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온텍 IPO 간담회에서 발표하는 김보은 대표./사진=진영기 기자
라온텍 IPO 간담회에서 발표하는 김보은 대표./사진=진영기 기자
"스마트 안경 부문에서 라온텍은 준비된 강소기업입니다."

12일 김보은 라온텍 대표이사는 서울 여의도 홍우빌딩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회사의 성장 전략을 설명하면서 이 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2024년부터 증강현실(AR) 기기가 시판돼 시장은 변곡점을 맞게 될 것"이라며 "그 시기에 맞춰 회사의 매출액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내년을 AR 안경 시장 성장과 맞물려 회사 실적 개선이 본격화할 원년으로 본 것이다.

2009년 설립된 라온텍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전문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업체다. 회사는 반도체 웨이퍼 위에 고해상도 초소형 디스플레이를 구현하는 기술을 상용화해 전 세계 고객사에 납품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외 AR 기기에 필요한 컨트롤러 통합칩셋(SoC)도 판매하고 있다.

실리콘 액정표시장치(LCoS)는 라온텍의 핵심 제품이다. LCoS는 액정표시장치(LCD)의 간단한 화소 구조와 이미지센서(CMOS) 공정을 결합한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다. 라온텍은 현재 6000ppi(인치당 픽셀 수) 수준의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최근 라온텍은 세계 최초로 0.38인치 초소형 디스플레이에 1만2000ppi 해상도의 시제품 개발에 성공해 올해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대표는 "이제 큰 화면을 굳이 TV로 볼 필요 없이, 눈 앞에서 보면 된다"며 "그것을 가능케 하는 핵심 부품이 우리 회사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장의 목표는 가벼우면서 오래 사용할 수 있고, 성능이 뛰어난 확장현실(XR) 글라스를 만드는 것"이라며 "현재 라온텍은 전 세계에서 가장 작은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제작할 수 있어 높은 경쟁력을 갖췄다"라고 말했다. XR은 AR과 혼합현실(MR)을 아우르는 가상현실 기술이다.

라온텍의 LCoS에 대해선 증권가에서도 낙관하고 있다. 최근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종목 분석 보고서를 내고 "라온텍은 200여개 고객사를 확보해 LCoS를 양산하고 있다"며 "AR기기 시장에서 LCoS가 지배적인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라온텍 로고.
라온텍 로고.
김 대표는 올해 300억원 매출액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들이 스마트 안경을 시판하는 시기에 맞춰 매출액이 많이 늘 것"이라며 "2025년까지 연평균 138%씩 성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XR 기기 출하량은 2021년 1100만대에서 2025년 1억500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온텍의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은 65억4200만원이고 같은 기간 7억87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연구개발(R&D) 비용에서 기인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라온텍은 사업분야를 자동차의 AR 헤드업디스플레이(HUD)로 넓히는 중이다. 김 대표는 "3~4년 전부터 고객사에 HUD에 적용되는 홀로그래픽용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납품하고 있다"며 "올해 여름께 자사의 부품이 탑재된 상용차가 출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라온텍은 대신밸런스제11호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 입성을 꾀한다. 라온텍이 대신밸런스제11호스팩을 흡수합병하는 식이다. 라온텍과 대신밸런스제11호스팩의 합병가액은 각각 4811원, 2200원이고 합병비율은 0.4572854이다. 오는 16일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를 열 계획이다.

합병 후 총 발행 주식 수는 2844만1691주이며 예상 시가총액은 1250억원 규모다. 합병 기일은 오는 2월 20일, 합병 신주 상장은 3월 9일로 예정됐다. 합병 상장을 통해 확보할 자금은 운영자금, R&D, 생산시설 확장에 사용될 계획이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