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침체 모드…수익률 곡선 분석 [조재길의 핵심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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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곡선 역전 폭 보면 침체 불가피"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나스닥지수는 1% 넘게 떨어지면서, 8주일 연속 지속했던 주간 단위 상승세를 멈췄습니다.
침체에 대한 두려움이 커진 건 S&P글로벌의 경기 심리였습니다.
6월 기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6.3에 그쳤습니다. 기준점인 50을 크게 밑돈 겁니다. 서비스업 PMI는 54.1로, 전달(54.9)보다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국채 수익률 곡선 역전입니다.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긴축 예고에 따라 2년물 금리가 단기 급등하면서 곡선 역전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이날 10년물 금리는 연 3.74%, 2년물 금리는 4.71%로 마감했습니다. 두 기간물 금리 차이가 거의 100bp에 달하는 겁니다.
미국의 국채 금리 역전은 거의 1년간 지속돼 왔습니다.
크리스 버론 스트래터가스 파트너는 “과거 1979년과 2006~2007년의 두 번 사례가 지금과 유사하다”며 “두 번 다 수익률 곡선 역전 폭이 100bp에 달했고, 역전 기간도 1년을 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두 번 다 S&P500지수가 최고 28%까지 급등하다가 경기 침체를 맞았고 주가는 하락했다”고 했습니다.
유럽에서 다시 불거진 경기 침체 우려
유럽 각국이 다시 한 번 기준금리 인상 행보에 나선 가운데, 경기 침체 경고등이 더욱 선명하게 켜지고 있습니다.
유로존(유료화 사용 20개 국)의 6월 기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7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기준점인 50을 한참 밑돈 43.6으로, 시장 전망치(44.8)를 크게 밑돌았습니다.
서비스업 심리는 52.4로, 5개월 만의 최저였습니다. 시장 예상치 평균은 54.5였습니다.
유로존의 경기 심리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의 9월 금리 인상 확률이 뚝 떨어졌습니다. 이달에도 금리를 25bp 올렸던 유럽중앙은행(ECB)이 당초 예상만큼 큰 폭으로 금리를 높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입니다.
달러 대비 유로화는 약세로 돌아섰습니다. 유로스톡스50지수는 0.76% 밀렸습니다.
배런 "테슬라 주가, 2030년 1500달러"
테슬라(TSLA)의 오랜 후원자를 자처해온 론 배런 배런캐피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테슬라 주가가 장기적으로 크게 뛸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배런 회장은 “전 세계 자동차의 6%만이 전기차”라며 “향후 충전소까지 확대하는 테슬라엔 커다란 성장 기회”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테슬라의 사업 규모가 3년 전보다 3배 커졌는데도 주가는 제자리”라며 “주가는 2050년 500달러, 2030년 1500달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배런 회장이 테슬라 주식을 처음 매입한 건 테슬라 성장 초기였던 2014년입니다. 당시 총 3억8000만달러를 투자했는데, 40억달러로 투자 자산이 10배 넘게 불어났습니다. 이후 15억달러어치는 회수했습니다.
나란히 주가 떨어진 스타벅스·언더 아머
특징주 중에서 스타벅스(SBUX)와 언더 아머(UAA) 주가 움직임이 두드러졌습니다.
스타벅스 주가는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노조 단체인 스타벅스 노동자연합이 150개 이상의 매장 직원 3500여 명을 결합해 다음주부터 파업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탓입니다.
노조는 “6월 성소수자 인권의 달(Pride Month)을 맞아 관련 기념 장식을 매장에 비치하려 했으나 회사에 의해 거부됐다”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스타벅스의 미국 내 직영 매장은 총 9300여 개입니다.
언더 아머 주가는 웰스파고의 투자의견 하향 보고서가 영향을 끼쳤습니다.
윌 거트너 애널리스트는 언더 아머 목표가를 12달러에서 8달러로 낮추면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제시했습니다.
그 배경은 3가지입니다. 1. 북미 도매 시장의 매출 비중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높은 점(최소 연말까지 매출 증가율 둔화) 2. 재고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점(이익률 감소) 3. 경험이 적은 새 CEO 스테파니 리나츠(메리어트호텔 출신) 등입니다.
언더 아머 주가는 올 들어 약 30% 떨어졌습니다.
갑자기 치솟는 암호화폐…어떤 호재 있길래?
암호화폐 시장이 때 아닌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대장 격인 비트코인의 상승세가 무섭습니다. 개당 3만1000달러 안팎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올해 상승률은 85%에 달합니다.
불을 당겼던 건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신청입니다. 당국이 이번엔 승인을 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위즈덤트리 인베스코 등 다른 기업들도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신청했습니다.
시타델 등 6개 금융회사가 최근 암호화폐 거래소인 EDX를 출범시킨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이날 두 가지 호재가 추가됐습니다.
우선 대법원이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에 대해 우호적인 판단을 내렸습니다. 해커에 암호화폐 지갑을 털렸던 사용자가 제기했던 소송에 대해 ‘중재’로 해결하라고 결정한 겁니다. 코인베이스는 집단소송에 처할 위험을 덜게 됐습니다.
과거 암호화폐에 대해 부정적이던 국제통화기금(IMF)이 태도를 바꾼 보고서를 내놨습니다.
IMF는 새 보고서에서 “일부 국가가 암호화폐에 대해 전면 금지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다음주 PCE 물가…나이키·마이크론 실적
다음주 공개될 경제 지표 가운데 주목해야 할 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입니다. 지난 13일 발표됐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 동기 대비 4.0% 상승하는 데 그쳤으나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료품을 뺀 근원 소비자물가는 5.3% 뛰었습니다. PCE 물가는 Fed가 더 주목하는 지표입니다.
PCE 물가 상승률은 전달 대비 0.3% 상승했을 것이란 게 현재 시장의 컨센서스입니다. 5월(0.4% 상승)보다 둔화하는 겁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4.6% 뛰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콘퍼런스보드의 소비자신뢰지수(6월 기준) 역시 증시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시장의 연착륙 기대에 부합하는 수치가 나올 것인지가 관건입니다.
직전 분기 실적을 내놓는 기업으로는 나이키 월그린스 마이크론 맥코믹 컨스털레이션브랜즈 등이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