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스타벅스 '스타 CEO' 컴백…주가도 화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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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잇는 '부메랑 CEO'…서학개미 선택은
디즈니 전성시대 연
밥 아이거 복귀 후
사흘간 주가 7%대↑
일본전산·스타벅스도
'영웅의 귀환' 반색
언제나 '구관이 명관'?
CEO 13명 분석
첫 임기 주가상승률이
복귀 이후보다 높아
"잡스는 예외적 사례"
디즈니 전성시대 연
밥 아이거 복귀 후
사흘간 주가 7%대↑
일본전산·스타벅스도
'영웅의 귀환' 반색
언제나 '구관이 명관'?
CEO 13명 분석
첫 임기 주가상승률이
복귀 이후보다 높아
"잡스는 예외적 사례"
올 들어 40% 넘게 떨어지며 맥을 못 추던 디즈니 주가가 ‘영웅의 귀환’에 들썩이고 있다. 밥 아이거 전 최고경영자(CEO)가 복귀를 발표한 지난 20일 이후 사흘 동안 7.7% 반등했다. 아이거는 2005~2020년 CEO로 장기 집권하며 디즈니의 전성시대를 연 인물이다. 픽사, 마블, 21세기폭스, 루카스필름 등을 인수했고 디즈니플러스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도 진출했다.
디즈니는 올 3분기 OTT 사업에서만 14억7000만달러(약 2조원) 손실을 낸 ‘어닝 쇼크’로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사회가 밥 체이팩을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고 전임자를 다시 불러들인 배경이다. 업계는 아이거가 자신의 철학에 맞지 않게 바뀐 내부 조직, 급격하게 인상된 디즈니플러스 요금 체계 등에 칼을 댈 것으로 보고 있다.
‘커피제국’ 스타벅스는 지난 4월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이 임시 CEO로 나섰다. 노조 설립 움직임이 경영의 뇌관으로 떠오른 데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 여파로 해외 매출도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슐츠는 1986~2000년, 2008~2017년에 이어 세 번째 지휘봉을 잡았다. 그의 복귀 사실이 알려진 날 스타벅스 주가는 5.2% 급등했다.
옛 CEO의 귀환에 증시가 반색하곤 하지만 외신들은 냉정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성공한 리더가 이전 회사로 돌아온 사례는 많아도 애플의 스티브 잡스 정도를 빼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임 CEO에 ‘SOS’를 쳐야 할 정도라면 경영 여건은 예전보다 훨씬 어렵다는 의미다. 영국 옵서버는 “델의 마이클 델, 프록터&갬블(P&G)의 앨런 래플리 등은 두 번째 임기에 오히려 허둥댔다”고 꼬집었다.
컨설팅업체 스펜서스튜어트에 따르면 2010년 이후 S&P500 기업에서 재취임한 CEO는 22명이다. 이 중 1년 미만 임시 재임(9명)을 뺀 나머지 13명을 분석한 결과, 두 번째 임기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2%에 그쳤다.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첫 임기(6%)에는 못 미쳤다.
전문가들은 부메랑 CEO가 가장 신경 써야 할 업무는 ‘유능한 후임자 찾기’라고 지적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9월 차기 CEO로 펩시코·레킷벤키저 출신인 랙스먼 내러시먼을 내정하고 인수인계에 들어갔다. 디즈니와 일본전산도 2년 안에 차기 CEO를 확정할 계획이다.
나가모리와 슐츠는 ‘선 굵은 베테랑’답게 체질 개선의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전산 주가는 지난 25일 8811엔으로 마감해 ‘나가모리 효과’가 아직 가시화하진 않았다. 이 회사는 최근 멕시코에 7억1500만달러를 들여 전기자동차 모터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나가모리 회장은 “투자 없이 이익 증가는 없다”며 “2년 안에 주가를 2만엔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주가는 슐츠 복귀 이후 20% 반등했다. 지난해 7월 기록한 최고가(122.13달러)를 회복하려면 20% 더 올라야 한다. 슐츠는 임금 인상, 매장 설비 개선 등에 14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의 대대적 혁신안을 내놨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기업 가치는 CEO의 복귀 자체보다 그가 어떤 행보로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는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디즈니는 올 3분기 OTT 사업에서만 14억7000만달러(약 2조원) 손실을 낸 ‘어닝 쇼크’로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사회가 밥 체이팩을 CEO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고 전임자를 다시 불러들인 배경이다. 업계는 아이거가 자신의 철학에 맞지 않게 바뀐 내부 조직, 급격하게 인상된 디즈니플러스 요금 체계 등에 칼을 댈 것으로 보고 있다.
애플 살린 잡스처럼…
해외에서는 아이거처럼 물러났다가 돌아온 경영인을 ‘부메랑 CEO’라 부른다. 실적 부진에 빠진 기업이 늘면서 부메랑 CEO의 등판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 제조업을 대표하는 모터업체 일본전산(Nidec)에선 지난 4월 창업주 나가모리 시게노부 회장이 CEO로 돌아왔다. 경영 일선을 떠난 지 10개월 만이었다. 나가모리 회장은 “매일 주가 그래프를 보며 절망했다”고 했다. 퇴진 당시 1만2000엔대이던 주가가 8000엔대까지 고꾸라져 가만있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커피제국’ 스타벅스는 지난 4월 하워드 슐츠 명예회장이 임시 CEO로 나섰다. 노조 설립 움직임이 경영의 뇌관으로 떠오른 데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 여파로 해외 매출도 흔들리는 상황이었다. 슐츠는 1986~2000년, 2008~2017년에 이어 세 번째 지휘봉을 잡았다. 그의 복귀 사실이 알려진 날 스타벅스 주가는 5.2% 급등했다.
옛 CEO의 귀환에 증시가 반색하곤 하지만 외신들은 냉정한 평가를 내놓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성공한 리더가 이전 회사로 돌아온 사례는 많아도 애플의 스티브 잡스 정도를 빼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다. 전임 CEO에 ‘SOS’를 쳐야 할 정도라면 경영 여건은 예전보다 훨씬 어렵다는 의미다. 영국 옵서버는 “델의 마이클 델, 프록터&갬블(P&G)의 앨런 래플리 등은 두 번째 임기에 오히려 허둥댔다”고 꼬집었다.
컨설팅업체 스펜서스튜어트에 따르면 2010년 이후 S&P500 기업에서 재취임한 CEO는 22명이다. 이 중 1년 미만 임시 재임(9명)을 뺀 나머지 13명을 분석한 결과, 두 번째 임기의 연평균 주가 상승률은 2%에 그쳤다.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첫 임기(6%)에는 못 미쳤다.
구관이 항상 명관은 아니다
기간을 넓혀 보면 성적표가 더 나빴다는 실증 연구도 있다.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이 1992~2017년 S&P1500 기업의 CEO 6429명을 조사해 보니 167명이 부메랑 CEO였다. 이들이 경영한 기간 주식 수익률(배당 포함)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평균 10% 낮았다. 회사를 떠난 동안 감(感)이 떨어질 수 있는데도 과거 관점을 답습하는 사례가 많은 점이 패인으로 꼽혔다. 크리스토퍼 빙엄 노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지난해 말까지 디즈니 이사회 의장을 맡은 아이거처럼 공백기가 짧다면 대다수 부메랑 CEO보다는 희망이 있다”고 했다.전문가들은 부메랑 CEO가 가장 신경 써야 할 업무는 ‘유능한 후임자 찾기’라고 지적했다. 스타벅스는 지난 9월 차기 CEO로 펩시코·레킷벤키저 출신인 랙스먼 내러시먼을 내정하고 인수인계에 들어갔다. 디즈니와 일본전산도 2년 안에 차기 CEO를 확정할 계획이다.
나가모리와 슐츠는 ‘선 굵은 베테랑’답게 체질 개선의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전산 주가는 지난 25일 8811엔으로 마감해 ‘나가모리 효과’가 아직 가시화하진 않았다. 이 회사는 최근 멕시코에 7억1500만달러를 들여 전기자동차 모터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나가모리 회장은 “투자 없이 이익 증가는 없다”며 “2년 안에 주가를 2만엔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주가는 슐츠 복귀 이후 20% 반등했다. 지난해 7월 기록한 최고가(122.13달러)를 회복하려면 20% 더 올라야 한다. 슐츠는 임금 인상, 매장 설비 개선 등에 14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는 등의 대대적 혁신안을 내놨다. 박다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장기적 기업 가치는 CEO의 복귀 자체보다 그가 어떤 행보로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는가에 달려 있다”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