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 "위기는 새 투자 기회…채권비중 늘릴 것"
“미국 양적긴축의 효과를 아직 알 수 없다. 어딘가 약한 고리가 있을 수 있다. 채권 비중을 더 늘려나갈 생각이다.”

진승호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사진)은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양적긴축의 효과가 명확하게 규명되기 전에 갑자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KIC는 올 상반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주요 투자 자산인 주식과 채권 가격이 이례적으로 동반 하락했기 때문이다. KIC의 주식과 채권 비중은 8월 말 기준 78.5%에 달한다. 진 사장은 “세계 국부펀드 중 달러 기준으로 올해 플러스 수익률을 낸 곳은 없다. 북미 60%, 유럽 20~25%, 아시아 10~15% 정도로 분산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큰 위험은 없다”고 설명했다.

진 사장은 현재의 위기를 투자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그는 “상황을 지켜봐서 금리가 더 오르면 채권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최종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니지만 그런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채 이외에 지금까지 하지 않던 고위험·고수익 하이일드 채권 등도 투자 고려 대상에 올렸다는 설명이다.

다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13일 워싱턴DC에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 등과 잇달아 만나 미국 시장 상황을 들을 예정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꼽히는 영국 국채도 일부 보유하고 있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영국이 에너지 보안을 위해 풍력 발전 등 에너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조건만 맞으면 대체투자를 중심으로 투자 기회를 적극 모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정소람 특파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