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크리스 베론 "빅테크에 피로감…8월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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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최소 4.3%까지는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 금리 상승이 주가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다. 8~9월 조정이 발생해 S&P500 지수는 3800까지 떨어질 수 있다."
월가의 유명 리서치 회사인 스트레타가스의 크리스 베론 거시경제 및 기술분석 헤드는 지난 6일(미 동부 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3월 초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 이후 처음으로 다시 연 4% 선을 돌파했다. 베론 헤드는 "국채 금리는 지난 7~8개월 동안 일정 범위에서 별 방향성 없이 움직였지만 이번에 결정적 돌파구를 마련했다"라며 "4.5~4.6%까지 오를 수도 있고, 최소 작년 10월 고점인 약 4.3%까지는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금리 상승이 주가 변동성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8월에는 내림세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가오는 내림세의 성격이 지금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됐는지, 아니면 여전히 베어마켓 랠리가 진행 중인지 가늠할 것으로 봤다.
그동안 시장을 이끌어온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빅테크 주식도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베론 헤드는 "오랫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한 가지를 배웠는데, '결국 어떤 것도 모든 것에 대해 면역성은 없다는 것'"이라며 "최소한 여기에서 약간 조정을 받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3주 동안 알파벳 주가가 50일 이동평균 수준으로 다시 떨어지는 등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S&P500 지수는 높으면 4550~4750, 낮아지면 3800~3900에 달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베론 헤드는 여전히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경제 데이터는 대부분 이코노미스트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잘 나오고 있다"라며 이는 금리 상승과 미 중앙은행(Fed)의 더 공격적 긴축을 초래함으로써 경착륙(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인터뷰 전문은 다음과 같다. 인터뷰 동영상은 한경글로벌마켓(www.youtube.com/channel/UCWskYkV4c4S9D__rsfOl2JA)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8~9월 하락, 강세장 운명 결정
▷먼저, 오늘(7월 6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로 올랐고 2년물 국채 수익률이 5%를 넘었습니다. 앞으로도 금리가 계속 오를까요?
"그렇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대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수익률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지난 7~8개월 동안 일정 범위에서 별 방향성 없이 움직였지만 이번에는 결정적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3.85~3.90% 구간을 돌파해 현재 4.10%선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최소한 작년 10월 고점인 약 4.3%까지는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우리 분석은 4.5~4.6%까지도 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질문은 이것이 지난 5~6개월 동안 매우 평온한 주식 환경과 변동성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은, 그리고 오늘 아마도 그 증거가 있듯이, 앞으로 약간의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까?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최근 금리 상승은 해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영국에서 시작되었고, 영국 국채는 가장 먼저 움직였습니다. 현재 작년 고점을 넘어가고 있으며 새로운 고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영국 주식 시장에서 약 10% 조정을 봤습니다. 그것이 합리적인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름과 가을이 남은 시기에 S&P500 지수가 4150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입니다. 다음 몇 달 동안 이 지점을 잠재적인 지지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8월로 접어들면 시장이 약해지기 시작하지만 아직 7월이 약 3주 남았고 그동안 계절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더 깊은 조정 위험은 아마도 8월이나 9월에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나 채권 금리는 3월 말 이후로 계속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메가캡 테크는 계속해서 상승해왔다. 그들은 높은 금리에 면역성이 있는 것 아닙니까.
"저는 오랫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한 가지를 배웠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모든 것에 대해선 면역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주목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대형 기술주들은 지난 5~6개월 동안 놀라울 정도로 탄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3주 동안 일부 주식에서 약간의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는 힌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알파벳)은 50일 이동평균 수준으로 다시 하락했고 세일스포스도 그렇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도 약간 정체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AMD도 마찬가지이고요.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메타)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외에 또 주가 움직임이 정체되기 시작한 몇 가지 영역이더 있습니다. 최소한 이 매우 거대한 대형 기술주 움직임은 여기에서 약간 흐트러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른 그룹이지만 LVMH 등 일부 유럽 명품 주식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빅테크와 매우 유사한 가격 움직임을 보여왔는데 읻르도 약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올해 모든 문제에 대해 면역이 되어온 이 의심할 여지 없는 주도주들 중 일부는 실제로 피로의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초대형 기술주는 임의소비재와는 다소 다릅니다. 왜냐하면 AI 열풍은 여전히 뜨겁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특히 2000년의 닷컴버블과 비교할 때 빅테크 랠리가 여전히 거품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지금 대형 기술주를 추격매수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우리는 그게 버블이기를 바랄 것입니다. 버블은 재미있습니다. 버블을 따라 주가들이 올라가고 버블에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버블이라고 확신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이 지난 10~12년의 버블의 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국 금리 상승이 조만간 새로운 강력한 버블이 형성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 주식, 특히 엔비디아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기술주의 주가 움직임이 정체되기 시작되었다는 걸 주목할 만합니다. 지속적인 상승세에 대한 경계감은 있지만 최소한 여기에서 약간의 조정받는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지난 주에 새로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것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봅니까 아니면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애플은 여전히 이 시장의 선두주자입니다. 시장에서 가장 큰 이름이죠. 그 앞에 서서 맞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또한, 어떤 광범위한 조정이나 시장 후퇴가 있을 때는 아무것도 면역이 없고 결국 모든 것이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애플에서 약간의 온건한 조정이나 약세가 발생하는 것은 저를 놀라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술적으로도 장기적으로 여전히 매우 탄탄하다는 사실을 바꿀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주가가 확장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많은 종목들이 지금 너무 오른 상태에 있지요."
▷약간의 조정입니까. 아니면 큰 폭의 주가 하락을 예상합니까.
"네, 그건 중요한 차이점이겠지요. 많은 대형 기술주들은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추세 내에서 조정될 수 있습니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들의 주가 조정은 더 큰 상승 추세 내에서의 조정으로 보입니다. 물론, 주가가 정점을 만드는 과정이 우리 생각을 바꿀 수 있지만, 이들은 단지 며칠 또는 몇 주 전에 새로운 고점을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조정 이상을 찾는 것은 무리일 것입니다."
▷요즘 분석가들은 시장 폭이 너무 좁고 그것이 주요 문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강세장이 아니라고 합니다. 최근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지수가 상승하고 있는데, 이건 시장의 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신호가 아닌가요?
"올해 시장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수익률(많이 오른 종목)이 상대적으로 좁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생각만큼 드물지 않습니다. 시장은 종종 좁아집니다. 하지만 후기 사이클 시장에서는 종종 그렇게 됩니다. 이례적인 점은 시장이 바닥을 친 이후로 좁아졌다는 것입니다. 시장은 작년 10월에 바닥을 쳤고, 그로부터 8~9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좁아져 있습니다. 이것이 이례적인 이유는 새로운 강세장의 첫 해는 보통 가장 시장의 폭이 넓은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강세자 초기에 흐름이 바뀌는 기간은 대부분의 종목이 상승하고 오름세에 참여하는 때입니다. 하지만 이번 강세장의 첫 8~9개월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긴장감이 있는 이유입니다. 시장의 폭이 좁은 부분은 후기 사이클을 더 많이 닮았습니다. 지난 3~4주 동안 약간의 시장 폭 확장이 있었습니다. 오늘보면 S&P 500 종목의 약 60~63%가 200일 이동 평균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봄에 비해선 확실히 나아졌지만, 약세장을 탈출할 때 나타나는, 90%의 종목이 200일 이동 평균을 상회하는 그런 속도는 아닙니다."
▷주식 시장이 강세장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여전히 베어마켓 랠리입니까?
"최근 고객과의 회의에서 우리는 정말 긴 베어마켓 랠리일 수도 있고, 새로운 강세장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둘 중 하나가 결국 맞겠지요. 추세 분석을 할 때 우리가 생각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추세를 따르며, 그 추세에 맞서지 않으려 합니다. 우리에겐 두 가지 규칙이 있어요. Fed와 싸우지 않는 것(Don't fight the Fed), 그리고 시장과 싸우지 않는 것(don't fight the market)입니다. 그리고 시장과 싸우지 않는 게 Fed와 싸우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우리는 여름과 가을로 접어들면서 약간의 주가 조정 혹은 후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금부터 나타날 하락의 성격이 이 새로운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는지 아니면 더 불길한 게 앞으로 나타날지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금리 움직임은 매우 큰 문제입니다. 금리 상승은 우리가 주식에서 목격해온 상승세를 뒤엎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그것을 확실히 목격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이 시장의 주도주가 무엇이 될지가 중요하고 생각합니다. 산업재와 재량소비재 주식이 주도주로 나선 것은 마음에 들지만, 은행주가 전혀 관여되지 않고 있는 게 불편합니다. 은행주는 여전히 전반적으로 약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강세장이냐, 약세장이냐 논쟁이 있는데 이것은 요점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완전히 갈려 있습니다. 아마도 강세장과 약세장 성격이 다 있습니다. 시장이 좋을 때 조심해야 합니다."
▷올해 S&P 500이 얼마나 더 상승 또는 하락할 수 있다고 봅니까?
"이번 S&P500 지수의 랠리는 역전된 채권 수익률 곡선을 배경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거 이렇게 수익률 곡선이 역전됐을 때 나타났던 가장 큰 랠리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두 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S&P500 지수는 1979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상태에서 약 30% 랠리를 벌였고, 2006년 중반부터 2007년 중반까지도 역시 약 30% 정도 올랐습니다. 지난 10월 S&P500의 저점(3577)을 기준으로 30%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이는 약 4,550~4,575에 해당합니다. 이는 현재 이익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21~22배에 해당합니다. 저는 이게 이번 거래범위의 상단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하단 범위에 대해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중 어느 시점에 S&P500 지수가 3800까지 하락하는 것을 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시 10월 저점을 다시 테스트할지는 확신하지 못합니다. 1940년대 후반의 매우 변동성이 컸던 박스권 장세에서도 바닥을 다시 테스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된다면 놀랄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대형주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3800~3900까지는 떨어지는 건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시장과 싸우지 않는 것'이 'Fed와 싸우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Fed는 굉장히 매파적이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그 회의에서도 참여자 중 일부는 금리 인상을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Fed를 더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당신이 말하는 시장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채권 시장이 Fed를 따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익률의 움직임을 보면, 수익률은 FOMC에서 나오는 많은 말들을 대신하는 어떻게 보면 완벽한 지표로 보입니다. 이런 금리가 위로 저항선을 돌파했습니다. 나는 그래서 주식 시장이 이런 수익률에서 벗어나 얼마나 달리 움직일 수 있을지 긴장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2023년 상반기 증시는 좋았습니다. 그래서 최고의 상반기 수익률을 보였던 과거 몇 년을 살펴보았습니다. 1995년, 1998년, 그리고 흥미롭게도 1987년이 올해와 비슷한 해입니다. 1995년과 98년에는 금리가 하락하면서 하반기에 증시가 계속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1987년에는 알다시피 하반기에 크게 떨어졌습니다. 왜냐하면, 금리가 더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1987년 여름과 가을에 수익률은 폭발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채권 수익률의 움직임은 큰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 중 누가 옳을지 긴장감이 있고, 그건 계속되는 질문이 될 것입니다."
▷경제지표가 생각보다 좋습니다. 오늘(7월 6일)은 특히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향후 12개월 이내에 경기침체가 발생하리라 생각합니까?
"데이터는 대부분 이코노미스트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잘 나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이 여기에서부터 금리 상승을 지지한다고 생각합니다. 금리는 내려갈 때까지는 계속 올라갑니다. 즉 너무 많이 오르면 무언가를 깨뜨리기 때문에 내려갑니다. 그래서 이상하게 들리지만, 데이터가 더 뜨거울수록 금리가 더 올라가고,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며, 그것은 실제로 경착륙(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입니다. 저는 이 금리 움직임 때문에 실제 내년의 경착륙 확률을 높이고 있습니다.
올해 초로 돌아가 보면 S&P500 지수는 지난 3월 초 실리콘밸리 은행(SVB)이 파산했을 때 실제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시장이 SVB 파산을 '금리 상승 위험의 감소'로 해석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금리 상승의 위험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것이 결국 연착륙 시나리오보다는 경착륙 가능성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경착륙 진영에 있습니다. 다만 그 시기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늦춰지리라 생각합니다."
▷경기침체가 발생해도 만약에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면 주식 시장은 괜찮지 않을까요? 모두가 가벼운 경기침체를 예상합니다.
"재미있는 일이죠. 우리는 자주 그런 얘기를 듣습니다. "크리스, 그냥 가벼운 경기침체일 뿐이겠죠?" 하지만 그것은 매우 위험한 주장입니다. 먼저, 누가 약한 경기침체인지 심각한 경기침체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당신은 실시간으로 그 판단을 해야 할 거입니다. 그리고 과거에 보았듯이, 증시는 약한 경기침체나 심각한 경기침체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990년은 매우 심각한 경기침체가 발생했지만, S&P500지수는 20%만 하락했습니다. 반대로 2001년은 매우 경미한 경기침체였지만 S&P500지수는 50% 떨어졌습니다. 따라서 시장의 해석은 우리 자신의 해석과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약한 경기침체가 나타나면 약한 하락이 발생할 것이고, 심각한 침체가 생기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주장에 그다지 공감하지 않습니다. 저는 두 가지 모두에서 달랐던 사례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건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잘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이 강세장의 시작이라고 가정한다면, 다음 시장 주도권을 잡을 산업이나 주식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우리는 사실 S&P500 지수가 다음 300포인트 올라갈지 내려갈지보다 시장의 진짜 주도주와 상승장 리더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보냅니다. 지금 모든 관심이 인공지능(AI)과 기술주에 집중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관심은 산업주(industrials)에 있습니다. 이 시장에서 가장 좋은 장기적 투자처는 기계와 자본재 주식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EPIC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습니다. Eaton, Parker hanafin, Illinois Tool Works, Cummins의 약자입니다. 이들 거대 산업주에서 이 시장의 리더십이 나올 것이라고 정당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시각이 있습니다. 미국은 제조업 리쇼어링(생산설비 국내 이전)을 하고 있고, 유럽은 경제를 재건하고 일본은 더 많은 산업을 본국으로 옮겨오고 있습니다. 기술적 차트를 보면 이들 글로벌 산업주가 장기적으로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올라서 멈추거나 조정을 받아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약세가 발생하면 매수하고 싶습니다. 그들이 우리가 보는 가장 강력한 다음 주도주입니다."
▷은행주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과거의 모든 강세장의 초반에는 항상 은행주가 상승세에 참여했었다는 분석들이 있습니다.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강세장 여부를 확인하는 체크리스트에서 말이 안 되는 것들 중에 하나가 100년 만에 처음으로 은행들이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일 것입니다. 새로운 강세장에 있다고 봐도 은행주의 성과는 매우 좋지 않습니다. 또 솔직히, 경기 사이클 후반부에 있을 때 금리를 올린다는 건 금융 부문에 좋은 메시지가 아닙니다. 사실 오늘도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 정말 걱정됩니다. 이들은 시장의 가장 약한 부분이며, 우리의 연구에서도 가장 약한 부분입니다.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호주 은행주의 움직임도 약간 우려됩니다."
▷달러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이라고 보십니까?
"달러에 있어 지금은 정말로 중요한 순간입니다. 전체적인 우리 접근법은 적절한 시기를 기다렸다가 매매하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 달러 매수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달러 대비 호주 달러 매도, 유로 매도, 그리고 파운드 매도를 좋아합니다. 말할 필요도 없지만, 각국의 금리 차이는 이러한 거래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과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미국 달러가 유로에 비해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또한, 파운드 매수 포지션이 너무 붐비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차트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 모두가 파운드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것은 좋지 않은 조합입니다. 그리고 호주 달러의 약세는 매우 약한 중국의 경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호주 달러, 파운드, 유로에 비해 미국 달러 매수를 선호합니다. 종합적으로, 이는 달러 매수에 진입하기에 충분히 설득력 있는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엔화, 그리고 중국 위안화의 달러 대비 환율은 어떻게 보십니까.
"네, 우리는 중국 위안화 약세를 예상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솔직히 위안화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리고 위안화가 약화되는 한 일본 엔화도 상당한 강세를 보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금 (미국의 상승하는) 금리 움직임을 볼 때 최소한 엔달러 환율이 이전 고점(작년 10월 달러당 150엔)으로 되돌려 놓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중국 위안화는 결국 달러당 7.45~7.47위안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환율 관련 이야기는 모두 여기에서 미국 달러 강세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며, 이는 금리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중국 경제가 약하고 주식이 싸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나요?
"나는 중국의 경제 여건이 여전히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중국 주식, 부동산 주식, 통화, 중국 채권 시장 그리고 국제 원유, 구리, 철광석 등을 보면 중국의 경제 회복이 기껏해야 순조롭지 않다는 것을 암시하며, 현실적으로 일부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조금 꺼내긴 했지만 제대로 되고 있는 건 아직 아무 것도 없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월가의 유명 리서치 회사인 스트레타가스의 크리스 베론 거시경제 및 기술분석 헤드는 지난 6일(미 동부 시간)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3월 초 실리콘밸리 은행(SVB) 파산 이후 처음으로 다시 연 4% 선을 돌파했다. 베론 헤드는 "국채 금리는 지난 7~8개월 동안 일정 범위에서 별 방향성 없이 움직였지만 이번에 결정적 돌파구를 마련했다"라며 "4.5~4.6%까지 오를 수도 있고, 최소 작년 10월 고점인 약 4.3%까지는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금리 상승이 주가 변동성을 촉발할 수 있다면서 8월에는 내림세가 시작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다가오는 내림세의 성격이 지금 새로운 강세장이 시작됐는지, 아니면 여전히 베어마켓 랠리가 진행 중인지 가늠할 것으로 봤다.
그동안 시장을 이끌어온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빅테크 주식도 금리 상승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베론 헤드는 "오랫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한 가지를 배웠는데, '결국 어떤 것도 모든 것에 대해 면역성은 없다는 것'"이라며 "최소한 여기에서 약간 조정을 받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2~3주 동안 알파벳 주가가 50일 이동평균 수준으로 다시 떨어지는 등 상승에 따른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S&P500 지수는 높으면 4550~4750, 낮아지면 3800~3900에 달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베론 헤드는 여전히 경기침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경제 데이터는 대부분 이코노미스트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잘 나오고 있다"라며 이는 금리 상승과 미 중앙은행(Fed)의 더 공격적 긴축을 초래함으로써 경착륙(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인다고 주장했다.
인터뷰 전문은 다음과 같다. 인터뷰 동영상은 한경글로벌마켓(www.youtube.com/channel/UCWskYkV4c4S9D__rsfOl2JA)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8~9월 하락, 강세장 운명 결정
다음 주도주는 'EPIC'
달러 강세 다시 시작
▷먼저, 오늘(7월 6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4%로 올랐고 2년물 국채 수익률이 5%를 넘었습니다. 앞으로도 금리가 계속 오를까요?"그렇습니다. 이것은 매우 중대한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10년 수익률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지난 7~8개월 동안 일정 범위에서 별 방향성 없이 움직였지만 이번에는 결정적 돌파구를 마련했습니다. 3.85~3.90% 구간을 돌파해 현재 4.10%선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최소한 작년 10월 고점인 약 4.3%까지는 다시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우리 분석은 4.5~4.6%까지도 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질문은 이것이 지난 5~6개월 동안 매우 평온한 주식 환경과 변동성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은, 그리고 오늘 아마도 그 증거가 있듯이, 앞으로 약간의 변동성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변동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까?
"몇 가지를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최근 금리 상승은 해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영국에서 시작되었고, 영국 국채는 가장 먼저 움직였습니다. 현재 작년 고점을 넘어가고 있으며 새로운 고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영국 주식 시장에서 약 10% 조정을 봤습니다. 그것이 합리적인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름과 가을이 남은 시기에 S&P500 지수가 4150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번 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입니다. 다음 몇 달 동안 이 지점을 잠재적인 지지선으로 생각하는 것은 실수라고 생각합니다. 8월로 접어들면 시장이 약해지기 시작하지만 아직 7월이 약 3주 남았고 그동안 계절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더 깊은 조정 위험은 아마도 8월이나 9월에 나타날 것입니다." ▷그러나 채권 금리는 3월 말 이후로 계속 올라왔습니다. 하지만 메가캡 테크는 계속해서 상승해왔다. 그들은 높은 금리에 면역성이 있는 것 아닙니까.
"저는 오랫동안 이 일을 해오면서 한 가지를 배웠습니다. 결국 아무것도 모든 것에 대해선 면역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제가 주목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대형 기술주들은 지난 5~6개월 동안 놀라울 정도로 탄력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2~3주 동안 일부 주식에서 약간의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는 힌트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구글(알파벳)은 50일 이동평균 수준으로 다시 하락했고 세일스포스도 그렇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주가도 약간 정체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와 AMD도 마찬가지이고요.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메타)는 여전히 강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외에 또 주가 움직임이 정체되기 시작한 몇 가지 영역이더 있습니다. 최소한 이 매우 거대한 대형 기술주 움직임은 여기에서 약간 흐트러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다른 그룹이지만 LVMH 등 일부 유럽 명품 주식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빅테크와 매우 유사한 가격 움직임을 보여왔는데 읻르도 약화되기 시작했습니다. 따라서 올해 모든 문제에 대해 면역이 되어온 이 의심할 여지 없는 주도주들 중 일부는 실제로 피로의 징후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초대형 기술주는 임의소비재와는 다소 다릅니다. 왜냐하면 AI 열풍은 여전히 뜨겁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특히 2000년의 닷컴버블과 비교할 때 빅테크 랠리가 여전히 거품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지금 대형 기술주를 추격매수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우리는 그게 버블이기를 바랄 것입니다. 버블은 재미있습니다. 버블을 따라 주가들이 올라가고 버블에서 돈을 벌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버블이라고 확신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것이 지난 10~12년의 버블의 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결국 금리 상승이 조만간 새로운 강력한 버블이 형성되는 것을 막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I 주식, 특히 엔비디아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대형 기술주의 주가 움직임이 정체되기 시작되었다는 걸 주목할 만합니다. 지속적인 상승세에 대한 경계감은 있지만 최소한 여기에서 약간의 조정받는게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애플은 지난 주에 새로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것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봅니까 아니면 약간의 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까?
"애플은 여전히 이 시장의 선두주자입니다. 시장에서 가장 큰 이름이죠. 그 앞에 서서 맞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또한, 어떤 광범위한 조정이나 시장 후퇴가 있을 때는 아무것도 면역이 없고 결국 모든 것이 타격을 받게 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애플에서 약간의 온건한 조정이나 약세가 발생하는 것은 저를 놀라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술적으로도 장기적으로 여전히 매우 탄탄하다는 사실을 바꿀 것으로 보지는 않지만, 주가가 확장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조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많은 종목들이 지금 너무 오른 상태에 있지요."
▷약간의 조정입니까. 아니면 큰 폭의 주가 하락을 예상합니까.
"네, 그건 중요한 차이점이겠지요. 많은 대형 기술주들은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추세 내에서 조정될 수 있습니다.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들의 주가 조정은 더 큰 상승 추세 내에서의 조정으로 보입니다. 물론, 주가가 정점을 만드는 과정이 우리 생각을 바꿀 수 있지만, 이들은 단지 며칠 또는 몇 주 전에 새로운 고점을 기록했습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조정 이상을 찾는 것은 무리일 것입니다."
▷요즘 분석가들은 시장 폭이 너무 좁고 그것이 주요 문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강세장이 아니라고 합니다. 최근 (소형주 중심의) 러셀 2000지수가 상승하고 있는데, 이건 시장의 폭이 확대될 것이라는 신호가 아닌가요?
"올해 시장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수익률(많이 오른 종목)이 상대적으로 좁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생각만큼 드물지 않습니다. 시장은 종종 좁아집니다. 하지만 후기 사이클 시장에서는 종종 그렇게 됩니다. 이례적인 점은 시장이 바닥을 친 이후로 좁아졌다는 것입니다. 시장은 작년 10월에 바닥을 쳤고, 그로부터 8~9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좁아져 있습니다. 이것이 이례적인 이유는 새로운 강세장의 첫 해는 보통 가장 시장의 폭이 넓은 기간이기 때문입니다. 강세자 초기에 흐름이 바뀌는 기간은 대부분의 종목이 상승하고 오름세에 참여하는 때입니다. 하지만 이번 강세장의 첫 8~9개월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긴장감이 있는 이유입니다. 시장의 폭이 좁은 부분은 후기 사이클을 더 많이 닮았습니다. 지난 3~4주 동안 약간의 시장 폭 확장이 있었습니다. 오늘보면 S&P 500 종목의 약 60~63%가 200일 이동 평균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봄에 비해선 확실히 나아졌지만, 약세장을 탈출할 때 나타나는, 90%의 종목이 200일 이동 평균을 상회하는 그런 속도는 아닙니다."
▷주식 시장이 강세장에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여전히 베어마켓 랠리입니까?
"최근 고객과의 회의에서 우리는 정말 긴 베어마켓 랠리일 수도 있고, 새로운 강세장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둘 중 하나가 결국 맞겠지요. 추세 분석을 할 때 우리가 생각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추세를 따르며, 그 추세에 맞서지 않으려 합니다. 우리에겐 두 가지 규칙이 있어요. Fed와 싸우지 않는 것(Don't fight the Fed), 그리고 시장과 싸우지 않는 것(don't fight the market)입니다. 그리고 시장과 싸우지 않는 게 Fed와 싸우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합니다. 우리는 여름과 가을로 접어들면서 약간의 주가 조정 혹은 후퇴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금부터 나타날 하락의 성격이 이 새로운 상승세가 계속될 수 있는지 아니면 더 불길한 게 앞으로 나타날지 판단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금리 움직임은 매우 큰 문제입니다. 금리 상승은 우리가 주식에서 목격해온 상승세를 뒤엎을 수 있는 잠재력이 있습니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그것을 확실히 목격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이 시장의 주도주가 무엇이 될지가 중요하고 생각합니다. 산업재와 재량소비재 주식이 주도주로 나선 것은 마음에 들지만, 은행주가 전혀 관여되지 않고 있는 게 불편합니다. 은행주는 여전히 전반적으로 약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강세장이냐, 약세장이냐 논쟁이 있는데 이것은 요점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은 완전히 갈려 있습니다. 아마도 강세장과 약세장 성격이 다 있습니다. 시장이 좋을 때 조심해야 합니다."
▷올해 S&P 500이 얼마나 더 상승 또는 하락할 수 있다고 봅니까?
"이번 S&P500 지수의 랠리는 역전된 채권 수익률 곡선을 배경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과거 이렇게 수익률 곡선이 역전됐을 때 나타났던 가장 큰 랠리는 어떤 모습이었는지 알고 싶었습니다. 두 가지 사례가 있습니다. S&P500 지수는 1979년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상태에서 약 30% 랠리를 벌였고, 2006년 중반부터 2007년 중반까지도 역시 약 30% 정도 올랐습니다. 지난 10월 S&P500의 저점(3577)을 기준으로 30%가 오른다고 가정하면 이는 약 4,550~4,575에 해당합니다. 이는 현재 이익을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21~22배에 해당합니다. 저는 이게 이번 거래범위의 상단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하단 범위에 대해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중 어느 시점에 S&P500 지수가 3800까지 하락하는 것을 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시 10월 저점을 다시 테스트할지는 확신하지 못합니다. 1940년대 후반의 매우 변동성이 컸던 박스권 장세에서도 바닥을 다시 테스트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된다면 놀랄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대형주가 흔들리기 시작한다면 3800~3900까지는 떨어지는 건 문제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시장과 싸우지 않는 것'이 'Fed와 싸우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Fed는 굉장히 매파적이며,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그 회의에서도 참여자 중 일부는 금리 인상을 주장했습니다. 우리가 Fed를 더 중요하게 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당신이 말하는 시장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저는 채권 시장이 Fed를 따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수익률의 움직임을 보면, 수익률은 FOMC에서 나오는 많은 말들을 대신하는 어떻게 보면 완벽한 지표로 보입니다. 이런 금리가 위로 저항선을 돌파했습니다. 나는 그래서 주식 시장이 이런 수익률에서 벗어나 얼마나 달리 움직일 수 있을지 긴장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2023년 상반기 증시는 좋았습니다. 그래서 최고의 상반기 수익률을 보였던 과거 몇 년을 살펴보았습니다. 1995년, 1998년, 그리고 흥미롭게도 1987년이 올해와 비슷한 해입니다. 1995년과 98년에는 금리가 하락하면서 하반기에 증시가 계속 상승했습니다. 그런데 1987년에는 알다시피 하반기에 크게 떨어졌습니다. 왜냐하면, 금리가 더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1987년 여름과 가을에 수익률은 폭발적으로 높아졌습니다. 채권 수익률의 움직임은 큰 문제였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주식 시장과 채권 시장 중 누가 옳을지 긴장감이 있고, 그건 계속되는 질문이 될 것입니다."
▷경제지표가 생각보다 좋습니다. 오늘(7월 6일)은 특히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당신은 향후 12개월 이내에 경기침체가 발생하리라 생각합니까?
"데이터는 대부분 이코노미스트가 예상하는 것보다 더 잘 나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이 여기에서부터 금리 상승을 지지한다고 생각합니다. 금리는 내려갈 때까지는 계속 올라갑니다. 즉 너무 많이 오르면 무언가를 깨뜨리기 때문에 내려갑니다. 그래서 이상하게 들리지만, 데이터가 더 뜨거울수록 금리가 더 올라가고, 연준이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며, 그것은 실제로 경착륙(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입니다. 저는 이 금리 움직임 때문에 실제 내년의 경착륙 확률을 높이고 있습니다.
올해 초로 돌아가 보면 S&P500 지수는 지난 3월 초 실리콘밸리 은행(SVB)이 파산했을 때 실제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시장이 SVB 파산을 '금리 상승 위험의 감소'로 해석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시 금리 상승의 위험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것이 결국 연착륙 시나리오보다는 경착륙 가능성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경착륙 진영에 있습니다. 다만 그 시기가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늦춰지리라 생각합니다."
▷경기침체가 발생해도 만약에 그렇게 심각하지 않다면 주식 시장은 괜찮지 않을까요? 모두가 가벼운 경기침체를 예상합니다.
"재미있는 일이죠. 우리는 자주 그런 얘기를 듣습니다. "크리스, 그냥 가벼운 경기침체일 뿐이겠죠?" 하지만 그것은 매우 위험한 주장입니다. 먼저, 누가 약한 경기침체인지 심각한 경기침체인지 판단할 수 있습니까? 그리고 당신은 실시간으로 그 판단을 해야 할 거입니다. 그리고 과거에 보았듯이, 증시는 약한 경기침체나 심각한 경기침체를 구분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1990년은 매우 심각한 경기침체가 발생했지만, S&P500지수는 20%만 하락했습니다. 반대로 2001년은 매우 경미한 경기침체였지만 S&P500지수는 50% 떨어졌습니다. 따라서 시장의 해석은 우리 자신의 해석과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약한 경기침체가 나타나면 약한 하락이 발생할 것이고, 심각한 침체가 생기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주장에 그다지 공감하지 않습니다. 저는 두 가지 모두에서 달랐던 사례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그건 당신이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잘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이 강세장의 시작이라고 가정한다면, 다음 시장 주도권을 잡을 산업이나 주식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우리는 사실 S&P500 지수가 다음 300포인트 올라갈지 내려갈지보다 시장의 진짜 주도주와 상승장 리더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대부분 시간을 보냅니다. 지금 모든 관심이 인공지능(AI)과 기술주에 집중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 관심은 산업주(industrials)에 있습니다. 이 시장에서 가장 좋은 장기적 투자처는 기계와 자본재 주식에서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EPIC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습니다. Eaton, Parker hanafin, Illinois Tool Works, Cummins의 약자입니다. 이들 거대 산업주에서 이 시장의 리더십이 나올 것이라고 정당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시각이 있습니다. 미국은 제조업 리쇼어링(생산설비 국내 이전)을 하고 있고, 유럽은 경제를 재건하고 일본은 더 많은 산업을 본국으로 옮겨오고 있습니다. 기술적 차트를 보면 이들 글로벌 산업주가 장기적으로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명확한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올라서 멈추거나 조정을 받아도 놀라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약세가 발생하면 매수하고 싶습니다. 그들이 우리가 보는 가장 강력한 다음 주도주입니다."
▷은행주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과거의 모든 강세장의 초반에는 항상 은행주가 상승세에 참여했었다는 분석들이 있습니다.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강세장 여부를 확인하는 체크리스트에서 말이 안 되는 것들 중에 하나가 100년 만에 처음으로 은행들이 전혀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일 것입니다. 새로운 강세장에 있다고 봐도 은행주의 성과는 매우 좋지 않습니다. 또 솔직히, 경기 사이클 후반부에 있을 때 금리를 올린다는 건 금융 부문에 좋은 메시지가 아닙니다. 사실 오늘도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 정말 걱정됩니다. 이들은 시장의 가장 약한 부분이며, 우리의 연구에서도 가장 약한 부분입니다.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 호주 은행주의 움직임도 약간 우려됩니다."
▷달러가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것이라고 보십니까?
"달러에 있어 지금은 정말로 중요한 순간입니다. 전체적인 우리 접근법은 적절한 시기를 기다렸다가 매매하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 달러 매수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달러 대비 호주 달러 매도, 유로 매도, 그리고 파운드 매도를 좋아합니다. 말할 필요도 없지만, 각국의 금리 차이는 이러한 거래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과 독일 국채 10년물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미국 달러가 유로에 비해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또한, 파운드 매수 포지션이 너무 붐비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차트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 모두가 파운드 매수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 것은 좋지 않은 조합입니다. 그리고 호주 달러의 약세는 매우 약한 중국의 경제 상황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는 호주 달러, 파운드, 유로에 비해 미국 달러 매수를 선호합니다. 종합적으로, 이는 달러 매수에 진입하기에 충분히 설득력 있는 근거라고 생각합니다."
▷일본 엔화, 그리고 중국 위안화의 달러 대비 환율은 어떻게 보십니까.
"네, 우리는 중국 위안화 약세를 예상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습니다. 솔직히 위안화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리고 위안화가 약화되는 한 일본 엔화도 상당한 강세를 보이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금 (미국의 상승하는) 금리 움직임을 볼 때 최소한 엔달러 환율이 이전 고점(작년 10월 달러당 150엔)으로 되돌려 놓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중국 위안화는 결국 달러당 7.45~7.47위안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환율 관련 이야기는 모두 여기에서 미국 달러 강세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이는 이제 막 시작되었다고 생각하며, 이는 금리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중국 경제가 약하고 주식이 싸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나요?
"나는 중국의 경제 여건이 여전히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중국 주식, 부동산 주식, 통화, 중국 채권 시장 그리고 국제 원유, 구리, 철광석 등을 보면 중국의 경제 회복이 기껏해야 순조롭지 않다는 것을 암시하며, 현실적으로 일부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조금 꺼내긴 했지만 제대로 되고 있는 건 아직 아무 것도 없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