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아"…동학개미군단, 에코프로 팔고 여기로 몰려갔다는데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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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들, 6월 엘앤에프 2718억 순매수…에코프로는 1400억 순매도
실적 우려, 공매도 부담에 주가는 부진
"제품·고객사 다각화해 저평가 벗어날 것"
"양극재 판가 하락한 점은 리스크"
실적 우려, 공매도 부담에 주가는 부진
"제품·고객사 다각화해 저평가 벗어날 것"
"양극재 판가 하락한 점은 리스크"
에코프로에 몰렸던 동학개미의 2차전지 사랑이 엘앤에프로 확대되고 있다. 엘앤에프가 타 업체보다 저평가됐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엘앤에프가 고객사를 다변화해 리스크를 줄이고 있어 주가가 오를 수 있다고 봤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는 엘앤에프를 2718억원 순매수했다. 전체 상장사 가운데 개인 순매수 3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1, 2위는 네이버와 카카오로 엘앤에프는 2차전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했다. 에코프로는 엘앤에프와 반대로 개인이 순매도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개인은 에코프로를 1400억원 순매도했다. 5월 한 달간 개인이 에코프로를 4284억원을 사들인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 투자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엘앤에프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달 초 27만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10% 하락한 24만3000원으로 내려앉았다. 4월 기록한 52주 최고가(34만9500원)에 비해선 30.4% 낮다. 1분기 실적이 저조해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해석된다.
엘앤에프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6.2% 증가한 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4% 줄어든 404억원이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683억원의 60% 수준이다. 테슬라가 1분기 중국 상하이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며 양극재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엘앤에프의 최종 고객사다. 엘앤에프는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테슬라에 양극재를 공급한다. 엘앤에프가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한 양극재가 테슬라 전기차의 원통형 배터리에 탑재되는 방식이다. 내년부턴 테슬라에 양극재를 직접 공급한다. 엘앤에프는 테슬라와 3조8347억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월 28일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초부터 2025년 말까지 총 2년이다. 테슬라는 엘앤에프의 양극재를 활용해 배터리를 내재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매도 잔고가 증가한 점도 주가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일 465만977주였던 대차잔고 주수는 29일 548만5821주로 불어났다. 공매도를 하려면 대차거래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차잔고가 증가하면 향후 공매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증권가에선 엘앤에프의 매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 다른 양극재 업체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평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엘앤에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6.33배로 경쟁사 포스코퓨처엠(75.38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에코프로비엠(50.33배)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엘앤에프가 제품 포트폴리오와 고객사를 다양화해 저평가 요인을 해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에 양극재 공급을 시작하면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2025년 50%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슬라 외 다른 완성차 업체도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며 "엘앤에프는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앤에프 측은 배터리 셀업체 및 자동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의 요구에 따라 리튬인산철(LFP) 양산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음극재 사업에 진출하며 소재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음극재 사업과 양극재 사업의 시너지가 가시화하면 엘앤에프의 멀티플(기업가치 적정 배수)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엘앤에프는 미쓰비시케미칼과 손잡고 국내에 음극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음극재는 전체 배터리 가격에서 15%를 차지하는 주요 소재다.
양극재 가격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최근 양극재의 주요 원재료인 탄산리튬 가격이 하락해 양극재 판가도 하락하고 있다. 1분기 엘앤에프의 모든 매출은 양극재에서 나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3분기 양극재 판가는 kg당 27.5달러로 전 분기에 비해 3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증권사 장정훈 연구원은 "양극재 수요가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양극재 업체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다'며 "2차전지 소재 종목 가운데 양극재의 투자 리스크는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엘앤에프는 가격에 대한 우려에서 한발짝 떨어져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2분기 중 고객사와 판가 계약 구조를 변경했다"며 "리튬 가격 하락세와 반대로 엘앤에프의 양극재 평균 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9% 높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개인 투자자는 엘앤에프를 2718억원 순매수했다. 전체 상장사 가운데 개인 순매수 3위를 차지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1, 2위는 네이버와 카카오로 엘앤에프는 2차전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위치했다. 에코프로는 엘앤에프와 반대로 개인이 순매도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개인은 에코프로를 1400억원 순매도했다. 5월 한 달간 개인이 에코프로를 4284억원을 사들인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 투자자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지만 엘앤에프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지난달 초 27만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10% 하락한 24만3000원으로 내려앉았다. 4월 기록한 52주 최고가(34만9500원)에 비해선 30.4% 낮다. 1분기 실적이 저조해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것으로 해석된다.
엘앤에프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6.2% 증가한 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4% 줄어든 404억원이었다.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683억원의 60% 수준이다. 테슬라가 1분기 중국 상하이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며 양극재 출하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엘앤에프의 최종 고객사다. 엘앤에프는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테슬라에 양극재를 공급한다. 엘앤에프가 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한 양극재가 테슬라 전기차의 원통형 배터리에 탑재되는 방식이다. 내년부턴 테슬라에 양극재를 직접 공급한다. 엘앤에프는 테슬라와 3조8347억원 규모의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2월 28일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내년 초부터 2025년 말까지 총 2년이다. 테슬라는 엘앤에프의 양극재를 활용해 배터리를 내재화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매도 잔고가 증가한 점도 주가에 부담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일 465만977주였던 대차잔고 주수는 29일 548만5821주로 불어났다. 공매도를 하려면 대차거래가 필요하기 때문에 대차잔고가 증가하면 향후 공매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증권가에선 엘앤에프의 매출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 다른 양극재 업체에 비해 저평가됐다고 평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엘앤에프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6.33배로 경쟁사 포스코퓨처엠(75.38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에코프로비엠(50.33배)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엘앤에프가 제품 포트폴리오와 고객사를 다양화해 저평가 요인을 해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에 양극재 공급을 시작하면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2025년 50%까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슬라 외 다른 완성차 업체도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양극재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며 "엘앤에프는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앤에프 측은 배터리 셀업체 및 자동차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의 요구에 따라 리튬인산철(LFP) 양산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음극재 사업에 진출하며 소재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음극재 사업과 양극재 사업의 시너지가 가시화하면 엘앤에프의 멀티플(기업가치 적정 배수)이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엘앤에프는 미쓰비시케미칼과 손잡고 국내에 음극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음극재는 전체 배터리 가격에서 15%를 차지하는 주요 소재다.
양극재 가격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최근 양극재의 주요 원재료인 탄산리튬 가격이 하락해 양극재 판가도 하락하고 있다. 1분기 엘앤에프의 모든 매출은 양극재에서 나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3분기 양극재 판가는 kg당 27.5달러로 전 분기에 비해 39%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 증권사 장정훈 연구원은 "양극재 수요가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면 양극재 업체에 대한 눈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다'며 "2차전지 소재 종목 가운데 양극재의 투자 리스크는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엘앤에프는 가격에 대한 우려에서 한발짝 떨어져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엘앤에프는 2분기 중 고객사와 판가 계약 구조를 변경했다"며 "리튬 가격 하락세와 반대로 엘앤에프의 양극재 평균 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9% 높아질 것"이라고 추정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