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에서 증시 낙관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프린시펄자산운용의 시마 샤 수석전략가는 “이날 발표된 임금 상승률 둔화 수치와 낮은 실업률이 낙관론자(황소)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확실히 증가했다”고 말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작년 12월의 비농업 일자리 수는 전달 대비 22만3000개 증가했고, 실업률은 다시 3.5%를 기록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달보다 0.3%, 전년 동기 대비 4.6% 각각 증가했다. 임금은 시장 전망치(각각 0.4%, 5.0%)를 하회했다.

샤 전략가는 “크게 보면 고용이 둔화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고 있다”며 “이 정도로 수치로는 미 중앙은행(Fed)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작년 12월 기준 비농업 일자리 수는 22만3000개 증가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미 노동부 및 뉴욕타임스 제공
미국의 작년 12월 기준 비농업 일자리 수는 22만3000개 증가했다.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미 노동부 및 뉴욕타임스 제공
그는 “기준금리는 수 개월 내 연 5.0% 위로 이동할 수 있다”며 “경착륙 시계가 째깍거리며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오메가패밀리오피스의 리언 쿠퍼맨 회장은 “지금은 저렴해진 주식을 찾을 만한 시점”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조만간 새로운 강세장이 올 것이란 생각은 잘못”이라고 경계했다.

그는 “양적긴축(QT)과 강달러, 고유가가 연내 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나 인플레이션은 극적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쿠퍼맨 회장은 최근 전기모터 회사인 리걸 렉스노드와 보안업체인 ADT를 매수했다고 소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릭 셜런드 기술투자부문 부회장은 “기업 실적 둔화란 악재에도 불구하고 점차 낙관론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음주부터 본격화할 4분기 실적 발표 때 기업들은 비용 절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작년 12월 기준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하락세다. 미 노동부 및 뉴욕타임스 제공
미국의 작년 12월 기준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적인 하락세다. 미 노동부 및 뉴욕타임스 제공
그는 “소프트웨어 부문은 경제적으로 무척 민감하기 때문에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직후 수요를 확 앞당길 수 있었다”며 “이 때문에 작년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실적이 작년 최악을 기록했던 것”이라고 했다. 셜런드 부회장은 과거 17년 연속 월가의 올스타 분석가로 꼽혔던 소프트웨어 부문 전문가다.

셜런드 부회장은 “소프트웨어 부문은 올해 반등에 성공할 것”이라며 “이 부문에서 올해 활발한 인수합병도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모간스탠리의 벳시 그라섹 애널리스트는 “실적 발표를 앞둔 은행주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기 둔화를 앞두고 대손충당금 적립 규모를 늘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진단이다.

그는 “임금 인플레이션 때문에 은행들이 더 많은 비용을 책정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웰스파고와 JP모간, 노던트러스트은행은 올해 매출 호조를 기대할 만하다”고 전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