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올 들어 ‘국내 증시 하락’에 대한 베팅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0% 넘게 오르는 동안 개미들은 인버스와 ‘곱버스(곱하기+인버스)’ 상품을 꾸준히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1월 2~27일) 국내 상장된 5개 곱버스 상품을 7330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KODEX 200선물 인버스2X’를 7131억원, ‘TIGER 200선물인버스2X’를 12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KBSTAR 200선물인버스2X’(31억원), ‘ARIRANG 200선물인버스2X’(26억원) 등에도 개미들의 자금이 몰렸다. 곱버스는 지수 하락률의 두 배를 수익으로 얻는 상품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하락률만큼 수익을 내는 인버스 상품에도 개인의 매수세가 몰렸다. 개인은 ‘KODEX 인버스’를 1241억원, ‘TIGER 인버스’를 3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하락장에 베팅한 개미들은 큰 손실을 내고 있다. 새해 들어 코스피지수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서다. 올 들어 인버스2X상품은 약 -20%, 인버스 상품은 약 -10%대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손실이 커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베팅 방향을 바꾸지 않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400을 넘어선 지난 25일 개인들은 KODEX 200선물 인버스2X를 529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지수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코스피지수가 상승할 때 두 배의 수익을 내는 레버리지 상품에서는 개인 자금이 빠르게 빠져나갔다. 같은 기간 ‘KODEX 레버리지’를 3056억원, ‘TIGER 레버리지’를 3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