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M "침체 강박 벗어나라…1층에서 떨어지면 안 다쳐"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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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일 월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03%, S&P500 +0.12%, 나스닥 +0.21%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3.858%(+1.5bp), 2년물 4.925%(+3.0bp)
◆국제 유가 : WTI 69.96달러(-0.96%), 브렌트유 74.82달러(-0.78%)
2023년 하반기 첫날인 3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는 상승세로 마감했습니다. 내일 독립기념일 휴장을 앞두고 오늘 거래는 오후 1시 조기 폐장했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휴가를 떠나 거래량이 평소의 5분의 1수준으로 급감한 가운데 2분기 예상보다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한 테슬라가 시장을 주도해 상승세가 이어졌습니다. 스트레스 테스트 통과 이후 줄줄이 배당 증액을 발표한 은행주들도 오름세에 힘을 보탰습니다.
오늘 시장을 움직인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테슬라가 이끈 전기차 폭등
테슬라는 지난 1일 2분기 차량 인도와 생산 대수를 발표했습니다. 인도 대수는 46만6140대로 분기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예상 44만8000대를 크게 넘을 뿐 아니라 전분기보다 10%, 전년 동기에 비해선 83% 증가한 것입니다. 웨드 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는 엄청난 인도 속도였으며 테슬라 비관론자들을 다시 침묵시킬 것이다. 지난 분기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는 상을 탈 만한 실적을 냈다"라고 밝혔습니다. 테슬라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부터 10% 넘게 폭등하더니 결국 6.89% 상승한 279.8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리비안 17.41%, 루시드 7.26% 등 전기차 업체들도 동반 상승했습니다. 리비안도 지난 분기 1만3992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1만2640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생산량은 예상치 1만2562대를 웃돌았습니다. 홍콩에서 거래되는 BYD도 4.48% 올랐고요. BYD도 지난 분기 70만244대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해 사상 최고 분기를 보냈습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은 지난주 테슬라에 대한 투자 등급을 줄줄이 낮췄습니다.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이유였지요. 골드만삭스는 2분기 인도 대수가 발표된 뒤 "2분기 인도 대수는 우리 추정치와 월가 콘센서스를 넘는 강한 것으로 생각한다. 테슬라는 물류와 운영상의 제약을 줄이기 위해 분기 내내 일정한 인도를 할 수 있게 전환하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인도 대수가 지난 분기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했었다"라면서 목표주가를 248달러에서 275달러로 높였습니다. 테슬라는 오늘 목표가를 넘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시장 관찰자들은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테슬라의 높은 전기차 시장점유율(60% 수준)을 빼앗길 것으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지금 발생하는 일은 전통 업체에서 새로운 전기차가 천천히 도입되고 테슬라는 더 오랫동안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할 기회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목표주가 250달러를 유지했습니다. 성과는 좋지만,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죠. 테슬라 비관론자인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인도 대수가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마진 성장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핵심 질문은 상당한 가격 인하와 지속적 비용 개선 속에서 마진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테슬라가 인도 대수 기대치를 충족하려면 2023년 및/또는 2024년 가격을 더 낮춰야 할 것으로 우려한다. 게다가 밸류에이션이 장기적으로 중요하다고 믿으며 주식은 공정가치인 150달러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테슬라는 오는 19일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의 재고는 더 나은 판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3개월 무료 충전 제공 등 추가 수요를 자극할 방법을 계속 찾아야 함을 의미한다. 그 결과 마진은 하반기에도 계속 하락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때 이익이 24% 감소했었습니다.
② 계속 위축되는 제조업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0을 기록해 전달(46.9)뿐 아니라 예상(47.3)보다 낮았습니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지수는 8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아 제조업 경기가 위축 국면을 지속하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8개월 연속 위축세는 2007년~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긴 것입니다. 바로 전 세 번 지수가 이렇게 떨어졌을 때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졌습니다. 다만 세부 지수를 보면 긍정적인 요인이 많았습니다. 신규 수주는 45.6으로 전달(42.6)보다 3포인트나 개선됐습니다. 수주 잔고도 38.7로 1.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리처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스는 "신규 수주가 잠재적으로 바닥을 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게다가 지불물가는 41.8로 5월 44.2보다 2.4포인트 추가 하락했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이런 수치는 과거 소비자물가(CPI) 0%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고용도 48.1로 전달의 51.4에서 위축세로 떨어졌습니다. ISM의 티모시 피오레 조사협회장은 "제조업 부문이 다시 위축됐고, 전달과 비교해 더 빠른 위축 속도를 보였다. 기업들은 이전 달보다 더 많이 생산을 줄이고 정리 해고를 하기 시작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고객사 재고가 너무 적은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향후 생산에 긍정적일 수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밝은 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S&P글로벌이 발표한 6월 제조업 PMI도 46.3으로 전월(48.4)보다 떨어졌습니다. 이 수치도 6개월 만에 최저입니다.
다만 제조업 업황이 나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미국인들의 소비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했거든요. 오안다는 “신규주문이 42.6에서 45.6으로 증가한 것을 보면 뉴스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ING는 "6월 제조업 PMI도 중요하지만, 더 큰 초점은 목요일에 발표될 서비스업 PMI에 쏠리고 있다. 서비스업이 더 중요한데다 서비스업 PMI가 5월에 예상보다 좀 많이 떨어졌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③ 건설지출 증가했지만
5월 건설지출은 전월보다 0.9%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월가 예상 0.5% 증가를 웃돌았습니다. 다만 4월 수치가 1.2% 증가에서 0.4% 증가로 큰 폭으로 하향 수정됐습니다.
제조업이나 건설업은 서비스업 업황을 선행합니다. 금리에 민감한 이 두 부분이 약세를 보인다면 하반기 서비스업에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오늘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제조업 PMI 등을 고려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정치를 기존 2.2%에서 1.9%로 낮췄습니다. 물론 1.9%도 장기 추세 성장률과 비슷한 것이고, 1분기 GDP 증가율도 연율 2%로 미국 경제는 아직 탄탄한 성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④ 중국 '유동성 함정'에 빠졌나
오늘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6월 제조업 PMI가 발표됐는데요. 중국 등 아시아도 별로이고 유로존의 PMI는 43.4로 집계되어 계속해서 기준선 50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는 예비치 43.6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5월 44.8도 밑돌았습니다.
중국의 경우 6월 차이신 제조업 PMI가 50.5로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간신히 50은 넘었지만,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지난주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6월 제조업 PMI도 49로 3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있음을 보여줬었습니다.
이에 대해 BCA리서치는 "중국의 제조업 PMI의 구성 요소를 보면 향후 몇 달 동안 내림세가 이어질 것을 보여준다"라며 "중국 당국은 경제를 부양하겠지만 의미 있는 성장을 촉진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유동성 함정'에 빠지고 있다는 주장했는데요. 유동성 함정은 금리를 낮춰도 대출 수요와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없는 상황을 말합니다. 중국 소비자를 보면 저축 선호도가 높고 투자 의향은 매우 낮다는 것이죠. 중국 가계는 지난 2년간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1.5%포인트나 하락했지만 모기지를 갚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⑤ 감산 소식에도 유가 하락
제조업 PMI에서 보듯 세계 경제가 둔화하는 가운데 오늘 OPEC+는 7월 정례 회의를 했습니다. 새로운 합의는 없었지만 회의가 끝난 뒤 사우디아라비아는 7월부터 실시 중인 자발적인 월 100만 배럴 감산을 8월에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도 8월부터 하루 50만 배럴씩 추가로 수출을 줄이겠다고 밝혔죠.
발표가 나온 직후 유가는 1%가량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래 가진 못했습니다. 미국의 PMI가 발표된 뒤 하락세로 전환됐습니다. 결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0.96% 내린 배럴당 69.96달러, 브렌트유는 0.78% 떨어진 74.8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포트 원자재 전략가는 "원유 시장은 거시경제 둔화 및 금리 인상 우려, 경착륙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매우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는 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모든 일을 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은 힘든 일이다. 중국에서 나오는 경제 데이터는 예상보다 나쁘다. 또 시장에는 러시아가 발표한 감산을 지킬 것이란 하는 의심이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계속해서 석유를 싼값에 팔고 있다. 사우디는 올 하반기 동안 시장 수급의 균형을 맞추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잠재적으로 거시적 우려가 유가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⑥ 애플 '비전 프로' 엎친 데 덮쳤다? 지난주 금요일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한 애플의 주가는 0.78% 하락했습니다. 여전히 3조 달러를 지켰습니다. 오늘 하락은 파이낸셜타임스가 "애플이 '비전 프로' 헤드셋 생산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탓입니다. 복잡한 디자인으로 인한 생산 문제로 인해 애초 첫 12개월 동안 생산 목표량을 약 100만 대로 잡았었지만, 지금은 40만 대 미만으로 낮춰잡았다고 썼습니다. 판매가 3499달러짜리 '비전 프로' 생산 지연으로 더 저렴한 버전에 대한 출시 계획도 뒤로 미뤄졌습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분석가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애플의 '비전 프로'는 이미 높은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이제 또 다른 잠재적 난관을 만났다"라면서도 " 애플은 이전에도 (제품) 출시 후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지만 놀라울 정도로 잘 극복했다"라고 말했습니다.
⑦ 옐런 방중 기대?
미 정부는 지난 주말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6~9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을 찾아 고위급 소통 재개에 합의한 데 이어 3주만입니다. 월가 일부에서는 미·중 관계가 개선되거나 최소한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장 초반 마이크론 엔비디아 등 미국 정부의 대중 규제를 받게 된 반도체 주식들은 꽤 올랐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금세 사그라졌습니다. 중국 상무부가 8월부터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 생산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 통제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입니다. 미국이 대중 반도체 및 첨단기술 규제가 강화되자 보복 카드를 꺼낸 것이죠.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 생산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됩니다. 일부에선 이런 카드를 놓고 옐런 장관과 협상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폴 트리올로 중국 담당 수석 부사장은 WSJ 인터뷰에서 "중국은 수출 통제에 관한 새로운 대화에 관심이 있다는 신호를 미국에 보냈으며 이 조치는 중국에 더 많은 레버리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증시는 보합세(-0.1~0.1%)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10시 ISM의 PMI가 발표된 뒤 3대 지수가 모두 약보합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서자 다시 상승세가 나타났습니다. 결국, 다우는 0.03%, S&P500 지수는 0.12% 올랐고, 나스닥은 0.21%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오전 10시 PMI 발표 직후 급락했지만 역시 오후장 들어 상승했습니다. 지금은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중요하고, 서비스업 중심으로 미국의 경제는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역시 조기 폐장한 채권시장에서 오후 2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0bp 오른 4.925%, 10년물은 1.5bp 상승한 3.858%로 거래됐습니다. 시장이 오름세를 이어간 데서 드러나듯 전반적 분위기는 긍정적입니다.
CFRA 분석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S&P500 지수는 상반기에 크게 오르면 하반기에 상승할 가능성이 더 크고 더 큰 오름세를 보여왔습니다. 1945년 이후 S&P500 지수는 하반기에 평균 4.2% 상승했으며, 상승 확률은 69%였습니다. 그런데 S&P500 지수가 상반기에 10% 이상 오르면 하반기 평균 수익률은 8%에 달하고 상승할 확률도 82%도 높아집니다. 지난 상반기 S&P500 주시는 16% 상승했지요.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시장에 돈을 넣고 있습니다. 리피니티브의 리퍼 데이터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ETF와 뮤추얼 펀드에 지난 5월 거의 100억 달러(2021년 초 이후 최대)가 순유입됐으며 6월에도 계속 돈을 들어오고 있습니다. WSJ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 작년 이후 가장 큰 주간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강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기술주 외에 다른 주식들도 일부 동참하면서 동일 비중 S&P500 지수, 러셀2000 지수 등도 상승 추세로 바뀌었습니다. 에버코어ISI에 따르면 6월까지 S&P500 주식 가운데 415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115개 기업이 최소 10% 상승했습니다. 또 11개 업종 모두 6월에 올랐습니다. 펀드스트랫은 오늘 S&P500 지수 연말 목표치를 기존 4750에서 4825로 높였습니다. 톰리 설립자는 "인플레이션 둔화 등 몇 가지 긍정적 촉매제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6월 소비자물가(CPI)는 3%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제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에 진정한 진전이 있다고 믿기 시작할 수 있다. 시장에 대해 많은 회의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Fed가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고 채권 수익률 곡선은 역전되었기 때문에 회의적인 이유를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 생각은 이것이 인플레이션 전쟁이었다는 것이다. Fed는 경제를 죽이려 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을 죽이려 하고 있고 그들이 이기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증시는 1년 내내 많은 블로킹과 태클이 있는 게임이었고 하반기에도 여전히 힘든 전투가 되리라 생각한다.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저가 매수'(buy the dip) 체제에 들어갔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2% 하락하면 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금융여건이 완화되면 경기 순환주가 곧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것으로 보는 건 톰리뿐이 아닙니다. 골드만삭스는 오늘 인플레이션이 올해 남은 기간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이라며 올해 말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전망치를 기존 예상보다 0.2% 포인트 낮은 3.5%로 낮췄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중고차 경매가 9% 하락, 여름의 부정적 계절성, 아파트 임대료 급락, 노동 시장의 수급 불균형 회복 등 4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그렇게 내려간다면 Fed는 긴축 계획을 다시 검증할 것이고, 7월과 9월 연속 추가 인상 가능성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여전히 침체가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게펜 이코노미스트는 "주로 소비로 인해 경제는 예상보다 더 탄력적인 것으로 입증되었다. 그러나 이런 탄탄한 데이터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긴축 정책의 지체 효과가 시작되면서 경제 모멘텀은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오렌 클라치킨 이코노미스트도 "상반기 소비자들의 강력함이 우리를 놀라게 했지만, 소비자들은 하반기에는 경직적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선택의 여지 없이 지출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JP모건 자산운용의 엘리세 오센바흐 글로벌 전략가는 "이른바 '침체 강박증'이 지난 1년 반 동안 투자자 행동을 이끌었지만, 투자자는 그게 미래를 결정하도록 놔두면 안 된다. 보수적 자산에 너무 많이 투자하거나 전혀 투자하지 않으면 투자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 내가 자주 쓰는 비유는 (침체에 떨어져도) 1층에서 떨어진다면 크게 다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주식 시장은 경제가 아니다. 침체가 오든 아니든 이번 약세장에서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주가가 작년 10월 저점을 다시 테스트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021년 말 이후 이번 분기 말까지 시가총액 기준 S&P500 업종의 약 85%는 전년 대비 이익 감소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는 더 넓은 경제가 침체에 직면하더라도 이익에 관한 한 더는 큰 악영향은 없을 가능성을 뜻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단기에 많이 올랐기 때문에 강세론자들 사이에서도 약간은 조심스러운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 4600을 제시해왔는데, 이제 올해 중반인데 얼마 남지 않았다"라면서 "현재 S&P500은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11%나 높은 만큼 약간의 저항이 나타날 것이다. 더 높이 빨리 치솟는다면 '멜트 업'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밝혔습니다. '멜트 업'은 FOMO(갑작스러운 상승장에서 소외될까 두려워 추격 매수하는 것)로 인해 시장이 폭발적으로 치솟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장세는 통상 '멜트 다운'(상승장이 갑자기 녹아버리듯 급락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딩 데스크는 투자자 포지셔닝과 감정이 완벽해져서 더 안전망이 될 수 없다며 다섯 가지 요인을 지적했습니다.
⑴ 1.4에 달하는 투자자 감정 지표(1을 넘으면 확장된 포지셔닝을 가리킴)
⑵ 프라임 브로커리지(PB)에서의 고객(헤지펀드) 포지션은 지난 1년을 따지면 백분위 중 97분위(100분위가 가장 높은 것)이며, 총체적으로 봐도 93분위에 있음
⑶ 미국 개인 투자자협회(AAII)의 강세장 지표는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함. CNN의 공포/탐욕 지수도 확실한 탐욕 상황임을 가리킴
⑷ 변동성이 증가하면 CTA(Commodity Trading Advisor) 및 리스크 패리티 펀드에서의 매도가 발생할 수 있음
⑸ S&P500 기업의 85%가 자사주 매입 중단 기간에 들어감 세계 최대 헤지 펀드인 브릿지워터의 그렉 젠슨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경제 전망과 Fed가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낮출 수 있을지 대해 너무 낙관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Fed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시장보다 조금 더 현실적인 것 같다. 지금부터 더 랠리 하려면 Fed는 금리를 상당히 빨리 낮춰야 하고 기업 이익이 꽤 좋은 환경이 되어야 한다. 그것도 일부 주가에 반영되어 있고 그 이상을 얻으려면 그 이상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긴축 정도는 과거보다 빠르고 높았으며, 과거 이와 같은 긴축은 상당한 침체를 초래했다. 시차는 다소 가변적이지만 여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일반적으로 작년처럼 주식이 하락하고 단기 금리가 상승할 때 사람들은 더 높은 이자율, 자산 가격 하락, 주택 침체 등을 볼 수 있었고 더 많은 돈을 저축했다. 이는 기업 매출 약화와 정리 해고를 불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젠슨은 "돌아보면 펜데믹 이후 풀린 돈이 높은 금리가 주는 충격을 크게 약화시켰다. 나는 여전히 약한 성장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에 대한 실망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그리고 그 약한 성장이 저축률 상승으로 이어지기 시작하면 경기 침체에 빠지기 쉽고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0.03%, S&P500 +0.12%, 나스닥 +0.21%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3.858%(+1.5bp), 2년물 4.925%(+3.0bp)
◆국제 유가 : WTI 69.96달러(-0.96%), 브렌트유 74.82달러(-0.78%)
2023년 하반기 첫날인 3일(미 동부시간) 뉴욕 증시는 상승세로 마감했습니다. 내일 독립기념일 휴장을 앞두고 오늘 거래는 오후 1시 조기 폐장했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휴가를 떠나 거래량이 평소의 5분의 1수준으로 급감한 가운데 2분기 예상보다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한 테슬라가 시장을 주도해 상승세가 이어졌습니다. 스트레스 테스트 통과 이후 줄줄이 배당 증액을 발표한 은행주들도 오름세에 힘을 보탰습니다.
오늘 시장을 움직인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테슬라가 이끈 전기차 폭등
테슬라는 지난 1일 2분기 차량 인도와 생산 대수를 발표했습니다. 인도 대수는 46만6140대로 분기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는 예상 44만8000대를 크게 넘을 뿐 아니라 전분기보다 10%, 전년 동기에 비해선 83% 증가한 것입니다. 웨드 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이는 엄청난 인도 속도였으며 테슬라 비관론자들을 다시 침묵시킬 것이다. 지난 분기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는 상을 탈 만한 실적을 냈다"라고 밝혔습니다. 테슬라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부터 10% 넘게 폭등하더니 결국 6.89% 상승한 279.8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리비안 17.41%, 루시드 7.26% 등 전기차 업체들도 동반 상승했습니다. 리비안도 지난 분기 1만3992대의 차량을 생산하고 1만2640대를 고객에게 인도했다고 밝혔습니다. 생산량은 예상치 1만2562대를 웃돌았습니다. 홍콩에서 거래되는 BYD도 4.48% 올랐고요. BYD도 지난 분기 70만244대의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을 판매해 사상 최고 분기를 보냈습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은 지난주 테슬라에 대한 투자 등급을 줄줄이 낮췄습니다.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이유였지요. 골드만삭스는 2분기 인도 대수가 발표된 뒤 "2분기 인도 대수는 우리 추정치와 월가 콘센서스를 넘는 강한 것으로 생각한다. 테슬라는 물류와 운영상의 제약을 줄이기 위해 분기 내내 일정한 인도를 할 수 있게 전환하는 과정에 있었기 때문에 우리는 인도 대수가 지난 분기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했었다"라면서 목표주가를 248달러에서 275달러로 높였습니다. 테슬라는 오늘 목표가를 넘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시장 관찰자들은 자동차업체들이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면서 테슬라의 높은 전기차 시장점유율(60% 수준)을 빼앗길 것으로 생각해왔다. 하지만 지금 발생하는 일은 전통 업체에서 새로운 전기차가 천천히 도입되고 테슬라는 더 오랫동안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할 기회를 가진 것처럼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는 목표주가 250달러를 유지했습니다. 성과는 좋지만,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것이죠. 테슬라 비관론자인 번스타인의 토니 사코나기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인도 대수가 기대치를 상회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마진 성장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핵심 질문은 상당한 가격 인하와 지속적 비용 개선 속에서 마진이 어떻게 변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테슬라가 인도 대수 기대치를 충족하려면 2023년 및/또는 2024년 가격을 더 낮춰야 할 것으로 우려한다. 게다가 밸류에이션이 장기적으로 중요하다고 믿으며 주식은 공정가치인 150달러보다 높게 거래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테슬라는 오는 19일 장 마감 후 2분기 실적을 발표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테슬라의 재고는 더 나은 판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3개월 무료 충전 제공 등 추가 수요를 자극할 방법을 계속 찾아야 함을 의미한다. 그 결과 마진은 하반기에도 계속 하락할 수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실적 발표 때 이익이 24% 감소했었습니다.
② 계속 위축되는 제조업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0을 기록해 전달(46.9)뿐 아니라 예상(47.3)보다 낮았습니다. 이는 2020년 5월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지수는 8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아 제조업 경기가 위축 국면을 지속하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8개월 연속 위축세는 2007년~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긴 것입니다. 바로 전 세 번 지수가 이렇게 떨어졌을 때 미국 경제는 침체에 빠졌습니다. 다만 세부 지수를 보면 긍정적인 요인이 많았습니다. 신규 수주는 45.6으로 전달(42.6)보다 3포인트나 개선됐습니다. 수주 잔고도 38.7로 1.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리처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스는 "신규 수주가 잠재적으로 바닥을 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게다가 지불물가는 41.8로 5월 44.2보다 2.4포인트 추가 하락했습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이런 수치는 과거 소비자물가(CPI) 0%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고용도 48.1로 전달의 51.4에서 위축세로 떨어졌습니다. ISM의 티모시 피오레 조사협회장은 "제조업 부문이 다시 위축됐고, 전달과 비교해 더 빠른 위축 속도를 보였다. 기업들은 이전 달보다 더 많이 생산을 줄이고 정리 해고를 하기 시작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고객사 재고가 너무 적은 수준까지 떨어졌는데 이는 향후 생산에 긍정적일 수 있다. 이는 잠재적으로 밝은 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S&P글로벌이 발표한 6월 제조업 PMI도 46.3으로 전월(48.4)보다 떨어졌습니다. 이 수치도 6개월 만에 최저입니다.
다만 제조업 업황이 나쁘다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미국인들의 소비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했거든요. 오안다는 “신규주문이 42.6에서 45.6으로 증가한 것을 보면 뉴스가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ING는 "6월 제조업 PMI도 중요하지만, 더 큰 초점은 목요일에 발표될 서비스업 PMI에 쏠리고 있다. 서비스업이 더 중요한데다 서비스업 PMI가 5월에 예상보다 좀 많이 떨어졌었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③ 건설지출 증가했지만
5월 건설지출은 전월보다 0.9%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월가 예상 0.5% 증가를 웃돌았습니다. 다만 4월 수치가 1.2% 증가에서 0.4% 증가로 큰 폭으로 하향 수정됐습니다.
제조업이나 건설업은 서비스업 업황을 선행합니다. 금리에 민감한 이 두 부분이 약세를 보인다면 하반기 서비스업에 압력을 가할 수 있습니다. 오늘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제조업 PMI 등을 고려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추정치를 기존 2.2%에서 1.9%로 낮췄습니다. 물론 1.9%도 장기 추세 성장률과 비슷한 것이고, 1분기 GDP 증가율도 연율 2%로 미국 경제는 아직 탄탄한 성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④ 중국 '유동성 함정'에 빠졌나
오늘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6월 제조업 PMI가 발표됐는데요. 중국 등 아시아도 별로이고 유로존의 PMI는 43.4로 집계되어 계속해서 기준선 50을 넘지 못했습니다. 이는 예비치 43.6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5월 44.8도 밑돌았습니다.
중국의 경우 6월 차이신 제조업 PMI가 50.5로 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습니다. 간신히 50은 넘었지만,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죠. 지난주 중국 정부가 발표하는 공식 6월 제조업 PMI도 49로 3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 있음을 보여줬었습니다.
이에 대해 BCA리서치는 "중국의 제조업 PMI의 구성 요소를 보면 향후 몇 달 동안 내림세가 이어질 것을 보여준다"라며 "중국 당국은 경제를 부양하겠지만 의미 있는 성장을 촉진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유동성 함정'에 빠지고 있다는 주장했는데요. 유동성 함정은 금리를 낮춰도 대출 수요와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없는 상황을 말합니다. 중국 소비자를 보면 저축 선호도가 높고 투자 의향은 매우 낮다는 것이죠. 중국 가계는 지난 2년간 주택담보 대출 금리가 1.5%포인트나 하락했지만 모기지를 갚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⑤ 감산 소식에도 유가 하락
제조업 PMI에서 보듯 세계 경제가 둔화하는 가운데 오늘 OPEC+는 7월 정례 회의를 했습니다. 새로운 합의는 없었지만 회의가 끝난 뒤 사우디아라비아는 7월부터 실시 중인 자발적인 월 100만 배럴 감산을 8월에도 연장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러시아도 8월부터 하루 50만 배럴씩 추가로 수출을 줄이겠다고 밝혔죠.
발표가 나온 직후 유가는 1%가량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래 가진 못했습니다. 미국의 PMI가 발표된 뒤 하락세로 전환됐습니다. 결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0.96% 내린 배럴당 69.96달러, 브렌트유는 0.78% 떨어진 74.82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RBC캐피털마켓의 헬리마 크로포트 원자재 전략가는 "원유 시장은 거시경제 둔화 및 금리 인상 우려, 경착륙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매우 우려하고 있다. 사우디는 유가를 떠받치기 위해 모든 일을 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은 힘든 일이다. 중국에서 나오는 경제 데이터는 예상보다 나쁘다. 또 시장에는 러시아가 발표한 감산을 지킬 것이란 하는 의심이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계속해서 석유를 싼값에 팔고 있다. 사우디는 올 하반기 동안 시장 수급의 균형을 맞추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지만, 잠재적으로 거시적 우려가 유가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⑥ 애플 '비전 프로' 엎친 데 덮쳤다? 지난주 금요일 시가총액 3조 달러를 돌파한 애플의 주가는 0.78% 하락했습니다. 여전히 3조 달러를 지켰습니다. 오늘 하락은 파이낸셜타임스가 "애플이 '비전 프로' 헤드셋 생산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탓입니다. 복잡한 디자인으로 인한 생산 문제로 인해 애초 첫 12개월 동안 생산 목표량을 약 100만 대로 잡았었지만, 지금은 40만 대 미만으로 낮춰잡았다고 썼습니다. 판매가 3499달러짜리 '비전 프로' 생산 지연으로 더 저렴한 버전에 대한 출시 계획도 뒤로 미뤄졌습니다. 하그리브스 랜스다운의 수잔나 스트리터 분석가는 로이터 인터뷰에서 "애플의 '비전 프로'는 이미 높은 가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고, 이제 또 다른 잠재적 난관을 만났다"라면서도 " 애플은 이전에도 (제품) 출시 후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지만 놀라울 정도로 잘 극복했다"라고 말했습니다.
⑦ 옐런 방중 기대?
미 정부는 지난 주말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6~9일 중국을 방문한다고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중국을 찾아 고위급 소통 재개에 합의한 데 이어 3주만입니다. 월가 일부에서는 미·중 관계가 개선되거나 최소한 더 악화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장 초반 마이크론 엔비디아 등 미국 정부의 대중 규제를 받게 된 반도체 주식들은 꽤 올랐습니다.
하지만 희망은 금세 사그라졌습니다. 중국 상무부가 8월부터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 생산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 통제를 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입니다. 미국이 대중 반도체 및 첨단기술 규제가 강화되자 보복 카드를 꺼낸 것이죠.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 생산의 80%를 차지하고 있어 파장이 예상됩니다. 일부에선 이런 카드를 놓고 옐런 장관과 협상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올브라이트 스톤브리지 그룹의 폴 트리올로 중국 담당 수석 부사장은 WSJ 인터뷰에서 "중국은 수출 통제에 관한 새로운 대화에 관심이 있다는 신호를 미국에 보냈으며 이 조치는 중국에 더 많은 레버리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 증시는 보합세(-0.1~0.1%)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10시 ISM의 PMI가 발표된 뒤 3대 지수가 모두 약보합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서자 다시 상승세가 나타났습니다. 결국, 다우는 0.03%, S&P500 지수는 0.12% 올랐고, 나스닥은 0.21%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는 오전 10시 PMI 발표 직후 급락했지만 역시 오후장 들어 상승했습니다. 지금은 제조업보다 서비스업이 중요하고, 서비스업 중심으로 미국의 경제는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역시 조기 폐장한 채권시장에서 오후 2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0bp 오른 4.925%, 10년물은 1.5bp 상승한 3.858%로 거래됐습니다. 시장이 오름세를 이어간 데서 드러나듯 전반적 분위기는 긍정적입니다.
CFRA 분석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S&P500 지수는 상반기에 크게 오르면 하반기에 상승할 가능성이 더 크고 더 큰 오름세를 보여왔습니다. 1945년 이후 S&P500 지수는 하반기에 평균 4.2% 상승했으며, 상승 확률은 69%였습니다. 그런데 S&P500 지수가 상반기에 10% 이상 오르면 하반기 평균 수익률은 8%에 달하고 상승할 확률도 82%도 높아집니다. 지난 상반기 S&P500 주시는 16% 상승했지요.
투자자들은 계속해서 시장에 돈을 넣고 있습니다. 리피니티브의 리퍼 데이터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ETF와 뮤추얼 펀드에 지난 5월 거의 100억 달러(2021년 초 이후 최대)가 순유입됐으며 6월에도 계속 돈을 들어오고 있습니다. WSJ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 작년 이후 가장 큰 주간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술적으로도 강세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근 기술주 외에 다른 주식들도 일부 동참하면서 동일 비중 S&P500 지수, 러셀2000 지수 등도 상승 추세로 바뀌었습니다. 에버코어ISI에 따르면 6월까지 S&P500 주식 가운데 415개가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고 115개 기업이 최소 10% 상승했습니다. 또 11개 업종 모두 6월에 올랐습니다. 펀드스트랫은 오늘 S&P500 지수 연말 목표치를 기존 4750에서 4825로 높였습니다. 톰리 설립자는 "인플레이션 둔화 등 몇 가지 긍정적 촉매제가 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6월 소비자물가(CPI)는 3%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제 사람들은 인플레이션에 진정한 진전이 있다고 믿기 시작할 수 있다. 시장에 대해 많은 회의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Fed가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고 채권 수익률 곡선은 역전되었기 때문에 회의적인 이유를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 생각은 이것이 인플레이션 전쟁이었다는 것이다. Fed는 경제를 죽이려 하지 않는다. 인플레이션을 죽이려 하고 있고 그들이 이기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증시는 1년 내내 많은 블로킹과 태클이 있는 게임이었고 하반기에도 여전히 힘든 전투가 되리라 생각한다.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저가 매수'(buy the dip) 체제에 들어갔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2% 하락하면 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금융여건이 완화되면 경기 순환주가 곧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낮아질 것으로 보는 건 톰리뿐이 아닙니다. 골드만삭스는 오늘 인플레이션이 올해 남은 기간 예상보다 더 빠른 속도로 하락할 것이라며 올해 말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전망치를 기존 예상보다 0.2% 포인트 낮은 3.5%로 낮췄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중고차 경매가 9% 하락, 여름의 부정적 계절성, 아파트 임대료 급락, 노동 시장의 수급 불균형 회복 등 4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그렇게 내려간다면 Fed는 긴축 계획을 다시 검증할 것이고, 7월과 9월 연속 추가 인상 가능성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여전히 침체가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게펜 이코노미스트는 "주로 소비로 인해 경제는 예상보다 더 탄력적인 것으로 입증되었다. 그러나 이런 탄탄한 데이터가 계속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 긴축 정책의 지체 효과가 시작되면서 경제 모멘텀은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오렌 클라치킨 이코노미스트도 "상반기 소비자들의 강력함이 우리를 놀라게 했지만, 소비자들은 하반기에는 경직적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선택의 여지 없이 지출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JP모건 자산운용의 엘리세 오센바흐 글로벌 전략가는 "이른바 '침체 강박증'이 지난 1년 반 동안 투자자 행동을 이끌었지만, 투자자는 그게 미래를 결정하도록 놔두면 안 된다. 보수적 자산에 너무 많이 투자하거나 전혀 투자하지 않으면 투자 목표를 이루기 어렵다. 내가 자주 쓰는 비유는 (침체에 떨어져도) 1층에서 떨어진다면 크게 다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주식 시장은 경제가 아니다. 침체가 오든 아니든 이번 약세장에서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주가가 작년 10월 저점을 다시 테스트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021년 말 이후 이번 분기 말까지 시가총액 기준 S&P500 업종의 약 85%는 전년 대비 이익 감소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는 더 넓은 경제가 침체에 직면하더라도 이익에 관한 한 더는 큰 악영향은 없을 가능성을 뜻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너무 단기에 많이 올랐기 때문에 강세론자들 사이에서도 약간은 조심스러운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올해 말 S&P500지수 목표 4600을 제시해왔는데, 이제 올해 중반인데 얼마 남지 않았다"라면서 "현재 S&P500은 200일 이동평균선보다 11%나 높은 만큼 약간의 저항이 나타날 것이다. 더 높이 빨리 치솟는다면 '멜트 업' 시나리오의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밝혔습니다. '멜트 업'은 FOMO(갑작스러운 상승장에서 소외될까 두려워 추격 매수하는 것)로 인해 시장이 폭발적으로 치솟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장세는 통상 '멜트 다운'(상승장이 갑자기 녹아버리듯 급락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골드만삭스의 트레이딩 데스크는 투자자 포지셔닝과 감정이 완벽해져서 더 안전망이 될 수 없다며 다섯 가지 요인을 지적했습니다.
⑴ 1.4에 달하는 투자자 감정 지표(1을 넘으면 확장된 포지셔닝을 가리킴)
⑵ 프라임 브로커리지(PB)에서의 고객(헤지펀드) 포지션은 지난 1년을 따지면 백분위 중 97분위(100분위가 가장 높은 것)이며, 총체적으로 봐도 93분위에 있음
⑶ 미국 개인 투자자협회(AAII)의 강세장 지표는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함. CNN의 공포/탐욕 지수도 확실한 탐욕 상황임을 가리킴
⑷ 변동성이 증가하면 CTA(Commodity Trading Advisor) 및 리스크 패리티 펀드에서의 매도가 발생할 수 있음
⑸ S&P500 기업의 85%가 자사주 매입 중단 기간에 들어감 세계 최대 헤지 펀드인 브릿지워터의 그렉 젠슨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경제 전망과 Fed가 인플레이션을 2% 목표로 낮출 수 있을지 대해 너무 낙관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Fed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시장보다 조금 더 현실적인 것 같다. 지금부터 더 랠리 하려면 Fed는 금리를 상당히 빨리 낮춰야 하고 기업 이익이 꽤 좋은 환경이 되어야 한다. 그것도 일부 주가에 반영되어 있고 그 이상을 얻으려면 그 이상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긴축 정도는 과거보다 빠르고 높았으며, 과거 이와 같은 긴축은 상당한 침체를 초래했다. 시차는 다소 가변적이지만 여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라면서 "일반적으로 작년처럼 주식이 하락하고 단기 금리가 상승할 때 사람들은 더 높은 이자율, 자산 가격 하락, 주택 침체 등을 볼 수 있었고 더 많은 돈을 저축했다. 이는 기업 매출 약화와 정리 해고를 불렀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젠슨은 "돌아보면 펜데믹 이후 풀린 돈이 높은 금리가 주는 충격을 크게 약화시켰다. 나는 여전히 약한 성장과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에 대한 실망이 나타날 것으로 본다. 그리고 그 약한 성장이 저축률 상승으로 이어지기 시작하면 경기 침체에 빠지기 쉽고 대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