 부족하고, 주택 가격(중앙값)은 40만3800달러로 6월 41만3800달러보다 하락했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27만 달러)에 비해 높은 수준입니다. 콘퍼런스보드의 7월 경기선행지수도 좋지 않았습니다. 전달보다 0.4% 하락한 116.6으로 집계됐습니다. 5개월 연속 내림세입니다. 콘퍼런스보드는 "미국 경제가 3분기에 성장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연말이나 2023년 초까지 짧지만 완만한 경기 침체로 접어들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업 실적도 비슷했습니다. 유통업체 중 콜스(Kohl's)는 2분기 실적 자체는 시장 예상을 웃돌았지만 "인플레이션이 중산층 소비자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라며 올해 연간 순 매출이 5~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반면 BJ홀세일은 분기 매출(동일 매장, 연료 제외)이 7.6% 증가했고 주당순이익은 30%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어제 공개된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놓고도 해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비둘기파적 메시지로는 △어느 시점에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할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긴축 정책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위험도 있다 △명목 기준금리는 장기 중립 수준의 추정 범위 내에 있다는 등이었고요. △기준금리를 지속해서 인상하는 게 적절하다 △최근 휘발유 가격 하락이 단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지속해서 낮은 인플레이션의 기반을 제공한다고 믿을 수 없다 △Fed의 결의에 대중이 의문을 갖기 시작하면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될 수 있다는 게 중대한 위험이라고 판단한다는 문구들은 매파적이었습니다. 시장은 전반적으로는 강한 긴축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부 비둘기파적 메시지가 섞인 것 자체가 비둘기파적이란 해석이 조금 더 우세해졌습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는 "회의록은 '비둘기파적 전환'에 대한 나의 의심을 확인시켜주는 것 같다. Fed가 앞으로 들어올 약한 경제 데이터를 소화하면서 추가 금리 움직임을 늦추거나 일시 중지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잭슨홀 회의는 잠재적 정책 움직임에 대한 새로운 창을 제공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SGH매크로의 팀 듀이 이코노미스트는 "다양한 어조는 물가 안정에 대한 의지 부족을 시시한다. 물가와의 싸움을 끝까지 이어가지 못할 위험을 높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Fed 워치 시장에서는 50bp 인상 베팅이 61.5%로 높아졌습니다. 기준금리를 좇는 미 국채 2년물 금리도 전날보다 7.9bp 내린 3.200%로 마감됐습니다. 달러는 또다시 올랐지만, Fed의 강한 긴축이라기보다는 유럽, 영국, 중국 등의 경제가 악화하고 있는 탓이 큽니다. 사실 이날 연단에 선 Fed 스피커들의 발언도 좀 애매했습니다. 세인트루이스 연은의 제임스 불러드 총재는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추측은 "확실히 시기상조"라며 9월 75bp 인상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캔자스시티 연은의 에스더 조지 총재는 좀 더 신중했습니다. 조지 총재는 "우리의 정책 결정이 종종 시차를 두고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매우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것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FOMC 투표권자입니다. 또 샌프란시스코 연은의 메리 데일리 총재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2023년 금리 인하는 전혀 생각이 없다"라면서도 "7월 인플레이션 수치를 보고 안도감이 들고 기뻤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9월 50~75bp 인상이 적절하다면서도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가 3%를 약간 넘는 게(a little bit above) 합리적이라고 밝혔습니다. 현재 기준금리는 2.25~2.5%입니다. 만약 75bp를 올리면 3~3.25%로 3%를 약간 넘게 됩니다. 사실상 긴축을 끝낼 수 있습니다. 물론 데일리는 올해 투표권자가 아닙니다. 로이터는 이를 놓고 "Fed 인사들이 금리 인상엔 통일됐지만, 얼마나 올릴지를 놓고는 엇갈렸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공은 이제 다음 주 25~27일 열리는 잭슨홀 회의로 넘어갔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26일 통화정책에 대해 발언을 합니다. 에버코어ISI는 "7월 회의록은 잭슨홀 회의에 더 많은 무게를 싣는다"라며 "시장이 매파적 메시지를 덜 수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만약 파월 의장이 시장 생각을 반박하는 데 실패할 경우 시장은 더 큰 폭으로 상승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관련, 빌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블룸버그 칼럼에서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면 강력한 발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더들리의 주장입니다. "파월 의장이 세 가지를 강조할 것으로 기대한다. △경제는 여전히 극도로 빡빡한 노동 시장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뜨거워질 모멘텀을 갖고 있으며 △Fed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통화정책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목표 2%를 달성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오랫동안 긴축했다고 확신할 때까지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이 메시지를 전달할 때, 시장이 'Fed가 곧 긴축 정책이 끝낼 것'이라는 생각을 악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많은 투자자는 지난 7월 파월이 미래의 금리 인상이 데이터에 의존할 것이라는 성명을 기반으로 이런 결론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Fed의 인플레이션 퇴치 노력을 약화시키는 주식과 채권의 랠리가 나타났다. 파월 의장은 Fed가 향후 몇 개월 동안 금리 인상의 폭을 축소하더라도 그것이 반드시 더 낮은 최종금리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Fed가 강한 결의를 시장에 확신시키려면 파월 의장이 강해야 한다. 많은 사람은 그의 경고를 인플레이션 기대치를 낮추기 위한 수사학으로 본다. 시장은 경제가 둔화하고 실업률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 Fed가 2% 목표를 달성하기 훨씬 전에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생각한다. 파월은 아서 번스(1970년대 물가 통제에 실패했던 Fed 전 의장)처럼 행동할 의사가 없다고 설득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잘못하면 그는 볼커처럼 행동해야 하고 경제를 두 번 불황에 빠뜨릴 것이다." 사실 주가지수는 지난 두 달간 랠리를 이어오면서 경제 연착륙 혹은 짧고 가벼운 침체, 인플레이션 하락과 Fed의 전환 등 좋은 시나리오들을 거의 다 가격에 반영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벌써 주가수익비율(P/E)이 18.5배까지 높아졌습니다.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맞습니다. 유가가 하락을 지속한다면 인플레이션이 떨어질 것이고 Fed는 올해 말께는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강합니다. 또 최근 경제 지표도 혼조세로 나오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도 대폭 줄었습니다. 7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올해 침체에 빠질 것이란 예상은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리고 기업 실적도 어쨌든 버티고 있습니다. 그래서 주가가 쉽게 큰 폭으로 떨어지기도 어렵습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부쩍 증시가 당분간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와 메릴, 그리고 야데니 리서치 등에서 이같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앤드루 시츠 전략가
"엄청나게 많은 중요한 이벤트가 9월, 10월에 있다. 이를 앞두고 시장은 잠시 조용할 것으로 본다. 9월 말에는 Fed가 추가로 50bp 이상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FOMC가 열린다.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겠지만 Fed가 원하는 것보다는 더 느리게 하락할 것이다. 또 기업 이익이 갈수록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10월 초부터는 3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다. 3분기는 계절적으로 수익이 상대적으로 약한 분기일 때가 많으며, 기업들은 한 해의 가이던스를 낮추는 일이 다반사다."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CIO
"우리는 몇 주 안에 잭슨홀 회의에서 더 많은 뉴스를 얻을 것이다. 9월이 시작되면 8월 인플레이션 데이터(9월 2일)가 나오고 8월 고용 상황(9월 13일)에 대한 정보도 얻게 된다. 그리고 9월 말에는 FOMC가 열린다. 기준금리 50~75bp 인상이 예상된다. Fed는 계속해서 인플레이션을 잡는 데 집중하고 있다. 내년 초 가벼운 경기 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것은 높은 금리와 관련된 것일 수도 있지만, 핵심은 달러 부족에 관한 것일 것이다. 즉 Fed의 대차대조표 감축으로 나타나는 유동성 축소가 궁극적 와일드카드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지금부터 2023년 봄까지는 시소 같은 시장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 지금부터 2023년 봄 사이에 두 번 정도 더 랠리가 있을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시소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설립자
"펀더멘털 관점에서 약세론자들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상승할 것이고 Fed가 기준금리를 훨씬 더 높게 올려 심각한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나와 같은 강세론자들은 인플레이션이 6월에 정점을 찍었을 수 있으며 9월 말에 한 번 더 50~75bp 인상한 뒤 Fed가 잠시 금리 인상을 멈출 것이라고 믿는다. 또 약세론자들은 기업 이익, 그리고 밸류에이션 배수에 대해 훨씬 더 많은 하락을 점치고 있지만 나는 올해 말까지 기업 이익은 평평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멀티플은 6월 16일에 바닥을 쳤다고 믿는다. 우리의 낙관적 내러티브에서 시장은 내년에 새로운 사상 최고치로 이동하기 전에 잠시 횡보할 수 있다." 스티펠의 베리 배니스터 전략가는 작년 말 올해 초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던 사람입니다. 그러다가 지난 6월 3800 수준에서 440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뷰를 바꿨습니다. 지금까지 가장 정확하게 맞춘 사람입니다. 배니스터는 이날 CNBC에 나와 주가가 여전히 오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시장을 어떻게 보나?
"변동성 지수(VIX) 지수가 떨어지고 있다. 또 선물 시장의 장기 금리, 즉 유로달러 금리 선물을 보면 미 국채 10년물 실질 금리와 완벽하게 겹친다. (즉, 장기 실질 금리가 매우 낮다) 이는 현재 시장의 가치를 설명하거나 결정한다. 그래서 주가수익비율(P/E)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업 실적은 예상만큼 나쁘지 않았다. 또 예상보다 경제 성장이 어느 정도 나아지고 있다. 또 인플레이션이 다소 낮아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빅테크에 투자하라고 권했다."
-S&P500 지수가 연말까지 더 오른다는 것인가?
"Fed는 공개시장 조작(open market operations)이 아니라 열린 입 조작(open mouth operations)을 사용하고 있다. 그들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싶어서 크게 떠들어 대고 있다. 우리 모델은 현재 8.5%에 달하는 헤드라인 CPI가 12월까지 3%가 되리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므로 그들은 안도할 것이다. 큰 폭으로 하락하는 것이다. 그 12월 데이터는 내년 1월 초에 보고될 것이다. 다가오는 연말까지 5개의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나온다. 에너지 식료품은 모두 극적으로 하락하고, 서비스 물가 상승세는 끈적끈적하겠지만 이 또한 정점 징후를 보여주고 있다. Fed가 선호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보면 분명히 그들의 목표 수준인 2.7%까지 떨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이 모든 것은 Fed의 다음 행동을 기다리고 있는 시장을 지원한다. 나는 Fed가 오는 12월 14일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일시 중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주가는 올해 말 매우 강력하게 마무리하리라 생각한다. 내년 경제전망(SEP)이 (예상대로 나오면) 지금은 S&P500이 4400까지 간다고 말하지만, 연말까지 쉽게 4600까지 오르는 걸 볼 수 있을 것이며 다시 한번 빅테크가 상승을 주도할 것으로 본다."
-에너지 가격이 낮게 유지될 것이라고 보는 것 같다. 에너지가 다시 오른다면 어떻게 되나.
"에너지 가격은 10년물 기대 인플레이션이 암시하는 수준(2%대 중반)으로 수렴하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브렌트유에 대해 약 배럴당 85달러를 보고 있다. 이는 올해 후반부터 내년 초까지 형성되어 있는 원유 선물 가격과도 일치한다. 인플레이션은 작년과 비교한다는 점에서 유량 변수(flow variable)다. 배럴당 130달러까지 올랐던 게 85달러가 되면 극적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매우 깊은 디스인플레이션이 될 것이다. 사실, 내년 초를 바라보면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다. 인플레이션 요인에서 많은 부분이 유동적이지만 Fed의 상황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 경제를 둔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