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 당국자들이 긴축 정책과 관련해 엇갈린 신호를 보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Fed 부의장은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추는 게 적절하다”며 “다만 물가 목표(2%)로 복귀하기 위해선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리 수준이 제한적(restrictive)으로 바뀌면서 양극단의 위험을 모두 갖고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리가 상당한 수준으로 인상되면서 물가 급등세를 멈추게 할 수 있으나, 역으로 경기 침체를 유도할 수 있다는 얘기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금리를 이미 빠르게 올렸고 대차대조표 역시 축소 중”이라며 “금융 여건을 보면 기대 인플레이션이 꽤 잡히고 있다”고 평가했다. Fed는 지난 6월부터 대차대조표를 축소하기 시작했고, 지금은 월 950억달러씩 줄이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고 강조했다. 10월 기준 7.7%의 인플레이션(작년 동기 대비)이 매우 높기 때문에 물가상승률 둔화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물가 둔화 신호에 시장이 과잉 반응(주가 상승)했다”며 “갈 길이 멀고 금리 인상 중단은 가깝지 않다”고 찬물을 끼얹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꾸준히 둔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많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꾸준히 둔화하고 있으나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많다. 미 노동부 및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둔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금리 인상 중단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지 않으면 금리를 5% 넘게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Fed는 올 3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했으며, 현재 연 3.75~4.0%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는 “투자자들에게 조언을 해주자면, 이제 금리 인상 속도 말고 얼마까지 올릴 지에 주목하라”고 말했다.

그는 “최종 금리는 최소 연 5%를 넘을 수 가능성이 크다”며 “(금리를) 1년동안 유지하면서 인플레이션을 꺾을 정도 되는 게 최종금리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일리 총재는 “기술기업들의 감원이 급증했으나 기술 기업에 국한된 현상”이라며 아직 Fed가 원하는 고용 시장 둔화가 본격화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