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전자 눈앞에 두고 이게 무슨 일"…초조해진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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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이달 들어 주가 흐름 '멈칫'
"외국인 순매수 축소·업황 반등 시점 늦춰질 수도"
"챗GPT에 대한 기대감 과해"
"외국인 순매수 축소·업황 반등 시점 늦춰질 수도"
"챗GPT에 대한 기대감 과해"
지난달 긴축 완화와 반도체 시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상승하던 반도체주가 이달 들어 주춤하고 있다. 업황 개선 시점은 요원한 데 환율이 올라 1월 랠리를 주도했던 외국인 수급이 축소되는 등 악재가 반영된 탓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1.64%, 4.75% 올랐다. 전날 반등한 것을 제외하면 각각 월초 대비 0.16%, 0.68% 오르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10% 넘게 오르며 '7만전자' 진입을 노리고 있었는데, 이달 내내 6만원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반도체 주가가 멈칫한 데엔 통화 긴축 정책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미국의 피봇(통화정책 방향전환) 가능성이 제기되며 반도체주를 비롯한 국내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31%, 18% 올랐다. 하지만 이달 들어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들이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피봇 기대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이다.
긴축 정책에 대한 경계심은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이달 초 1216원대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1300원을 넘나들고 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8원 내린 1297.1원에 마감했다. 지난 22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9원 오른 1304.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와 같은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를 거래일마다 약 316억원 사들였지만, 이달 들어선 235억원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두 기업에 대한 실적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전년 동기보다 83.2% 줄어든 2조3727억원 수준이다. 증권가는 최근 한 달 사이 삼성전자 영업익에 대한 눈높이를 40.65% 낮췄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해 2조6681억원의 영업 손실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한 달 전(1조7882억원 손실)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실적이 개선되려면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야 하는데, 업황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현대차증권은 D램의 판가가 1분기 23% 하락한 후 3분기까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노근창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 시장에 호황이 찾아올 수 있다"면서도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주문량,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수준을 감안해 업황 회복 강도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들이 다시 투자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전략 변경은 주가 반등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체가 적극적으로 투자 축소와 감산에 나서지 않으면 재고를 하반기까지 청산할 수 없을 것"이라며 "메모리 수급 회복도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한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를 축소하지 않고 계획대로 실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객사 재고 조정이 이어지고 있어 회사 실적에 우호적이진 않지만, 미래를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결론적으로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차입 발표 후 남대종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CAPEX 전략은 반도체 업황 개선 시점을 늦출 수 있다"며 "재고에 대한 부담이 지속돼 올 하반기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노 연구원은 "챗GPT 열풍으로 서버 교체 수요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면서도 "경기 둔화해 그 기대감이 올해 안에 현실화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도 연구원은 AI 관련 반도체 수요는 전체 서버 D램 수요의 5%에 불과하다며 AI 관련 이슈가 업황 반등을 이끌기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각각 1.64%, 4.75% 올랐다. 전날 반등한 것을 제외하면 각각 월초 대비 0.16%, 0.68% 오르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달 10% 넘게 오르며 '7만전자' 진입을 노리고 있었는데, 이달 내내 6만원대 초반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반도체 주가가 멈칫한 데엔 통화 긴축 정책이 장기화 될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미국의 피봇(통화정책 방향전환) 가능성이 제기되며 반도체주를 비롯한 국내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31%, 18% 올랐다. 하지만 이달 들어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들이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이 장기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피봇 기대감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이다.
긴축 정책에 대한 경계심은 달러 강세를 이끌었다. 이달 초 1216원대까지 내려갔던 원·달러 환율은 다시 1300원을 넘나들고 있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7.8원 내린 1297.1원에 마감했다. 지난 22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9원 오른 1304.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일평균 삼성전자 외국인 순매수액, 지난달의 '63%'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자연스럽게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 강도는 약해졌다. 지난달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222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1거래일 평균 순매수액은 1111억원이었다. 반면 이달 삼성전자 외국인 순매수액은 1조1840억원으로 거래일 당 평균 순매수 규모는 696억원으로 지난달의 63% 수준이었다.SK하이닉스도 삼성전자와 같은 양상을 보였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는 SK하이닉스를 거래일마다 약 316억원 사들였지만, 이달 들어선 235억원 순매수하는 데 그쳤다.
두 기업에 대한 실적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전년 동기보다 83.2% 줄어든 2조3727억원 수준이다. 증권가는 최근 한 달 사이 삼성전자 영업익에 대한 눈높이를 40.65% 낮췄다.
SK하이닉스도 1분기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해 2조6681억원의 영업 손실을 낼 것으로 예측됐다. 한 달 전(1조7882억원 손실)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실적이 개선되려면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야 하는데, 업황이 회복되려면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현대차증권은 D램의 판가가 1분기 23% 하락한 후 3분기까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이 증권사 노근창 연구원은 "내년 메모리 시장에 호황이 찾아올 수 있다"면서도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의 주문량,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재고 수준을 감안해 업황 회복 강도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체들이 다시 투자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전략 변경은 주가 반등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체가 적극적으로 투자 축소와 감산에 나서지 않으면 재고를 하반기까지 청산할 수 없을 것"이라며 "메모리 수급 회복도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단기 차입한다고 공시했다.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반도체 투자를 축소하지 않고 계획대로 실행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한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객사 재고 조정이 이어지고 있어 회사 실적에 우호적이진 않지만, 미래를 준비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결론적으로 올해 설비투자(CAPEX) 규모는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차입 발표 후 남대종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CAPEX 전략은 반도체 업황 개선 시점을 늦출 수 있다"며 "재고에 대한 부담이 지속돼 올 하반기 반도체 가격이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권가, 챗GPT 낙관론 경계
증권가에선 챗GPT로 인한 낙관론도 경계했다. 챗GPT 등장 후 D램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지만, 초거대 인공지능이 작동하려면 대용량 서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이에 노 연구원은 "챗GPT 열풍으로 서버 교체 수요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면서도 "경기 둔화해 그 기대감이 올해 안에 현실화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도 연구원은 AI 관련 반도체 수요는 전체 서버 D램 수요의 5%에 불과하다며 AI 관련 이슈가 업황 반등을 이끌기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