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강세론' JP모건의 전향…10월엔 저가 매수?
9월은 역시 잔인했습니다. 뉴욕 증시는 마지막 날인 30일(미 동부시간)에도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S&P500 지수의 9월 하락률은 9%를 넘었습니다.

영국 사태는 안정되고 있습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독립 예산 감시 공공기관인 예산책임청(OBR)과 긴급 회동할 예정이라는 보도가 나온 뒤 파운드화가 안정되어 이번 사태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주 초 수준 1파운드당 1.12달러까지 회복됐었습니다. 회동 이후 기존 예산안을 수정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가 나왔고, 파운드화가 다시 1.10달러 수준까지 낮아졌습니다. 그래도 영국은행의 채권 매입이 지속하면서 1.03달러까지 떨어졌던 것보다는 많이 낫습니다. 다만 문제의 근원이 사라진 게 아니라 영국은행의 시장 개입 때문에 조용해진 상황입니다. 휴화산이라고나 할까요. 핌코는 "영국 정부가 감세 계획을 되돌릴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시장 변동성과 정책 불확실성의 급상승을 고려할 때 영국 금리 관련 위험을 축소하거나 중립적으로 유지하고 영국 파운드에 대해서도 중립을 유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유로존의 9월 인플레이션은 사상 처음으로 10%에 도달했습니다. 8월(9.1%)이나 시장 예상(9.7%)보다 높았습니다. 큰 폭으로 오른 에너지 가격이 큰 영향을 미쳤지만, 식품과 근원 물가도 크게 올랐습니다. ING는 "유럽중앙은행(ECB)은 10월 회의에서 또 다른 75bp 인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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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8시 30분 발표된 미국의 8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도 예상보다 더 뜨거웠습니다. 헤드라인 수치는 전년 동월보다 6.2%, 전월보다 0.3% 각각 상승했습니다. 예상(6.0%, 0.1%)이나 7월(6.3%, -0.1%)을 상회했습니다. 에너지 물가가 전월보다 5.5% 급락했지만 식료품 물가가 0.8% 상승했습니다. 또 근원 물가는 전년 대비 4.9%, 전월 대비 0.6% 올라 역시 시장 예상(4.8%, 0.5%)과 7월(4.6%, 0.1%)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라스무센은 "인플레이션 증가는 근원 물가가 주도했다. Fed가 정책 경로를 재고하기에는 너무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8월 개인 소득은 0.3% 증가해 예상과 같았고, 소비 지출은 0.4% 늘었습니다. 실질 소비가 그래도 0.1% 증가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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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장 전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 대한 합병을 공식 선언하면서 휴전협상을 할 용의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합병된 영토에 대해서는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은 미치지 못했습니다.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3% 내림세로 출발했습니다. 보합 선에 머물던 주요 지수는 오전 10시께부터 갑자기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Fed가 풋(시장 지원) 을 고려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알아보니 폭스비즈니스 뉴스의 찰스 가스페리노 기자가 트윗을 통해 "특종: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높인 금리가 채권(가격)을 박살내면서 Fed 관료들이 점점 더 금융시장 안정성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몇몇 대형 투자자들이 나에게 전했다. Fed는 4%대 기준금리가 채권, 파생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리먼 모먼트(Lehman Moment)가 발생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전한 것입니다. 그는 "지난 3년 동안 엄청나게 낮은 금리에 발행된 막대한 부채가 이들 시장과 연관되어 있다. Fed를 잘 아는 시장 관계자는 영국의 시장 개입은 일회성이 아니며 미국에서도 같은 시스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그것은 Fed가 긴축을 일시 중단하도록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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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 직전 Fed의 레이얼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이 목표로 되돌아가고 있다는 확신을 하려면 통화 정책이 한동안 제한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섣부른 선회를 피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면서도 "또 우리는 위험이 어느 시점에서 더 양면적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영국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Fed는 추가적인 부정적 충격이 생겨나 금융시장의 취약성이 악화할 가능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의 말을 매파적으로 보던 투자자 중의 일부는 찰스 가스페리노 기자의 트윗을 본 뒤 비둘기파적으로 해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시장은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나스닥은 오전 11시 16분께 1.35% 넘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런 열기는 두 시간도 가지 못했습니다. 찰스 가스페리노 기자는 트윗을 통해 "기사를 기다리라"라고 했지만 무슨 사정인지 기사는 올라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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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강세론자'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의 보고서가 시장에 퍼졌습니다. 콜라노비치는 2020년 3월 팬데믹 저점 직후 "매수"를 주장해 명성을 얻었고, 그 이후 지금까지도 강세론을 이어오고 있는 사람입니다.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와 함께 '낙관론의 쌍두마차'입니다. 그런데 오늘 그의 보고서의 톤은 달랐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강세론' JP모건의 전향…10월엔 저가 매수?
-올해 우리는 월가 컨센서스보다 긍정적이었다. 그런데 우리는 점점 더 중앙은행이 정책 실수를 할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또 유럽의 노르트스트림 파이프라인의 파괴에 따른 새로운 지정학적 꼬리 위험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정책 실수를 저지르고 전 세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이는 외환 및 채권 시장의 다양한 균열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2022년 대부분 위험은 정책의 결과이다. 지정학적 긴장과 폭력의 고조, 에너지 위기의 잘못된 관리 등 모든 것이 유리로 만든 집에 돌을 던지는 것과 같다. 세계는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를 인도할 리더십이 필요하다.
-가장 최근의 지정학적 위험 및 통화 정책 위험의 증가는 2022년 우리의 목표 주가(연말 S&P500 지수 4800)를 위험에 빠뜨렸다. 우리는 컨센서스 이상의 낙관적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러한 목표는 2023년 이전 혹은 위에 언급한 위험이 완화될 때까지 실현되지 않을 수 있다.

콜라노비치의 어두워진 시장관에 투자자들은 놀랐습니다. 상승세는 확연히 꺾였고 시간이 갈수록 하락 폭은 커졌습니다. 결국, 다우는 1.71% 내렸고 S&P500 지수와 나스닥은 각각 1.51%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지수는 2020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2만9000선 아래에서 마감했고, S&P500지수는 올해 최저치를 또다시 경신했습니다. 9월 하락률은 다우 8.8%, S&P500 9.3%, 나스닥 10.5%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불안이 커지자 오전에는 연 3.7%대에서 안정적 움직임을 보였던 10년물 국채 금리 오후 5시 전장보다 4.1bp 상승한 3.829%에서 거래됐습니다. 2년물 금리는 6.2bp 오른 4.27%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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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 갑자기 시장에 퍼졌던 'Fed 풋' 소문은 시장이 얼마나 Fed의 전환을 바라는지를 대변해주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만큼 Fed의 선회는 어렵다는 것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고 있음을 뜻합니다. 일부에서는 영국 등에서 터질 뻔했던 금융사고나 위기가 발생해서 Fed가 돌아서는 상황을 가정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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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넷 전략가에 따르면 과거 140년을 돌아보면 20번의 약세장은 평균 289일 동안 지속했고 37.3% 하락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지난 1월 시작된 이번 하락장은 10월 19일 S&P500지수 3020까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뭔가 위기가 터지지 않으면 불가능한 수준이죠. 사실 10월 19일은 블랙먼데이의 35주년 기념일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는 통계에 의한 것입니다. 하넷은 매수를 내년 1분기까지 기다릴 것을 조언했습니다. 1분기께 경기 침체와 회사채 시장의 쇼크가 발생하면 Fed가 돌아서고 금리와 달러가 정점을 칠 것이란 예상입니다. 하넷은 "시장은 중앙은행이 패닉하는 것을 보면 패닉을 멈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때까지는 좀 더 고통이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 그가 제안하는 진입점은 S&P500 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4194)을 20% 밑도는 3370선입니다. 하넷은 지난 100년 동안 S&P500 지수가 200일 이평선을 20% 밑도는 시점에서 매수하면 한 달 수익률(중앙값) 6.4%, 석 달 수익률은 7.6%라고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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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 고문은 "중앙은행이 선회한다면 두 가지 이유 중의 하나일 것"이라며 "하나는 경기 침체 위험이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우리가 금융사고에 가까워졌기 때문일 텐데 이 두 가지 중 어느 것도 위험자산에는 좋지 않다"라고 말했습니다.

전날 장 마감 뒤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나이키의 주가는 12.81%나 폭락했습니다. 공급망 혼란 속에 재고가 작년 동기보다 44%나 증가한 97억 달러에 달했고, 가격 할인을 통해 재고 감축에 나서면서 마진이 2.2%나 감소했습니다. 나이키는 "소비자들은 더 큰 경제적 불확실성에 직면하고 있고 시장 전반에 걸쳐 의류 판촉이 가속화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새로운 차원의 복잡성에 직면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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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실망스러운 실적과 가이던스와 발표한 카니발은 23.25% 떨어졌습니다. 카니발은 연료비 상승,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주당 65센트 손실을 보고했습니다. 월가 예상치 -9센트를 크게 밑돕니다. 로열캐리비안 크루즈 노르웨이지안크루즈 등도 10% 이상 폭락했습니다.

또 애플의 주가도 3% 추가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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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는 "카맥스는 약화되는 소비자 수요, 높은 판매관리비 등 시장이 가진 모든 문제를 보여줬다. 또 마이크론과 나이키 VF코퍼레이션 등은 가이던스를 낮추고 있다. 현재 월가가 전망하는 내년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230달러는 강세론자들에게도 너무 높아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로젠버그리서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설립자는 "카맥스와 나이키, 애플, 마이크론 등을 보면 하루가 멀다하고 예상을 밑도는 실적, 그리고 투자등급 하향이 일어나고 있다. 기업 실적 불황이 드디어 본격화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강세론' JP모건의 전향…10월엔 저가 매수?
10월에는 3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됩니다. 오는 14일 JP모건부터 실적 발표를 시작합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부터 9월 29일까지 월가의 3분기 S&P500 EPS 추정치는 59.44달러에서 55.51달러로 6.6% 감소했습니다. 일반적으로 해당 분기가 시작되면 애널리스트는 추정치를 낮추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난 5년간 하락률은 2.3%였고 10년간은 3.3%였습니다. 특히 S&P500 11개 업종 가운데 에너지를 제외한 10개 업종의 EPS가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4분기 EPS 추정치도 4.5% 하락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강세론' JP모건의 전향…10월엔 저가 매수?
다음 주 가장 중요한 경제 지표는 금요일(7일) 발표될 9월 고용보고서입니다. 현재 시장은 신규고용 25만 개 증가를 예상합니다. 8월의 31만5000개보다 줄어드는 겁니다. 실업률은 3.7%로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하며, 임금은 전월 대비 0.3%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지난주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다시 20만 건 이하로 떨어지는 등 노동시장이 식고 있다는 조짐이 크게 나타나고 있지 않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0만 개 증가를 예상합니다. 고용이 많이 줄어들지 않는다면 이는 시장에 '나쁜 뉴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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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Fed 스피커들이 계속해서 발언대에 섭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월요일과 금요일 연설하는 등 모두 13번 Fed 멤버들의 발언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