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삼페인 일찍 터트렸나…구글이 몰고 온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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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미 동부 시간) 뉴욕 증시는 정규장 때와 장 마감 뒤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이를 나눠서 설명합니다.
① 정규장 : Fed 선회 기대↑, 샴페인을 터트리다
아침부터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경제 지표가 줄줄이 나쁘게 나오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커졌습니다. 금리에 민감한 나스닥이 급등세를 이끌면서 상승세가 퍼졌습니다. 결국, 다우는 1.07% 올랐고 S&P500 지수는 1.63%, 나스닥은 2.25%나 급등했습니다. 사흘 연속 상승입니다. 지난 13일 9월 소비자물가(CPI) 충격에 연저점인 3491.58(장중)까지 급락했던 S&P500 지수는 오늘 3859.11로 마감해 12거래일 동안 10% 넘게 올랐습니다. 금리 내림세는 유럽부터 나타났습니다. 영국의 리시 수낙 신임 총리가 취임하면서 전임자인 리즈 트러스가 저지른 실수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영국 금리가 하락하고 파운드화 가치는 상승했습니다. 독일의 ifo 기업환경지수가 2020년 5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독일의 금리도 하락했습니다. 개장 전인 오전 9시 발표된 8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0.9% 하락해 10년 만에 가장 큰 월간 하락 폭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7월 내림세로 돌아선 이후 두 달 연속 내린 것입니다. 하락 폭은 7월(0.2%)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특히 20개 주요 도시 지수는 전월보다 1.3% 떨어져 2009년 3월 이후 13년 만에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8월 집값은 1년 전보다는 13% 상승했지만, 전달(15.6%)보다 상승 폭이 한 달 만에 2.6%나 감소해 1987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뒤 가장 많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3월 20.8%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오름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죠. 특히 이는 8월 수치입니다. 9월부터 모기지 금리가 7%를 돌파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하락 폭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올해 남은 기간 월별 집값 변동률이 8월과 같다면 2022년 말의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5%로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이런 주택 가격 변화는 소비자물가(CPI)에 상당한 시차와 함께 나타나지만, 워낙 빠르게 떨어진다면 결국 Fed의 후퇴를 촉발하고 내년에 금리 인상을 중단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오전 10시에 발표된 콘퍼런스보드의 10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102.5로 전달 107.8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월가 예상 106.3도 밑돌았습니다. 경기 둔화 우려로 가계의 소비 심리도 악화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콘퍼런스보드의 린 프랑코 이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소비자 신뢰와 소비 지출에 강한 역풍으로 작용해 소매업체들의 연말 쇼핑시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노동 시장에 대한 인식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자리가 많다"라고 답변한 사람이 45%로 9월(49.2%)보다 감소했고,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라고 응답한 이도 12.7%로 9월(11.1%)보다 늘었습니다. 노동 시장을 식히는 것은 Fed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냉담한 소비자 신뢰 데이터는 Fed가 11월 회의(75bp 인상) 이후 금리를 추가 인상할지에 대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시간에 나온 리치먼드 연방은행의 10월 제조업 지수도 -10으로 집계되어 9월(0)보다 대폭 하락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미 중앙은행(Fed)이 12월엔 기준금리 인상 폭을 50bp로 낮출 수 있다"란 기사를 내보낸 뒤 계속 내림세를 보이던 금리는 오늘 경제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내림 폭을 키웠습니다. 경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입니다. 결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오후 3시 51분 전날보다 16.2bp나 폭락한 4.085%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21일 4.325%보다 대폭 낮아진 것입니다. 국채 2년물 금리도 장중 4.394%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오후 3시 51분께 3.4bp 내린 4.458%를 기록했습니다. 오후 1시 발표된 미 재무부의 2년물 입찰(420억 달러)에서 발행 금리가 4.460%로 결정되어 당시 시장 금리 4.448%보다 1.2bp 높게 형성된 탓입니다. 응찰률은 2.587배로 지난 6번 입찰 평균인 2.572배보다 높았지만 해외 투자자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수요가 50.5%로 작년 11월 이후 가장 적었던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Fed에 대한 정치적 압력도 커지고 있습니다. WSJ이 보도한 'Fed 속도 조절'이 백악관 압력에 따른 것이란 뜬소문이 돌고 있는 가운데, 오늘 미 상원 은행위원회의 셰로드 브라운 위원장(민주)은 제롬 파월 Fed 의장에서 직접 편지를 보냈습니다. 브라운은 "Fed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이중 임무를 맡고 있다. 이미 인플레이션의 공포를 느끼고 있는 미국인에게 실직은 훨씬 더 나쁜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실직을 감당할 수 없는 수백만 미국인의 생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없다. 최대 고용을 촉진해야 할 책임을 잊지 말고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에 이중 임무에 대한 약속을 반영하기를 바란다"라고 썼습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Fed 의장과 부의장, 이사 등에 대한 인준권을 가진 곳입니다. 미국에서도 과거 정치적 압력으로 Fed가 긴축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1970년대 기준금리를 올리다 내리기를 반복해 인플레이션을 치솟게 만든 아서 번스 전 Fed 의장은 "정치적 현실에 직면해 Fed는 1966년, 1969년, 1974년에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인플레이션을 종식할 만큼 긴축적 기조를 유지하지 못했다"라고 털어놓았었습니다. 월가 분위기는 Fed가 12월부터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게 확정적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헤드는 CNBC 인터뷰에서 "Fed가 완화로 선회할 수 있는 이유가 몇 가지 있고, 우리는 그들이 전환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코너스톤 웰스의 클리프 호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향후 경제 데이터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를 받기 시작했다"라며 "데이터의 연쇄적인 둔화는 아마 Fed에 더 많은 여유 공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금리와 주요 지수 움직임은 Fed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에 투자자들이 두 배로 뛰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닙니다. 근원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 주거비와 함께 서비스업(임금) 물가 상승이 쌍두마차를 이루고 있습니다. 씨티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케이스·실러 주택 지수는 월간 하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주거비는 더는 인플레이션의 주요 동인이 아니지만 이제 인건비가 뒤를 이어받았다. 높은 고용비용지수(ECI)는 임금 상승세가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분기 ECI는 오는 28일 발표됩니다. ECI는 파월 의장이 주목하고 있는 지표입니다. 임금과 기타 보너스를 포함한 근로자 보상의 구체적 지표입니다. 지난 2분기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었는데, 월가는 3분기 1.2% 올랐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 주말 중국에서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주석이 새 지도부를 자신의 최측근으로만 채운 데 대해 시장 불안감이 커졌었는데요. 미국 증시는 어제 이런 중국발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상승을 했죠.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일부 그린 슛(상승장의 새로운 새싹)이 나오고 있다. 뉴욕 증시는 지난 금요일 Fed의 비둘기파적 뉘앙스 변화와 함께 월요일 중국 증시의 엄청난 하락 폭을 무시할 수 있었다. 이는 우리를 더 건설적으로 만든다. S&P500 지수의 바닥은 3200에서 3500으로 올라간 것 같다. 우리 데스크는 지난주 매우 활발히 움직였고 이달 말 핼러윈부터는 주요 기업의 어닝시즌이 끝나면서 자사주 매입이 다시 증가할 것이다. 우리는 이런 배경에서 S&P500 3900을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 기업들은 1조 1000억 달러 이상을 자사주 매입에 쓰는 데 이런 매입은 4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가 낮아져 자사주 매입을 하기에 좋은 시기인 데다, 미 연방 정부가 내년부터 자사주 매입에 대해 1% 소비세를 물리기로 하면서 주식 매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중간선거 이후 1년간이 가장 수익률이 좋은 시기라는 계절성, 투자자들의 낮은 투자 비중, 예상보다는 나은 3분기 기업 실적 등도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나온 기업 실적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GM과 UPS, 코카콜라는 예상을 넘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UPS는 오늘 랠리를 일으킨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매출과 이익이 시장 예상을 넘었을 뿐 아니라 향후 가이던스도 유지했습니다. 캐럴 톰 최고경영자(CEO)는 “거시적 환경은 매우 역동적이지만 우리는 전략을 실행하고 통제할 수 있는 요인들을 통제함으로써 2022년 목표를 달성하는 궤도에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경쟁사인 페덱스가 가이던스를 크게 낮추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는데, UPS 발표로 투자자들은 걱정을 덜었습니다. 페덱스의 실적 악화는 경기 둔화 영향도 있겠지만 많은 부분은 회사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게 드러난 것입니다. 물론 기업 실적이 다 좋은 건 아닙니다. 제록스는 실망스러운 실적과 함께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후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스티브 밴드로우자크 CEO는 “지속해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제약으로 여전히 수익성이 도전받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3M도 세계 경기 악화 및 달러 강세 등으로 인해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GE도 마찬가지입니다. 피델리티의 줄리언 팀머 전략가는 "3분기 기업 실적이 월가 추정치를 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적 성장은 둔화하고 있다. 산업 업종의 71%는 실적 하향 조정을 겪고 있다. 모든 걸 고려하면 연착륙이 현실처럼 보인다. 내년에 신기루로 판명될 수 있지만 아직은 괜찮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경기침체가 시작된다면 내년에 기업 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런 시각에도 약간 이견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잘 진정되지 않는 인플레이션은 오히려 기업의 매출 성장을 지원할 수 있고 또 자사주 매입이 주당순이익(EPS) 성장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겁니다. 주식 수를 줄이면 EPS는 늘어나지요. JP모건의 데이비드 레보위츠 전략가는 "월가의 기업 이익 추정치는 여전히 너무 높으며 어닝시즌이 진행되면서 감소해야 한다"라면서도 "높은 인플레이션 등 이번 경기 주기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할 때 지난 70년 동안 경기침체 때 나타난 것 같이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② 장 마감 : 기술주가 몰고 온 먹구름
그런데 장 마감 직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스포티파이 등 기술주들의 실적이 줄줄이 예상에 못 미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폭락하고 있는 겁니다. 알파벳의 경우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06달러로 예상 1.25달러보다 대폭 적었습니다. 매출 691억 달러도 예상 705억 달러에 못 미쳤습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1% 증가했는데, 이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 2분기 이후 최저 기록입니다. 작년 3분기에는 41% 증가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성장동력에 관한 것입니다. 유튜브 광고 수익은 70억 달러에 그쳐 예상 74억 달러를 밑돌았고, 이는 1년 전 72억 달러보다 2% 감소한 것입니다. 지난주 스냅의 나쁜 실적으로 인해 디지털 광고에 대한 우려가 커졌는데, 유튜브 광고 매출까지 전년 대비 감소했다는 건 불길한 징조입니다. 알파벳 측은 "유튜브에서 일부 광고주의 지출 감소를 확인했으며, 이런 감소는 3분기에 증가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알파벳의 전체적인 광고 매출은 395억 달러로 월가 예상 450억 달러 수준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다행히 클라우드 컴퓨팅 매출은 69억 달러로 예상 66억9000만 달러를 넘었고 매출 증가율이 37%로 시장 기대 35%를 상회했습니다. 오스터와이즈의 래리 코르디스코 애널리스트는 "이는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경제가 더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4% 감소했습니다.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이고, 순이익 감소는 팬데믹 이후 최대폭입니다. 물론 작년 3분기 마이크로소프트는 33억 달러 세금 혜택을 받았었지요. 그래서 월가 예상은 모두 넘었습니다. 역시 문제는 성장동력이었습니다. 애저 클라우드를 포함한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35% 증가했는데, 월가 예상(36~37%)에 못 미쳤습니다. 지난 1분기 46%, 2분기에는 40% 성장했었지요. 또 윈도 OS 판매액이 PC 판매 둔화로 15% 감소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FO는 "경기 둔화가 PC 매출과 광고 지출, 링크트인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포티파이는 주당 99유로센트 손실을 내 월가 예상 85유로센트보다 많았습니다. CEO는 "광고가 약간 둔화했다. 다만 구독자는 가격 인상에도 유지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3분기 EPS는 2.47달러로 월가 예상 2.39달러를 넘어섰지만, 4분기 가이던스가 예상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4분기 EPS를 1.83~2.11달러로 예상했는데 월가 예상 2.21달러보다 크게 낮은 것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개발에 대해 강력히 제재하면서 단기적으로 반도체 주식의 실적 역풍이 커질 수 있다"라며 "미국의 제재에 대해 중국 정부가 애플, 테슬라 등을 상대로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는 "시장이 향후 6~12개월간 기업들의 이익에 대해 너무 낙관적이라고 생각한다. 투자자들은 이런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대형 에너지, 헬스케어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내일은 메타가 실적을 내놓습니다. 역시 광고 매출이 줄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목요일에는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온다면 시장은 또다시 전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마저 실적이 둔화한다면 전체 지수에 대한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헤지펀드 텔레메트리에 따르면 지난 5일간 이들 빅테크 5개 주식의 상승이 나스닥 상승 폭의 46%를 견인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① 정규장 : Fed 선회 기대↑, 샴페인을 터트리다
아침부터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경제 지표가 줄줄이 나쁘게 나오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커졌습니다. 금리에 민감한 나스닥이 급등세를 이끌면서 상승세가 퍼졌습니다. 결국, 다우는 1.07% 올랐고 S&P500 지수는 1.63%, 나스닥은 2.25%나 급등했습니다. 사흘 연속 상승입니다. 지난 13일 9월 소비자물가(CPI) 충격에 연저점인 3491.58(장중)까지 급락했던 S&P500 지수는 오늘 3859.11로 마감해 12거래일 동안 10% 넘게 올랐습니다. 금리 내림세는 유럽부터 나타났습니다. 영국의 리시 수낙 신임 총리가 취임하면서 전임자인 리즈 트러스가 저지른 실수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공언하면서 영국 금리가 하락하고 파운드화 가치는 상승했습니다. 독일의 ifo 기업환경지수가 2020년 5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습니다.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독일의 금리도 하락했습니다. 개장 전인 오전 9시 발표된 8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0.9% 하락해 10년 만에 가장 큰 월간 하락 폭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7월 내림세로 돌아선 이후 두 달 연속 내린 것입니다. 하락 폭은 7월(0.2%)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특히 20개 주요 도시 지수는 전월보다 1.3% 떨어져 2009년 3월 이후 13년 만에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습니다. 8월 집값은 1년 전보다는 13% 상승했지만, 전달(15.6%)보다 상승 폭이 한 달 만에 2.6%나 감소해 1987년 통계 집계를 시작한 뒤 가장 많이 떨어졌습니다. 지난 3월 20.8%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오름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죠. 특히 이는 8월 수치입니다. 9월부터 모기지 금리가 7%를 돌파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하락 폭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올해 남은 기간 월별 집값 변동률이 8월과 같다면 2022년 말의 상승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5%로 팬데믹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이런 주택 가격 변화는 소비자물가(CPI)에 상당한 시차와 함께 나타나지만, 워낙 빠르게 떨어진다면 결국 Fed의 후퇴를 촉발하고 내년에 금리 인상을 중단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오전 10시에 발표된 콘퍼런스보드의 10월 소비자 신뢰지수는 102.5로 전달 107.8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월가 예상 106.3도 밑돌았습니다. 경기 둔화 우려로 가계의 소비 심리도 악화하고 있음을 뜻합니다. 콘퍼런스보드의 린 프랑코 이사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소비자 신뢰와 소비 지출에 강한 역풍으로 작용해 소매업체들의 연말 쇼핑시즌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노동 시장에 대한 인식도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자리가 많다"라고 답변한 사람이 45%로 9월(49.2%)보다 감소했고,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다"라고 응답한 이도 12.7%로 9월(11.1%)보다 늘었습니다. 노동 시장을 식히는 것은 Fed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이코노미스트는 "냉담한 소비자 신뢰 데이터는 Fed가 11월 회의(75bp 인상) 이후 금리를 추가 인상할지에 대해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시간에 나온 리치먼드 연방은행의 10월 제조업 지수도 -10으로 집계되어 9월(0)보다 대폭 하락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월스트리트저널이 "미 중앙은행(Fed)이 12월엔 기준금리 인상 폭을 50bp로 낮출 수 있다"란 기사를 내보낸 뒤 계속 내림세를 보이던 금리는 오늘 경제 지표가 발표될 때마다 내림 폭을 키웠습니다. 경기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입니다. 결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오후 3시 51분 전날보다 16.2bp나 폭락한 4.085%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21일 4.325%보다 대폭 낮아진 것입니다. 국채 2년물 금리도 장중 4.394%까지 내려가기도 했지만, 오후 3시 51분께 3.4bp 내린 4.458%를 기록했습니다. 오후 1시 발표된 미 재무부의 2년물 입찰(420억 달러)에서 발행 금리가 4.460%로 결정되어 당시 시장 금리 4.448%보다 1.2bp 높게 형성된 탓입니다. 응찰률은 2.587배로 지난 6번 입찰 평균인 2.572배보다 높았지만 해외 투자자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수요가 50.5%로 작년 11월 이후 가장 적었던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Fed에 대한 정치적 압력도 커지고 있습니다. WSJ이 보도한 'Fed 속도 조절'이 백악관 압력에 따른 것이란 뜬소문이 돌고 있는 가운데, 오늘 미 상원 은행위원회의 셰로드 브라운 위원장(민주)은 제롬 파월 Fed 의장에서 직접 편지를 보냈습니다. 브라운은 "Fed는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이중 임무를 맡고 있다. 이미 인플레이션의 공포를 느끼고 있는 미국인에게 실직은 훨씬 더 나쁜 일이 될 것이다. 우리는 실직을 감당할 수 없는 수백만 미국인의 생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없다. 최대 고용을 촉진해야 할 책임을 잊지 말고 차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에 이중 임무에 대한 약속을 반영하기를 바란다"라고 썼습니다. 상원 은행위원회는 Fed 의장과 부의장, 이사 등에 대한 인준권을 가진 곳입니다. 미국에서도 과거 정치적 압력으로 Fed가 긴축을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1970년대 기준금리를 올리다 내리기를 반복해 인플레이션을 치솟게 만든 아서 번스 전 Fed 의장은 "정치적 현실에 직면해 Fed는 1966년, 1969년, 1974년에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인플레이션을 종식할 만큼 긴축적 기조를 유지하지 못했다"라고 털어놓았었습니다. 월가 분위기는 Fed가 12월부터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게 확정적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 글로벌 헤드는 CNBC 인터뷰에서 "Fed가 완화로 선회할 수 있는 이유가 몇 가지 있고, 우리는 그들이 전환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코너스톤 웰스의 클리프 호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은 향후 경제 데이터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신호를 받기 시작했다"라며 "데이터의 연쇄적인 둔화는 아마 Fed에 더 많은 여유 공간을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금리와 주요 지수 움직임은 Fed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에 투자자들이 두 배로 뛰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닙니다. 근원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는데, 주거비와 함께 서비스업(임금) 물가 상승이 쌍두마차를 이루고 있습니다. 씨티의 앤드루 홀렌호스트 이코노미스트는 "케이스·실러 주택 지수는 월간 하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있다. 주거비는 더는 인플레이션의 주요 동인이 아니지만 이제 인건비가 뒤를 이어받았다. 높은 고용비용지수(ECI)는 임금 상승세가 확고히 자리 잡았음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3분기 ECI는 오는 28일 발표됩니다. ECI는 파월 의장이 주목하고 있는 지표입니다. 임금과 기타 보너스를 포함한 근로자 보상의 구체적 지표입니다. 지난 2분기 1.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었는데, 월가는 3분기 1.2% 올랐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 주말 중국에서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주석이 새 지도부를 자신의 최측근으로만 채운 데 대해 시장 불안감이 커졌었는데요. 미국 증시는 어제 이런 중국발 불안감에도 불구하고 상승을 했죠.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일부 그린 슛(상승장의 새로운 새싹)이 나오고 있다. 뉴욕 증시는 지난 금요일 Fed의 비둘기파적 뉘앙스 변화와 함께 월요일 중국 증시의 엄청난 하락 폭을 무시할 수 있었다. 이는 우리를 더 건설적으로 만든다. S&P500 지수의 바닥은 3200에서 3500으로 올라간 것 같다. 우리 데스크는 지난주 매우 활발히 움직였고 이달 말 핼러윈부터는 주요 기업의 어닝시즌이 끝나면서 자사주 매입이 다시 증가할 것이다. 우리는 이런 배경에서 S&P500 3900을 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 기업들은 1조 1000억 달러 이상을 자사주 매입에 쓰는 데 이런 매입은 4분기에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주가가 낮아져 자사주 매입을 하기에 좋은 시기인 데다, 미 연방 정부가 내년부터 자사주 매입에 대해 1% 소비세를 물리기로 하면서 주식 매입을 서두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중간선거 이후 1년간이 가장 수익률이 좋은 시기라는 계절성, 투자자들의 낮은 투자 비중, 예상보다는 나은 3분기 기업 실적 등도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 나온 기업 실적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GM과 UPS, 코카콜라는 예상을 넘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특히 UPS는 오늘 랠리를 일으킨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매출과 이익이 시장 예상을 넘었을 뿐 아니라 향후 가이던스도 유지했습니다. 캐럴 톰 최고경영자(CEO)는 “거시적 환경은 매우 역동적이지만 우리는 전략을 실행하고 통제할 수 있는 요인들을 통제함으로써 2022년 목표를 달성하는 궤도에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경쟁사인 페덱스가 가이던스를 크게 낮추면서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졌는데, UPS 발표로 투자자들은 걱정을 덜었습니다. 페덱스의 실적 악화는 경기 둔화 영향도 있겠지만 많은 부분은 회사 자체의 문제에서 비롯됐다는 게 드러난 것입니다. 물론 기업 실적이 다 좋은 건 아닙니다. 제록스는 실망스러운 실적과 함께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한 후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스티브 밴드로우자크 CEO는 “지속해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제약으로 여전히 수익성이 도전받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3M도 세계 경기 악화 및 달러 강세 등으로 인해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GE도 마찬가지입니다. 피델리티의 줄리언 팀머 전략가는 "3분기 기업 실적이 월가 추정치를 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적 성장은 둔화하고 있다. 산업 업종의 71%는 실적 하향 조정을 겪고 있다. 모든 걸 고려하면 연착륙이 현실처럼 보인다. 내년에 신기루로 판명될 수 있지만 아직은 괜찮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경기침체가 시작된다면 내년에 기업 이익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런 시각에도 약간 이견이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잘 진정되지 않는 인플레이션은 오히려 기업의 매출 성장을 지원할 수 있고 또 자사주 매입이 주당순이익(EPS) 성장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겁니다. 주식 수를 줄이면 EPS는 늘어나지요. JP모건의 데이비드 레보위츠 전략가는 "월가의 기업 이익 추정치는 여전히 너무 높으며 어닝시즌이 진행되면서 감소해야 한다"라면서도 "높은 인플레이션 등 이번 경기 주기의 고유한 특성을 고려할 때 지난 70년 동안 경기침체 때 나타난 것 같이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부적절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② 장 마감 : 기술주가 몰고 온 먹구름
그런데 장 마감 직후 분위기가 달라졌습니다.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스포티파이 등 기술주들의 실적이 줄줄이 예상에 못 미치면서 시간 외 거래에서 폭락하고 있는 겁니다. 알파벳의 경우 3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06달러로 예상 1.25달러보다 대폭 적었습니다. 매출 691억 달러도 예상 705억 달러에 못 미쳤습니다.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6.1% 증가했는데, 이는 팬데믹 초기인 2020년 2분기 이후 최저 기록입니다. 작년 3분기에는 41% 증가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성장동력에 관한 것입니다. 유튜브 광고 수익은 70억 달러에 그쳐 예상 74억 달러를 밑돌았고, 이는 1년 전 72억 달러보다 2% 감소한 것입니다. 지난주 스냅의 나쁜 실적으로 인해 디지털 광고에 대한 우려가 커졌는데, 유튜브 광고 매출까지 전년 대비 감소했다는 건 불길한 징조입니다. 알파벳 측은 "유튜브에서 일부 광고주의 지출 감소를 확인했으며, 이런 감소는 3분기에 증가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알파벳의 전체적인 광고 매출은 395억 달러로 월가 예상 450억 달러 수준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다행히 클라우드 컴퓨팅 매출은 69억 달러로 예상 66억9000만 달러를 넘었고 매출 증가율이 37%로 시장 기대 35%를 상회했습니다. 오스터와이즈의 래리 코르디스코 애널리스트는 "이는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경제가 더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4% 감소했습니다. 최근 5년 내 가장 낮은 매출 증가율이고, 순이익 감소는 팬데믹 이후 최대폭입니다. 물론 작년 3분기 마이크로소프트는 33억 달러 세금 혜택을 받았었지요. 그래서 월가 예상은 모두 넘었습니다. 역시 문제는 성장동력이었습니다. 애저 클라우드를 포함한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이 35% 증가했는데, 월가 예상(36~37%)에 못 미쳤습니다. 지난 1분기 46%, 2분기에는 40% 성장했었지요. 또 윈도 OS 판매액이 PC 판매 둔화로 15% 감소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CFO는 "경기 둔화가 PC 매출과 광고 지출, 링크트인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스포티파이는 주당 99유로센트 손실을 내 월가 예상 85유로센트보다 많았습니다. CEO는 "광고가 약간 둔화했다. 다만 구독자는 가격 인상에도 유지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3분기 EPS는 2.47달러로 월가 예상 2.39달러를 넘어섰지만, 4분기 가이던스가 예상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4분기 EPS를 1.83~2.11달러로 예상했는데 월가 예상 2.21달러보다 크게 낮은 것입니다. 월가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개발에 대해 강력히 제재하면서 단기적으로 반도체 주식의 실적 역풍이 커질 수 있다"라며 "미국의 제재에 대해 중국 정부가 애플, 테슬라 등을 상대로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는 "시장이 향후 6~12개월간 기업들의 이익에 대해 너무 낙관적이라고 생각한다. 투자자들은 이런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대형 에너지, 헬스케어 업종을 주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내일은 메타가 실적을 내놓습니다. 역시 광고 매출이 줄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 목요일에는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애플과 아마존의 실적이 예상보다 좋게 나온다면 시장은 또다시 전진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마저 실적이 둔화한다면 전체 지수에 대한 부담도 커질 수 있습니다. 헤지펀드 텔레메트리에 따르면 지난 5일간 이들 빅테크 5개 주식의 상승이 나스닥 상승 폭의 46%를 견인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