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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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에서 가장 사랑받는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이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 5개에 그쳤다. 일본은 7개 품목에서 세계 1위를 배출했다. 세계 1위 품목 보유국 순위가 미국과 중국, 일본, 한국으로 이어지는 구도가 2년째 계속됐다. 한국은 주요 시장인 하이테크 분야에서 중국에 점유율을 빼앗기고 있어 당분간 3위 탈환은 어려울 전망이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6개 품목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조사해 매년 발표하는 '2021년 주요상품·서비스점유율 조사'에서 한국은 스마트폰과 D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낸드플래시 반도체, 초박형TV 등 5개 품목에서 1위에 올랐다. 5개 품목 모두 삼성전자 제품이다.

일본은 자동차, 오토바이, 디지털카메라, 레이저 복합기, 이미지(CMOS)센서, 휴대폰용 리튬이온 배터리, 편광판 등 7개 분야에서 세계 1위를 유지했다.

2020년 조사에서 한국은 7개 품목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일본과 공동 3위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해 대형 액정패널(LG디스플레이)과 조선(현대중공업) 에서 중국 BOE와 CSSC에 1위를 내주면서 4위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처음 2위에 오른 중국은 미국과 격차를 더욱 좁혔다. 미국과 중국의 세계 시장 1위 품목은 각각 18개와 15개로 격차가 3개까지 줄었다. 70개 항목을 조사한 지난해에는 미국의 1위 품목이 24개, 중국은 12개로 두 배 차이가 났다.
한국이 1위에 오른 품목. 한국은 스마트폰과 D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낸드플래시 반도체, 초박형TV 등 5개 품목에서 1위에 올랐다. 5개 품목 모두 삼성전자 제품이다. (자료 : 니혼게이자이신문)
한국이 1위에 오른 품목. 한국은 스마트폰과 D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낸드플래시 반도체, 초박형TV 등 5개 품목에서 1위에 올랐다. 5개 품목 모두 삼성전자 제품이다. (자료 : 니혼게이자이신문)
중국은 전기차와 차량용 배터리, 리튬이온 배터리용 절연체 등 하이테크 제품을 중심으로 13개 품목에서 점유율을 확대했다. 56개 조사대상 가운데 중국 기업이 상위 5위권에 오른 품목이 32개에 달했다. 중국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는 한국이 당분간 일본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국 기업은 스마트워치(삼성전자 2위), 태블릿 단말기(삼성전자 2위), 대형 액정패널(LG디스플레이 2위), 휴대용 리튬이온 전지(삼성SDI 2위), 이미지센서(삼성전자 2위),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LG에너지솔루션 2위), 편광판(삼성SDI 3위)에서 3위 이내에 들었다.

하지만 1위인 중국 및 미국 기업과 격차는 점점 벌어지는 추세다. 한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시장을 석권했던 세탁기, 가정용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모두 중국에 시장을 빼앗겨 3위에도 들지 못했다.

현대중공업(16.1%)이 중국 CSSC(17.6%)를 점유율 1.5%포인트 차이로 쫓고 있는 조선을 제외하면 새로운 1위 품목이 등장하기 힘든 구도다.

한국이 1위인 5개 품목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20.0%)와 애플(17.3%)의 격차는 2.7%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다만 삼성전자(42.7%)와 SK하이닉스(28.6%)의 점유율 합계가 71.3에 달하는 D램, 삼성전자(60.1%)와 LG디스플레이(22.1%)의 점유율이 82.2%에 달하는 OLED는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이나가키 마사히사 KPMG FAS 파트너는 "미중 패권경쟁이 격렬해짐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을 중국과 중국 이외의 시장으로 재편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