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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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자동차 배터리용 리튬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세계 최대 소비처인 중국의 전기차 판매 성장세 둔화와 채굴량 확대가 맞물린 결과다. 중국 당국은 불법 채굴 단속에 나서는 등 가격 안정화를 시도하고 있다.

28일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배터리용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24일 기준 t당 38만2500위안(약 7278만원)으로 전날보다 2.8%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t당 59만7500위안의 역대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석 달여 만에 36% 내렸다.

지난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이 689만대로 전년 대비 93% 급증하면서 리튬 가격도 폭등했다. 올해 판매량 예상치는 900만대 안팎으로, 증가율이 30%대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리튬 채굴업체들이 광산 개발을 확대하면서 공급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중신젠투증권은 올해 올해 1만8000t의 리튬이 초과 공급될 것으로 추정했다. 또 2024년 18만5300t, 2025년 17만9500t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탄산리튬 가격도 올해 t당 30만~35만위안에서 내년에는 t당 20만위안으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자연자원부, 공업정보화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안부 등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조사단은 최대 리튬 생산지인 장시성 이춘의 채굴 산업 전반을 조사하고 있다. 이에 이춘 현지의 모든 리튬 가공공장이 생산을 중단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합동조사단은 채굴과 가공, 유통, 판매 등 리튬 산업 전반을 조사 대상에 올렸다.

이춘의 탄산리튬 연간 생산량은 15만t으로 올해 세계 생산량인 120만t의 약 13%를 차지한다. 이춘에서 생산을 중단하면 그만큼의 공급 부족이 생길 전망이다. 일각에선 리튬 생산 과잉으로 관련 산업이 흔들리자 중국 정부가 전략적인 선택을 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