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는 2년 연속 떨어진 적 없다…그러니 올해 오른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새해 주식시장이 2일 오전 10시 문을 열었다. 세계 경제가 안갯속으로 빠져든 가운데 증시의 향방을 놓고도 의견이 분분하다.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코스피지수 하단은 2000, 상단은 2600 안팎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초에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차츰 반등할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이 대세를 이룬다.
올해 코스피지수는 오를까, 떨어질까. IBK투자증권은 최근 '2023년이 기대되는 다섯 가지 기술적 징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반등에 기대를 걸어볼 만한 근거들을 소개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국내 증시의 부진은 2023년 기회의 요인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 연구원은 "긴축이 막바지에 근접함에 따라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 사이클이 종료되면서 경기 심리가 1분기 중 최악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경기 자체는 좋지 않겠지만 주식시장은 이를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수출이 바닥을 통과하고, 미국의 긴축이 종료되며, 중국이 양회를 통해 코로나19 정책을 공식적으로 전면 수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3월이 매우 의미 있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올해 코스피지수는 오를까, 떨어질까. IBK투자증권은 최근 '2023년이 기대되는 다섯 가지 기술적 징후'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반등에 기대를 걸어볼 만한 근거들을 소개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2022년 국내 증시의 부진은 2023년 기회의 요인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① "코스피지수, 2년 연속 하락 없었다"
외환위기 충격에서 벗어난 2000년 이후 코스피지수가 2년 연속 떨어진 경우는 없다는 점이 첫 번째 근거다. 경기 순환주기가 과거보다 짧아졌고, 고령화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新)산업 전환이 증시에 역동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나 중국 증시는 2년 연속 하락한 사례가 있지만 코스피지수는 아니었다"며 "만약 올해 코스피지수가 두 해 연속 하락한다면 2000년 이후 처음 발생하는 사건이 된다"고 했다.② "G20 하위권 기록 이듬해 아웃퍼폼 경향"
2000년 이후 주요 20개국(G20) 주가지수의 연간 등락률 순위에서 코스피지수가 16위 이하 하위권에 머문 사례는 여섯 번이다. 이듬해 성적표는 천차만별이다. 2000년(3위)이나 2020년(1위)처럼 세게 치고 올라간 때도 있었고, 2019년(16위)이나 2022년(19위)처럼 약세를 벗어나지 못한 때도 있었다. 다만 여섯 번 중 네 번은 10위 안에 진입하는 양호한 성과를 기록했다. 더구나 코스피지수는 2년 연속(2021~2022년) 하위권으로 밀린 상태인 만큼 '상대적 회복력'은 더 강할 수 있다는 게 IBK투자증권의 예측이다.③ "MSCI신흥지수 20% 이상 하락 후 대체로 상승"
MSCI신흥국지수는 2000년 이후 20% 이상 하락한 다음 연도에는 대체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IBK투자증권은 2009년(74%), 2012년(15%), 2016년(9%), 2019년(15%)을 대표적 사례로 들었다. 최근 강(强)달러 현상이 정점을 찍고 잠잠해지고 있어 신흥국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은 중국, 인도, 대만, 브라질 등 27개국과 함께 MSCI신흥국지수에 들어가 있다. 정부는 꾸준히 MSCI선진국지수 편입을 노렸지만 아직 성공하지 못했다.④ "MSCI신흥지수 대비 코스피 저평가 심각"
코스피지수 낙폭이 확대되면서 MSCI신흥국지수에 비해 저평가되는 상황이 심해진 점도 반등을 이끌 만한 요인으로 꼽혔다. 세계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이래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MSCI신흥국지수 대비 20~45% 낮았다. 이 수치는 지난해 크게 하락해 역사적 등락 범위의 하단(-40%)에 근접했다. 올해 MSCI신흥국지수가 상승하면 코스피지수의 저평가가 해소돼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수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해 신흥국 중 대만, 인도, 한국에서 10조~50조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고 중국에서 20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⑤ "삼성전자 주가에서 '바닥 시그널'"
IBK투자증권은 삼성전자 주가가 60개월 이동평균선을 밑돈 지 6개월이 지났다는 점을 마지막 근거로 제시했다. 2000년 이후 60개월 이동평균선은 삼성전자 주가의 '바닥 신호' 지지대 역할을 했는데, 이 선을 뚫고 내려간 이후 6개월 정도가 지나면 주가가 바닥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과거 60개월 이동평균선 하회 6개월 시점으로부터 1년 후 삼성전자 주가는 평균 50% 상승했다. 변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볼 때 삼성전자 주가는 악재를 상당 부분 반영하고 바닥을 통과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2021년 말 7만8300원을 기록한 삼성전자 주가는 2022년 말 5만5300원으로 29.37% 하락했다. 물론 이런 예상은 과거 경험칙을 바탕으로 한 것이니 들어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애타게 '구조대'를 기다리는 개미들에게 조금이나마 희망이 될 수 있진 않을까.변 연구원은 "긴축이 막바지에 근접함에 따라 달러 강세와 금리 상승 사이클이 종료되면서 경기 심리가 1분기 중 최악을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론 경기 자체는 좋지 않겠지만 주식시장은 이를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수출이 바닥을 통과하고, 미국의 긴축이 종료되며, 중국이 양회를 통해 코로나19 정책을 공식적으로 전면 수정할 것으로 예상되는 3월이 매우 의미 있는 시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