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산타랠리 막아선 JP모건…S&P 3835로 올해 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올해 '산타 랠리' 구간이 23일(미 동부시간) 시작됐습니다. 매년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을 포함해 7거래일 동안을 일컫습니다. 다우존스 데이터에 따르면 1950년 이후 S&P500 지수는 산타 랠리 기간 상승 확률이 78%이고, 평균 1.3% 올랐습니다.
오늘은 연말을 앞두고 중요한 경제 지표가 몰려서 발표됐습니다. 오전 8시 30분 발표될 11월 개인소비지출(PCE) 보고서를 앞두고 이 보고서가 산타 랠리를 촉발할 것(에드 야데니 야데니 연구 대표)이라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오늘 나온 경제 지표를 살펴보겠습니다.
① (오전 8시 30분) PCE 물가, 개인 소득, 개인 지출→긍정적이지만 지출에 의문
11월 PCE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5.5%, 전월보다 0.1% 각각 올랐습니다. 5.5%는 작년 10월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4.7%, 전월보다 0.2% 각각 올랐습니다. 이들 수치는 전년 대비 근원 수치 4.7%(예상 4.6%)를 제외하면 모두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10월(헤드라인 6.1%, 0.4% 근원 5.0% 0.3%)에 비해선 꽤 개선됐고요.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꺾이고 있습니다. 근원 물가의 경우 지난 석 달간 연 3.6% 상승 수준의 속도를 나타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목표 2%대에 상당히 근접한 것이죠.
인플레가 낮아진 건 대부분 상품 가격 하락 덕분입니다. 상품과 서비스로 나눠 보면 상품 물가가 전월보다 0.4% 하락했지만 서비스는 전월보다 0.4%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비스 물가는 지난 10월에도 0.4% 상승했었습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로 따지면 5.2% 올라 전달의 5.5%보다 낮아졌다. 이는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물가 압력을 둔화시키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Fed의 목표치인 2%를 훨씬 넘고 있는 만큼 Fed는 내년에도 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높은 상태를 내내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11월 개인소득은 전월 대비 0.4% 증가했습니다. 10월(0.7%)보다는 낮았지만, 예상(0.2%)보다 높았습니다. PCE 물가(0.1% 상승)를 감안한 실질 소득도 0.3% 늘어난 것이죠. 실질 소득은 5개월 연속 상승했습니다.
11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보다 0.1% 증가해 10월(0.9%)보다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 것은 물론 예상(0.2%)을 밑돌았습니다. 7월 이후 가장 적은 증가 폭입니다. 게다가 물가(0.1% 상승)를 고려하면 하나도 늘어나지 않은 것이죠. 이를 상품과 서비스로 나눠 보면 상품 소비는 1.0% 줄었고 서비스 소비는 0.7% 늘었습니다. 역시 소비가 상품에서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는 게 확인됐습니다.
11월 저축률도 전달 2.2%보다 높은 2.4%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역사적 최저 수준입니다. 소비자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겠지요.
② (오전 8시 30분) 내구재 주문→긍정적
11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는 전월보다 2.1% 감소한 2706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예상(1.1% 감소)보다 더 나빴습니다. 지난 7월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지만 넉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된 것입니다. 다만 세부 내용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감소 대부분이 민간 항공기, 자동차에서 나타났습니다. 이들 교통 관련을 빼면 내구재 주문은 0.2%(예상 0%) 늘었습니다. 또 항공기와 군수품을 뺀 자본재 주문도 0.2%(예상 0%) 증가했습니다.
③ (오전 10시)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긍정적
12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최종)는 59.7로 월초 발표된 예비치 59.1보다 0.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11월 56.8보다도 높아졌고요.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단기(12개월)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4.4%로 예비치인 4.6%보다 더 떨어져 1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11월에는 4.9%였습니다. 장기(5년) 인플레이션 기대도 2.9%로 예비치인 3.0%에서 하락했습니다. 11월에는 3.0%를 기록했었습니다. 이번 주 발표된 콘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와 비슷한 결과입니다. 역시 계속된 휘발유 가격 하락이 소비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시간대의 조앤나 수 교수는 "소비자 심리가 올해 6월 사상 최저치에서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경로는 노동 시장과 소득의 강세가 유지될지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④ (오전 10시) 신규주택 판매→긍정적
11월 신규주택 판매는 5.8% 증가한 64만 채로 지난 넉 달 동안 세 번째 증가했습니다. 예상 60만 채보다 많았습니다. 7%를 넘었던 모기지 금리가 6.3%까지 떨어진 덕분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러나 판매율은 38.2%로 1년 전에 비해 15.3%나 하락한 상태입니다.
전반적으로 경제 지표는 좋은 편이었습니다. 11월 개인소비지출이 0.1% 증가에 그친 것이 약간 우려스러웠지만 감소한 것은 아닙니다. 11월 개인소득이 0.4% 증가한 것은 소비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임금 상승에 의한 것으로 Fed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어서 해석이 분분했습니다. 오늘 경제 지표를 반영해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4분기 미국의 성장률 추정치를 3.7%로 1%포인트나 높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제 지표들을 소화하는 시장은 조금은 혼란스러웠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오전 8시 30분부터 금리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오후 2시 조기 마감된 채권 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6.7bp 오른 3.749%, 2년물 금리는 6.2bp 상승한 4.319%를 기록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개인 소득이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약간 감소했다. 그래서 금리가 조금 상승한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증시에서는 주요 지수가 -0.1~-0.3% 약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10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발표된 뒤에야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그 상승 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결국, 다우는 0.53%, S&P500 지수는 0.59%, 나스닥은 0.21% 올랐습니다. 환시장에서 달러화도 종일 오르락내리락했습니다. 결국 -0.1% 내린 104.0을 기록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⑴ 경제 지표가 좋아도, 나빠도 부정적?
네블리어 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네블리어 설립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오늘 나온 경제 지표는 투자자의 어려운 처지를 보여준다"라며 "약한 수치는 경기 침체 공포를 가져오지만 좋은 수치는 Fed 공포(긴축)를 부추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금 이런 거시경제 수치들을 가지고 돈을 벌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비슷한 의견입니다.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겠지만 이는 소비 감소 때문이어서 주가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더 활발한 소비와 강력한 성장은 증시에 간접적으로 좋지 않고(Fed의 더 강력한 긴축을 촉발할 수 있으므로), 그렇다고 느린 소비와 성장 둔화는 기업 실적이 감소한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주식에 직접적으로 좋지 않다"라며 "증시는 코너에 몰려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⑵ JP모건이 S&P 3835에 못을 박았다? 오늘 S&P500 지수는 3815~3845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3844로 끝났습니다. 전날 종가는 3822였습니다. 옵션스 인사이트의 임란 라카 옵션 트레이더는 "이번 주 S&P500 지수는 3835에서 2% 이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이를 JP모건의 콜옵션 베팅 때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의 뮤추얼 펀드는 S&P500 지수가 오는 30일 3835선에서 마감되는 4만 건 이상의 콜옵션을 매도한 상태입니다. 150억 달러 규모의 이 펀드는 손실을 제한하고 이익을 확정 짓기 위해 매 분기 이런 옵션 계약을 맺는데 이번 분기 3835선 수준에서 계약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옵션 전문용어로 collar(목줄)라고 합니다. 묶어놓는다는 것이죠. WSJ은 "이런 계약은 지수가 3835에 근접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지수가 이 수준에 가깝거나 그 이상이면 위험을 헤지해서 시장 움직임을 억제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라카 트레이더는 "이게 바로 지수를 일정 범위로 묶어 높는 힘이다. 이 수준을 크게 벗어나는 건 감마(옵션에서 기초자산 변화에 따른 변동성)가 커지기 때문에 다음주에도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헤지펀드 텔레메트리의 토마스 손튼 설립자도 비슷한 주장을 합니다. 그는 "JP모건이 S&P 3835선에서 collar라고 불리는 거대한 콜 포지션을 구축했다. 이 큰 포지션은 이 수준에서 옵션 딜러들의 헤지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지수가 3835를 넘으면 지수 선물을 팔아서 지수를 낮춰야 하고, 3835 밑으로 떨어지면 지수 선물을 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연말 휴가철이어서 시장 유동성이 얇습니다. 그래서 큰 뉴스가 터지지 않는 한 지금 가격 수준이 연말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트레이더는 "지금은 사실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은 다 휴가 중이라서 트레이딩 룸에는 주로 주니어들만 있고 이 친구들 북 사이즈(마음대로 운용하는 자금의 양)도 아주 작아서 지금부터 올해 말일까지 움직임이 별로 상식적이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다음주에는 발표되는 중요한 경제 지표도 거의 없습니다. 매주 목요일 나오는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가장 중요하게 간주될 정도입니다. 기술적으로 S&P500 지수가 3835선을 지켜낼지, 또 애플 테슬라 등이 기술적 지지선을 지킬지 등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T3라이브닷컴의 스콧 레들러 파트너는 ”다음주 애플이 129달러를, 테슬라가 122달러를 지켜내는지 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CEO가 향후 18~24개월 동안 주식 매각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는데도 1.76% 하락했습니다. 6일 연속 하락입니다. 대표적 '테슬라 강세론자'인 웨드부시는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오늘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4분기 예상 인도량을 기존 45만대에서 41만~41만5000대로 낮췄습니다. 시장 컨센서스인 43만대보다 더 적은 것입니다. 거시경제 둔화에 따라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250달러에서 175달러로 낮췄습니다. 오늘 시장에서는 에너지 업종이 가장 높은 3.2% 급등했습니다. 러시아가 서방의 유가 상한제에 대응해 감산하겠다고 밝히면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07달러(2.67%) 오른 배럴당 79.56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12월 2일 이후 최고치입니다. 이번 주에만 5.10달러(6.85%) 상승해 2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유가 상한제를 준수하느니 감산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며 내년 초 석유 생산을 5~7%가량 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음주 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유가 상한제를 도입한 국가에 대한 수출 금지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S&P500 지수는 약 20% 하락했습니다. 이 수준에서 올해 거래를 마치게 된다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과연 이렇게 하락한 해 다음 해의 수익률은 어떻게 될까요?
이트레이드에 따르면 1928년에서 2021년까지 지난 94년간 미국 증시는 30번, 즉 30년 동안 올해처럼 마이너스 손실을 겪었습니다. 2011년처럼 -0.0032% 아주 조금 내린 해도 있지만 1931년처럼 한해 -47.1% 떨어진 적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하락은 1년에 그쳤습니다. 30년의 하락한 해 가운데 연속으로 하락한 경우는 딱 4번이었습니다. 1929~1932년, 1939~1941년, 1973~1974년, 2000~2002년 등입니다. 물론 대공황 때인 1929년부터 1932년은 4년 연속 내렸고 2차 세계대전이 발생하던 1939~1941년. 닷컴버블 때인 2000~2002년은 3년 연속 하락하기는 했었습니다. 확률로 따지면 하락한 뒤 다음 해 반등할 확률은 30년 중 21년으로 70%입니다. 그리고 만약 1930년대를 제외한다면 23년 하락한 해 중 18년, 즉 78%가 다음 해 상승했습니다. 하락 연도 다음 해의 평균 수익률은 10%였는데, 상승한 해만 따지면 23.4%에 달했습니다.
다만 올해처럼 하락 폭이 10%를 넘으면 상승확률과 수익률은 조금 낮아집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에 따르면 이전에 수익률이 10% 미만으로 내리면 다음 해 오를 확률이 79%이고 수익률은 17.5%에 달합니다. 하지만 10% 이상 하락하면 다음 해 오를 확률은 55%로 떨어지고 수익률은 6.4%에 그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오늘은 연말을 앞두고 중요한 경제 지표가 몰려서 발표됐습니다. 오전 8시 30분 발표될 11월 개인소비지출(PCE) 보고서를 앞두고 이 보고서가 산타 랠리를 촉발할 것(에드 야데니 야데니 연구 대표)이라는 관측이 있었습니다.
오늘 나온 경제 지표를 살펴보겠습니다.
① (오전 8시 30분) PCE 물가, 개인 소득, 개인 지출→긍정적이지만 지출에 의문
11월 PCE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5.5%, 전월보다 0.1% 각각 올랐습니다. 5.5%는 작년 10월 이후 1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4.7%, 전월보다 0.2% 각각 올랐습니다. 이들 수치는 전년 대비 근원 수치 4.7%(예상 4.6%)를 제외하면 모두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10월(헤드라인 6.1%, 0.4% 근원 5.0% 0.3%)에 비해선 꽤 개선됐고요. 인플레이션은 확실히 꺾이고 있습니다. 근원 물가의 경우 지난 석 달간 연 3.6% 상승 수준의 속도를 나타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목표 2%대에 상당히 근접한 것이죠.
인플레가 낮아진 건 대부분 상품 가격 하락 덕분입니다. 상품과 서비스로 나눠 보면 상품 물가가 전월보다 0.4% 하락했지만 서비스는 전월보다 0.4%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비스 물가는 지난 10월에도 0.4% 상승했었습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서비스 물가는 전년 대비로 따지면 5.2% 올라 전달의 5.5%보다 낮아졌다. 이는 미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물가 압력을 둔화시키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Fed의 목표치인 2%를 훨씬 넘고 있는 만큼 Fed는 내년에도 금리를 추가 인상하고 높은 상태를 내내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밝혔습니다. 11월 개인소득은 전월 대비 0.4% 증가했습니다. 10월(0.7%)보다는 낮았지만, 예상(0.2%)보다 높았습니다. PCE 물가(0.1% 상승)를 감안한 실질 소득도 0.3% 늘어난 것이죠. 실질 소득은 5개월 연속 상승했습니다.
11월 개인소비지출은 전월보다 0.1% 증가해 10월(0.9%)보다 증가 폭이 크게 줄어든 것은 물론 예상(0.2%)을 밑돌았습니다. 7월 이후 가장 적은 증가 폭입니다. 게다가 물가(0.1% 상승)를 고려하면 하나도 늘어나지 않은 것이죠. 이를 상품과 서비스로 나눠 보면 상품 소비는 1.0% 줄었고 서비스 소비는 0.7% 늘었습니다. 역시 소비가 상품에서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는 게 확인됐습니다.
11월 저축률도 전달 2.2%보다 높은 2.4%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역사적 최저 수준입니다. 소비자들이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신호겠지요.
② (오전 8시 30분) 내구재 주문→긍정적
11월 내구재(3년 이상 사용 가능한 제품) 수주는 전월보다 2.1% 감소한 2706억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예상(1.1% 감소)보다 더 나빴습니다. 지난 7월 이후 꾸준한 증가세를 보여왔지만 넉 달 만에 감소세로 전환된 것입니다. 다만 세부 내용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감소 대부분이 민간 항공기, 자동차에서 나타났습니다. 이들 교통 관련을 빼면 내구재 주문은 0.2%(예상 0%) 늘었습니다. 또 항공기와 군수품을 뺀 자본재 주문도 0.2%(예상 0%) 증가했습니다.
③ (오전 10시) 미시간대 소비자 심리→긍정적
12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최종)는 59.7로 월초 발표된 예비치 59.1보다 0.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11월 56.8보다도 높아졌고요.
소비자 기대 인플레이션도 마찬가지입니다. 단기(12개월)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4.4%로 예비치인 4.6%보다 더 떨어져 18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11월에는 4.9%였습니다. 장기(5년) 인플레이션 기대도 2.9%로 예비치인 3.0%에서 하락했습니다. 11월에는 3.0%를 기록했었습니다. 이번 주 발표된 콘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와 비슷한 결과입니다. 역시 계속된 휘발유 가격 하락이 소비자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미시간대의 조앤나 수 교수는 "소비자 심리가 올해 6월 사상 최저치에서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 경로는 노동 시장과 소득의 강세가 유지될지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④ (오전 10시) 신규주택 판매→긍정적
11월 신규주택 판매는 5.8% 증가한 64만 채로 지난 넉 달 동안 세 번째 증가했습니다. 예상 60만 채보다 많았습니다. 7%를 넘었던 모기지 금리가 6.3%까지 떨어진 덕분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러나 판매율은 38.2%로 1년 전에 비해 15.3%나 하락한 상태입니다.
전반적으로 경제 지표는 좋은 편이었습니다. 11월 개인소비지출이 0.1% 증가에 그친 것이 약간 우려스러웠지만 감소한 것은 아닙니다. 11월 개인소득이 0.4% 증가한 것은 소비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임금 상승에 의한 것으로 Fed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이어서 해석이 분분했습니다. 오늘 경제 지표를 반영해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4분기 미국의 성장률 추정치를 3.7%로 1%포인트나 높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경제 지표들을 소화하는 시장은 조금은 혼란스러웠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는 오전 8시 30분부터 금리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오후 2시 조기 마감된 채권 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6.7bp 오른 3.749%, 2년물 금리는 6.2bp 상승한 4.319%를 기록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개인 소득이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약간 감소했다. 그래서 금리가 조금 상승한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증시에서는 주요 지수가 -0.1~-0.3% 약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10시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가 발표된 뒤에야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그 상승 폭은 크지 않았습니다. 결국, 다우는 0.53%, S&P500 지수는 0.59%, 나스닥은 0.21% 올랐습니다. 환시장에서 달러화도 종일 오르락내리락했습니다. 결국 -0.1% 내린 104.0을 기록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⑴ 경제 지표가 좋아도, 나빠도 부정적?
네블리어 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네블리어 설립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오늘 나온 경제 지표는 투자자의 어려운 처지를 보여준다"라며 "약한 수치는 경기 침체 공포를 가져오지만 좋은 수치는 Fed 공포(긴축)를 부추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지금 이런 거시경제 수치들을 가지고 돈을 벌기 어렵다"라고 말했습니다.
인디펜던트 어드바이저 얼라이언스의 크리스 자카렐리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비슷한 의견입니다. 인플레이션은 하락하겠지만 이는 소비 감소 때문이어서 주가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더 활발한 소비와 강력한 성장은 증시에 간접적으로 좋지 않고(Fed의 더 강력한 긴축을 촉발할 수 있으므로), 그렇다고 느린 소비와 성장 둔화는 기업 실적이 감소한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주식에 직접적으로 좋지 않다"라며 "증시는 코너에 몰려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⑵ JP모건이 S&P 3835에 못을 박았다? 오늘 S&P500 지수는 3815~3845 사이에서 움직이다가 3844로 끝났습니다. 전날 종가는 3822였습니다. 옵션스 인사이트의 임란 라카 옵션 트레이더는 "이번 주 S&P500 지수는 3835에서 2% 이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이를 JP모건의 콜옵션 베팅 때문이라고 풀이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P모건의 뮤추얼 펀드는 S&P500 지수가 오는 30일 3835선에서 마감되는 4만 건 이상의 콜옵션을 매도한 상태입니다. 150억 달러 규모의 이 펀드는 손실을 제한하고 이익을 확정 짓기 위해 매 분기 이런 옵션 계약을 맺는데 이번 분기 3835선 수준에서 계약을 했다는 것입니다. 이를 옵션 전문용어로 collar(목줄)라고 합니다. 묶어놓는다는 것이죠. WSJ은 "이런 계약은 지수가 3835에 근접할수록 가치가 높아진다. 지수가 이 수준에 가깝거나 그 이상이면 위험을 헤지해서 시장 움직임을 억제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라카 트레이더는 "이게 바로 지수를 일정 범위로 묶어 높는 힘이다. 이 수준을 크게 벗어나는 건 감마(옵션에서 기초자산 변화에 따른 변동성)가 커지기 때문에 다음주에도 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헤지펀드 텔레메트리의 토마스 손튼 설립자도 비슷한 주장을 합니다. 그는 "JP모건이 S&P 3835선에서 collar라고 불리는 거대한 콜 포지션을 구축했다. 이 큰 포지션은 이 수준에서 옵션 딜러들의 헤지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지수가 3835를 넘으면 지수 선물을 팔아서 지수를 낮춰야 하고, 3835 밑으로 떨어지면 지수 선물을 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연말 휴가철이어서 시장 유동성이 얇습니다. 그래서 큰 뉴스가 터지지 않는 한 지금 가격 수준이 연말까지 유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트레이더는 "지금은 사실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은 다 휴가 중이라서 트레이딩 룸에는 주로 주니어들만 있고 이 친구들 북 사이즈(마음대로 운용하는 자금의 양)도 아주 작아서 지금부터 올해 말일까지 움직임이 별로 상식적이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실 다음주에는 발표되는 중요한 경제 지표도 거의 없습니다. 매주 목요일 나오는 주간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가장 중요하게 간주될 정도입니다. 기술적으로 S&P500 지수가 3835선을 지켜낼지, 또 애플 테슬라 등이 기술적 지지선을 지킬지 등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T3라이브닷컴의 스콧 레들러 파트너는 ”다음주 애플이 129달러를, 테슬라가 122달러를 지켜내는지 보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CEO가 향후 18~24개월 동안 주식 매각을 보류하겠다고 밝혔는데도 1.76% 하락했습니다. 6일 연속 하락입니다. 대표적 '테슬라 강세론자'인 웨드부시는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오늘 보고서에서 테슬라의 4분기 예상 인도량을 기존 45만대에서 41만~41만5000대로 낮췄습니다. 시장 컨센서스인 43만대보다 더 적은 것입니다. 거시경제 둔화에 따라 수요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에 따라 목표주가를 250달러에서 175달러로 낮췄습니다. 오늘 시장에서는 에너지 업종이 가장 높은 3.2% 급등했습니다. 러시아가 서방의 유가 상한제에 대응해 감산하겠다고 밝히면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2.07달러(2.67%) 오른 배럴당 79.56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12월 2일 이후 최고치입니다. 이번 주에만 5.10달러(6.85%) 상승해 2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유가 상한제를 준수하느니 감산 위험을 감수할 수 있다며 내년 초 석유 생산을 5~7%가량 줄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음주 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유가 상한제를 도입한 국가에 대한 수출 금지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S&P500 지수는 약 20% 하락했습니다. 이 수준에서 올해 거래를 마치게 된다면 2018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해가 될 것입니다. 과연 이렇게 하락한 해 다음 해의 수익률은 어떻게 될까요?
이트레이드에 따르면 1928년에서 2021년까지 지난 94년간 미국 증시는 30번, 즉 30년 동안 올해처럼 마이너스 손실을 겪었습니다. 2011년처럼 -0.0032% 아주 조금 내린 해도 있지만 1931년처럼 한해 -47.1% 떨어진 적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하락은 1년에 그쳤습니다. 30년의 하락한 해 가운데 연속으로 하락한 경우는 딱 4번이었습니다. 1929~1932년, 1939~1941년, 1973~1974년, 2000~2002년 등입니다. 물론 대공황 때인 1929년부터 1932년은 4년 연속 내렸고 2차 세계대전이 발생하던 1939~1941년. 닷컴버블 때인 2000~2002년은 3년 연속 하락하기는 했었습니다. 확률로 따지면 하락한 뒤 다음 해 반등할 확률은 30년 중 21년으로 70%입니다. 그리고 만약 1930년대를 제외한다면 23년 하락한 해 중 18년, 즉 78%가 다음 해 상승했습니다. 하락 연도 다음 해의 평균 수익률은 10%였는데, 상승한 해만 따지면 23.4%에 달했습니다.
다만 올해처럼 하락 폭이 10%를 넘으면 상승확률과 수익률은 조금 낮아집니다. 데이터트랙 리서치에 따르면 이전에 수익률이 10% 미만으로 내리면 다음 해 오를 확률이 79%이고 수익률은 17.5%에 달합니다. 하지만 10% 이상 하락하면 다음 해 오를 확률은 55%로 떨어지고 수익률은 6.4%에 그칩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