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한 주택 주차장에 설치된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사진=한경DB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한 주택 주차장에 설치된 한화큐셀 태양광 모듈.사진=한경DB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 주로 떠오른 태양광발전 관련 기업들이 1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폭락했다. 올해 수요가 예상보다 둔화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태양광 모듈 기업 엔페이즈 에너지는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전날보다 25.73% 하락한 163.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장 마감 후 발표한 1분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지만 2분기 전망이 예상보다 악화한 것이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엔페이즈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65% 늘어난 7억2600만달러로 집계됐다. 추정치(7억3050만달러)는 소폭 밑돌았다.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추정치인 1.21달러를 상회하는 1.37달러로 집계됐다.

문제는 2분기 전망이었다. 엔페이즈는 2분기 매출 전망치를 7억~7억5000만달러로 내놓았다. 이는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 전망치인 7억7300만달러에 크게 못 미친다. 수익성도 1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태양광 관련 기업들은 올해 IRA 수혜 주로 주목받았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엔페이즈, 솔라엣지, 퍼스트솔라 등 IRA 수혜 주 6개를 선정하기도 했다. IRA에 따라 태양광 공장 건설 시 30%의 세액공제 혜택이 있고, 제품을 생산할 때는 보조금도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미국 최대 태양광 시장 중 한 곳인 캘리포니아주에서 지난 15일 새로운 규제가 시행되면서 브레이크가 걸렸다. 캘리포니아는 그동안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기에 대한 보상 혜택을 줄이기로 했다.
엔페이즈 주가. 사진=야후파이낸스
엔페이즈 주가. 사진=야후파이낸스
바드리 코칸다라만 엔페이즈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충격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지만 시장의 우려를 달래진 못했다.

엔페이즈에 이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또 다른 태양광 기업인 선노바에너지의 주가도 8.52% 하락했다. 선노바에너지는 1분기 매출이 16억1700만달러, EPS가 마이너스 0.7달러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매출은 컨센서스(15억4000만달러)를 소폭 웃돌았지만 주당 순손실은 추정치(-0.58달러)를 하회했다.

이에 따라 다른 태양광 종목도 일제히 하락했다. 다음 달 3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선런과 선파워는 각각 9% 이상 떨어졌다. 퍼스트솔라도 5.23% 하락했고, 솔라엣지는 10% 폭락했다.

로스캐피탈파트너스는 최근 투자 노트에 "캘리포니아 주거용 태양광 설비 설치는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0~30% 더 늘어날 것"이라며 "이런 주문은 대부분이 9월까지 완료되고, 이후 4분기부터 2024년까지 3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