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 의장이 시장 예상보다 훨씬 센 발언을 내놓으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큰 폭 하락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주최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인플레이션을 끌어내리기 위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가계와 기업에도 고통을 주는 게 불가피하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2%라는 목표치로 되돌리는 데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급락세를 타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센 긴축' 발언 때문이다.
미국 나스닥지수는 2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급락세를 타고 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센 긴축' 발언 때문이다.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오자마자 나스닥지수는 2% 가까이 급락했다. S&P500지수는 1.6%가량 밀리고 있다. 시장에선 다음달 21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75bp(1bp=0.01%포인트) 올리는 쪽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8.5%(작년 동기 대비)로 전달(9.1%) 대비 소폭 둔화한 데 이어 Fed가 주로 참고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완화하는 신호가 나타났다. 하지만 오름폭 자체는 여전히 매우 높다는 게 Fed의 시각이다.

미 상무부가 이날 발표한 7월 기준 PCE 물가지수에 따르면, PCE 물가는 작년 동기 대비 6.3% 올라 전달(6.8%)보다 오름폭이 줄었다. 전달과 비교하면 식료품 가격이 1.3% 뛰었으나 에너지 가격이 4.8% 하락한 덕분으로 분석됐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PCE 물가는 작년 동기보다 4.6% 상승했다. 전달 상승폭은 4.8%였다.
미국의 지난달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는 8.5% 상승(작년 동기 대비)했다. 전달보다는 상승폭이 둔화했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지난달 기준 소비자물가지수는 8.5% 상승(작년 동기 대비)했다. 전달보다는 상승폭이 둔화했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근원 PCE 물가는 지난 5월 5.3% 올라 40년 만의 최고치를 경신한 후 두 달 연속으로 상승폭을 줄였다.

시장의 관심사는 다음달 21일로 예정된 FOMC다. 기준금리를 50bp 올리느냐 75bp 올리느냐를 결정짓는 날이기 때문이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다음달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쪽으로 살짝 기울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다음달 초 8월 기준 고용 지표가 나오고, 중순엔 새로운 CPI가 공개되는 만큼 9월의 금리 인상 폭에 대한 시장 관측이 계속 춤을 출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뉴욕증시의 변동성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