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T 주가 30년 만에 최저…납 케이블 논란에 통신사주 줄줄이 폭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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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티어 주가 하루새 16% 폭락
버라이즌은 2010년말 후 최저치
버라이즌은 2010년말 후 최저치
미국 최대 통신사인 AT&T 주가가 30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다. 성장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주요 통신사들이 독성 납 케이블을 방치했다는 논란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른 통신사주도 일제히 하락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AT&T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7% 하락한 13.53달러에 마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는 1993년 3월 이후 최저치다.
다른 통신사들의 주가도 부진했다. 이날 프론티어커뮤니케이션즈의 주가는 16% 급락했고, 루멘 테크놀로지는 8.7% 하락했다. 버라이즌 주가는 7.5% 떨어져 2010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요 통신사의 주가가 하락한 건 이들이 2000개 이상 지역에서 과거 사용했던 독성 납 케이블을 방치해 토양 및 수질 오염을 일으키고 있다는 최근 WSJ의 보도가 논란이 되고 있어서다. WSJ은 미국 전역의 케이블이 설치된 130곳에서 퇴적물을 조사한 결과 샘플의 약 80%에서 안전 기준보다 높은 농도의 납 성분이 발견됐다고 지난 12일 보도했다.
통신사들이 이런 위험성을 알면서도 막대한 비용을 줄이고자 납 케이블을 방치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납 케이블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590억달러가 소요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소견도 있다. AT&T는 "회사 자체 테스트 결과와 해당 보도가 상충한다"며 이를 부인했다.
통신사들은 네트워크 업그레이드 등 대규모 지출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자금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AT&T는 지난 1분기 매출과 이익이 모두 시장 추정치를 밑돌았다. 신규 가입자 수는 줄어들고 있는데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월가에서도 통신사들의 전망을 어둡게 봤다. TD 코웬은 "이 사건의 재무적 영향을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대규모 집단 소송 및 정치적 공격 등이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분석가들은 이날 "납 케이블 논란 여파가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AT&T, 프론티어 등 통신 회사의 투자 등급을 각각 하향 조정했다.
JP모간체이스는 AT&T에 대해 투자 의견을 확대에서 중립으로 낮추고 "현재 책임 여부를 정량화할 수 없지만 AT&T와 업계에 상당한 장기적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