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턱밑 도달, 곧 최고치 찍을 것"…원정 개미 日 투자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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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흐름의 배경으로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저물가', 그리고 '소비재 중심 경제 구조'가 꼽힌다. 물가나 정부 채권 발행 여력의 측면에서 당분간 통화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최고치 경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고점 두드리는 日 니케이지수

한국, 미국 등에서는 최근 1~2년 새 정부와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펴면서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그러나 일본은 아직까지도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증시 조정이 크지 않았고, 그만큼 상대적으로 선방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워낙 저물가가 심했던 탓에 코로나 사태 뒤 유동성을 공급해도 물가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해 긴축할 이유가 없었고, 이런 상황은 올해 내내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예산안을 편성하는 등 유동성 공급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라고 했다.
니케이225지수에서 소비재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도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이유 중 하나다. 이 지수의 시가총액 톱5 가운데 3개가 불황에 강한 소비재 종목이다. 정부와 중앙은행이 돈을 계속 푸는데다가 고환율의 영향으로 이들 기업의 실적이 잘 나오고 있다. 소니의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5.3% 높아졌고 패스트 리테일링(2월 마감·26.9%), 도요타자동차(19.4%) 등도 양호한 매출을 냈다.
◆완화 정책 지속과 고환율 영향

발 빠른 투자자들은 이같은 분위기를 눈치 채고 일찌감치 일본 투자를 늘렸다. 국내 투자자(개인과 기관 합산)의 일본 주식 보유금액은 지난해 9월 23억7254만달러에서 이달 11일 29억8945만달러로 26.0% 늘었다. 종목별 보유량을 보면 의류기업 골드윈이 4억9336만달러로 가장 많았고 니폰스틸(3억5209만달러), 가도카와(3억3716만달러), 넥슨(3억2379만달러), 반다이남코(2억4219만달러) 순이었다.
물가 압력이 높아진 점은 위험 요소다. 일본은행은 지난해 12월에 10년만기 국채 금리 상단을 기존 0.25%에서 0.5%로 확대했는데 이는 8년여 만에 최대 수준이었다. 그러나 이달 들어 이 금리는 0.4% 근처에서 오르내리고 있으며, 0.5%까지는 가지 않고 있어 큰 문제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달러가 당분간 강세를 띄면서 일본 수출 기업들의 실적이 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 증시의 특성상 상승 속도는 느릴 수 있지만 고점 돌파 가능성은 충분히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