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 생활 5년 만에 이런 적은 처음…손이 떨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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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390원 돌파…13년 5개월여 만
환율 충격에 치솟는 물가까지
미국 유학생 생활비 부담 '급증'
유학 준비생 '미국 포기' 고민…"다른 국가 생각"
환율 충격에 치솟는 물가까지
미국 유학생 생활비 부담 '급증'
유학 준비생 '미국 포기' 고민…"다른 국가 생각"
14일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1390원을 돌파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대에 근접한 상황에서 미국 유학생과 유학 준비생, 그 가족들의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미국 한 명문대 박사과정 재학 중인 이모씨(30)는 이날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부모님이 매달 생활비를 보내주고 계시는데 환율이 급등하면서부터는 월 40만원씩 더 전달해주시고 있다. 말씀은 하지 않으시지만 부모님께서 부담이 될 것을 뻔히 알면서 여기서 편히 공부하는 것이 맞는 선택인가 최근 많은 생각이 든다"며 "부모님도 친구들도 보고 싶지만 올해는 한국을 들어가지 않으려 한다. 그 돈을 아껴 생활비에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유학 중인 김모씨(29)는 "최근 환율은 물론 물가까지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어 부모님께서 작년보다 더 많은 돈을 보내주시는데도 생활비가 부족한 상태"라며 "최근엔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어서 빨리 공부를 끝내고 귀국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
유학생 커뮤니티에도 환율 상승에 따른 막대한 비용 부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제 막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무섭게 오르는 환율에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유학을 떠날 것을 깊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미국 유학 중인 학생들은 환율과 물가 동반 상승에 그야말로 직격타를 맞는 상황이다.
미국 유학 준비생임을 밝힌 한 작성자는 "환율이 너무 올라 미국 유학을 갈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 학비를 내려고 하는데 환율이 너무 오르니 쉽게 결정을 못 하겠다"며 "상대적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낮은 호주나 뉴질랜드로 유학을 가야 할까 생각 중"이라고 적었다. 다른 작성자는 "높은 환율이 큰 골칫거리"라며 "앞으로도 계속 환율이 오를 것 같아 지금이라도 미국 유학 계획을 변경해야 하나 깊이 고민이 된다"고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유학 중인 한 대학생은 "환율과 물가 모두 손이 떨릴 정도로 올랐다. 생활 자체가 너무 힘들다"며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른다는 관측이 있던데 제발 그런 날이 오지 않길 손 모아 빈다"고 썼다.
또 다른 미국 유학생은 "1년 전 등록금 낼 때와 비교해보니 환율만 약 15% 올랐다. 환율이 매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물가도 체감 10% 이상 뛰면서 몸에서는 가슴이 답답한 현상까지 느껴진다"며 "유학 생활 5년 만에 이런 환율은 처음 본다. 환율이 1400원까지 갈 것이란 예측도 있던데 정말 두려울 정도"라고 적었다.
두 아이를 미국으로 유학 보낸 상태임을 밝힌 한 학부모는 "학비 부담이 워낙 커 분납하고 있었는데 고공행진하는 환율을 보니 '차라리 상반기 완납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며 "아직 2차 납부가 남아있어 계속 환율을 살피고 있는데 어제는 일하다가 '헉'하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그나마 학교 잘 다녀왔다는 아이들 전화를 받으니 다시 한번 힘내보려 한다"고 했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기조와 함께 달러화 초강세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이 내년까지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공포감까지 더해져 원·달러 환율의 1400원대 진입은 가시화 된 상황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3% 오르며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6.3%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더욱 매파적인 금리인상을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에 투자 심리가 급랭했고 뉴욕증시는 폭락했다. 달러화도 초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 상승을 자극하는 모습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가장 심할 것이고 14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달 20~21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다만 "현재의 원·달러 환율 수준이 '자이언트 스텝' 전망을 충분히 반영한 것이기에 1400원대에서 레벨을 계속 높이진 못할 것"이라며 "9월 FOMC 이후에는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하면서 환율이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현/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
미국 한 명문대 박사과정 재학 중인 이모씨(30)는 이날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부모님이 매달 생활비를 보내주고 계시는데 환율이 급등하면서부터는 월 40만원씩 더 전달해주시고 있다. 말씀은 하지 않으시지만 부모님께서 부담이 될 것을 뻔히 알면서 여기서 편히 공부하는 것이 맞는 선택인가 최근 많은 생각이 든다"며 "부모님도 친구들도 보고 싶지만 올해는 한국을 들어가지 않으려 한다. 그 돈을 아껴 생활비에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텍사스주에서 유학 중인 김모씨(29)는 "최근 환율은 물론 물가까지 무서운 속도로 치솟고 있어 부모님께서 작년보다 더 많은 돈을 보내주시는데도 생활비가 부족한 상태"라며 "최근엔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어서 빨리 공부를 끝내고 귀국하고 싶은 마음뿐"이라고 했다.
유학생 커뮤니티에도 환율 상승에 따른 막대한 비용 부담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이제 막 유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은 무섭게 오르는 환율에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로 유학을 떠날 것을 깊이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미 미국 유학 중인 학생들은 환율과 물가 동반 상승에 그야말로 직격타를 맞는 상황이다.
미국 유학 준비생임을 밝힌 한 작성자는 "환율이 너무 올라 미국 유학을 갈지 말지 고민하고 있다. 학비를 내려고 하는데 환율이 너무 오르니 쉽게 결정을 못 하겠다"며 "상대적으로 환율 상승에 따른 부담이 낮은 호주나 뉴질랜드로 유학을 가야 할까 생각 중"이라고 적었다. 다른 작성자는 "높은 환율이 큰 골칫거리"라며 "앞으로도 계속 환율이 오를 것 같아 지금이라도 미국 유학 계획을 변경해야 하나 깊이 고민이 된다"고 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유학 중인 한 대학생은 "환율과 물가 모두 손이 떨릴 정도로 올랐다. 생활 자체가 너무 힘들다"며 "환율이 1500원까지 오른다는 관측이 있던데 제발 그런 날이 오지 않길 손 모아 빈다"고 썼다.
또 다른 미국 유학생은 "1년 전 등록금 낼 때와 비교해보니 환율만 약 15% 올랐다. 환율이 매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물가도 체감 10% 이상 뛰면서 몸에서는 가슴이 답답한 현상까지 느껴진다"며 "유학 생활 5년 만에 이런 환율은 처음 본다. 환율이 1400원까지 갈 것이란 예측도 있던데 정말 두려울 정도"라고 적었다.
두 아이를 미국으로 유학 보낸 상태임을 밝힌 한 학부모는 "학비 부담이 워낙 커 분납하고 있었는데 고공행진하는 환율을 보니 '차라리 상반기 완납이 낫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며 "아직 2차 납부가 남아있어 계속 환율을 살피고 있는데 어제는 일하다가 '헉'하는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그나마 학교 잘 다녀왔다는 아이들 전화를 받으니 다시 한번 힘내보려 한다"고 했다.
시장에선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기조와 함께 달러화 초강세가 이어지며 원·달러 환율이 내년까지 상승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공포감까지 더해져 원·달러 환율의 1400원대 진입은 가시화 된 상황이다.
이날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보다 8.3% 오르며 전문가 예상치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전년 동월보다 6.3% 상승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더욱 매파적인 금리인상을 촉발할 수 있다는 관측에 투자 심리가 급랭했고 뉴욕증시는 폭락했다. 달러화도 초강세를 보이며 원·달러 환율 상승을 자극하는 모습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이번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가장 심할 것이고 14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달 20~21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다만 "현재의 원·달러 환율 수준이 '자이언트 스텝' 전망을 충분히 반영한 것이기에 1400원대에서 레벨을 계속 높이진 못할 것"이라며 "9월 FOMC 이후에는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하면서 환율이 안정세를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수현/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