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주주환원만큼 국민 몫 고민해야" 발언에…은행주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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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고공행진하던 은행주 주가 상승세에 급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의 ‘규제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은행주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은 17일 오후 2시 55분 현재 1.50% 내린 5만9100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신한지주(-0.57%), 하나금융지주(-0.57%), 우리금융지주(-3.01%)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은행주는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와 주주친화 정책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20%대 급등했다. 이날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하방 압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이 은행주 투자 심리를 악화시킨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이 원장은 가상자산 관련 금융리스크 점검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은행 예금 대출은 30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일종의 대국민 서비스”라며 “은행들이 이익의 3분의 1은 성과급, 3분의 1은 주주 환원에 쓴다면 최소한 나머지 3분의 1은 국민 및 금융소비자 몫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주 주가 상승이 주주 환원 확대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이 원장의 발언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현재 25% 수준인 은행의 주주환원율(배당+자사주 매입·소각)을 50% 이상으로 높이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국내 은행주 주가가 소극적인 주주환원으로 인해 해외 은행주 대비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게 얼라인파트너스 측 주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대표적 규제산업인 은행의 배당 확대를 금융당국이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전날 이 원장의 발언으로 은행주의 ‘금융당국 규제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주환원율 50%' 달성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한 증권사에서 은행업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A씨는 “그동안 금융당국이 은행 배당 결정에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한정 자율성을 부여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 원장의 발언이 은행의 주주환원 확대를 막겠다는 취지가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주에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 주가에는 배당성향 30% 달성 기대가 단기간에 투영됐다”며 “은행의 배당 확대 당위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속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성급한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
KB금융은 17일 오후 2시 55분 현재 1.50% 내린 5만9100원에 거래중이다. 이날 신한지주(-0.57%), 하나금융지주(-0.57%), 우리금융지주(-3.01%)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 들어 은행주는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와 주주친화 정책 확대 기대감에 힘입어 20%대 급등했다. 이날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하방 압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발언이 은행주 투자 심리를 악화시킨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이 원장은 가상자산 관련 금융리스크 점검 토론회 이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은행 예금 대출은 3000만명 이상이 사용하고 있는 일종의 대국민 서비스”라며 “은행들이 이익의 3분의 1은 성과급, 3분의 1은 주주 환원에 쓴다면 최소한 나머지 3분의 1은 국민 및 금융소비자 몫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행주 주가 상승이 주주 환원 확대 기대감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이 원장의 발언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행동주의 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현재 25% 수준인 은행의 주주환원율(배당+자사주 매입·소각)을 50% 이상으로 높이자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국내 은행주 주가가 소극적인 주주환원으로 인해 해외 은행주 대비 지나치게 저평가됐다는 게 얼라인파트너스 측 주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대표적 규제산업인 은행의 배당 확대를 금융당국이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전날 이 원장의 발언으로 은행주의 ‘금융당국 규제 리스크’가 재차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주주환원율 50%' 달성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한 증권사에서 은행업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A씨는 “그동안 금융당국이 은행 배당 결정에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지만, 경기침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무한정 자율성을 부여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이 원장의 발언이 은행의 주주환원 확대를 막겠다는 취지가 아니라고 해도 최소한 대출금리 인하를 주문하고 있다는 점에서 은행주에는 부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은행주 주가에는 배당성향 30% 달성 기대가 단기간에 투영됐다”며 “은행의 배당 확대 당위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속도에 대한 투자자들의 성급한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