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에 밀린 신재생…'박스권' 대명에너지, 이제 달라지는 이유[신현아의 IPO그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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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2만원대 박스권…공모가 대비 48% 웃돌아
주가 상승여력 있어…기업들 RE100 참여로 재생에너지 수요↑
해상풍력단지 조성도 주도
주가 상승여력 있어…기업들 RE100 참여로 재생에너지 수요↑
해상풍력단지 조성도 주도
작년 하반기 증시를 이끌었던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이차전지·방산·원자력)' 테마로 반짝 조명받았던 대명에너지 주가가 올해 들어 횡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차전지 질주가 지속되면서 다른 섹터에 관심이 비교적 덜 쏠리면서다. 원전에 힘을 싣는 이번 정부 아래에서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명에너지는 지난 12일 2만2300원에 마감했다. 올해(1월 2일~5월 12일) 들어선 29% 올라 코스닥 수익률(21%)을 웃돌았지만, 좀처럼 2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주가는 공모가 대비 48% 높다. 대명에너지는 작년 5월 16일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후 주가는 비교적 탄탄대로를 걷고 있지만, 상장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때마침 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다. 오너일가의 구주 매출 비중이 40%나 됐던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구주 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공모자금이 회사 운영보단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시장의 평가는 박했다. 경쟁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면서 회사는 기업공개(IPO)를 철회하고 만다. 두 달 뒤 공모 희망가를 한참(38~40%) 낮춰 재도전했지만, 공모가는 결국 밴드(1만5000~1만8000원) 최하단에 결정되고 만다.
대명에너지가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 작년 하반기부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수혜주로 떠오르면서다. 태조이방원 테마로 엮이면서 상승 탄력을 받은 측면도 있다. 지난해 7~8월 두 달 만에 71.14% 급등했다. 9월엔 3만7000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작년 12월 말 주가는 1만원대로 떨어져 공모가 수준으로 회귀했다. 지난해 9월 레고렌드발(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건설 경기가 악화하면서 진행하지 못했던 설계·조달·시공(EPC) 공사로 실적이 부진했던 게 주가 하락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해당 공사는 올해 재개된다.
작년 회사의 연결 매출은 880억원,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1년 전보다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45% 각각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68억원으로 2021년보다 오히려 7% 넘게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액으로 인식 안 되는 발전소가 몇 개 있는데 영업외수익으론 잡혀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호재가 충분하다고 봐서다. 최근 대기업 중심으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참여가 증가하면서 재생에너지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현재 RE100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29개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매년 재생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곳은 증가하는 반면 국내 기업 중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극소수"라며 "대명에너지처럼 계측기 설치부터 단지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설계·조달·시공(EPC), 운영·전력 판매까지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의 일거리가 많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올해 대명에너지가 매출 1218억원, 영업이익 3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8.4%, 영업이익은 42.7% 증가한 수치다.
회사는 현재 육상풍력을 중심으로 278메가와트(MW) 규모의 발전소 8개를 운영 중이다. 2023~2025년 100MW 규모의 육상풍력 단지를 추가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 최초의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조성에도 참여한다. 무려 530MW 규모다. 한국 시장 해상풍력 누적 설치량 120MW임을 고려하면 초거대 사업이다. 해상풍력 단지는 2024년 상반기 착공 예정이다. 대명에너지는 사업 특수목적회사(SPC)인 한국풍력산업의 지분 26.8%를 확보하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준공 이후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대형 사업"이라며 "준공 이후 150억원 이상의 운영 이익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육상 변전소 건설 등 EPC 수익, 준공 이후 연 100억원 내외의 O&M(운영유지보수) 매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가의(400MW), 다도(800MW)를 비롯한 추가 해상풍력 파이프라인 역시 초기 인허가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해상풍력 외에도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단지 및 소규모 태양광 사업 매입 등 전력 자원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도 있다. 확보한 자원을 기반으로 전력 중개 사업에 진출, RE100 달성을 위한 산업 전력 수요 등에 대응할 전망이다. 문 연구원은 "발전소 통합관제 역량과 '엔라이튼'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는 VPP(가상발전소) 사업자로서의 진화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근 에코그린유한회사로부터 400억원을 조달한 이유다. 대명에너지는 지난달 에코그린유한회사를 대상으로 각각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에코그린유한회사는 코리아배터리앤이에스지(KBE) 사모펀드(PEF)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다. KBE 펀드는 국내 대형 사모투자회사인 IMM홀딩스 산하의 IMM크레딧솔루션(ICS)이 운영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자금이 들어가 있다. IMM홀딩스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자금이 들어가 있지만, KBE 펀드에서 투자 회사를 결정한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의 결정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명에너지는 지난 12일 2만2300원에 마감했다. 올해(1월 2일~5월 12일) 들어선 29% 올라 코스닥 수익률(21%)을 웃돌았지만, 좀처럼 2만원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날 종가 기준 주가는 공모가 대비 48% 높다. 대명에너지는 작년 5월 16일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상장 후 주가는 비교적 탄탄대로를 걷고 있지만, 상장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때마침 터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투자심리가 급랭하면서다. 오너일가의 구주 매출 비중이 40%나 됐던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구주 매출 비중이 높을수록 공모자금이 회사 운영보단 기존 주주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
기관 대상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시장의 평가는 박했다. 경쟁률이 한 자릿수에 그치면서 회사는 기업공개(IPO)를 철회하고 만다. 두 달 뒤 공모 희망가를 한참(38~40%) 낮춰 재도전했지만, 공모가는 결국 밴드(1만5000~1만8000원) 최하단에 결정되고 만다.
대명에너지가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한 건 작년 하반기부터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수혜주로 떠오르면서다. 태조이방원 테마로 엮이면서 상승 탄력을 받은 측면도 있다. 지난해 7~8월 두 달 만에 71.14% 급등했다. 9월엔 3만7000원으로 고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작년 12월 말 주가는 1만원대로 떨어져 공모가 수준으로 회귀했다. 지난해 9월 레고렌드발(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건설 경기가 악화하면서 진행하지 못했던 설계·조달·시공(EPC) 공사로 실적이 부진했던 게 주가 하락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해당 공사는 올해 재개된다.
작년 회사의 연결 매출은 880억원, 영업이익은 256억원으로 1년 전보다 매출은 35%, 영업이익은 45% 각각 감소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268억원으로 2021년보다 오히려 7% 넘게 늘었다. 회사 관계자는 "매출액으로 인식 안 되는 발전소가 몇 개 있는데 영업외수익으론 잡혀 당기순이익은 오히려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호재가 충분하다고 봐서다. 최근 대기업 중심으로 RE100(재생에너지 100%) 참여가 증가하면서 재생에너지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현재 RE100에 참여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29개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매년 재생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곳은 증가하는 반면 국내 기업 중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업체는 극소수"라며 "대명에너지처럼 계측기 설치부터 단지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설계·조달·시공(EPC), 운영·전력 판매까지의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로의 일거리가 많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올해 대명에너지가 매출 1218억원, 영업이익 36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8.4%, 영업이익은 42.7% 증가한 수치다.
회사는 현재 육상풍력을 중심으로 278메가와트(MW) 규모의 발전소 8개를 운영 중이다. 2023~2025년 100MW 규모의 육상풍력 단지를 추가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 최초의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 조성에도 참여한다. 무려 530MW 규모다. 한국 시장 해상풍력 누적 설치량 120MW임을 고려하면 초거대 사업이다. 해상풍력 단지는 2024년 상반기 착공 예정이다. 대명에너지는 사업 특수목적회사(SPC)인 한국풍력산업의 지분 26.8%를 확보하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준공 이후 4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대형 사업"이라며 "준공 이후 150억원 이상의 운영 이익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육상 변전소 건설 등 EPC 수익, 준공 이후 연 100억원 내외의 O&M(운영유지보수) 매출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 "가의(400MW), 다도(800MW)를 비롯한 추가 해상풍력 파이프라인 역시 초기 인허가 단계에 있다"고 덧붙였다.
해상풍력 외에도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단지 및 소규모 태양광 사업 매입 등 전력 자원을 점차 늘려나갈 계획도 있다. 확보한 자원을 기반으로 전력 중개 사업에 진출, RE100 달성을 위한 산업 전력 수요 등에 대응할 전망이다. 문 연구원은 "발전소 통합관제 역량과 '엔라이튼'과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는 VPP(가상발전소) 사업자로서의 진화도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근 에코그린유한회사로부터 400억원을 조달한 이유다. 대명에너지는 지난달 에코그린유한회사를 대상으로 각각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했다. 에코그린유한회사는 코리아배터리앤이에스지(KBE) 사모펀드(PEF)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SPC)다. KBE 펀드는 국내 대형 사모투자회사인 IMM홀딩스 산하의 IMM크레딧솔루션(ICS)이 운영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 자금이 들어가 있다. IMM홀딩스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 자금이 들어가 있지만, KBE 펀드에서 투자 회사를 결정한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의 결정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