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방의 유혹…나흘 만에 70% 수익은 미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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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5월 25일 한경코리아마켓 유튜브 채널 방송을 문자로 옮긴 것입니다.
▶안재광 기자
주주친화, 이번 주제는 '리딩방의 유혹'입니다. 리딩방 심층 취재한 한국경제신문 증권부의 배성재 기자 모셨습니다. 사실 저는 리딩방을 기사로만 접했어서 '사람들이 왜 리딩방에 이렇게 돈을 내고 가입해서 이걸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배성재 기자가 실제로 리딩방에 들어가서 실제 시세를 조종하는 것들을 직접 다 지켜보셨잖아요. 일단 리딩방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부터 설명을 해주세요.
▶배성재 기자
SG증권발 사태가 터지기 딱 7일 전 월요일에 이것에 대해서 제보를 받았어요. 선광, 다우데이타, 이런 곳들을 중심으로 의사들이 많이 가담되어있는 리딩방이 있다. 화요일 아침에 그러면 리딩방을 들어가 봐야겠다 하고서 유튜브에 검색을 했죠. 그중에 이제 조회수가 제일 높은 곳을 선택을 해서 다 보니깐 댓글에 전화번호 뭐 이런 것들이 달려있는 거죠. 처음에는 문자로 숫자 1 아니면 참여, 이런 식으로 문자를 보내는 걸 요구를 하고. 두 번째는 카카오톡으로 이걸 다시 유도를 해서 논의가 이루어지게 만들고. 이번 사례같은 경우에는 총 두 번의 프리미엄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카카오톡으로 간 다음에 다시 1차 카톡방이 있습니다. 여기로 가면 조금 더 수익이 더 좋은 종목을 추천해주고. 그다음에 한 6개월에 200만원, 1년에 300만원, 이런 식으로 해 가지고 2차 카톡방으로 진입하게 만드는데 거기까지는 돈이 없어서 못 들어갔고. 그래서 1차 카톡방까지 들어간 그런 경과를 취재한 거죠. ▶안재광 기자
리딩방이 종류가 있는데 1차 카톡방은 인증만 되면 무료로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방이고, 여기서 활동을 하다가 '내가 조금 더 고급 정보를 접하고 싶다' 이러면 돈을 일부 내고 2차 카톡방에 들어가는 형태다?
▶배성재 기자
맞습니다. 조금 더 부연설명을 하면 초대를 하는 곳은 문자 또는 카톡이에요. 그래서 '이제 여기서 저희 실력 좀 한번 보시죠' 이러면서 시간외에서 이것을 줍니다. 8시 반에서 9시 사이에 카톡이 날아오더라고요. 그래서 종목 한 2~3개를 짚어주고 그 다음에 '실력 보셨죠? 이제 저희 카톡방 들어보시죠' 해가지고 이제 카톡방으로 들어가게 되는거에요.
▶안재광 기자
그 실력이라고 하는 것은 찍어주는 종목들이 실제로 그 시간에 주가가 오르는 것들을 보여주는 건가요?
▶배성재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보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정말 무섭다고 느낀 것이 그들이 찍어준 종목이 오르고 있어요. 상한가도 갑니다.
▶안재광 기자
상한가까지 가요?
▶배성재 기자
예. 그래서 '정말 무섭다' 안그래도 이런 이야기를 하던 중에 다음주에 바로 SG증권발 8개 종목 하한가 사태가 터지더라고요. 다시 카톡방 이야기로 오면, 1차 카톡방 여기서는 한 종목씩 짚어줍니다. '이거 오를 겁니다' 이런 사례들을 더 보여준 다음에 '조금만 더 돈을 내면 우리가 이것을 사전에 정해줄 수 있어요. 일주일 전에 정해줄 수 있어요. 그러면 파는 타이밍도 전해드릴 테니까 미리 사서 대기하고 계세요' 하는 방이 2차 카톡방입니다. 이런 사례들을 발견을 했죠.
▶안재광 기자
그러면 찍어줬던 종목들도 얘기를 좀 해 주실 수 있나요?
▶배성재 기자
네. 기사에 제일 크게 다룬게 크리스탈신소재였는데 가장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합성 운모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시장에서는 어떤 호재가 있고 이런 썰도 많이 돌았어요. 그런데 정작 회사에서 공시하기를 우리는 아무 일이 없어. 이번 주가 상승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 이런 공시도 내고. 그 전에 이미 상한가를 4번 친 상태였거든요. 기사 내에 들어가는 것 중에 KBG라는 기업도 있었고, 사실 지금 이 순간에도 너무 많습니다. 오늘도 반도체주 몇 개가 상한가를 간걸로 제가 아는데 제가 오늘 아침에 받은 카톡에 있던 종목들이거든요.
▶안재광 기자
그 카톡이라 하면 리딩방 카톡을 말씀하시는 거죠.
▶배성재 기자
아직 들어있습니다. 아직 제 이름을 발견을 못한건지 계속 저한테 추천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주가 조작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정확하게 조작이 이뤄졌다고 얘기할 순 없지만 누가봐도 유력한 정황들이 너무 많은 종목들이 너무 많습니다. ▶임현우 기자
업무목적으로 들어간 것이긴 하지만 그 사람들이 찍어준 종목이 이렇게 튀어 오르는 걸 보면 어떤 마음이 들던가요? 혹하게 되지 않을까요? 저는 약간 욕심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
▶배성재 기자
솔직한 마음으로 저도 왜 안들겠습니까. 근데 아까 전에 말 안한 게 있는데요. 단체방으로 넘어갈 때 계좌인증을 해야 됩니다. 그때 제가 크리스탈신소재를 10만 원 어치를 사서 계좌인증을 하고서 들어갔거든요. 그래서 이번에 취재과정을 금감원에서 공유를 해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그거를 금감원에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거래도 있었다' 신고를 하긴 했습니다.
▶임현우 기자
10만 원만 내도 받아주기는 하는군요.
▶배성재 기자
예. 결론을 말씀드리면 그 10만 원이 17만 원이 됐어요. 88% 수익이 찍혀 있거든요. 이번 투자하면서 느낀 게, 언젠가 증권부를 나가서 투자를 할 때 가치 있는 주식을 찾아서 투자하는 제 스스로가 '느리게 간다', 거칠게 말하면 '멍청한가?' 이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확실하게 잡아야 될 필요가 있다는 그런 필요성도 들고요.
▶안재광 기자
이런 행위들은 시장질서를 교란하는 행위이니까 불공정거래가 있다면 금융당국에서 조치를 취해 주시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셨군요. 마치 치팅 같은 거잖아요. 시험보는데 남들 다 열심히 공부해 왔는데 한 네다섯명이 짜고 딥안지를 공유하는 이런 느낌을 좀 받으신 거죠.
▶배성재 기자
맞습니다. 취재를 하면서도 '이렇게까지 주가를 적극적으로 만지는 단체를 정부가 용인하고 있는 나라가 몇 개 없다' 말씀하시는 교수님들도 계셨고, 저도 사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이렇게 할 수 있는데 내가 너무 수익을 못 내고 있나' 이런 마음이 들게 만드는 거다 보니까 빨리 이걸 잡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임현우 기자
그런데 이번 기사에서 실제로 매매를 체험했던 종목 몇 개 말씀 해주셨지만, 그 리딩방에서 추천이 되는 종목들이 특징이 있나요? 이번에 SG 하한가 사건을 보면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등은 사실은 널리 알려진 종목들이고 알짜 종목들이잖아요. 대신에 대주주 지분율이 높고 거래량이 많지 않은 속성이 있었던 건데, 그런 종목들이 약간 트렌드가 있습니까?
▶배성재 기자
일단은 공통적으로 거래량이 낮습니다. 그렇다 보니까 말씀하신 대로 대주주 지분이 높을 수밖에 없고, 시가총액도 한번 공통점이 있나 따져봤더니 한 1000억 원 내외 정도고 대부분 다 코스닥 기업이고, 어찌됐든 거래량이 매우 낮고 시가총액이 아주 작아서 마치 제가 선배께 '이거 사세요' 한 다음에 제가 뒤에서 몇 백 명이 이걸 동시에 사게 만들면 주가가 오를 거 아니에요? '실력 보셨습니까?'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만한 종목들. 누가 봐도 너무 작고 너무 거래량이 적은 종목들이 타겟이 되는 것 같습니다.
▶임현우 기자
삼성전자같은 종목은 아무리 많은 사람이 달라 붙어도 움직일 수는 없겠지만 사실 이런 것들은 조금만 영차영차하면 움직일 수 있는 거니까요. 그런 종목들이네요. ▶안재광 기자
거래량이 적어야 적은 금액으로도 시세를 올릴 수 있으니까 당연히 타깃이 될 텐데, 또 너무 적다보면 본인들 스스로 리스키할 것 같아서 1000억원 정도 안팎을 설정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예를들어 100억, 200억짜리, 시가총액이 아주 작은 회사들도 있기는 한데요.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게 크리스탈신소재같은 회사들의 종목을 짚어주고 시세를 올리는 걸 보면서 저 같으면 혹할 것 같아요. 돈을 일부 낸다고 그러면 그 금액보다 훨씬 이상으로 나한테 수익을 돌려준다 이러면 당연히 조금 관심이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리딩방에서 종목을 짚어주고 가입을 해서 같이 이렇게 활동하는 것들이 불법성은 없는지 궁금하거든요? 어디까지가 합법이고 어디까지 불법입니까?
▶배성재 기자
이번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것들이 유사투자자문업체들이잖아요. 이거는 금융감독원에 신고만 하면 교육을 어느정도 이수를 한 다음에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검색해 보면 2200여 개가 나오는데, 상당히 많은 숫자인데 법적으로 이 단체들이 그럼 불법이냐? 절대 아닙니다. 자본시장법상 간행물이나 ARS나 인터넷 등을 통해서 불특정 다수에게 이 행위를 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업자들을 유사투자자문업자라고 부르거든요. 방금 말씀드린 이것들을 지키지 않았을 때 불법이 되는 겁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해야 된다고 했는데 일대일로 투자자문을 하거나 이러면 불법이 되는 거고. 나아가서 저희가 지금 찾은 사례처럼 시세조종을 하거나 불법거래를 하거나 이런 것들은 자본시장법상 176조, 178조, 제가 지금 취재한 지가 얼마 안돼서 숫자도 기억하는데 이 두 가지에 의거해서 처벌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피해금을 세 배에서 다섯 배까지 배상을 해줄 수도 있고, 1년 이상 유기징역도 받을 수 있고, 여기까지는 자본시장법상의 불법 행위들인데, 말 그대로 투자자문을 하면 문제가 없거든요. 그런데 투자자문을 안 하고 시세조종을 한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투자를 온 사람에게 사기를 친 거죠. 이거는 자본시장법을 넘어서 형법상 사기죄로 들어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더 처벌이 커 질 수 있는 것이고, 투자자들이 사기를 당했다라고 하면서 소를 제기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거에 투자를 하신 분들이 법적인 소지는 다 따져봐야겠습니다만 대부분 알면서 들어가거든요. 내 주식계좌가 시세조종행위에 활용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들어간다 혹은 이 사람이 어떤 방법을 통해서 주가를 올린다 이런 믿음을 갖고 들어가기도 하고. 실제 판결에서도 보면 가담하신 분들도 대부분 처벌을 받아요. 그렇기 때문에 유사투자자문 행위를 하면서 불법을 저지르는 사람, 그리고 거기에 가담한 사람 모두 다 처벌을 받는 현실인 거죠. 수사만 한다면.
▶임현우 기자
최근에 뭐 임창정 씨 같은 경우를 봐도 본인은 피해자인 걸로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피해자냐 가해자냐의 경계가 좀 애매한 측면이 있잖아요. 본인의 계좌도 다 넘겼고. 그럼 결국 이렇게 유사투자자문업의 리딩방에 들어가서 그 사람들의 추천을 따르는 것만으로도 일단은 불법이 될 소지는 충분히 다분하다고 봐야 되겠네요?
▶배성재 기자
사례마다 다를 수 있겠죠. 법적인 건 따져봐야겠습니다만 거의 대부분. 위험한 발언일 수 있습니다만, 들어가면서 모르는 사람이 있나요? 실제 판결도 대부분 여기에 가담했을 때 처벌을 받는 판결이 더 많지 처벌을 받지 않고 사기죄로 배상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거든요. 가담하신 분들도 거의 다 처벌을 받는다고 봐야 될 것이고. ▶임현우 기자
그러면 내가 불법이냐 합법이냐의 경계를 일단 떠나서 피해를 봤다고 하더라도 사기죄로 소송을 걸어서 돌려받을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고 봐야 되겠네요?
▶배성재 기자
지금 소송이 그 소송입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시는 분들께서 말씀하시는 라덕연 씨를 사기죄로 고소를 하고 있는 건데 법정에서 당연히 따져볼 문제겠죠. 그런데 법관 측에서 따져봐도 이걸 모르고 했을리가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저는 개인적으로 갖고 있습니다.
▶안재광 기자
카톡방이나 SNS를 통해서 종목을 추천하는 행위는 사실 늘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그것에 대해서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는 당연히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종목들을 같이 투자한다고 해서 그것도 불법이 되느냐? 그렇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그것이 일종의 모의가담 형태라고 해야 될까요. 예를 들면 목표주가를 정해 놓고 1만 원짜리 주식을 2만 원까지 끌어올리자는 행위를 한다거나, 이런 식으로 적극 가담한 행위는 처벌을 받을 수 있을 개연성이 높겠죠 당연히. 리딩방이라는게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많이 있고 그런데요. 형태가 좀 다양히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아까 말씀하셨던 카톡방을 통해서 종목을 추천하는 행위 외에 리딩방에서 이루어지는 불법적인 행위에 또 뭐가 있는지 소개 좀 해주세요.
▶배성재 기자
아까 설명드렸다시피 유튜브라는 플랫폼에도 너무 많이 퍼져있고 카카오톡은 이제 거의 디폴트 값이 되어 있는 것 같고요. 텔레그램으로도 많이 넘어가 있는 것 같습니다. 텔레그램이 이번 기사에서 많이 다루지는 않았습니다만 되게 심각한 문제 같거든요. 카카오톡은 감독 당국이 잡으려고 하면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연락이 오시는 분도 있고 전화를 저랑 나눴으니까. 그러면 그 업체도 신고할 때 다 등록을 하기 때문에 잡을 수 있을텐데, 텔레그램은 보낸 사람이 누군지 모르고 받는 사람이 누군지 모르는 플랫폼이고 잡으려면 디지털 수사대가 떠야겠죠. 그런데 여기를 지금 잘 보면 여기는 수익도 받지 않습니다. 그냥 주가를 움직이려는 그 자체에 조금 집중하고 있는 집단인 것 같고, 지금 어떻게 보면 사업 초기 단계라고 봐야 될까요? 사람을 일단 모으는 데 집중하는 것 같아요. 텔레그램 외에 다른 수많은 메신저들이 있잖아요. 거기로도 지금 넘어가고 있는거죠.
▶안재광 기자
어떤 메신저가?
▶배성재 기자
저의 기사 댓글들을 보면 인스타 DM도 지금 큰 문제다, 이런 댓글이 달리고 그러더라고요. 플랫폼이 아주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것 하나는 분명한 것 같습니다.
▶안재광 기자
예를 들면 10명, 100명 이렇게 가입을 했다가 1천 명, 1만 명, 뭐 이렇게까지 많이 모아지면 그만큼 시세를 조종할 수 있는 힘이 더 세지는 것이니까 그 자체가 플랫폼이라고 보면 되겠네요. 플랫폼 사업자처럼.
▶임현우 기자
사실 리딩방이라는 존재가 1~2년 사이에 갑자기 생긴 건 아니고 10~20년 전에도 비슷한 유사투자자문행위는 있었잖아요. 그런데 매년 관련 민원이나 소비자분쟁 같은 게 수천 건씩 접수가 되고 있는데, 전통적으로 보면 기존에는 회비에 대한 환불, 계약불이행에 대한 문제가 많았던 걸로 저는 알고 있는데. 최근에 말씀하신 사례를 보면 굳이 회비도 안 받고도 이렇게 추천을 해주고 '사라' 하는 거니까 더 광범위한 사람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고 있는 걸로 볼 수 있겠네요.
▶배성재 기자
맞습니다. 텔레그램같은 경우에는 유사투자자문업체가 어디인지도 모릅니다. 유사투자자문조차 신고를 안 했을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더 큰 문제라고 할 수가 있겠고. 그냥 처벌로 넘어간다면 너무 처벌이 약한 것 같아요. 금감원도 조금 불쌍한 게 사람이 없습니다. 지금 담당하는 인력이 금감원에 다섯명이다. 그래서 제 개인적으로는 처벌이라도 조금 올려서 '그래, 우리가 사람 없어서 못 잡아. 근데 너가 걸리잖아? 넌 죽어.' 이런 메시지가 필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취재하면서 들었거든요. ▶임현우 기자
이런 방에 들어가있으면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이 올리는 메시지들도 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저는 상대방의 신상은 알 수 없지만 왠지 모를 그런 거 있잖아요. '이분 연세가 되게 지긋하신 분 같다' 이런 느낌을 받을 때가 많거든요? 리딩방의 방장을 너무 신뢰하시고, 지금 리딩방 관련한 피해자들을 보면 60대 이상 비중도 되게 생각보다는 높고요. 50대가 가장 많고 요새는 20대, 주린이들이 많아져서 20대의 비중도 늘고 있다는 기사를 제가 본 적이 있는데. 그 방에 들어가있으면 실제로 어떤 느낌을 받습니까?
▶배성재 기자
어린 분은 못 본 것 같습니다. 제가 이번에 취재를 하면서 할아버지 연기를 많이 했거든요. 통화를 할 때도 할아버지 행세를 하면서 통화를 하고. 그분은 저를 모르니까 제가 그것을 각잡고 흉내를 내면 뭘 속아서 하더라고요. 제가 그 행동을 한 이유를 보면 주요 소비자가 어디인지를 알지 않을까요? 어르신들이 많이 오시는 것 같습니다
▶임현우 기자
그래서 그런 걸 볼 때 너무 안타까워요. 사실 이번에 SG 사건에서는 고소득, 전문직, 사실은 어떻게 보면 이게 어떤 행위인지 알고 들어셨을 분이 많다고 저는 추측을 하는데. 정말 어르신들 같은 경우엔 그것을 다 알지 못한 분도 많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떻게 보면 더 피 같은 돈인데 이런 데서 허망하게 날리시는거 보면 너무 안타깝습니다.
▶배성재 기자
네, 그래서 사기라는거죠. 이분이 사진을 몇 개 보내주세요. 제가 들어가는 카톡방 중의 하나에 사진을 보여주시는데 전문적인 척을 많이 하십니다. 좋은 주식이나 전망, 분석, 이런 식의 엑셀 파일들이 담겨있는 캡처를 보여주면서 '우리가 이렇게 전문적입니다. 믿으세요. 다른 분들이 이런 식으로 저희한테 수익을 얻고 가셨습니다'라는 대화내용을 오픈해 주거든요. 그런거 보면 대부분 다 연세가 있으신 분들의 카톡들입니다.
▶안재광 기자
예를 들면 이런거죠. 종목을 짚어주고, 아 그 종목이 정말 시세가 잘가. 그럼 거기까진 굉장히 해피한 거죠. 근데 여기서부터 이제 추가적인 뭔가를 요구하고, 돈을 요구하고, 이러면 판단을 명확히 하실 수 있는 분들은 '이거 선을 넘었다' 생각하실 수 있잖아요. 그런데 이제 거기서 이제 갈림길에 서는 것 같아요. '이건 조금 과한데' 하면서도 따라가시는 분들 중에 상당수가 가정주부라든지 노인분들이라든지. 이런 분들이 같이 가시는 분들 성향이 좀 있는 것 같고. 과거 같은 경우는 본인의 유명세를 이용해서 SNS나 주식 방송에 나와서 본인 추천하고, 자기는 이제 그 종목을 팔면서. 아주 전통적인 선행매매형태의 경우인 거고.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서 공급계약, 수주계약, 이런 것들을 받아서 그걸 일부 흘려주고 믿게 한 다음에 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주식 매매하는 패턴이 있고. 최근에 드러나는 것들을 보면 아까 말씀하셨던 대로 플랫폼을 활용해서 최대한 많은 가담자를 넣고. 예전에는 그게 폐쇄형이었다면 오픈형으로 많이 바뀌는 것 같아요. 이것도 하나의 트렌드인 것 같더라고요.
▶배성재 기자
말씀 듣다보니깐 떠오르는 사례가 있는데, 존리 사칭하는 방에 들어가서 피해를 당하신 뒤에 '내가 이런 피해를 입었다'고 존리에게 연락이 왔어요. 그분을 이제 접촉을 해가지고 연락을 해 봤는데, 이 분의 이야기는 카톡방에서 사라고 했다는 거죠. 정해진 가격에 이거를 사라라는 매수 주문을 했대요. 그래서 그걸 샀대요. 저희가 지금 얘기 안 한 것 중에 주가를 어떻게 올리느냐에 대한 문제들이 남아있는데. 여기는 어떤 식으로 올렸냐면 사람을 많이 모아서 서로가 사게 만든 거예요. 1600원에 사고 1800원에서 사면 200원 수익이잖아요. 다른 사람이 또 와가지고 2000원에 사고. 2400원에 사고. 그런 식으로 가격을 올리는 건데, 보통 또 이렇게 되면 다른 세력이 그걸 보고 이것을 추천주로 올립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뜨겁게 만들면 달라붙는 형태인 거죠.
▶안재광 기자
이 분이 그 폭탄 돌리기의 끝에 있었군요.
▶배성재 기자
그래서 이분 주장으로는 내 자신이 마지막이었고, 손해를 막심하게 입어가지고 수소문 끝에 존리를 직접 찾아가지고 존리에게 연락을 줬다 얘기를 하시는 거죠. ▶임현우 기자
뭘 믿고 샀을까요? 프로필 사진에 존리 사진이 나오면 존리인가요?
▶배성재 기자
네, 제가 그걸 보니까 존리 전 대표님의 한국 실명으로 되는 카톡방에 들었고요. 거기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대요.
▶임현우 기자
아니, 얼마 전 박현주 회장 사칭한 카카오톡 리딩방도 있다고 그러는데. 속아넘어가는 것도 저는 참 안타깝네요.
▶배성재 기자
저희 펀드팀이 단독 보도했습니다만, 그 이후에 그 분은 갑자기 프로필 사진을 지우고 사라지셨습니다. 그 분이 그래도 뉴스를 보는 분이었던걸로….
▶안재광 기자
리딩방 사기 피해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다 보니까 계속 진화되는 것 같은데 최근에는 뭐 HTS 같은 것도 조작해서 올린다고 하던데요? 어떤 내용입니까?
▶배성재 기자
HTS라고 하면 증권사에서 만들어 가지고 제공하는 거래 시스템인데, 이것을 유사하게 조작을 하거나 아니면 이상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이 프로그램을 쓰세요' 하면서 투자자 혹은 피해자에게 주는 거죠. 그러면 준 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무엇을 하고 있는 거에 대한 데이터도 다 받을 수가 있고, 어떻게 하세요라고 직접 조종도 할 수 있고 뭐 이런 식이니까. 까는 순간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보여지고, 아무래도 증권사의 HTS나 MTS를 쓰는 것이 좋겠다라고 할 수 있겠죠.
▶안재광 기자
사실 그런 거 쓰라는 것 자체가 조금 이상하기는 하잖아요. 그걸 권유하면 좀 의심을 해봐야 되는데.
▶임현우 기자
그걸 이용하면 실제 매매가 되는 거예요?
▶배성재 기자
되기는 됩니다. 그런데 대신에 데이터는 다 넘어가겠죠.
▶안재광 기자
어느샌가 주식이 투자가 아니라, 투자와 투기의 차이는 사실 한 끗 차이입니다만, 투기적 성향이 너무나 짙게 오랜기간 지나온 거 아닌가. 이런 생각도 이번에 SG발 사태로 생각해볼만한 지점 아닌가 싶습니다. 배성재 기자 얘기를 듣다 보니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투자라는 게 굉장히 어려운 과정이잖아요. 우리가 매크로 경제도 알아야 되고, 회사 기업 내용도 알아야 되고, 산업도 알아야 되고, 또 그것을 보기 위해서 재무제표를 읽을 줄 알아야 되고, 회계적인 용어하고 익숙해져야 되고, 이런 부단한 과정을 또 거치면서도 실제로 수익을 내기 굉장히 어려운. 그러다 보니까 이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본인이 투자를 하기가 어렵다면 펀드나 ETF에 가입을 해서 간접투자방식으로 하는 방식도 있는데 이것도 성에 안찬단 말이죠. 5%, 10%…. 이것도 큰 수익이긴 한데 이것보다 더 큰 수익을 원하니까 그런 리딩방에 가입을 하시고 활동을 하시는데. 결국 '투자는 개인의 온전한 몫이다, 날로 먹으려면 그만큼 또 피해볼 수 있다'라는 교훈을 얻는 것 같아요.
▶임현우 기자
국내 증시를 보는 인식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데 미장, 국장 얘기 많이 하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이 미국 주식에는 장기투자를 한다는 믿음이 있지만, 국내 증시는 '장기 투자해봤자 소용이 없으니 먹고 나오는 게 이 곳이다'라는 생각이 강해지는 것 같고. 그래서 리딩방에 알면서도 한번 당겨보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배성재 기자
너무 저도 동의하는 생각인 것 같고 제도적으로 손볼 곳도 보이는 게, 공매도 대부분 다 싫어하시잖아요. 공매도의 순기능이라고 한다면 과도한 상승을 막는 거잖아요. 그런데 이게 지금 대형주들만 가능하게 열어놨단 말이죠. 이걸 다 열어놓으면 이런 작은 주식 가지고 장난치는 건 공매도의 순기능으로 잡을 수 있거든요. 상한가, 하한가 제도가 우리나라는 ±30%인데 이것도 없앴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이것 자체가 하나의 신호가 돼서 어디가 상한가면 '왜 상한가야' 이유를 찾게 되고, 그럼 관심을 갖게 되고 또 다시 오르고, 악순환의 바퀴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 이런 제도도 조금 한번 손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올라가면 올라오는 대로 냅두고 내려가면 내려가는대로 냅두면 사람들이 겁나서 못 들어가는 그런 효과도 있지 않겠습니까?
▶임현우 기자
그러면 소형주에도 공매도 전면 허용해야 된다?
▶배성재 기자
그것도 이번 일의 교훈일 수도 있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임현우 기자
댓글이 많이 달릴 텐데 괜찮으시겠어요?
▶배성재 기자
공매도의 순기능을 이야기하면서 공매도가 있어야 된다고 말씀들을 많이 하시잖아요. 순기능이 이런 데서 적용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안재광 기자
매수를 했어도 돈을 벌 수 있고 매도를 해서도 돈을 벌 수 있는데, 매도를 해서 벌 수 있는 종목들은 코스피200종목이라든지 대형주 위주로 되어 있다면, 어떻게 보면 리딩방의 놀이터가 코스피200 종목이 아닌 다른 종목들로 몰려서. 아까 말씀하신 대로 매도 포지션은 없는 상태, 매수 포지션만 있는 상태에서 계속 주가가 그런 식으로 갈 수 있는 행위를 활용할 수 있게끔 하는 장이 되는 것이니까 좋은 지적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고, 상한가도 분명 지적하신 대로 맞는 것 같습니다. HTS 보면 상한가, 하한가 종목들을 따로 분리해서 볼 수 있다 보니까. 저도 기사를 쓰는 입장에서 종종 보긴 하는데요. 보면 대부분이 잘 모르는 종목들이에요 사실. 투자는 어디까지나 개인이 판단해서 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분명히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다' 이런 걸 조금 생각해봄직한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획·진행 안재광·임현우 기자 촬영 이지현·나수연·예수아·박수영 PD
편집 이지현·예수아 PD 디자인 이지영·박하영 디자이너
안재광/임현우/배성재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