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16까지 하락한 VIX, 19%로 떨어진 테슬라 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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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미 동부시간) 아침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2~0.7%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새벽부터 영국의 3월 소비자물가(CPI)가 10.1%로 발표되어 예상 9.8%보다 높게 나온 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2월 10.4%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대입니다. 게다가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6.8%로 2월과 같았습니다. 시장은 영국은행이 다음 달 금리를 올릴 확률을 95%까지 높였습니다. 영국 기준금리는 4.25%까지 올랐는데, 시장은 다음 4번의 회의에서 3번 추가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ING는 "지난 화요일 영국의 임금 상승률이 6.6%로 예상보다 더 높게 나온 데 이어 근원 CPI가 컨센서스 이상으로 발표됐다. 이는 다음 달 또 다른 25bp 인상 가능성이 큼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유로존의 3월 CPI는 전년 대비 6.9% 상승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예비치 6.9%에 부합한 것이며 지난 2월 8.5%에서 큰 폭으로 완화된 것입니다. 하지만 3월 근원 CPI는 5.7% 올라 2월 5.6%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이에 영국 국채 금리가 10bp 이상 치솟는 등 영국과 유럽 금리가 올랐고 덩달아 미국 채권 금리도 상승했습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아침부터 오름세를 보였고, 오후 3시께 6.4bp 상승한 4.271%에 거래됐습니다. 한때 4.305%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같은 시간 10년물은 2.3bp 오른 3.601%를 기록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 중앙은행(Fed)가 추가 긴축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오르고 있었는데, 추가된 것이죠.
최근 시장에서 주목하는 건 Fed의 5월 25bp 인상 확률뿐 아니라 6월 확률도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 5월 인상 확률은 오늘 오후 4시께 86.7%이고요. 6월 25bp 인상 확률은 25.8%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 달 전 0%, 지난주 5%보다 크게 오른 것입니다. 씨티는 "5월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충분히 가격에 반영되었고, 시장은 6월 인상 가능성도 반영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5월에 이어 6월, 7월에도 추가 인상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영국 물가에 놀랐던 뉴욕 증시는 시간이 흐르자 조금씩 힘을 되찾았습니다. 진행 중인 1분기 어닝시즌에서 지역은행들의 예금 이탈이 잦아든 것으로 확인된 게 회복을 지원했습니다. 어제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한 웨스턴 얼라이언스 은행이 대표적인데요. 주당순이익(EPS)이 1.28달러로 예상(1.97달러)이나 전년 동기(2.28달러)보다 적었고 예금 잔액(476억 달러)도 4분기 말(536억 달러)보다 11% 줄었지만, 오늘 주가는 24% 치솟았습니다. (몰론 그전까지 1년간 45% 내렸었지요) 지난 3월 20일부터 4월 14일 사이에 예금이 29억 달러 증가했다고 밝힌 덕분입니다. 잃어버린 예금의 40%를 되찾은 것이죠. 은행 측은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직후 예금 유출이 급증했지만 빠르게 안정화됐다. 3월 말부터 4월 14일까지 따지면 예금은 20억 달러 증가했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다른 지역은행들은 웨스턴 얼라이언스보다도 예금 이탈이 적었습니다. US뱅코프는 1분기 동안 3.7% 감소하는 데 그쳤고, 시티즌스 파이낸셜은 4.7%, 퍼스트 호라이즌도 3.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 마감 뒤 실적을 공개한 자이언 은행도 예금이 692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3% 감소했습니다. 재무부가 실시한 국채 20년물 입찰에서 응찰률이 2.66배(6개월 평균 2.62배)에 달하면서 발행금리가 발행 당시 시장금리(WI)보다 0.2bp 높은 3.920%로 결정된 것도 긍정적 요인이었습니다. 모건스탠리도 1분기 매출 145억2000만 달러, EPS 1.70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139억2000만 달러, 1.62달러)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좋지 않았습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0% 줄었고, 대손충당금은 전년 동기보다 4배 늘어난 2억34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회사 측은 상업용 부동산 및 거시경제 전망 악화 탓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웰스파고의 마이크 마요 애널리스트는 "높은 비용으로 인해 자산관리 사업 등 곳곳에서 마진이 감소했고, 이번 분기 낮은 세율 혜택이 아니었다면 EPS가 1.64달러에 그쳤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발언을 했습니다. 그는 "Fed는 금리 인상을 끝내지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한 번, 아마도 두 번 더 추가 금리 인상을 볼 것 같다. 그러면 5, 6% 수준의 높은 금리를 갖게 될 것이다. 내 직감은 약간의 경기 침체를 겪게 되든지, 아니면 총알(침체)을 피하든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지 않는다면 사람들 예상보다 훨씬 더 깊은 불황에 빠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 시점에서 그것은 분명히 그럴듯한 결과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나는 올해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 2024년에 금리 인하를 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은행 실적에서 보듯 전반적인 어닝시즌은 예상보다 좋습니다. 펀드스트랫은 "지금까지 S&P500 기업 중 44곳(9%)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들의 82%가 월가 예상을 넘는 이익을 발표했고, 추정치를 7.6%의 차이로 앞섰다. 비관론자들이 예상했던 실적 침체는 실현되지 않았다. 1분기 어닝시즌은 궁극적으로 S&P500 지수가 올해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지수는 올해 들어 8% 상승했으며 상승 추세는 온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올해 1, 2월에는 미국의 경기가 너무 좋았다. 3월에는 잠깐 경기가 악화했지만 3월 말에는 다시 살아났다"라면서 "이런 거시경제 환경에서 기업 실적은 괜찮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애틀랜타 연방은행이 추정하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5%에 달합니다. 어젯밤 실적을 공개한 유나이티드항공의 스콧 커비 CEO는 "실리콘밸리 은행 붕괴 직후 기업 예약이 하룻밤 사이에 두 자릿수대로 감소했지만 이후 빠르게 반등했다. 우리는 거시경제적 위험을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지만, 수요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라면서 2분기 EPS 3.50~4달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분기에는 63센트 적자를 냈지만, 덕분에 주가는 7% 올랐습니다. 지난주 실적을 공개한 델타항공도 여행에 대한 욕구가 탄력적으로 유지되리라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Fed의 긴축, 그리고 예상되는 추가 긴축은 시차를 두고 경제 곳곳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오늘 오후 발표된 Fed의 베이지북(경기보고서, 2주 뒤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기초자료가 됨)을 보면 "최근 몇 주 동안 전반적인 경제 활동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라고 보고했습니다. 지역 연방은행이 담당하는 12곳 가운데 9곳은 이 기간 활동에 변화가 없거나 약간만 변화했으며, 3곳은 완만한 성장을 보였습니다. 두 곳에서는 미래 전망이 악화했다고 적었습니다. 이 보고서는 2월 말~4월10일까지 수집된 정보를 기초로 작성된 것으로 은행 위기 이후 상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베이지북은 “대출 수요와 규모는 일반적으로 소비자 및 기업 대출에서 감소했다. 몇몇 지구는 유동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우려가 증가함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라고 적었습니다. 뉴욕 Fed는 "은행 부문의 스트레스로 금융여건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모든 대출 유형과 대출 스프레드는 계속 축소되었다. 예금 금리는 상승했고, 주택 및 상업용 모기지의 연체율이 소폭 상승했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대부분 기업은 향후 몇 달 동안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보고했습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급한 불은 껐지만, 대출 감소 영향은 중기적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TS롬바드의 스티브 블리츠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위기의 근본적 문제는 대출 수요 감소라고 지적합니다. 수요 감소가 은행 대차대조표를 왜곡해서 예금 초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은 가까운 장래에 완만한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아침 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한 이번 주 모기지 신청 건수가 전주보다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주 30년 고정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6.43%로 직전주 6.30%보다 높아진 데 따른 것입니다. MBA 측은 "매수 신청이 10% 감소하고, 매수를 위한 평균 대출 규모가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것은 생애 최초 매수자들이 시장에서 물러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씨티는 최근의 위험자산 랠리가 중앙은행들이 공급한 1조 달러가 넘는 유동성 덕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은행 위기로 Fed가 공급한 유동성만 440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의 긴축으로 이런 유동성이 거둬들여 질 경우 주식 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방정부 부채한도 이슈도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부채한도에 따른 위험은 2013년보다 더 나쁘다. 적자 규모는 훨씬 더 커졌다. 2013년에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었지만, 올해는 여름께면 경기 침체에 들어가고 있을 수 있다. 우리의 가장 큰 두려움은 이런 위험이 채무불이행이나 증시 폭락 이후에만 인식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18일까지 세금신고를 받은 재무부는 다음 주께 업데이트된 새로운 데드라인(x-date)에 대해 밝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골드만삭스가 세수가 예상보다 적어 6월 초에 X데이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시장은 벌써 반응하고 있습니다. 5월에 만기를 맞는 국채는 6월 만기 국채보다 수익률이 약 1.2%포인트 낮게, 또 7월 만기 국채보다 수익률이 1.49%포인트 낮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재무부가 5월까지는 이자를 갚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매수가 몰리면서 금리가 낮아진 것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은 다음주 하원 표결에 부칠 부채한도 법안을 공개할 계획입니다. 이 법안은 지출 삭감의 대가로 부채한도를 1조 5000억 달러 혹은 2024년 3월 31일까지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채를 많이 발행하면 내년 3월 말보다 빨리 또다시 부채한도를 논의해야 하겠지요.
결국, 오후 4시 다우 지수는 0.23%, S&P500 지수는 0.01% 내렸고 나스닥은 0.03%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시장은 최근 전반적으로 차분한 편입니다. 많은 투자자가 부정적인 가운데 S&P500 지수가 4200까지 오르자 팽팽한 정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변동성지수(VIX)는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6대로 떨어졌습니다. VIX는 옵션 시장의 헤지 수요를 기초로 계산합니다. 그만큼 헤지 수요가 없다는 것이죠. 긍정적으로 보면 하락 없는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TD증권의 올리버 레닉 전략가는 "중요한 것은 5년 이상 유지된 VIX의 주간 최저점이 깨지기 시작하는지다. VIX가 15(정말 의미 있는 저점) 아래까지 내려간다면 진정으로 더 차분하고 정돈된 강세장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확신할 것이다. 그러면 비관론자들은 정말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선 투자자들의 주식 포지션이 가볍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VIX와 S&P500 지수의 상관관계는 2022년 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아이캐피털의 아나스타샤 아모로소 전략가도 "투자자들이 매수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FOMO)을 갖기 시작했다. S&P500 지수가 4100~4200 수준에서 탄력성을 보이는 가운데 지수가 이 수준에서 더 오래 머무르고 경제가 무너지지 않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자들을 시장에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IX 뿐 만이 아닙니다. 국채 시장의 변동성지수인 MOVE 지수도 크게 하락했습니다. MOVE 지수는 은행 위기 당시에 급등해 3월 25일 199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123까지 떨어졌습니다. 76포인트가 하락한 것이죠. 펀드스트랫은 "2009년, 2020년 등 과거 급등했던 MOVE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강세장이 본격화됐다"라고 밝혔습니다. 비관론자들도 여전히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리샤 살럿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S&P500 지수가 8% 상승하는 등 주식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낙관론자들은 희망에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했고, Fed가 금리 인상을 거의 완료했으며 곧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며, 기업 이익이 회복될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라면서 "이런 장밋빛 전망은 매우 높은 주식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하지만, 추가 상승에 대한 여지를 거의 남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Fed의 긴축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면서 침체 위험이 커지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은행 대출이 둔화하고 있으며 기업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 ▲기업들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는 점 등을 침체 임박의 신호로 제시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어닝시즌이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가 주시하는 건 1분기 실적이 아니라 기업들의 2023년 가이던스와 은행 위기 이후 신용 긴축의 영향"이라며 "1분기 어닝은 예상과 비슷하겠지만 올해 전체 이익은 큰 삭감이 불가피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작년 6월 이후 월가 추정치가 크게 하향 조정되었음에도 미국이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여전히 너무 낙관적이라는 겁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애널리스트들은 IT 지출의 약 20%가 은행 등 금융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기술기업의 매출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이달 말부터 실적을 공개하는 빅테크들이 이번 분기의 이익 추정치(EPS 0~-7% 수준)를 바꾸지 못한다면 증시가 후퇴할 수 있다. 지난달 동안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거의 만장일치로 비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이 그런 견해를 바꿀까. Fed의 일시 중지/전환, 그리고 긍정적 EPS 성장은 가장 일반적으로 나열되는 두 가지 변수"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시장이 조용했던 이유 중 하나는 테슬라의 실적 발표가 장 마감 뒤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1분기 결과>
-EPS(조정) 0.85달러 vs 추정치 0.86달러
-매출 233억3000만 달러 vs 추정치 233억5000만 달러
-총 마진 19.3% vs 추정치 21.2%
-연간 180만 대의 생산 확인 vs 추정 184만대
이미 1분기 인도대수(전년 대비 36% 증가한 42만2875대)는 공개됐습니다. 시장이 주목한 건 마진이었습니다. 계속 가격을 낮췄기 때문에 과연 20%가 넘는 마진이 유지되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결론은 20%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총마진은 19.3%에 그쳐 전년 동기(29.1%)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환경 크레딧을 뺀 자동차 사업의 마진도 18.3%로 전년 동기(26.8%)보다 크게 하락했습니다. 대당 평균 판매가격이 1분기 4만6000달러로 작년 4분기 5만2200달러보다 크게 떨어진 탓입니다. 이로 인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33억 달러에서 25억 달러로 24% 줄었습니다. 가격 인하에 따른 판매 증가로 매출은 24% 늘어난 233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11.4%로 지난 분기 16%, 전년 동기 19.2%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마진이 관리 가능한 속도로 떨어졌다. 더 많은 물량과 더 큰 선단을 추진하는 게 더 적은 물량과 더 높은 마진에 비해 올바른 선택이라는 관점을 갖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자율주행(프로그램)을 통해 상당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3% 이상 떨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 아침부터 테슬라 주가는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정규장에서 2.02% 떨어졌지요. 오늘 아침 미국에서 또다시 가격을 인하한 게 부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올해 들어 여섯 번째입니다. 모델 Y는 3000달러, 모델3은 2000달러 낮췄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초보다 모델 Y는 29%, 모델 3은 15% 더 저렴해졌습니다. 게다가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된 BYD의 소형 전기차 '시걸(Seagull)'의 가격이 1만1800달러부터 시작된다는 소식도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월가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현재 주가에서 테슬라에는 '보상'보다 '위험'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저가 모델인 모델2 공개에 대한 명확한 타임라인이 없다. 내년 하반기에는 잠재적인 수요 하락이 예상된다. 모델 Y는 1월 가격 인하 직후 주문이 급증했지만 출시한 뒤 5~6년 된 모델 3/ 모델 Y에 대한 미국 수요 증가가 상반기 이후 지속하지 않으면 테슬라는 (시장에서) 더 철저한 검토를 받아야 할 것이다. 특히 중국 BYD 등으로부터 저가 EV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새벽부터 영국의 3월 소비자물가(CPI)가 10.1%로 발표되어 예상 9.8%보다 높게 나온 게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2월 10.4%보다는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두 자릿수 대입니다. 게다가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물가는 6.8%로 2월과 같았습니다. 시장은 영국은행이 다음 달 금리를 올릴 확률을 95%까지 높였습니다. 영국 기준금리는 4.25%까지 올랐는데, 시장은 다음 4번의 회의에서 3번 추가 금리 인상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ING는 "지난 화요일 영국의 임금 상승률이 6.6%로 예상보다 더 높게 나온 데 이어 근원 CPI가 컨센서스 이상으로 발표됐다. 이는 다음 달 또 다른 25bp 인상 가능성이 큼을 의미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유로존의 3월 CPI는 전년 대비 6.9% 상승한 것으로 최종 집계됐습니다. 예비치 6.9%에 부합한 것이며 지난 2월 8.5%에서 큰 폭으로 완화된 것입니다. 하지만 3월 근원 CPI는 5.7% 올라 2월 5.6%보다 더 높아졌습니다.
이에 영국 국채 금리가 10bp 이상 치솟는 등 영국과 유럽 금리가 올랐고 덩달아 미국 채권 금리도 상승했습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아침부터 오름세를 보였고, 오후 3시께 6.4bp 상승한 4.271%에 거래됐습니다. 한때 4.305%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같은 시간 10년물은 2.3bp 오른 3.601%를 기록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 중앙은행(Fed)가 추가 긴축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오르고 있었는데, 추가된 것이죠.
최근 시장에서 주목하는 건 Fed의 5월 25bp 인상 확률뿐 아니라 6월 확률도 높아지고 있다는 겁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Fed워치 시장에서 5월 인상 확률은 오늘 오후 4시께 86.7%이고요. 6월 25bp 인상 확률은 25.8%에 달하고 있습니다. 이는 한 달 전 0%, 지난주 5%보다 크게 오른 것입니다. 씨티는 "5월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충분히 가격에 반영되었고, 시장은 6월 인상 가능성도 반영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5월에 이어 6월, 7월에도 추가 인상할 것으로 본다"라고 밝혔습니다.
영국 물가에 놀랐던 뉴욕 증시는 시간이 흐르자 조금씩 힘을 되찾았습니다. 진행 중인 1분기 어닝시즌에서 지역은행들의 예금 이탈이 잦아든 것으로 확인된 게 회복을 지원했습니다. 어제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한 웨스턴 얼라이언스 은행이 대표적인데요. 주당순이익(EPS)이 1.28달러로 예상(1.97달러)이나 전년 동기(2.28달러)보다 적었고 예금 잔액(476억 달러)도 4분기 말(536억 달러)보다 11% 줄었지만, 오늘 주가는 24% 치솟았습니다. (몰론 그전까지 1년간 45% 내렸었지요) 지난 3월 20일부터 4월 14일 사이에 예금이 29억 달러 증가했다고 밝힌 덕분입니다. 잃어버린 예금의 40%를 되찾은 것이죠. 은행 측은 "실리콘밸리 은행 파산 직후 예금 유출이 급증했지만 빠르게 안정화됐다. 3월 말부터 4월 14일까지 따지면 예금은 20억 달러 증가했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다른 지역은행들은 웨스턴 얼라이언스보다도 예금 이탈이 적었습니다. US뱅코프는 1분기 동안 3.7% 감소하는 데 그쳤고, 시티즌스 파이낸셜은 4.7%, 퍼스트 호라이즌도 3.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장 마감 뒤 실적을 공개한 자이언 은행도 예금이 692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3% 감소했습니다. 재무부가 실시한 국채 20년물 입찰에서 응찰률이 2.66배(6개월 평균 2.62배)에 달하면서 발행금리가 발행 당시 시장금리(WI)보다 0.2bp 높은 3.920%로 결정된 것도 긍정적 요인이었습니다. 모건스탠리도 1분기 매출 145억2000만 달러, EPS 1.70달러를 기록해 월가 예상(139억2000만 달러, 1.62달러)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좋지 않았습니다.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0% 줄었고, 대손충당금은 전년 동기보다 4배 늘어난 2억3400만 달러에 달했습니다. 회사 측은 상업용 부동산 및 거시경제 전망 악화 탓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웰스파고의 마이크 마요 애널리스트는 "높은 비용으로 인해 자산관리 사업 등 곳곳에서 마진이 감소했고, 이번 분기 낮은 세율 혜택이 아니었다면 EPS가 1.64달러에 그쳤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CEO)는 콘퍼런스콜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발언을 했습니다. 그는 "Fed는 금리 인상을 끝내지 않았을 것이다. 적어도 한 번, 아마도 두 번 더 추가 금리 인상을 볼 것 같다. 그러면 5, 6% 수준의 높은 금리를 갖게 될 것이다. 내 직감은 약간의 경기 침체를 겪게 되든지, 아니면 총알(침체)을 피하든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인플레이션이 낮아지지 않는다면 사람들 예상보다 훨씬 더 깊은 불황에 빠질 것이라는 점이다. 지금 시점에서 그것은 분명히 그럴듯한 결과는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나는 올해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 2024년에 금리 인하를 본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은행 실적에서 보듯 전반적인 어닝시즌은 예상보다 좋습니다. 펀드스트랫은 "지금까지 S&P500 기업 중 44곳(9%)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들의 82%가 월가 예상을 넘는 이익을 발표했고, 추정치를 7.6%의 차이로 앞섰다. 비관론자들이 예상했던 실적 침체는 실현되지 않았다. 1분기 어닝시즌은 궁극적으로 S&P500 지수가 올해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게 할 것이다. 지수는 올해 들어 8% 상승했으며 상승 추세는 온전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올해 1, 2월에는 미국의 경기가 너무 좋았다. 3월에는 잠깐 경기가 악화했지만 3월 말에는 다시 살아났다"라면서 "이런 거시경제 환경에서 기업 실적은 괜찮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현재 애틀랜타 연방은행이 추정하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2.5%에 달합니다. 어젯밤 실적을 공개한 유나이티드항공의 스콧 커비 CEO는 "실리콘밸리 은행 붕괴 직후 기업 예약이 하룻밤 사이에 두 자릿수대로 감소했지만 이후 빠르게 반등했다. 우리는 거시경제적 위험을 주의 깊게 주시하고 있지만, 수요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다"라면서 2분기 EPS 3.50~4달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1분기에는 63센트 적자를 냈지만, 덕분에 주가는 7% 올랐습니다. 지난주 실적을 공개한 델타항공도 여행에 대한 욕구가 탄력적으로 유지되리라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Fed의 긴축, 그리고 예상되는 추가 긴축은 시차를 두고 경제 곳곳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오늘 오후 발표된 Fed의 베이지북(경기보고서, 2주 뒤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의 기초자료가 됨)을 보면 "최근 몇 주 동안 전반적인 경제 활동은 거의 변화가 없었다"라고 보고했습니다. 지역 연방은행이 담당하는 12곳 가운데 9곳은 이 기간 활동에 변화가 없거나 약간만 변화했으며, 3곳은 완만한 성장을 보였습니다. 두 곳에서는 미래 전망이 악화했다고 적었습니다. 이 보고서는 2월 말~4월10일까지 수집된 정보를 기초로 작성된 것으로 은행 위기 이후 상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베이지북은 “대출 수요와 규모는 일반적으로 소비자 및 기업 대출에서 감소했다. 몇몇 지구는 유동성에 대한 불확실성과 우려가 증가함에 따라 은행들이 대출 기준을 강화했다"라고 적었습니다. 뉴욕 Fed는 "은행 부문의 스트레스로 금융여건이 급격히 악화되었다. 모든 대출 유형과 대출 스프레드는 계속 축소되었다. 예금 금리는 상승했고, 주택 및 상업용 모기지의 연체율이 소폭 상승했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대부분 기업은 향후 몇 달 동안 경제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보고했습니다.
현재 상황을 보면 급한 불은 껐지만, 대출 감소 영향은 중기적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TS롬바드의 스티브 블리츠 이코노미스트는 은행 위기의 근본적 문제는 대출 수요 감소라고 지적합니다. 수요 감소가 은행 대차대조표를 왜곡해서 예금 초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은 가까운 장래에 완만한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아침 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한 이번 주 모기지 신청 건수가 전주보다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주 30년 고정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6.43%로 직전주 6.30%보다 높아진 데 따른 것입니다. MBA 측은 "매수 신청이 10% 감소하고, 매수를 위한 평균 대출 규모가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증가한 것은 생애 최초 매수자들이 시장에서 물러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씨티는 최근의 위험자산 랠리가 중앙은행들이 공급한 1조 달러가 넘는 유동성 덕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달 은행 위기로 Fed가 공급한 유동성만 4400억 달러에 달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의 긴축으로 이런 유동성이 거둬들여 질 경우 주식 등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연방정부 부채한도 이슈도 시장을 압박하는 요인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부채한도에 따른 위험은 2013년보다 더 나쁘다. 적자 규모는 훨씬 더 커졌다. 2013년에는 경기가 회복되고 있었지만, 올해는 여름께면 경기 침체에 들어가고 있을 수 있다. 우리의 가장 큰 두려움은 이런 위험이 채무불이행이나 증시 폭락 이후에만 인식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18일까지 세금신고를 받은 재무부는 다음 주께 업데이트된 새로운 데드라인(x-date)에 대해 밝힐 것으로 예상됩니다. 골드만삭스가 세수가 예상보다 적어 6월 초에 X데이트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 뒤 시장은 벌써 반응하고 있습니다. 5월에 만기를 맞는 국채는 6월 만기 국채보다 수익률이 약 1.2%포인트 낮게, 또 7월 만기 국채보다 수익률이 1.49%포인트 낮게 형성되고 있습니다. 재무부가 5월까지는 이자를 갚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매수가 몰리면서 금리가 낮아진 것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공화당은 다음주 하원 표결에 부칠 부채한도 법안을 공개할 계획입니다. 이 법안은 지출 삭감의 대가로 부채한도를 1조 5000억 달러 혹은 2024년 3월 31일까지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채를 많이 발행하면 내년 3월 말보다 빨리 또다시 부채한도를 논의해야 하겠지요.
결국, 오후 4시 다우 지수는 0.23%, S&P500 지수는 0.01% 내렸고 나스닥은 0.03%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시장은 최근 전반적으로 차분한 편입니다. 많은 투자자가 부정적인 가운데 S&P500 지수가 4200까지 오르자 팽팽한 정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변동성지수(VIX)는 2021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6대로 떨어졌습니다. VIX는 옵션 시장의 헤지 수요를 기초로 계산합니다. 그만큼 헤지 수요가 없다는 것이죠. 긍정적으로 보면 하락 없는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TD증권의 올리버 레닉 전략가는 "중요한 것은 5년 이상 유지된 VIX의 주간 최저점이 깨지기 시작하는지다. VIX가 15(정말 의미 있는 저점) 아래까지 내려간다면 진정으로 더 차분하고 정돈된 강세장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확신할 것이다. 그러면 비관론자들은 정말 곤란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일부에선 투자자들의 주식 포지션이 가볍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VIX와 S&P500 지수의 상관관계는 2022년 1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아이캐피털의 아나스타샤 아모로소 전략가도 "투자자들이 매수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FOMO)을 갖기 시작했다. S&P500 지수가 4100~4200 수준에서 탄력성을 보이는 가운데 지수가 이 수준에서 더 오래 머무르고 경제가 무너지지 않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투자자들을 시장에 끌어들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VIX 뿐 만이 아닙니다. 국채 시장의 변동성지수인 MOVE 지수도 크게 하락했습니다. MOVE 지수는 은행 위기 당시에 급등해 3월 25일 199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123까지 떨어졌습니다. 76포인트가 하락한 것이죠. 펀드스트랫은 "2009년, 2020년 등 과거 급등했던 MOVE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강세장이 본격화됐다"라고 밝혔습니다. 비관론자들도 여전히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리샤 살럿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S&P500 지수가 8% 상승하는 등 주식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낙관론자들은 희망에 가득 차 있는 것 같다. 그들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했고, Fed가 금리 인상을 거의 완료했으며 곧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며, 기업 이익이 회복될 것이라고 믿는 것 같다"라면서 "이런 장밋빛 전망은 매우 높은 주식 밸류에이션을 뒷받침하지만, 추가 상승에 대한 여지를 거의 남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Fed의 긴축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면서 침체 위험이 커지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노동시장에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은행 대출이 둔화하고 있으며 기업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 ▲기업들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는 점 등을 침체 임박의 신호로 제시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어닝시즌이 다가오고 있지만, 우리가 주시하는 건 1분기 실적이 아니라 기업들의 2023년 가이던스와 은행 위기 이후 신용 긴축의 영향"이라며 "1분기 어닝은 예상과 비슷하겠지만 올해 전체 이익은 큰 삭감이 불가피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작년 6월 이후 월가 추정치가 크게 하향 조정되었음에도 미국이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여전히 너무 낙관적이라는 겁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애널리스트들은 IT 지출의 약 20%가 은행 등 금융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기술기업의 매출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JP모건의 트레이딩 데스크에서는 "이달 말부터 실적을 공개하는 빅테크들이 이번 분기의 이익 추정치(EPS 0~-7% 수준)를 바꾸지 못한다면 증시가 후퇴할 수 있다. 지난달 동안의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은 거의 만장일치로 비관론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이 그런 견해를 바꿀까. Fed의 일시 중지/전환, 그리고 긍정적 EPS 성장은 가장 일반적으로 나열되는 두 가지 변수"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시장이 조용했던 이유 중 하나는 테슬라의 실적 발표가 장 마감 뒤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 1분기 결과>
-EPS(조정) 0.85달러 vs 추정치 0.86달러
-매출 233억3000만 달러 vs 추정치 233억5000만 달러
-총 마진 19.3% vs 추정치 21.2%
-연간 180만 대의 생산 확인 vs 추정 184만대
이미 1분기 인도대수(전년 대비 36% 증가한 42만2875대)는 공개됐습니다. 시장이 주목한 건 마진이었습니다. 계속 가격을 낮췄기 때문에 과연 20%가 넘는 마진이 유지되는지가 핵심이었습니다. 결론은 20%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총마진은 19.3%에 그쳐 전년 동기(29.1%)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환경 크레딧을 뺀 자동차 사업의 마진도 18.3%로 전년 동기(26.8%)보다 크게 하락했습니다. 대당 평균 판매가격이 1분기 4만6000달러로 작년 4분기 5만2200달러보다 크게 떨어진 탓입니다. 이로 인해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33억 달러에서 25억 달러로 24% 줄었습니다. 가격 인하에 따른 판매 증가로 매출은 24% 늘어난 233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11.4%로 지난 분기 16%, 전년 동기 19.2%보다 크게 낮았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마진이 관리 가능한 속도로 떨어졌다. 더 많은 물량과 더 큰 선단을 추진하는 게 더 적은 물량과 더 높은 마진에 비해 올바른 선택이라는 관점을 갖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자율주행(프로그램)을 통해 상당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3% 이상 떨어지고 있습니다. 사실 오늘 아침부터 테슬라 주가는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정규장에서 2.02% 떨어졌지요. 오늘 아침 미국에서 또다시 가격을 인하한 게 부정적 영향을 줬습니다. 올해 들어 여섯 번째입니다. 모델 Y는 3000달러, 모델3은 2000달러 낮췄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 초보다 모델 Y는 29%, 모델 3은 15% 더 저렴해졌습니다. 게다가 중국 상하이 모터쇼에서 공개된 BYD의 소형 전기차 '시걸(Seagull)'의 가격이 1만1800달러부터 시작된다는 소식도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월가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에버코어ISI는 "현재 주가에서 테슬라에는 '보상'보다 '위험'이 더 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저가 모델인 모델2 공개에 대한 명확한 타임라인이 없다. 내년 하반기에는 잠재적인 수요 하락이 예상된다. 모델 Y는 1월 가격 인하 직후 주문이 급증했지만 출시한 뒤 5~6년 된 모델 3/ 모델 Y에 대한 미국 수요 증가가 상반기 이후 지속하지 않으면 테슬라는 (시장에서) 더 철저한 검토를 받아야 할 것이다. 특히 중국 BYD 등으로부터 저가 EV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