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천만 '밈 주식'의 최후…52년 역사 美 생활용품체인 결국 파산
52년 역사의 미국 생활용품 체인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BB&B)' 가 22일(현지시간)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 한때 SNS에서 인기를 끌며 주가가 요동친 '밈 주식(유행성 테마 주식)' 중 하나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BB&B는 수년 간의 손실과 회생 계획으로 결국 파산 보호를 신청했다. BB&B는 파산을 피하기 위해 3억7500만달러의 자금을 충당해야 했다. 지난 2월 헤지펀드와 10억달러 규모의 자금조달 계약을 맺었으나 거래가 취소됐고, 다른 투자자로부터 3억달러를 조달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BB&B는 1971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생활용품 전문점이다. 매장 두 개에서 시작한 BB&B는 수년 내 침구부터 공기청정기까지 모든 제품을 판매하는 수백 개의 대형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 브랜드로 성장했다.

BB&B는 고객이 모든 상품을 둘러보게 만든 '경마장' 형태의 평면도, 지역 특색에 맞는 상품, 언론 광고를 대신하는 할인 쿠폰 등 신선한 마케팅 전략을 폈다. 1992년 상장하며 매장은 1550개 이상으로 늘었다.

BB&B는 2019년까지 매해 순이익을 거뒀으나 아마존 등 부상하는 온라인 소매업체들에게 점차 시장 점유율을 빼앗겼다. 여기에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되며 오프라인 중심의 영업 전략이 큰 타격을 받았다. 자체 브랜드 출시 계획을 서두른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BB&B는 2021년 8개의 신규 브랜드를 출시할 계획이었다.

BB&B는 게임스탑과 같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주가가 급등락한 '밈 주식'이기도 했다. BB&B는 지난해 8월께부터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인 '레딧(reddit)'을 중심으로 가장 공매도가 심한 주식 중 하나로 거론됐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은 BB&B의 재정 구조와 관계없이 공매도 세력에 대한 저항 등으로 해당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개미 세력의 지지에 힘입어 5일 간 BB&B 주가는 90% 올랐으나 하루만에 27% 떨어지는 등 급등락을 반복했다. 국내에서도 이른바 '서학 개미(해외 주식 개인 투자자)'등이 순매수한 주식 20위 안에 들기도 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