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락스' 데이터에 확 살아난 위험선호…Fed도 못 말린 폭등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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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두 가지입니다. 먼저 매우 매파적었다는 겁니다.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예상과 같았지만,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를 5.6%로 제시해 추가로 두 번 더 금리를 올릴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두 번째는 그렇지만 7월 FOMC는 정해진 게 없고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이 이뤄질 것이란 겁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오늘 결정은 이번 회의에 관한 것뿐이었다. 7월에 대해 두 가지를 말하고 싶다. 하나는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라이브 회의(금리가 인상될 수 있는)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장은 '두 번 더 인상할 수 있다'라는 미 중앙은행(Fed)의 말을 믿지 않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Fed)에서는 7월에 한 번 더 올릴 확률을 65% 안팎으로 베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연말까지 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봅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월가 대부분이 그렇게 예상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분석가들은 파월 의장이 7월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고 말한다'(Fed’s Powell Suggested July Rate Rise Is Likely, Analysts Say)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파월이 전날 동결 결정에 대해 "건너뛰기"(the skip)라고 언급한 뒤 "나는 그렇게 부르면 안 되는데"(I shouldn’t call it a ‘skip’)라고 말한 데 대해 "몇몇 분석가는 자신의 선호(skip)를 드러낸 것으로 믿고 있다"라고 적었습니다. 두 번 올릴 것으로 보는 곳은 씨티, 뱅크오브아메리카 정도가 전부입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아예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모건스탠리는 "Fed가 내년 3월 처음으로 25bp를 인하하기 전까지 상당 동안 지금 5.1%의 최고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 인상을 위한 기준은 넘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올림픽 메달 수준의 위업이 되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엄청나게 강한 데이터가 나와야 한다는 뜻이지요.
결국, 모든 게 데이터에 달렸습니다. Fed도 월가도 데이터를 더 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15일(미 동부시간)은 아침부터 데이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오전 8시 30분에 △5월 소매판매 △5월 수입물가 △6월 엠파이어 제조업 지수 △6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나왔고 오전 9시 15분에는 △5월 산업생산이 발표됐습니다. 또 데이터는 아니지만, 오전 8시 15분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도 나왔습니다.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① 5월 소매판매
전월보다 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는 0.2% 감소할 것으로 봤는데, 훨씬 강한 수치가 나왔습니다. 자동차가 1.4%나 증가한 덕분이었습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0.1% 증가했고,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5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4%나 늘었습니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계산에 포함되는 대조군의 소매판매는 예상과 같이 0.21% 증가했습니다. 이는 4월 0.63%나 2023년 월평균 0.39%보다 둔화한 것입니다. ② 5월 수입물가
전월보다 0.6% 하락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월가 예상 0.5% 하락보다도 더 낮았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5.9% 내렸습니다. 에너지 수입 가격이 전월보다 6.4%나 떨어진 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렇지만 에너지를 제외한 수입물가도 전월 대비 0.1% 하락했습니다.
③ 주간 실업급여 청구
지난주 실업급여 청구가 한 주 만에 2만8000건 급증한 26만1000건으로 집계되어 시장에 불안감을 안겼습니다. 여전히 많은 건 아니지만 속도가 빨랐습니다. 1월에 비하면 30%나 늘어난 것이죠. 너무 빠른 증가 속도에 통계 오류라는 추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전주와 같은 26만2000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전 주 수치도 26만2000건으로 상향 수정됐지요. 이는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이며, 시장 전망치 24만5000건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일주일 이상 연속 실업급여 청구 건수(~3일)도 전주보다 2만 건 증가한 177만5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④ 뉴욕주 제조업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전달보다 38포인트 급등한 6.6을 기록했습니다. 0보다 높은 수치는 성장을 의미합니다. 신규 주문이 소폭 증가했고 출하량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시장이 주목한 것은 물가였습니다. 지불가격 지수는 13포인트 하락한 22.0이었으며, 가격 인상 지수는 15포인트 하락한 9.0이었습니다. 두 물가 지수는 팬데믹 직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⑤ 필라델피아 제조업 전망
필라델피아 연은이 조사한 6월 제조업 지수는 지난달 -10.4에서 이번 달 -13.7로 떨어졌습니다. 신규 수주 지수는 2포인트 하락해 -11.0을 기록했습니다. 역시 관심은 물가였습니다. 지불가격 지수는 10.5로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물가 지수는 5월 3년 최저치에서 6월 0.1로 7포인트 상승하여 1월 이후 처음 상승했습니다. 큰 변화는 아닙니다.
⑥ 5월 산업생산
전월 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 0%를 밑돌았습니다. 이는 전기, 가스 등 유틸리티 생산이 날씨로 인해 전달보다 1.8% 감소한 영향이 컸습니다. 산업생산에서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0.1% 증가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인플레이션(수입물가, 제조업 지불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노동시장과 성장은 둔화하고 있지만 침체를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오늘 데이터만 본다면 연착륙이 가능합니다. Fed가 금리를 두 번 더 올려야 할 필요도 크지 않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이 추산하는 GDP나우는 이들 데이터가 나온 뒤 2분기 GDP 증가율 추정치를 연 2.2%에서 연 1.8%로 낮췄습니다. 장기 성장률 추세와 비슷한 적당한 수준이지요. BMO의 제니퍼 리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데이터가 미국 경제의 탄력성을 말해준다. 상황이 둔화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브레이크를 세게 밟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새벽만 해도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지표들이 쏟아진 뒤 뚝 떨어져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2년물 금리는 오후 4시 25분께 전날보다 6.3bp 내린 4.644%, 10년물은 8bp나 떨어진 3.718%에 거래됐습니다. 글렌메드의 제이슨 프라이드 전략가는 "Fed가 정말 금리를 더 인상할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있다. 시장은 Fed의 메시지를 무시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매파적 Fed로 인해 단기물은 덜 떨어지고, 장기물은 더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 2년/10년 수익률 곡선의 역전 폭은 3개월 내 최대 폭으로 벌어졌습니다. 아카데미 증권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2년물과 10년물 곡선은 지속해서 역전될 수 있다. 2년물이 잠재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채권 트레이더들은 점점 더 많이 10년물에 대해 베팅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통화정책을 잘 따라가는 달러화는 어제에 이어 또 하락했습니다. ICE 달러인덱스는 0.8% 하락해 102.12를 기록했습니다. 2월 초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으로 6주 내 최저 수준입니다. 르네상스 매크로는 "달러는 통화정책에 대한 컨센서스를 반영하는 척도인데, 추세는 여전히 약하다. 이는 어제의 한계 변동성은 시장이 예상했던 것과 거의 정확히 일치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전 9시 30분 약보합 수준으로 출발한 뒤 지속해서 우상향 곡선을 그렸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 폭은 커졌습니다. 결국, 다우는 1.26%, S&P500 지수는 1.22% 올랐고 나스닥은 1.15%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세 지수 모두 2023년 최고치입니다. S&P500 지수는 6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마감했는데 이는 2021년 1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상승세입니다. S&P500 지수 11개 업종이 모두 오르면서 시장의 폭이 넓었습니다.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산업, 정보기술, 금융, 유틸리티, 에너지 업종이 모두 1% 이상 올랐습니다. 주택건설업체 레나는 좋은 실적을 내놓은 뒤 4.41% 급등했고, 델타항공은 15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써튜이티의 딜란 크레이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시장의 핵심 질문은 가치주와 순환주가 성장주와 기술주를 따라잡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 모멘텀은 시장을 더 높이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주 상승세도 이어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2% 상승한 348.11달러로 마감해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애플(+1.12%) 메타(+3.1%) 알파벳(+1.15%) 등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다만 엔비디아(-0.8%)와 테슬라(-0.35%)는 소폭 하락했습니다. 미국 개인 투자자협회(AAII)의 이번 주(~14일) 회원 대상 설문조사를 보면 향후 6개월간 강세장을 전망한 사람이 45.2%로 치솟아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과거 평균은 37.5%입니다. 어찌 보면 '야성적 충동'이 나타났다고 해야 할 정도로 상승 추세는 강합니다. 그러다 보니 급감했던 기업공개(IPO)도 살아나고 있습니다. 오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카바그룹(CAVA)은 공모가는 22달러로 정해졌는데 상장 직후 42달러에 거래됐고 결국 99% 오른 43.78달러로 첫날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중해 음식 레스토랑 체인을 운영하는 카바그룹은 공모 과정에서 주당 17~19달러를 희망했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도 미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ECB는 기준금리를 3.75%에서 4.00%로 25bp 인상하고 다음 달에도 인상할 방침임을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7월에도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면서 "우리는 쉬어갈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ECB는 이와 함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0.9%, 내년 1.5%로 각각 하향 조정했습니다. 어제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고 금리는 동결한 Fed와는 다른 결정이었죠. 에드워드 존스의 모나 마자한 전략가는 "유럽 시장보다는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Fed가 운영하는 역레포(RRP) 시장에서는 수요가 2조 달러에 못 미친 1조9921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지난 202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2조 달러를 하회한 것입니다. 미 재무부가 대규모 국채 발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는 긍정적 신호입니다. RRP 시장에 몰리던 자금이 재무부의 단기 채권(T-bill) 매수에 들어가고 있다는 얘기이니까요. 은행 준비금이 아니라, 잉여유동성 성격인 RRP가 감소한다면 시장에는 바람직합니다. '중국 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지출 및 다주택 투자 허용 등 경기 부양책을 며칠 내에 발표할 수 있다'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중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은 세계 경제 측면에서 걱정거리 중 하나였지요. 오늘 발표된 중국의 5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지요. WSJ은 중국 정부가 1조 위안(178조8000억 원) 규모의 특별 국채를 발행해 신규 인프라 건설과 경제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의 다른 사업들에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또 중국 경제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도시들에 한해 다주택 투자 제한을 폐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물가는 디플레이션 수준이어서 때문에 부양책을 펼치는 데 부담이 크지 않을 것입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계속해서 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올해는 여전히 기회로 가득 차 있다고 봐야 한다. 커다란 비관론이 존재하고 많은 사람은 랠리를 놓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올해 남은 기간 시장의 폭이 확장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어제 Fed는 두 번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등 매파적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동결을 통해 숨 쉴 틈을 줌으로써 본질적으로 주가가 추가 상승하는 걸 승인(greenlight)했다고 생각한다. 이건 기업이 움직일(투자할) 여지를 준다. 이는 경기민감주 랠리에 긍정적이다. 실제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는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AI 주식에 대해서도 "AI 투자를 통해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근로자를 대체하는 것은 노동시장의 엄청난 구조적 인력 부족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런 인력 부족은 2035년까지 계속 커질 텐데, AI는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기업들은 자본 지출 집약적이고 노동 집약적이지 않을 것이다. 아직 그렇게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약 이익의 29배에 거래되는 메가캡은 사실 10년 국채 수익률과 거의 같은 주가수익비율(PE)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황소의 질주는 거침이 없습니다. 그러나 경고는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 연방은행이 추정하는 12개월 경기 침체 확률은 현재 71%에 달합니다.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확률입니다. 무디스는 오늘 기업 부도율이 4월 3.2%에서 5월 3.4%로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16건의 채무 불이행은 올해 들어 한달 동안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월가에서 최고의 이코노미스트로 꼽히는 에드 하이먼 에버코어 ISI 설립자는 "(긴축) 통화정책이 작동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1~2년이 소요된다. Fed는 지난 2006년 여름을 긴축을 멈췄지만, 불황은 2008년에 시작됐다. 18개월 뒤였다. 현재 채권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지 8개월이 지났고 지금부터 10개월 뒤에 침체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2007년 4분기에 S&P500 지수는 20% 상승했었다. 금융위기가 나타나기 직전이었다. 그리고 당시 GDP 성장률은 2.5%에 달했고 고용도 좋았다. 기본적으로 시장은 지금 당시를 되풀이 하는 것 같다. 시장은 Fed가 여기서 금리 인상을 멈출 것으로 보는데, 만약 멈춘다면 시장 가정(연착륙)이 맞을 수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이런 내 대답이 틀렸을 때가 많다. 내가 보는 것은 채권 수익률 곡선이 1930년대 이후 가장 많이 역전되어 있다는 것이다. Fed는 굉장히 빠른 금리 인상과 함께 양적 긴축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건 과거 전례가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건은 기술적으로 주가 상승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펀드에서 2분기 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앞으로 몇 주 동안 최대 150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가가 많이 올라서 비중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리밸런싱 규모입니다.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루 전략가는 이런 리밸런싱이 글로벌 주식 가격을 최대 5%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월가 대부분이 그렇게 예상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 기자는 '분석가들은 파월 의장이 7월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고 말한다'(Fed’s Powell Suggested July Rate Rise Is Likely, Analysts Say)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파월이 전날 동결 결정에 대해 "건너뛰기"(the skip)라고 언급한 뒤 "나는 그렇게 부르면 안 되는데"(I shouldn’t call it a ‘skip’)라고 말한 데 대해 "몇몇 분석가는 자신의 선호(skip)를 드러낸 것으로 믿고 있다"라고 적었습니다. 두 번 올릴 것으로 보는 곳은 씨티, 뱅크오브아메리카 정도가 전부입니다. 특히 모건스탠리는 아예 올리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모건스탠리는 "Fed가 내년 3월 처음으로 25bp를 인하하기 전까지 상당 동안 지금 5.1%의 최고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추가 인상을 위한 기준은 넘을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올림픽 메달 수준의 위업이 되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엄청나게 강한 데이터가 나와야 한다는 뜻이지요.
결국, 모든 게 데이터에 달렸습니다. Fed도 월가도 데이터를 더 주시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15일(미 동부시간)은 아침부터 데이터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오전 8시 30분에 △5월 소매판매 △5월 수입물가 △6월 엠파이어 제조업 지수 △6월 필라델피아 제조업 지수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나왔고 오전 9시 15분에는 △5월 산업생산이 발표됐습니다. 또 데이터는 아니지만, 오전 8시 15분에는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도 나왔습니다. 하나하나 살펴보겠습니다. ① 5월 소매판매
전월보다 0.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는 0.2% 감소할 것으로 봤는데, 훨씬 강한 수치가 나왔습니다. 자동차가 1.4%나 증가한 덕분이었습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도 전월보다 0.1% 증가했고,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5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4%나 늘었습니다.
다만 국내총생산(GDP) 계산에 포함되는 대조군의 소매판매는 예상과 같이 0.21% 증가했습니다. 이는 4월 0.63%나 2023년 월평균 0.39%보다 둔화한 것입니다. ② 5월 수입물가
전월보다 0.6% 하락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월가 예상 0.5% 하락보다도 더 낮았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5.9% 내렸습니다. 에너지 수입 가격이 전월보다 6.4%나 떨어진 게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렇지만 에너지를 제외한 수입물가도 전월 대비 0.1% 하락했습니다.
③ 주간 실업급여 청구
지난주 실업급여 청구가 한 주 만에 2만8000건 급증한 26만1000건으로 집계되어 시장에 불안감을 안겼습니다. 여전히 많은 건 아니지만 속도가 빨랐습니다. 1월에 비하면 30%나 늘어난 것이죠. 너무 빠른 증가 속도에 통계 오류라는 추정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전주와 같은 26만2000건으로 나타났습니다. 직전 주 수치도 26만2000건으로 상향 수정됐지요. 이는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이며, 시장 전망치 24만5000건을 크게 상회했습니다. 일주일 이상 연속 실업급여 청구 건수(~3일)도 전주보다 2만 건 증가한 177만5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④ 뉴욕주 제조업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 지수는 전달보다 38포인트 급등한 6.6을 기록했습니다. 0보다 높은 수치는 성장을 의미합니다. 신규 주문이 소폭 증가했고 출하량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시장이 주목한 것은 물가였습니다. 지불가격 지수는 13포인트 하락한 22.0이었으며, 가격 인상 지수는 15포인트 하락한 9.0이었습니다. 두 물가 지수는 팬데믹 직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⑤ 필라델피아 제조업 전망
필라델피아 연은이 조사한 6월 제조업 지수는 지난달 -10.4에서 이번 달 -13.7로 떨어졌습니다. 신규 수주 지수는 2포인트 하락해 -11.0을 기록했습니다. 역시 관심은 물가였습니다. 지불가격 지수는 10.5로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현재 물가 지수는 5월 3년 최저치에서 6월 0.1로 7포인트 상승하여 1월 이후 처음 상승했습니다. 큰 변화는 아닙니다.
⑥ 5월 산업생산
전월 대비 0.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 0%를 밑돌았습니다. 이는 전기, 가스 등 유틸리티 생산이 날씨로 인해 전달보다 1.8% 감소한 영향이 컸습니다. 산업생산에서 가장 큰 부문을 차지하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0.1% 증가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인플레이션(수입물가, 제조업 지불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있고 노동시장과 성장은 둔화하고 있지만 침체를 걱정할 정도는 아닙니다. 오늘 데이터만 본다면 연착륙이 가능합니다. Fed가 금리를 두 번 더 올려야 할 필요도 크지 않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이 추산하는 GDP나우는 이들 데이터가 나온 뒤 2분기 GDP 증가율 추정치를 연 2.2%에서 연 1.8%로 낮췄습니다. 장기 성장률 추세와 비슷한 적당한 수준이지요. BMO의 제니퍼 리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데이터가 미국 경제의 탄력성을 말해준다. 상황이 둔화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브레이크를 세게 밟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새벽만 해도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지표들이 쏟아진 뒤 뚝 떨어져 하락세로 전환했습니다. 2년물 금리는 오후 4시 25분께 전날보다 6.3bp 내린 4.644%, 10년물은 8bp나 떨어진 3.718%에 거래됐습니다. 글렌메드의 제이슨 프라이드 전략가는 "Fed가 정말 금리를 더 인상할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있다. 시장은 Fed의 메시지를 무시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매파적 Fed로 인해 단기물은 덜 떨어지고, 장기물은 더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 2년/10년 수익률 곡선의 역전 폭은 3개월 내 최대 폭으로 벌어졌습니다. 아카데미 증권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2년물과 10년물 곡선은 지속해서 역전될 수 있다. 2년물이 잠재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채권 트레이더들은 점점 더 많이 10년물에 대해 베팅할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통화정책을 잘 따라가는 달러화는 어제에 이어 또 하락했습니다. ICE 달러인덱스는 0.8% 하락해 102.12를 기록했습니다. 2월 초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으로 6주 내 최저 수준입니다. 르네상스 매크로는 "달러는 통화정책에 대한 컨센서스를 반영하는 척도인데, 추세는 여전히 약하다. 이는 어제의 한계 변동성은 시장이 예상했던 것과 거의 정확히 일치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오전 9시 30분 약보합 수준으로 출발한 뒤 지속해서 우상향 곡선을 그렸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상승 폭은 커졌습니다. 결국, 다우는 1.26%, S&P500 지수는 1.22% 올랐고 나스닥은 1.15%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세 지수 모두 2023년 최고치입니다. S&P500 지수는 6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마감했는데 이는 2021년 11월 이후 가장 긴 연속 상승세입니다. S&P500 지수 11개 업종이 모두 오르면서 시장의 폭이 넓었습니다. 헬스케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산업, 정보기술, 금융, 유틸리티, 에너지 업종이 모두 1% 이상 올랐습니다. 주택건설업체 레나는 좋은 실적을 내놓은 뒤 4.41% 급등했고, 델타항공은 15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써튜이티의 딜란 크레이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현재 시장의 핵심 질문은 가치주와 순환주가 성장주와 기술주를 따라잡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그 모멘텀은 시장을 더 높이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술주 상승세도 이어졌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3.2% 상승한 348.11달러로 마감해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애플(+1.12%) 메타(+3.1%) 알파벳(+1.15%) 등도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다만 엔비디아(-0.8%)와 테슬라(-0.35%)는 소폭 하락했습니다. 미국 개인 투자자협회(AAII)의 이번 주(~14일) 회원 대상 설문조사를 보면 향후 6개월간 강세장을 전망한 사람이 45.2%로 치솟아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과거 평균은 37.5%입니다. 어찌 보면 '야성적 충동'이 나타났다고 해야 할 정도로 상승 추세는 강합니다. 그러다 보니 급감했던 기업공개(IPO)도 살아나고 있습니다. 오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카바그룹(CAVA)은 공모가는 22달러로 정해졌는데 상장 직후 42달러에 거래됐고 결국 99% 오른 43.78달러로 첫날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중해 음식 레스토랑 체인을 운영하는 카바그룹은 공모 과정에서 주당 17~19달러를 희망했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도 미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ECB는 기준금리를 3.75%에서 4.00%로 25bp 인상하고 다음 달에도 인상할 방침임을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7월에도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라면서 "우리는 쉬어갈 생각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ECB는 이와 함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0.9%, 내년 1.5%로 각각 하향 조정했습니다. 어제 성장률 전망치를 높이고 금리는 동결한 Fed와는 다른 결정이었죠. 에드워드 존스의 모나 마자한 전략가는 "유럽 시장보다는 미국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Fed가 운영하는 역레포(RRP) 시장에서는 수요가 2조 달러에 못 미친 1조9921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지난 2022년 6월 이후 처음으로 2조 달러를 하회한 것입니다. 미 재무부가 대규모 국채 발행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이는 긍정적 신호입니다. RRP 시장에 몰리던 자금이 재무부의 단기 채권(T-bill) 매수에 들어가고 있다는 얘기이니까요. 은행 준비금이 아니라, 잉여유동성 성격인 RRP가 감소한다면 시장에는 바람직합니다. '중국 정부가 대규모 인프라 지출 및 다주택 투자 허용 등 경기 부양책을 며칠 내에 발표할 수 있다'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것도 긍정적이었습니다. 중국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부진한 것은 세계 경제 측면에서 걱정거리 중 하나였지요. 오늘 발표된 중국의 5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지요. WSJ은 중국 정부가 1조 위안(178조8000억 원) 규모의 특별 국채를 발행해 신규 인프라 건설과 경제 성장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의 다른 사업들에 사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썼습니다. 또 중국 경제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을 되살리기 위해 도시들에 한해 다주택 투자 제한을 폐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중국 물가는 디플레이션 수준이어서 때문에 부양책을 펼치는 데 부담이 크지 않을 것입니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 설립자는 계속해서 시장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CNBC 인터뷰에서 "올해는 여전히 기회로 가득 차 있다고 봐야 한다. 커다란 비관론이 존재하고 많은 사람은 랠리를 놓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올해 남은 기간 시장의 폭이 확장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어제 Fed는 두 번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등 매파적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동결을 통해 숨 쉴 틈을 줌으로써 본질적으로 주가가 추가 상승하는 걸 승인(greenlight)했다고 생각한다. 이건 기업이 움직일(투자할) 여지를 준다. 이는 경기민감주 랠리에 긍정적이다. 실제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는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AI 주식에 대해서도 "AI 투자를 통해 근로자의 생산성을 높이거나 근로자를 대체하는 것은 노동시장의 엄청난 구조적 인력 부족을 해결하는 것이다. 이런 인력 부족은 2035년까지 계속 커질 텐데, AI는 진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기업들은 자본 지출 집약적이고 노동 집약적이지 않을 것이다. 아직 그렇게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 약 이익의 29배에 거래되는 메가캡은 사실 10년 국채 수익률과 거의 같은 주가수익비율(PE)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황소의 질주는 거침이 없습니다. 그러나 경고는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뉴욕 연방은행이 추정하는 12개월 경기 침체 확률은 현재 71%에 달합니다. 1982년 이후 가장 높은 확률입니다. 무디스는 오늘 기업 부도율이 4월 3.2%에서 5월 3.4%로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16건의 채무 불이행은 올해 들어 한달 동안 가장 많은 수치입니다.
월가에서 최고의 이코노미스트로 꼽히는 에드 하이먼 에버코어 ISI 설립자는 "(긴축) 통화정책이 작동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1~2년이 소요된다. Fed는 지난 2006년 여름을 긴축을 멈췄지만, 불황은 2008년에 시작됐다. 18개월 뒤였다. 현재 채권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지 8개월이 지났고 지금부터 10개월 뒤에 침체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2007년 4분기에 S&P500 지수는 20% 상승했었다. 금융위기가 나타나기 직전이었다. 그리고 당시 GDP 성장률은 2.5%에 달했고 고용도 좋았다. 기본적으로 시장은 지금 당시를 되풀이 하는 것 같다. 시장은 Fed가 여기서 금리 인상을 멈출 것으로 보는데, 만약 멈춘다면 시장 가정(연착륙)이 맞을 수도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연착륙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이런 내 대답이 틀렸을 때가 많다. 내가 보는 것은 채권 수익률 곡선이 1930년대 이후 가장 많이 역전되어 있다는 것이다. Fed는 굉장히 빠른 금리 인상과 함께 양적 긴축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건 과거 전례가 없다"라고 설명했습니다. JP모건은 기술적으로 주가 상승세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펀드에서 2분기 말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통해 앞으로 몇 주 동안 최대 1500억 달러 규모의 주식을 매물로 내놓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주가가 많이 올라서 비중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큰 리밸런싱 규모입니다. JP모건의 니콜라오스 파니기르조글루 전략가는 이런 리밸런싱이 글로벌 주식 가격을 최대 5%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