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BoA "美 고용시장 아직 굳건하지만…갈수록 냉각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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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 따라잡기
"소비자 구매력 높은 이유, 저축액·부채 의존 가능성"
"고용시장 한파 조짐도…주요 기업 고용 축소" 올해 미국 경제를 그나마 지탱해주던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갈수록 약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시장에서 고용상황은 아직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경기 침체가 우려되면서 고용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칠 조짐을 보이면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소비자는 아직 견조하지만, 악재가 구축되고 있다"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 BoA는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높긴 한데, 지난 8월 이후 관련 수치나 요소들이 약해짐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력이 점차 힘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긴축에도 소비자의 구매력이 강한 이유는 탄력적인 노동시장이 유지되면서다. 미국 노동부는 10월 비농업 일자리가 26만1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자리 증가 폭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0만5000개 증가)를 상회했다.
이 기간 실업률은 3.7%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3.6%)를 약간 웃돌았으나 시장에선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10월 민간 부문 고용도 전월보다 23만9000명 증가하면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BoA는 표면적으로 견고한 고용상황과 달리 내부적으론 냉각 조짐이 일고 있다고 진단했다. 10월 신규 채용 공고는 작년 10월의 고점 대비 50% 감소했으며, 기술·금융 분야 기업들을 중심으로 해고 공고가 높아졌기 때문.
앞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이달 3일 회사 직원들에게 공지를 보내 앞으로 고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지난달 리테일(소매) 부문의 채용을 동결하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부문까지 이를 확대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27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채용 속도를 늦췄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버와 같은 차량공유 업체 리프트도 최근 전체 직원의 13%를 감축할 예정이라며 직원들에게 사실상 해고를 통지했다.
BoA는 "통화정책의 지연효과가 경제 둔화로 이어지면서 고용시장이 계속 냉각되고 있다"면서 "결국 소비자의 구매력까지 약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이 발표한 미국의 중소기업 임금 자료에 따르면 미국 중소기업 근로자의 시간당 소득 증가 속도가 10월까지 두 달 연속 둔화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임금 상승률 추적 지수를 살펴보면, 지난 8월 6.7%에 비해 9월은 전년 동기 대비 6.3% 상승하는 데 그쳤다.
BoA는 "계절 수치로 조정된 실질 시간당 소득은 9월에 3% 감소하는 등 구매력 감소 요인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9월에 실질 가처분 소득 증가율이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면서 "물가 상승에 비해 실질소득 증가 속도가 불충분하면서, 가계는 소비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저축과 부채에 의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인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부양 지원금 여분 등 저축액에 의존해 소비 지출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차 저축액도 줄어들고 있다고 BoA는 분석했다.
미국인의 개인 저축률은 작년 말 7.9%에서 지난 9월 3.1%까지 낮아졌다. BoA 글로벌 리서치는 가계 초과 저축이 작년 3분기 약 2조3000억 달러에서 지난 3분기 1조1000억 달러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부채비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BoA는 9월 주택담보대출 지급액도 전년 대비 8.8% 증가한 것으로 봤다.
에밀리 아비올리 BoA 부사장 겸 투자전략가는 미국인들의 구매력이 갈수록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소비자들의 지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당장 미국인들의 구매력이 눈에 띄게 감소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에밀리 아비올리는 "지난 상반기 금융자산이나 실물 자산이 급락함에 따라 순자산에 타격을 줬는데, 아직까진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비하면 높은 자산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대부분의 미국 소비자들이 지난 몇 년간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주요 부채에 대해 낮은 금리를 고정한 것도 당분간 구매력을 지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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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구매력 높은 이유, 저축액·부채 의존 가능성"
"고용시장 한파 조짐도…주요 기업 고용 축소" 올해 미국 경제를 그나마 지탱해주던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갈수록 약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시장에서 고용상황은 아직 견고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경기 침체가 우려되면서 고용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칠 조짐을 보이면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소비자는 아직 견조하지만, 악재가 구축되고 있다"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에서 BoA는 "미국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상대적으로 높긴 한데, 지난 8월 이후 관련 수치나 요소들이 약해짐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력이 점차 힘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공격적인 긴축에도 소비자의 구매력이 강한 이유는 탄력적인 노동시장이 유지되면서다. 미국 노동부는 10월 비농업 일자리가 26만1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일자리 증가 폭은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0만5000개 증가)를 상회했다.
이 기간 실업률은 3.7%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다. 시장 전망치(3.6%)를 약간 웃돌았으나 시장에선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10월 민간 부문 고용도 전월보다 23만9000명 증가하면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BoA는 표면적으로 견고한 고용상황과 달리 내부적으론 냉각 조짐이 일고 있다고 진단했다. 10월 신규 채용 공고는 작년 10월의 고점 대비 50% 감소했으며, 기술·금융 분야 기업들을 중심으로 해고 공고가 높아졌기 때문.
앞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이달 3일 회사 직원들에게 공지를 보내 앞으로 고용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지난달 리테일(소매) 부문의 채용을 동결하겠다고 했지만, 이번에는 다른 부문까지 이를 확대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27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채용 속도를 늦췄다"고 말하기도 했다. 우버와 같은 차량공유 업체 리프트도 최근 전체 직원의 13%를 감축할 예정이라며 직원들에게 사실상 해고를 통지했다.
BoA는 "통화정책의 지연효과가 경제 둔화로 이어지면서 고용시장이 계속 냉각되고 있다"면서 "결국 소비자의 구매력까지 약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이 발표한 미국의 중소기업 임금 자료에 따르면 미국 중소기업 근로자의 시간당 소득 증가 속도가 10월까지 두 달 연속 둔화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임금 상승률 추적 지수를 살펴보면, 지난 8월 6.7%에 비해 9월은 전년 동기 대비 6.3% 상승하는 데 그쳤다.
BoA는 "계절 수치로 조정된 실질 시간당 소득은 9월에 3% 감소하는 등 구매력 감소 요인이 두드러지고 있는데, 9월에 실질 가처분 소득 증가율이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면서 "물가 상승에 비해 실질소득 증가 속도가 불충분하면서, 가계는 소비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저축과 부채에 의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인들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부양 지원금 여분 등 저축액에 의존해 소비 지출을 유지하고 있지만, 점차 저축액도 줄어들고 있다고 BoA는 분석했다.
미국인의 개인 저축률은 작년 말 7.9%에서 지난 9월 3.1%까지 낮아졌다. BoA 글로벌 리서치는 가계 초과 저축이 작년 3분기 약 2조3000억 달러에서 지난 3분기 1조1000억 달러로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부채비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BoA는 9월 주택담보대출 지급액도 전년 대비 8.8% 증가한 것으로 봤다.
에밀리 아비올리 BoA 부사장 겸 투자전략가는 미국인들의 구매력이 갈수록 약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는 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소비자들의 지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란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당장 미국인들의 구매력이 눈에 띄게 감소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에밀리 아비올리는 "지난 상반기 금융자산이나 실물 자산이 급락함에 따라 순자산에 타격을 줬는데, 아직까진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비하면 높은 자산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본다"면서 "대부분의 미국 소비자들이 지난 몇 년간 주택담보대출과 같은 주요 부채에 대해 낮은 금리를 고정한 것도 당분간 구매력을 지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