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리먼 겪은 슈퍼리치…SVB 사태 터지자 채권부터 챙겼다"

슈퍼리치는 지금

예상치 못한(혹은 누군가는 예상했을)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가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다행히 지난 12일은 마치 폭풍전야처럼 여느 일상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증시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오히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지수는 소푹 상승한 채 마감했죠.

하지만 '감'이 좋은 슈퍼리치들은 오전부터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IMF, 리먼사태 등 산전수전을 겪은 시니어 투자자들이 고객 다수인 증권사 PB센터 역시 쉴 새 없이 울리는 전화에 바쁜 하루를 보내야했습니다. 슈퍼리치들과 고액자산가들에게 자문하는 PB(프라이빗뱅커)들은 어떤 대화를 나눴을까요?

▶오늘(12일)도 굉장히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셨을 것 같습니다
"네 SVB 사태의 파장에 대해 회의하고 고객들과 관련 대화를 나누느라 하루종일 전화기를 붙들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행히 미국 정부가 예금 보호 카드를 꺼내들면서 진화에 나선 모습인데요
"주말 새 굉장한 압박이 미국 정부에 가해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리콘밸리에 있는 특정 스타트업들의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예금 보호라는 카드를 빼든 모습입니다"

▶슈퍼리치들은 오늘 하루 어떤 움직임을 보이셨나요?
"오늘은 '복지부동'의 날이었습니다. 반복해서 말씀드리지만 고액자산가들의 최우선 가치는 리스크관리입니다. 열기가 식지 않고 있는 증시를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던 이유도 이때문입니다. 많은 대화를 나눴지만 결론은 하루 이틀 상황을 더 지켜보자는 것입니다"

▶SVB 사태가 더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시나요?
"이번 사태가 SVB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외신을 통해서 다른 지역 은행들의 모습이 전해지고 있기도 하고요. 초고액 자산가들은 어디서 뭐가 터질 지 모르겠다는 의구심을 여전히 품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것들을 예의 주시하고 계시나요
"일단 환율이 문제입니다. 오전 출근길에만해도 환율이 크게 오를 것으로 봤는데 결국 하락 마감했습니다. 시장 자체가 불안하다는 얘깁니다. 조만간 CPI 발표가 있을텐데 이후 달러인덱스의 움직임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슈퍼리치들이 가장 많이 문의를 한 부분은 어떤 것들인가요?
"채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채권 포지션을 많이 늘려놓은 상태니까요. 우선 고액자산가들의 경우 하이일드 채권을 거의 들고 있지 않기 때문에 국채나 선순위 우량 회사채의 경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럴 때 투자를 해야할 채권도 있을까요?
"장기 회사채 투자를 할 기회일수도 있습니다. 지금 채권 금리가 4%에서 3.7%까지 떨어져있는데 지금 투자할만한 것 같다.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 금융채의 경우 충격이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