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근 예탁결제원 전자등록본부장. 사진=신민경 기자
이명근 예탁결제원 전자등록본부장. 사진=신민경 기자
이제 투자자들은 해외주식뿐 아니라 국내주식도 소수단위로 쪼개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예탁결제원은 신탁제도를 활용해 투자자가 국내 상장주식을 소수단위로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26일 밝혔다.

이명근 예탁결제원 전자등록본부장은 이날 예탁결제원 서울사옥에서 열린 보도자료 브리핑을 통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2년씩 제한적으로 허가를 받아서 출발했지만 이번을 계기로 제도가 시장에 잘 정착한다면 새 투자수단으로 자리매김할 날도 올 것이라 생각한다"며 "새로 시작하는 것인 만큼 투자자 수요 등과 관련해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을 위한 제도인 만큼 긍정적인 측면에 집중해 달라"고 밝혔다.

이날 먼저 서비스를 선뵈는 곳은 증권사 5곳(미래에셋·NH·KB·한화·키움)이다.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를 위해 증권사는 투자자의 소수단위 매수주문을 취합하고 부족분을 자기재산으로 채워 온주를 취득한 뒤 해당 주식을 예탁결제원에 신탁한다. 예탁결제원은 신탁받은 주식에 기초해 다수의 수익증권으로 분할 발행하는 식이다.

그동안 미국 등 외국 사례, 해외주식 소수단위 거래서비스, 개인 투자자의 주식시장 참여 확대 등으로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도입에 대한 시장 요구가 점차 커졌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작년 9월 '국내외 소수단위 주식거래 허용방안'을 발표했고 예탁결제원은 정책 지원 차원에서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 도입을 추진해 왔다는 설명이다.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가 이처럼 첫 발을 뗄 수 있게 된 것은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 때문이다. 금융위는 앞서 올 2월 증권사 24곳과 예탁결제원의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서비스 지정 이후 예탁결제원과 증권사들은 올 5월까지 시스템 구현을 위한 준비작업을 벌였고 최근까지 단위·통합·참가자(증권사) 테스트를 거쳐 이날 시스템을 시작하게 됐다.

시스템 구축 과정에서 증권사 대상으로 워킹그룹을 운영해 업계 의견을 반영하고자 노력했다고 예탁결제원은 설명했다.

예탁결제원은 이번 서비스를 통해 투자자 주식시장에 대한 접근성 확대, 증권시장의 활성화 등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먼저 투자자는 종목당 최소투자금액 인하로 우량주식에 대한 접근성이 확대되고 소규모 투자금으로 위험관리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쉽게 구성할 수 있게 된다. 또 주 단위가 아닌 '금액 단위' 투자가 가능해져 적금과 같이 매월 일정금액을 주식투자에 활용할 수 있다.

증권사는 금액단위 주식매매, 투자금액별 맞춤형 포트폴리오 서비스 등 다양하고 혁신적인 금융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투자자 저변 확대와 자금 유입 증가 등으로 증권시장이 활성화할 전망이다.

윤관식 예탁결제원 전자등록업무부장은 "앞서 미리 시장에 나왔던 해외주식 소수단위 거래 서비스를 보면 미국 주식 기준 소수단위 거래를 통한 금액(온주)이 1% 수준이었다"며 "국내주식 소수단위 거래도 일단은 이같은 수준의 성과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