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무슨 1000억짜리 게임이냐"…신작 나오자 쏟아진 혹평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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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의 신작 'TL', 유저 테스트 후 혹평 이어져
엔씨소프트 주가도 18% 하락
"이대로면 흥행하기 어려워" vs "테스트일 뿐, 우려 과해"
"이용자 의견 청취해 게임 완성도 높이겠다"…TL, 연내 출시 목표
엔씨소프트 주가도 18% 하락
"이대로면 흥행하기 어려워" vs "테스트일 뿐, 우려 과해"
"이용자 의견 청취해 게임 완성도 높이겠다"…TL, 연내 출시 목표
"2023년 최신작 맞나요? 리니지에서 이름만 바뀐 것 아닌가요." (게임 커뮤니티 이용자 A씨)
'엔씨소프트의 희망'이라고 불렸던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에 혹평이 잇따르고 있다. 회사의 주가도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선 신작에 실망했다는 의견과 우려가 과하다는 시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청취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TL 베타 테스트가 진행된 지난달 24일 이후 전날까지 17.76% 급락했다. 지난달 31일엔 장중 31만3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2017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시가총액도 8조5000억원대에서 7조원대 초반으로 1조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개인 투자자가 주가를 받치는 모양새다. 지난달 24일부터 전날까지 개인은 엔씨소프트를 2116억원 순매수했다. POSCO홀딩스에 이어 개인 순매수 상위 2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14거래일, 기관은 6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것과 비교되는 행보다.
글로벌 시장에 집중한 점도 게이머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TL은 모바일 기반으로 제작된 '리니지M', '리니지W' 등과 달리 PC와 콘솔(게임기) 플랫폼을 겨냥해 개발됐다. 국내 게임 시장에선 모바일이 대세지만 북미와 유럽에선 콘솔의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하지만 베타테스트 후 이들의 관심은 차갑게 식었다. 지난 24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간 1만명의 국내 게이머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본 미국의 게임 인플루언서 아스몬골드는 TL에 대해 "재미있는 게임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전투 시스템에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내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엔 "'블레이드&소울 제작한' 회사가 맞나, 개발비 1000억원이라던데 어디에다가 쓴지 모르겠다", "그래픽·스토리만 좋고 나머지는 전부 별로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개발비 1000억원설에 대해 엔씨소프트 측은 대외비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네오위즈와 엔씨소프트를 비교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최근 네오위즈는 자체 개발한 액션 RPG 게임 'P의 거짓'의 메이킹 영상을 공개했다. P의 거짓은 오는 9일 오프라인 쇼케이스를 거친 후 8월 출시될 예정이다. 메이킹 영상이 공개된 후 네오위즈의 주가는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주가가 하락한 엔씨소프트와 대조적이다. 다올투자증권은 네오위즈를 게임 업종 최선호주로 꼽았다. 'P의 거짓' 외에도 다양한 신작 라인업을 갖춰 실적이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TL과 엔씨소프트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은 갈렸다. 다올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목표주가도 48만원에서 35만원으로 27% 낮췄다. 이 증권사 김하정 연구원은 "대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드러났다"면서도 "부정적인 피드백이 이어지며 충분한 유저 수를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질(현금결제)을 유도할만한 사업모델(BM)도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TL은 아직 테스트 단계에 있기 때문에 우려가 과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타 테스트 후 좋지 않은 평가가 나오며 흥행에 대한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TL은 엔씨소프트 나름대로 여러 변화를 꾀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BM에 대한 우려가 반영돼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확정된 것은 없기에 주가 하락폭은 과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53만원으로 유지했다.
이 관계자는 '리지니W' 등 캐시카우 역할을 해주던 기존 게임의 매출이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신작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연간 영업익 추정치는 3448억원으로 3개월 전(5230억원)에 비해 2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15.14% 감소한 2조1825억원으로 전망됐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TL을 출시해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TL을 개발하고 있다"며 "테스트에 참여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확인하고,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피드백을 참고해 글로벌 이용자가 납득할 수 있는 최선의 BM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엔씨소프트의 희망'이라고 불렸던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에 혹평이 잇따르고 있다. 회사의 주가도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증권가에선 신작에 실망했다는 의견과 우려가 과하다는 시각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청취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TL 베타 테스트가 진행된 지난달 24일 이후 전날까지 17.76% 급락했다. 지난달 31일엔 장중 31만3000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2017년 4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시가총액도 8조5000억원대에서 7조원대 초반으로 1조원 이상 쪼그라들었다.
개인 투자자가 주가를 받치는 모양새다. 지난달 24일부터 전날까지 개인은 엔씨소프트를 2116억원 순매수했다. POSCO홀딩스에 이어 개인 순매수 상위 2위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14거래일, 기관은 6거래일 연속 순매도한 것과 비교되는 행보다.
신작은 나왔는데…혹평 이어지며 주가 '하락'
주가가 내려간 배경엔 엔씨소프트의 신작 TL이 있다. TL은 엔씨소프트가 2012년 출시한 PC 대규모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블레이드&소울' 이후 11년 만에 신규 지식재산(IP)으로 선보이는 MMORPG다. 리니지 이후 새로운 프랜차이즈에 목말라 있던 게이머들의 관심이 쏠린 배경이다.글로벌 시장에 집중한 점도 게이머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기에 충분했다. TL은 모바일 기반으로 제작된 '리니지M', '리니지W' 등과 달리 PC와 콘솔(게임기) 플랫폼을 겨냥해 개발됐다. 국내 게임 시장에선 모바일이 대세지만 북미와 유럽에선 콘솔의 비중이 절반에 달한다. 하지만 베타테스트 후 이들의 관심은 차갑게 식었다. 지난 24일부터 30일까지 일주일간 1만명의 국내 게이머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게임 플레이 영상을 본 미국의 게임 인플루언서 아스몬골드는 TL에 대해 "재미있는 게임처럼 보이지 않는다"며 "전투 시스템에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국내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엔 "'블레이드&소울 제작한' 회사가 맞나, 개발비 1000억원이라던데 어디에다가 쓴지 모르겠다", "그래픽·스토리만 좋고 나머지는 전부 별로다"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개발비 1000억원설에 대해 엔씨소프트 측은 대외비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네오위즈와 엔씨소프트를 비교하는 네티즌도 있었다. 최근 네오위즈는 자체 개발한 액션 RPG 게임 'P의 거짓'의 메이킹 영상을 공개했다. P의 거짓은 오는 9일 오프라인 쇼케이스를 거친 후 8월 출시될 예정이다. 메이킹 영상이 공개된 후 네오위즈의 주가는 4거래일 연속 올랐다. 주가가 하락한 엔씨소프트와 대조적이다. 다올투자증권은 네오위즈를 게임 업종 최선호주로 꼽았다. 'P의 거짓' 외에도 다양한 신작 라인업을 갖춰 실적이 우상향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TL과 엔씨소프트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은 갈렸다. 다올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목표주가도 48만원에서 35만원으로 27% 낮췄다. 이 증권사 김하정 연구원은 "대중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드러났다"면서도 "부정적인 피드백이 이어지며 충분한 유저 수를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질(현금결제)을 유도할만한 사업모델(BM)도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TL은 아직 테스트 단계에 있기 때문에 우려가 과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타 테스트 후 좋지 않은 평가가 나오며 흥행에 대한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TL은 엔씨소프트 나름대로 여러 변화를 꾀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BM에 대한 우려가 반영돼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이는데, 아직 확정된 것은 없기에 주가 하락폭은 과하다는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53만원으로 유지했다.
"아직 테스트 단계, 방향성은 긍정적" vs "흥행 쉽지 않을 것"
한 증권업 관계자는 "테스트 버전에는 TL의 핵심 콘텐츠인 '공성전'이 빠져있어 게임성을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과거 인기를 끌었던 '아이온'도 테스트 당시엔 혹평받았기 때문에 테스트 버전만으로 게임의 성패를 평가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2008년 출시한 아이온은 출시 후 160주간 PC방 점유율 1위(게임트릭스 기준)를 차지하며 흥행에 성공했다.이 관계자는 '리지니W' 등 캐시카우 역할을 해주던 기존 게임의 매출이 점차 낮아지고 있기 때문에 신작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연간 영업익 추정치는 3448억원으로 3개월 전(5230억원)에 비해 2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15.14% 감소한 2조1825억원으로 전망됐다.
엔씨소프트는 하반기 TL을 출시해 분위기를 반전시킬 계획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TL을 개발하고 있다"며 "테스트에 참여한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확인하고,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며 "피드백을 참고해 글로벌 이용자가 납득할 수 있는 최선의 BM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