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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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30% 넘게 오른 코스닥에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공매도 예비 수량으로 불리는 대차잔고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 중이고, 코스닥 하락에 배팅하는 인버스 ETF는 자금유입이 가장 많은 종목으로 우뚝 섰다. '빚투'도 급증 중인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대차잔고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특히 4월 들어 코스닥 대차잔고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3월 평균 15조900원을 기록하던 코스닥 대차잔고는 4월 들어 17조원을 넘기더니 곧장 19조원대까지 치솟았다. 지난 17일에는 20조원을 넘겼다. 2003년 코스닥 출범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대차잔고는 주식을 빌리고 아직 갚지 않은 수량을 일컫는다. 빌려온 주식을 장내에서 매도하는 공매도와 연관관계가 있어 '예비 공매도'로 불린다. 실제 이번 달 코스닥 일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은 3585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역대 최대다.
4월 코스닥 대차잔고 추이
4월 코스닥 대차잔고 추이
투심도 전환하고 있다. 19일 금융정보업체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자금유입이 가장 많았던 ETF·ETN은 7242억원이 순증한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였다. 이 ETF는 기초지수인 코스닥150 지수의 일별 수익률을 역으로 1배 따라간다. 코스닥지수가 떨어질수록 수익을 내는 구조다.

반대로 코스닥 상승에 배팅하는 자금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 코스닥 150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지난 3개월간 7344억원 순감하며 자금유출이 가장 많은 ETF·ETN 1위에 올랐다. 일반 ETF인 'KODEX 코스닥150'도 2343억원 순감해 6번째로 자금유출이 많았다.

이른바 '빚투'로 불리는 신용융자가 급증하는 것도 부담이다. 17일 기준 코스닥 신용거래융자액은 10조2729억원이다. 11일 10조원을 돌파하며 이미 유가증권시장 신용거래융자액을 역전했다.

박윤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글로벌 증시와 다르게 4월에도 급등세를 이어갔다"면서 "코스닥 숏 ETF와 동시에 가격 부담이 비교적 낮은 코스피 롱 ETF 투자 전략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코스닥이 올해 과열 양상을 보였다"면서 "공매도 대차 잔액 급증 등 기간 조정 리스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배성재 기자 sh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