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분열 커지나…금리(10년) 4% 근접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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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5일 수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38%, S&P500 -0.20%, 나스닥 -0.18%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3.936%(7.7bp), 2년물 4.947%(2.1bp)
◆국제 유가 : WTI 71.83달러(2.92%), 브렌트유 76.54달러(0.38%)
독립기념일 연휴를 끝내고 5일(미 동부시장) 개장한 미국 증시가 소폭 하락했습니다. 중국의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나쁘다는 걸 보여주는 데이터가 이어졌습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던 건 오후 2시 공개된 미 중앙은행(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었는데, 예상보다 약간 더 매파적이었습니다. 이는 금리 상승을 불렀고, 주식은 압박을 받았습니다. 오늘 시장에 영향을 준 요인을 살펴보겠습니다.
① 약화하는 중국 경기 회복
중국의 6월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9로 전월 57.1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전히 50을 넘어 경기가 확장하고 있음을 가리키긴 하지만 지난 1월 이후 가장 낮습니다. 지난 3일 발표됐던 차이신 제조업 PMI도 50.5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했었는데요. 그래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합친 6월 종합 PMI는 52.5로 전월보다 3.1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중국의 경기 회복세는 애초 기대보다 약합니다. 최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월가는 일제히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떨어뜨렸습니다. BCA리서치는 "중국 경제 반등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컨센서스 GDP 전망치는 최근 하향 조정되었다"라면서 "올해 GDP 성장률이 목표인 5%를 밑돌 것으로 보이면 중국 당국은 부양책을 강화하겠지만, 부동산 부문의 문제를 고려할 때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수요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리는 오늘 1.3% 하락했습니다.
② 중국의 반도체 보복
중국 관련 소식은 또 하나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3일 8월부터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의 생산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었죠.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가 강화되자 보복 카드를 꺼낸 것이죠.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 생산의 80% 안팎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ING는 "중국의 조치는 미국이 네덜란드와 협의해 최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ASML의 노광장비 판매를 제한하기로 한 뒤 나온 것으로 보복 조치"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갈륨 게르마늄 생산에서 지배적 나라가 된 것은 이 두 가지 금속이 희귀해서가 아니라 중국이 생산비를 낮췄기 때문"이라며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품귀 현상은 없을 것이고, 공급망은 중국 외로 다각화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조치는 확대될 수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 출신인 웨이젠궈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갈륨 등 수출 통제는 심사숙고 끝에 날린 핵주먹"이라며 "중국의 반격은 이제 시작일 뿐, 제재 수단과 종류는 많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미 상무부는 "중국이 발표한 수출 규제에 강하게 반대한다. 동맹국들과 협의해 중국에 대응하겠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첨단 기술 보호를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중국 업체의 접근 제한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오늘 중국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6~9일 중국을 방문하는데요. 과연 이런 이슈와 관련되어 진전을 이뤄낼지 주목됩니다.
③ 제조업 경기 둔화는 지속
5월 공장재 주문은 전월 대비 0.3%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월가 예상(0.6% 증가)보다 낮았고 4월 수치는 기존 0.4%에서 0.3% 증가로 하향 수정됐습니다. 하지만 5월 수치는 최근 6개월 동안 다섯 번째 증가한 것입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비행기 자동차 등 운송장비로 3.8% 증가했습니다. 민간 항공기 주문은 32.8% 급증했지만, 자동차 주문은 0.6% 감소했습니다. 자동차와 비행기를 제외하면 0.5% 줄었습니다. 국방 부문을 제외한 수주는 0.8% 늘었으며 항공기를 뺀 비국방 자본재 주문은 0.7% 증가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계속해서 제조업 생산이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라고 설명했습니다. ④ 6월에 인상할 뻔했다?
지난 6월 FOMC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매파적이었습니다. Fed 위원들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최소 두 번 더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대부분 위원이 두 차례 추가 인상이 적절하다고 믿는다"라고 여러 차례 설명했지요. 그래서 오늘 FOMC 회의록 공개를 앞두고 모두가 매파적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공개된 회의록은 예상보다도 약간 더 매파적이었습니다. 6월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회의록은 "거의 대부분(almost all) 참가자가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동결하면 경제 진전을 평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고 봤다"라면서도 "일부(some) 참가자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는 것을 선호했거나 그런 제안을 지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라고 전했습니다. 적어도 세 명 이상이 6월에도 25bp 인상을 지지한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밝혔다는 얘기지요. 이들은 노동시장이 매우 뜨겁고, 경제 모멘텀은 예상보다 강하며,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돌아가는 길에 있다는 분명한 징후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Fed의 내부 직원들은 여전히 경기 침체가 올해 후반에 시작될 수 있다는 기본 시나리오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긴축적 금융여건 속에서 예상되는 은행 대출 조건의 추가 긴축으로 올해 말부터 얕은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것이죠. 다만 "노동시장의 지속적인 강세와 소비자 지출의 탄력성을 고려할 때 직원들은 경제가 계속 천천히 성장하고 경기 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거의 기준 시나리오(얕은 경기 침체)만큼이나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아런 전망은 약간은 비둘기파적입니다.
웰스파고 자산운용의 데릴 크롱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ed 회의록을 보면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경제 둔화가 아니라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정되는 것이다. 임금이 계속 상승한다면 그들은 매우 걱정할 것이다. 매파는 분명히 Fed 내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걱정하는 임금과 관련, 부정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UPS에서 임금 협상이 오늘 새벽 중단된 것입니다. 기존 단체 협약이 7월 31일로 끝나는 가운데, 결렬된 것이죠. UPS 노조에는 34만 명이 가입되어 있고, 이들은 이미 회담 결렬 시 파업하는 방안을 96% 찬성으로 승인한 상태입니다. 8월 1일부터 파업이 시작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노조는 "사용자 측 제안은 팬데믹 초기에 목숨을 걸고 일한 노동자들을 보상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밝혔으며, 회사 측은 "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를 주겠다는 역사적 제안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협상을 중단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파업이 발생하면 미국의 소비에 타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타결되면 임금이 크게 상승할 수도 있고요. 미국에선 자동차 업계의 임금 협상도 곧 시작됩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FOMC 회의록 발표 전부터 금리가 꿈틀대면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오후 2시 회의록 공개 뒤 추가 상승했습니다. 오후 4시 36분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7.7bp 뛴 3.936%에 거래됐고, 2년물은 2.1bp 오른 4.947%를 기록했습니다. 또 시카고상품거래소 Fed워치 시장에서는 7월 인상을 거의 완전히 가격을 책정했고 2024년 1월까지 금리 인하 예상이 사라졌습니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7월 기준금리 인상은 기본 사례이고, 그 이후 한 번 더 인상은 덜 반영되고 있다가 오늘 회의록이 공개된 뒤 더 많이 가격에 반영됐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채권 시장 관계자는 "연휴 효과로 전반적인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매파적 회의록에 대한 걱정과 함께 금요일 나올 고용보고서에 대한 불안, 다음주 예정된 국채 입찰 등도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5월 초 저점에서 100bp가량 오른 2년물보다는 60bp 정도 상승한 10년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장기물 금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3% 하락세로 출발한 뒤 계속 약보합세를 보였습니다. 회의록 공개 뒤 하락 폭이 커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38%, S&P500 0.20% 떨어졌고 나스닥은 0.18%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국채 10년물 금리 3.94%는 실리콘밸리 은행 붕괴 직전인 3월 초에 마지막으로 봤던 것"이라며 "이 선을 넘어가면 주식에 부담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2~3월은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시기입니다.
오늘 2년물은 5%에 육박했고, 10년물은 4%에 다가섰습니다. TD증권의 올리버 레닉 분석가는 "2년물 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연초 최고치를 경신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년물은 작년 10월 이후 3.5~4% 사이에 머물고 있는데, 지난 6주 동안 거래범위는 3.7~3.85% 사이를 오가며 더욱 좁아졌다. 그런데 저항선인 3.9%를 넘으면서 채권 약세가 다시 한번 확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씨티의 이코노믹 서프라이즈 지수는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가깝다. 거의 모든 사람이 경제가 얼마나 회복력이 있는지 과소평가해왔다. 10년물 금리가 4% 수준으로 올라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스트레타가스의 크리스 베론 분석가는 "2년과 10년물 금리 모두 최근 고점 근처까지 올라왔다. 아직 저항선을 완전히 깬 것은 아니지만 10년물이 3.9%를 초과하는 것은 중요한 정보로 볼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주식 시장 수익률(S&P500 15.9% 상승, QQQ 기준 나스닥 38.8% 상승)은 1995년 상반기와 1998년, 1987년 상반기와 비슷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세 개 년도의 하반기 수익률은 엇갈립니다. 1995년과 1998년에는 하반기에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증시는 급등세를 이어갔습니다. 1995년 하반기 주가 수익률은 s&P500 지수 기준 13.1%, 1998년은 8.4%입니다. 반면 1987년 여름에는 금리가 급등했고 하반기 주가는 -18.7%나 하락했습니다. FOMC 회의록은 예상보다 약간 더 매파적이긴 했지만, 기존 시장의 내러티브를 바꾼 것은 아닙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Fed의 향후 금리 경로를 예상하는데 6월 회의록보다는 앞으로의 데이터가 훨씬 더 중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도 계속해서 데이터에 의존해서 금리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에는 6월 고용보고서가 나옵니다. 현재 월가는 신규고용 22만5000개 수준, 시간당 임금 상승률 전월 대비 0.3% 상승, 실업률 3.6%를 예상합니다. 7월 기준금리 인상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신규고용이 10만 개 수준까지 떨어지지 않는다면 Fed는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봤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에드 하이먼 설립자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계속해서 나오는 고용 관련 데이터를 보면 10만 개 미만의 신규고용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더 중요한 것은 다음주 12일에 발표될 6월 소비자물가(CPI)입니다.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합니다. 문제는 둔화 속도입니다. 유가 등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헤드라인 물가는 계속 낮아지고 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은 지난 상반기 하락을 멈췄습니다. Fed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올해 말 3.7%로 목표인 2%의 거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대해 올해 말 근원 PCE 물가 전망치를 기존 예상 3.7%보다 낮은 3.5%로 제시하며 인플레이션이 Fed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음주 발표될 CPI에서도 근원 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5월 0.44%에서 6월 0.24%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물가가 우리 가정대로 둔화한다면 이는 통화 긴축 속도를 늦추려는 Fed의 계획을 승인할 것이며, 7월과 9월 연속 추가 인상 가능성은 더욱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이렇게 보는 이유는 네 가지입니다.
1) 중고차 가격이 계속 내려갈 것이라는 겁니다. 공급망 정상화와 신차 생산 증가로 인해 중고차 경매 가격은 올해 9% 떨어졌고, 이번 가을까지 추가로 9% 하락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는 6월 CPI부터 반영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2) 여름의 부정적 기저효과입니다. 팬데믹이 터진 뒤 여름부터 여행 레저 물가가 급등했었는데 이게 정상화되면서 올여름에는 인플레이션이 더 낮아지는 계절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겁니다.
3) 주거비의 계속적 하락입니다. 골드만은 임대료가 2021년 여름부터 매달 연율로 20%씩 올랐었는데, 지난 8개월 동안에는 1% 수준 상승률로 둔화했다고 분석했습니다.
4)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는 것입니다. 채용공고와 실업자 격차는 정점에서 거의 절반으로 줄었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Fed를 안심시킬 수 있는 수준인 4% 속도까지 둔화하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유가 안정은 인플레이션 전선에 긍정적 요인입니다. 오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92% 오른 71.83달러, 브렌트유는 0.38% 오른 76.5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협력 관계가 잘 유지되고 있다"라며 감산 의지를 강조한 덕분입니다. 이는 전날 브렌트유 2% 상승을 불렀고, 어제 거래를 쉰 WTI는 오늘 그만큼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오안다는 "유가는 여전히 2개월 거래범위에 있다. 랠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이번 주 발표한 감산의 도움을 받았지만 궁극적으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대체로 감산을 무시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공급 증가가 "놀라울 정도로 견고하다"라며 브렌트유의 4분기 유가 전망을 배럴당 70달러로 배럴당 5달러 하향 조정했습니다. 수요가 예상대로 이어지고 있지만, 공급 증가가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모건스탠리는 "OPEC+ 감산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3분기 공급은 모자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2024년에는 급증하는 비OPEC 국가의 공급 증가가 수요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며, 시장은 단기 재고 감소에서 내년 재고 증가 전망으로 초점을 바꿀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유가 강세가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올해 급증하는 비OPEC 공급량의 상당 부분을 제공했지만, 브렌트유가 60달러 선 후반으로 떨어지면 생산은 둔화할 것이다. 하지만 비OPEC 생산량은 2023~2027년 하루 380만 배럴 증가할 수 있다. 우선 올해 비OPEC+ 생산량은 미국, 브라질, 노르웨이, 캐나다, 가이아나의 생산 증가에 힘입어 하루 180만 배럴 증가할 것이다. 이는 미국 셰일 붐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낮아진다면 이는 경제와 증시 전반에 좋은 소식이 될 것입니다. Fed는 지나치게 긴축하지 않을 수 있고, 경제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겠지요.
오늘 월가에서 회자한 글이 있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기고한 글인데요. 그는 '경기 침체의 시계는 원위치 되었다'(The economy's doomsday clock has been reset)라는 제목의 글에서 "월가의 공포조장자들은 경기 침체에 대해 완전히 틀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미 경제의 방향에 대해 낙관적일 수 있는 많은 이유가 있으며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런 징후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썼습니다.
두타는 ⑴ '은행은 대출을 줄일 것이며 이는 경기 침체를 가져올 것'이라는 비관적 주장에 대해 "은행 대출은 실제로 후행 지표다. 대출은 경기 침체기에 있을 때 최고조에 달하고 회복이 진행 중일 때 바닥을 친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⑵ '초기 실업급여 청구가 증가하면서 고용 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라는 주장에 대해선 "실제로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을 측정하는 계속 청구 건수는 초기 청구만큼 빠르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이는 해고된 사람들이 일자리를 꽤 빨리 찾고 있음을 나타낸다"라고 반박했습니다. ⑶'상업용 부동산은 똑딱거리는 시한폭탄'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상가와 사무실, 숙박 시설 및 발전소와 같은 비주거용 건물인 구조물 투자는 미 GDP의 3% 미만을 차지한다. 그리고 사무실 공간은 그중에서도 작은 비중에 불과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두타는 "주택 시장은 재기할 준비가 된 것 같다. 2021~2022년의 공급망 악몽 속에서 축적된 상품 재고는 마침내 줄어들고 있으며, 재입고가 불가피할 것이다. 주식 시장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불안 요인이 있습니다. 주가의 펀더멘털은 기업 이익입니다. 이익이 2분기에 바닥을 치고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란 낙관론은 지금까지 주가 상승의 한 축이었습니다. 그런데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S&P500 기업에 대한 햐후 12개월 이익 추정치는 지난 4주 동안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경기 둔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팩트셋은 하락 추세가 3분기에도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0.38%, S&P500 -0.20%, 나스닥 -0.18%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3.936%(7.7bp), 2년물 4.947%(2.1bp)
◆국제 유가 : WTI 71.83달러(2.92%), 브렌트유 76.54달러(0.38%)
독립기념일 연휴를 끝내고 5일(미 동부시장) 개장한 미국 증시가 소폭 하락했습니다. 중국의 경제 회복이 예상보다 나쁘다는 걸 보여주는 데이터가 이어졌습니다.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하던 건 오후 2시 공개된 미 중앙은행(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었는데, 예상보다 약간 더 매파적이었습니다. 이는 금리 상승을 불렀고, 주식은 압박을 받았습니다. 오늘 시장에 영향을 준 요인을 살펴보겠습니다.
① 약화하는 중국 경기 회복
중국의 6월 차이신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3.9로 전월 57.1보다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전히 50을 넘어 경기가 확장하고 있음을 가리키긴 하지만 지난 1월 이후 가장 낮습니다. 지난 3일 발표됐던 차이신 제조업 PMI도 50.5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했었는데요. 그래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합친 6월 종합 PMI는 52.5로 전월보다 3.1 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중국의 경기 회복세는 애초 기대보다 약합니다. 최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월가는 일제히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떨어뜨렸습니다. BCA리서치는 "중국 경제 반등은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고 컨센서스 GDP 전망치는 최근 하향 조정되었다"라면서 "올해 GDP 성장률이 목표인 5%를 밑돌 것으로 보이면 중국 당국은 부양책을 강화하겠지만, 부동산 부문의 문제를 고려할 때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중국 수요의 영향을 많이 받는 구리는 오늘 1.3% 하락했습니다.
② 중국의 반도체 보복
중국 관련 소식은 또 하나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3일 8월부터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의 생산에 쓰이는 갈륨과 게르마늄의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었죠.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가 강화되자 보복 카드를 꺼낸 것이죠. 중국은 갈륨과 게르마늄 생산의 80% 안팎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ING는 "중국의 조치는 미국이 네덜란드와 협의해 최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인 ASML의 노광장비 판매를 제한하기로 한 뒤 나온 것으로 보복 조치"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이 갈륨 게르마늄 생산에서 지배적 나라가 된 것은 이 두 가지 금속이 희귀해서가 아니라 중국이 생산비를 낮췄기 때문"이라며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크지만 품귀 현상은 없을 것이고, 공급망은 중국 외로 다각화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중국의 조치는 확대될 수 있습니다. 중국 상무부 부부장(차관) 출신인 웨이젠궈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갈륨 등 수출 통제는 심사숙고 끝에 날린 핵주먹"이라며 "중국의 반격은 이제 시작일 뿐, 제재 수단과 종류는 많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미 상무부는 "중국이 발표한 수출 규제에 강하게 반대한다. 동맹국들과 협의해 중국에 대응하겠다"라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첨단 기술 보호를 위해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중국 업체의 접근 제한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오늘 중국행 비행기를 탔습니다. 6~9일 중국을 방문하는데요. 과연 이런 이슈와 관련되어 진전을 이뤄낼지 주목됩니다.
③ 제조업 경기 둔화는 지속
5월 공장재 주문은 전월 대비 0.3% 증가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월가 예상(0.6% 증가)보다 낮았고 4월 수치는 기존 0.4%에서 0.3% 증가로 하향 수정됐습니다. 하지만 5월 수치는 최근 6개월 동안 다섯 번째 증가한 것입니다. 가장 많이 늘어난 것은 비행기 자동차 등 운송장비로 3.8% 증가했습니다. 민간 항공기 주문은 32.8% 급증했지만, 자동차 주문은 0.6% 감소했습니다. 자동차와 비행기를 제외하면 0.5% 줄었습니다. 국방 부문을 제외한 수주는 0.8% 늘었으며 항공기를 뺀 비국방 자본재 주문은 0.7% 증가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계속해서 제조업 생산이 약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라고 설명했습니다. ④ 6월에 인상할 뻔했다?
지난 6월 FOMC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매파적이었습니다. Fed 위원들은 점도표를 통해 올해 최소 두 번 더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대부분 위원이 두 차례 추가 인상이 적절하다고 믿는다"라고 여러 차례 설명했지요. 그래서 오늘 FOMC 회의록 공개를 앞두고 모두가 매파적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공개된 회의록은 예상보다도 약간 더 매파적이었습니다. 6월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습니다. 그런데 회의록은 "거의 대부분(almost all) 참가자가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동결하면 경제 진전을 평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다고 봤다"라면서도 "일부(some) 참가자는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하는 것을 선호했거나 그런 제안을 지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라고 전했습니다. 적어도 세 명 이상이 6월에도 25bp 인상을 지지한다는 뜻을 명시적으로 밝혔다는 얘기지요. 이들은 노동시장이 매우 뜨겁고, 경제 모멘텀은 예상보다 강하며,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돌아가는 길에 있다는 분명한 징후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Fed의 내부 직원들은 여전히 경기 침체가 올해 후반에 시작될 수 있다는 기본 시나리오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긴축적 금융여건 속에서 예상되는 은행 대출 조건의 추가 긴축으로 올해 말부터 얕은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것이죠. 다만 "노동시장의 지속적인 강세와 소비자 지출의 탄력성을 고려할 때 직원들은 경제가 계속 천천히 성장하고 경기 침체를 피할 가능성이 거의 기준 시나리오(얕은 경기 침체)만큼이나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아런 전망은 약간은 비둘기파적입니다.
웰스파고 자산운용의 데릴 크롱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ed 회의록을 보면 그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경제 둔화가 아니라 인플레이션 기대가 고정되는 것이다. 임금이 계속 상승한다면 그들은 매우 걱정할 것이다. 매파는 분명히 Fed 내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모두가 걱정하는 임금과 관련, 부정적인 일이 있었습니다. UPS에서 임금 협상이 오늘 새벽 중단된 것입니다. 기존 단체 협약이 7월 31일로 끝나는 가운데, 결렬된 것이죠. UPS 노조에는 34만 명이 가입되어 있고, 이들은 이미 회담 결렬 시 파업하는 방안을 96% 찬성으로 승인한 상태입니다. 8월 1일부터 파업이 시작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노조는 "사용자 측 제안은 팬데믹 초기에 목숨을 걸고 일한 노동자들을 보상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라고 밝혔으며, 회사 측은 "업계 최고 수준의 급여를 주겠다는 역사적 제안에도 불구하고 노조는 협상을 중단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파업이 발생하면 미국의 소비에 타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타결되면 임금이 크게 상승할 수도 있고요. 미국에선 자동차 업계의 임금 협상도 곧 시작됩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는 FOMC 회의록 발표 전부터 금리가 꿈틀대면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오후 2시 회의록 공개 뒤 추가 상승했습니다. 오후 4시 36분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7.7bp 뛴 3.936%에 거래됐고, 2년물은 2.1bp 오른 4.947%를 기록했습니다. 또 시카고상품거래소 Fed워치 시장에서는 7월 인상을 거의 완전히 가격을 책정했고 2024년 1월까지 금리 인하 예상이 사라졌습니다. 한 채권 트레이더는 "7월 기준금리 인상은 기본 사례이고, 그 이후 한 번 더 인상은 덜 반영되고 있다가 오늘 회의록이 공개된 뒤 더 많이 가격에 반영됐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른 채권 시장 관계자는 "연휴 효과로 전반적인 거래가 한산한 가운데, 매파적 회의록에 대한 걱정과 함께 금요일 나올 고용보고서에 대한 불안, 다음주 예정된 국채 입찰 등도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5월 초 저점에서 100bp가량 오른 2년물보다는 60bp 정도 상승한 10년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장기물 금리가 상대적으로 크게 올랐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3% 하락세로 출발한 뒤 계속 약보합세를 보였습니다. 회의록 공개 뒤 하락 폭이 커지기도 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38%, S&P500 0.20% 떨어졌고 나스닥은 0.18%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국채 10년물 금리 3.94%는 실리콘밸리 은행 붕괴 직전인 3월 초에 마지막으로 봤던 것"이라며 "이 선을 넘어가면 주식에 부담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2~3월은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시기입니다.
오늘 2년물은 5%에 육박했고, 10년물은 4%에 다가섰습니다. TD증권의 올리버 레닉 분석가는 "2년물 금리가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연초 최고치를 경신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년물은 작년 10월 이후 3.5~4% 사이에 머물고 있는데, 지난 6주 동안 거래범위는 3.7~3.85% 사이를 오가며 더욱 좁아졌다. 그런데 저항선인 3.9%를 넘으면서 채권 약세가 다시 한번 확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씨티의 이코노믹 서프라이즈 지수는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가깝다. 거의 모든 사람이 경제가 얼마나 회복력이 있는지 과소평가해왔다. 10년물 금리가 4% 수준으로 올라가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스트레타가스의 크리스 베론 분석가는 "2년과 10년물 금리 모두 최근 고점 근처까지 올라왔다. 아직 저항선을 완전히 깬 것은 아니지만 10년물이 3.9%를 초과하는 것은 중요한 정보로 볼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올해 상반기 주식 시장 수익률(S&P500 15.9% 상승, QQQ 기준 나스닥 38.8% 상승)은 1995년 상반기와 1998년, 1987년 상반기와 비슷하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세 개 년도의 하반기 수익률은 엇갈립니다. 1995년과 1998년에는 하반기에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졌고 증시는 급등세를 이어갔습니다. 1995년 하반기 주가 수익률은 s&P500 지수 기준 13.1%, 1998년은 8.4%입니다. 반면 1987년 여름에는 금리가 급등했고 하반기 주가는 -18.7%나 하락했습니다. FOMC 회의록은 예상보다 약간 더 매파적이긴 했지만, 기존 시장의 내러티브를 바꾼 것은 아닙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Fed의 향후 금리 경로를 예상하는데 6월 회의록보다는 앞으로의 데이터가 훨씬 더 중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파월 의장도 계속해서 데이터에 의존해서 금리를 결정하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에는 6월 고용보고서가 나옵니다. 현재 월가는 신규고용 22만5000개 수준, 시간당 임금 상승률 전월 대비 0.3% 상승, 실업률 3.6%를 예상합니다. 7월 기준금리 인상에는 무리가 없는 수준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신규고용이 10만 개 수준까지 떨어지지 않는다면 Fed는 계속해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봤습니다. 에버코어 ISI의 에드 하이먼 설립자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계속해서 나오는 고용 관련 데이터를 보면 10만 개 미만의 신규고용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더 중요한 것은 다음주 12일에 발표될 6월 소비자물가(CPI)입니다.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데는 모두가 동의합니다. 문제는 둔화 속도입니다. 유가 등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헤드라인 물가는 계속 낮아지고 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은 지난 상반기 하락을 멈췄습니다. Fed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올해 말 3.7%로 목표인 2%의 거의 두 배에 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대해 올해 말 근원 PCE 물가 전망치를 기존 예상 3.7%보다 낮은 3.5%로 제시하며 인플레이션이 Fed 예상보다 더 가파르게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다음주 발표될 CPI에서도 근원 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이 5월 0.44%에서 6월 0.24%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물가가 우리 가정대로 둔화한다면 이는 통화 긴축 속도를 늦추려는 Fed의 계획을 승인할 것이며, 7월과 9월 연속 추가 인상 가능성은 더욱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이렇게 보는 이유는 네 가지입니다.
1) 중고차 가격이 계속 내려갈 것이라는 겁니다. 공급망 정상화와 신차 생산 증가로 인해 중고차 경매 가격은 올해 9% 떨어졌고, 이번 가을까지 추가로 9% 하락할 것으로 봤습니다. 이는 6월 CPI부터 반영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2) 여름의 부정적 기저효과입니다. 팬데믹이 터진 뒤 여름부터 여행 레저 물가가 급등했었는데 이게 정상화되면서 올여름에는 인플레이션이 더 낮아지는 계절적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겁니다.
3) 주거비의 계속적 하락입니다. 골드만은 임대료가 2021년 여름부터 매달 연율로 20%씩 올랐었는데, 지난 8개월 동안에는 1% 수준 상승률로 둔화했다고 분석했습니다.
4) 노동시장의 수급 불균형에 상당한 진전이 있다는 것입니다. 채용공고와 실업자 격차는 정점에서 거의 절반으로 줄었고,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Fed를 안심시킬 수 있는 수준인 4% 속도까지 둔화하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유가 안정은 인플레이션 전선에 긍정적 요인입니다. 오늘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92% 오른 71.83달러, 브렌트유는 0.38% 오른 76.54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빈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협력 관계가 잘 유지되고 있다"라며 감산 의지를 강조한 덕분입니다. 이는 전날 브렌트유 2% 상승을 불렀고, 어제 거래를 쉰 WTI는 오늘 그만큼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오안다는 "유가는 여전히 2개월 거래범위에 있다. 랠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이번 주 발표한 감산의 도움을 받았지만 궁극적으로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는 트레이더들이 대체로 감산을 무시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모건스탠리는 공급 증가가 "놀라울 정도로 견고하다"라며 브렌트유의 4분기 유가 전망을 배럴당 70달러로 배럴당 5달러 하향 조정했습니다. 수요가 예상대로 이어지고 있지만, 공급 증가가 문제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모건스탠리는 "OPEC+ 감산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서 3분기 공급은 모자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2024년에는 급증하는 비OPEC 국가의 공급 증가가 수요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며, 시장은 단기 재고 감소에서 내년 재고 증가 전망으로 초점을 바꿀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 유가 강세가 예상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올해 급증하는 비OPEC 공급량의 상당 부분을 제공했지만, 브렌트유가 60달러 선 후반으로 떨어지면 생산은 둔화할 것이다. 하지만 비OPEC 생산량은 2023~2027년 하루 380만 배럴 증가할 수 있다. 우선 올해 비OPEC+ 생산량은 미국, 브라질, 노르웨이, 캐나다, 가이아나의 생산 증가에 힘입어 하루 180만 배럴 증가할 것이다. 이는 미국 셰일 붐이 시작된 이후 가장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낮아진다면 이는 경제와 증시 전반에 좋은 소식이 될 것입니다. Fed는 지나치게 긴축하지 않을 수 있고, 경제는 경기 침체를 피할 수 있겠지요.
오늘 월가에서 회자한 글이 있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가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기고한 글인데요. 그는 '경기 침체의 시계는 원위치 되었다'(The economy's doomsday clock has been reset)라는 제목의 글에서 "월가의 공포조장자들은 경기 침체에 대해 완전히 틀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미 경제의 방향에 대해 낙관적일 수 있는 많은 이유가 있으며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런 징후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썼습니다.
두타는 ⑴ '은행은 대출을 줄일 것이며 이는 경기 침체를 가져올 것'이라는 비관적 주장에 대해 "은행 대출은 실제로 후행 지표다. 대출은 경기 침체기에 있을 때 최고조에 달하고 회복이 진행 중일 때 바닥을 친다"라고 반박했습니다. 또 ⑵ '초기 실업급여 청구가 증가하면서 고용 시장이 둔화하고 있다'라는 주장에 대해선 "실제로 실업급여를 받는 사람을 측정하는 계속 청구 건수는 초기 청구만큼 빠르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이는 해고된 사람들이 일자리를 꽤 빨리 찾고 있음을 나타낸다"라고 반박했습니다. ⑶'상업용 부동산은 똑딱거리는 시한폭탄'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상가와 사무실, 숙박 시설 및 발전소와 같은 비주거용 건물인 구조물 투자는 미 GDP의 3% 미만을 차지한다. 그리고 사무실 공간은 그중에서도 작은 비중에 불과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두타는 "주택 시장은 재기할 준비가 된 것 같다. 2021~2022년의 공급망 악몽 속에서 축적된 상품 재고는 마침내 줄어들고 있으며, 재입고가 불가피할 것이다. 주식 시장은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불안 요인이 있습니다. 주가의 펀더멘털은 기업 이익입니다. 이익이 2분기에 바닥을 치고 회복되기 시작할 것이란 낙관론은 지금까지 주가 상승의 한 축이었습니다. 그런데 팩트셋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S&P500 기업에 대한 햐후 12개월 이익 추정치는 지난 4주 동안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경기 둔화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팩트셋은 하락 추세가 3분기에도 이어질 것 같다고 전망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