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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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들이 이달 들어 400억원어치 순매수한 '톱파이낸셜그룹'이 주가 폭락과 거래 정지 사태를 맞으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해외 주식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톱파이낸셜을 3019만달러(약 401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해외 종목 가운데 순매수 4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테슬라에 이은 2위다.

홍콩에 본사를 둔 톱파이낸셜은 온라인으로 주식과 선물 거래를 중개하는 업체다. 지난해 6월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뒤 지난달 초까지 4~6달러대의 주가를 형성했다.

평범했던 주가는 지난달 말 미국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인 '월스트리트베츠' 등을 중심으로 쇼트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매수하는 것) 가능성이 언급되며 오르기 시작했다. '밈주식(온라인 이슈 등의 입소문을 타고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는 주식)'이 되면서 지난달 28일 108.2달러(종가 기준)까지 뛰었다. 단 2거래일 만에 1510% 넘게 급등한 가격이었다.

이후 주가는 급격히 하락했고 장중 한 때 256.44달러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지난 11일 9.13달러까지 폭락했다. 주가가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지난 12일 이상거래가 의심된다는 이유로 해당 주식에 대한 거래를 정지시켰다. 거래 재개일은 오는 25일이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 종목에 투자했던 서학개미들은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네이버 종목토론방 등에 "25달러 선에서 매수했는데 60% 손해 보고 털었다", "하루만에 연봉을 다 잃었다"는 글을 올렸다.

25일 개장 직후 재차 주가가 급락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SEC의 조사 과정에서 회사 측이 이상거래에 관여한 정황이 포착될 경우 상장폐지까지 갈 수 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