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넷플릭스 실적 영향?…"랠리 놓쳤다면 여기 투자하라"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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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9일 수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31%, S&P500 0.24%, 나스닥 0.03%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3.748%(-4.2bp), 2년물 4.777%(+1.3bp)
곳곳에서 '그린 슛'(Green Shoots)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새싹이라는 뜻의 '그린 슛'은 경제적으로는 경기 침체에서 회복되는 조짐을 말합니다. 시들하던 경제에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말하지요. 2분기 어닝을 발표한 여러 기업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미 경제 6월부터 본격 회복?
19일(미 동부시간) 아침에 발표된 골드만삭스의 실적은 실망스러웠습니다(이미 지난주 실적 경고를 내놓았죠).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 감소한 109억 달러, 이익은 58% 급락한 12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3.08달러로 월가가 이미 낮춰놓은 예상치 3.18달러도 넘지 못했습니다. 투자은행 사업이 부진했고 자산관리 사업에서 상업용 부동산 관련 4억8500만 달러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또 인수했던 핀테크 기업인 그린스카이와 관련 5억400만 달러를 상각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2분기 실적을 다른 금융사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골드만삭스의 순이익은 58% 줄었지만 △JP모건은 67% 증가했고 △웰스파고 58% △뱅크오브아메리카 19% 증가했습니다. 순이자 수입은 3% 감소했는데 △JP모건은 44% 늘었고 △웰스파고 29% △모건스탠리 23% 증가했죠. 골드만삭스의 매출은 8% 감소했는데 △JP모건은 35% 증가했고 △웰스파고 21% △뱅크오브아메리카 11% 늘었습니다.
그런 골드만삭스마저 '그린 슛'을 논했습니다.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가 "분명 힘든 분기였다"라면서도 "6월은 분기 초반보다 확실히 더 좋았고 7월에 더 많은 '위험 선호 심리'를 발견했다. 연초 느꼈던 것보다 지난 6~8주 동안 기분이 확실히 나아졌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거시 환경으로 인해 투자은행 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던 과거를 살펴보면 1년 정도 지속한 다음 개선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여기에서 그것(회복)을 보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덕분에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엉망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0.97% 올랐습니다. JMP증권의 데빈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이번 분기가 힘든 분기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약간의 '그린 슛'을 보기 시작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어닝시즌 실적을 내놓은 금융사 모두가 비슷합니다. 모건스탠리의 섀런 예사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사업 전반에 걸쳐 나타난 '그린 슛'에 의해 분기 말 감정과 활동이 개선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JP모건의 제러미 바넘 CFO도 6월 투자은행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다며 "추세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지켜볼 것이다. 7월은 올해 남은 기간에 대한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작년부터 "허리케인이 온다"라며 겁을 줬던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지난주 콘퍼런스콜에서 "지금이 연착륙일지 아니면 가벼운 경기 침체 혹은 강한 경기 침체로 이어질지 모르겠다"라고 했습니다. 허리케인에서는 확연히 후퇴한 것이죠.
지역은행에서도 '그린 슛'이 발견됐습니다. 이탈했던 예금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죠. 시티즌스 은행은 예금이 전 분기보다 3% 증가했습니다. 전년 동기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요. M&T 은행도 전 분기 대비 예금이 2% 증가(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감소) 했다고 보고했고 퍼스트 호라이즌 은행은 전 분기보다 6% 증가(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감소), US뱅크는 분기 대비 3%, 전년 대비 12% 늘었습니다. 오안다는 "지역은행들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제공하고 있다. 조만간 커다란 신용 경색이 나타날 것 같지 않다. 이는 내년에 진행될 경기 회복에 대한 희소식을 의미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어제 장 마감 뒤 2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물류회사 JB헌트는 매출은 18% 감소한 31억 3000만 달러로 예상치 33억 1000만 달러보다 적었고 EPS도 1.81달러로 예상 1.92달러에 못 미쳤습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달부터 고객사들이 '재고 축소 추세가 완화되고 있다'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회사의 취급 물동량은 지난 4월에는 전월 대비 9% 감소했지만 5월에는 8%, 6월에는 4% 감소했습니다.
US뱅크의 주가는 6.5% 뛰는 등 은행주가 또다시 급등세를 이어갔고, JB헌트의 주가도 3.7%나 올랐습니다.
▶인플레이션, 영국에서도 뚝뚝?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오늘 영국에서 소식이 나왔습니다. 영국은 브렉시트까지 겹치면서 모든 선진국 중 가장 물가 문제가 심각한 나라인데요. 6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헤드라인 수치는 7.9% 올라 전월의 8.7%나 예상치 8.2%보다 더 떨어졌습니다. 15개월 내 가장 낮은 것입니다. 전월 대비로도 0.1% 상승(5월 0.7%, 예상 0.4%)하는 데 그쳤습니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도 6.9% 올라 5월의 7.1%, 예상치 7.1%보다 낮았고 한 달 전에 비해선 0.2% 올라 역시 5월의 0.8% 상승, 예상 0.4% 상승보다 대폭 둔화했습니다. 영국은행이 다음 달 50bp를 올릴 가능성은 어제까지 50%가 넘었는데 CPI가 나온 뒤 25bp를 올릴 가능성이 60%로 올랐습니다. ING는 "영국 인플레이션은 서비스 물가의 고무적 하락으로 인해 예상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 데이터가 8월 통화정책 회의에서의 또 다른 50bp 인상보다 25bp 인상 가능성을 더 크게 만든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영국 국채 금리는 뚝 떨어졌고 파운드화도 0.8% 떨어졌습니다. 영국 길트(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미국의 6월 CPI가 발표된 뒤 50bp가량이나 급락했습니다.
오늘 발표된 유로존의 물가도 6월 헤드라인 수치 확정치는 전월 6.1%에서 5.5%로 떨어져서 예상보다 나았습니다. 다만 근원 물가는 전월 5.3%에서 6월에 5.5%로 높아졌습니다. 혼조세를 보인 것이죠. 어제 나온 캐나다의 6월 CPI는 2년여 만에 처음으로 2%대로 진입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미국 국채금리에 영향을 줬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늘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은 모두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오후 4시 40분께 10년물은 4.2bp 하락한 3.748%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8거래일 중 7거래일 동안 하락했습니다. 재무부가 실시한 20년물 입찰 결과도 좋았습니다. 응찰률은 2.68배(최근 6회 평균 2.67배)였고, 발행 금리는 발행 당시 시장금리보다 1bp 높은 4.036%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급격했던 수익률 하락에도 수요가 상당했던 것이죠. 2년물은 1.3bp 오른 4.777%를 기록했습니다.
▶연착륙 시나리오 지속
오늘 발표된 미국의 6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8% 감소했습니다. 5월에 15.7% 크게 늘었지만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죠. 5월 수치도 애초 21.7%에서 15.7%로 하향 수정됐습니다. 예상치 -9.3% 감소보다는 나았습니다. 향후 주택 경기를 가늠하는 6월 신규주택 착공 허가 건수도 전월보다 3.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예상치 -0.7%보다 감소 폭이 컸습니다. 월가에서는 큰 의미를 두진 않았습니다. 원래 주택 데이터는 변동성이 큽니다. 3개월 이동평균으로 보면 주택착공이나 허가 건수 모두 반등 추세를 유지했습니다. RSM은 "6월의 급격한 하락에도 불구하고 돌발적 충격이 없다면 주택착공과 허가는 바닥을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신규주택 착공 감소는 전월의 큰 증가에 뒤이은 것으로 약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보다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주택착공은 팬데믹 이전 추세를 상회하는 속도를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2분기 GDP 추정치를 전날 2.38%에서 오늘 2.42%로 높였습니다. 2분기 실질 주택 투자가 -0.8%에서 0.1%로 증가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강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종일 소폭 상승세에 머물렀습니다. 결국, 다우는 0.31%, S&P500 지수는 0.24% 올랐습니다. 나스닥은 0.03%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이번 어닝시즌 초반의 가장 큰 주인공인 테슬라와 넷플릭스 실적을 앞두고 약간의 경계감이 형성됐다"라고 말했습니다. ▶테슬라 "걱정했던 것보다 낫다"
장 마감 뒤 발표된 테슬라의 2분기 실적은 예상을 넘었습니다. 매출이 47% 증가한 249억 달러를 기록해 예상(245억 달러)을 상회했고, 순이익(GAAP)은 27억 달러로 작년보다 20% 증가했습니다. EPS도 91센트로 예상(81센트)보다 많았습니다. 그러나 관심이 집중됐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한 24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특히 자동차 사업 마진은 18.2%로 전분기 19.3%뿐 아니라 월가 예상 18.8%보다 낮았습니다. 지난 분기 테슬라는 46만6000대라는 사상 최대 대수를 인도했지만, 판매 가격을 낮춘 탓입니다. 그러다 보니 마진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는데, 예상보다 조금 더 떨어졌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콘퍼런스 콜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마진을 계속 희생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머지않은 미래에 극적인 가치 상승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 마진을 희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가치는 엄청나다"고 밝혔습니다. 마진이 더 낮아질 수 있음을 시시한 것이죠. 머스크의 이런 언급이 나온 뒤 시간 외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4%가량 내렸습니다.
▶넷플릭스, 가입자 급증했지만
넷플릭스는 매출이 2.7% 증가한 82억 달러의 매출을 보고했습니다. 월가는 83억 달러를 예상했습니다. 순이익도 14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4억 4000만 달러보다 증가했습니다. EPS는 3.29달러에 달해 예상치 2.86달러를 크게 웃돌았습니다.2분기 순증 가입자는 589만 명에 달해 월가 예상 207만 명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암호 공유 단속을 확대하고 저가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한 덕분입니다.
하지만 실적 발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8% 폭락했습니다. 가입자 급증에도 매출이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입니다. 회사 측은 3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보다 7% 늘어난 85억 2000만 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월가 추정치 86억 7000만 달러보다 적습니다. 광고형 요금제 도입으로 가입자는 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요금 하락으로 예상보다 매출이 덜 증가하는 것이죠. 넷플릭스는 "암호 공유 단속과 광고 요금제로 인한 꾸준한 성장을 보기 시작하면서 하반기에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서는 행복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연착륙 시나리오가 계속 힘을 얻고 있습니다. 경기는 잘 버티고 있고, 물가 걱정도 확연히 낮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은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CNBC의 트위터 설문 조사를 보면 이번 분기에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기존 4,796.56)를 넘어갈 것이란 투자자가 70%에 육박했습니다. 작년부터 비관론을 유지해온 블랙록도 지난달 말부터 '주식을 선택 매수하라'라는 식으로 돌아섰고, 비슷한 UBS의 뷰도 바뀌고 있습니다. 이들이 추천하는 건 중·소형주, 가치 주입니다. 랠리를 쫓아가려면 덜 오른 것을 사라는 것이죠. 블랙록은 오늘 보고서에서 현재 시장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무엇이 시장 가격에 반영되어 있나? 최근 몇 달간의 강한 주식 수익률은 AI 테마, 기업 이익, 인플레이션 및 높은 금리를 넘어선 성장 잠재력에 대한 시장 시각의 변화를 반영한다. 시장 가격은 연착륙 경제 시나리오와 가장 부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좌절이 줄어드나? 데이터를 보면 근원 인플레이션이 정상화되는데 지속적인 진전의 징후를 보여준다. 일부 경제 활동은 둔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광범위한 해고와 같은 핵심적인 경기 침체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
△주식 시장에 기회가 남았나? 우리는 AI 테마가 더 확장할 여지가 있지만, 승자를 찾아내기 위해 보다 선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우리는 더 넓은 주식에서 기회를 찾으려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몇 주 동안 시장 폭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주식 시장에서 뒤처졌던 부분이 이제 빅테크를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 성과는 ▲경기 순환주 ▲원자재 산업 ▲가치주 스타일을 포함해 경제적으로 더 민감한 부문으로 확대되었다. 밸류에이션은 시장의 여러 부문에서 매력적이다. 랠리가 확대되고 있지만 많은 산업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 수준이나 그 이하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고 있다. 경착륙을 피하면 시장 폭은 지속해서 개선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UBS는 "그동안 부진했던 주식들 사이에 비정상적으로 큰 기회가 있는 것을 본다"라면서 신흥시장 주식, 동일 가중치 미국의 주가지수, 가치 주, 방어 섹터를 제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에너지 주식(S&P500 Energy Index) ▲독일의 주식 ▲유럽의 중소기업 주식(MSCI EMU SMID 지수)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시장 ▲일본의 은행 등 가치주 ▲중국의 인터넷 주식 ▲기술주 투자자라면 사이버 보안 주식(HACK ETF) 등을 추천했습니다.
사실 초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도 빅테크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높다며 시장보다 저렴한 중·소형주와 산업주 등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최근 한 달간 6.33%나 올랐습니다. S&P500 지수 상승률 4.03%를 넘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단기적으로는 내러티브가 펀더멘털보다 더 중요하며 현재 주식은 △견실한 이익 △냉각되는 인플레이션 △긴축 통화정책의 종료 △확고한 경제 성장 등 훌륭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 뉴스 흐름이 한동안 이런 '스위트 스팟'에 머무를 것이란 점과 비관론자들이 수건을 던지고 ‘연착륙’ 시나리오를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상승 모멘텀과 싸우는 것은 어렵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상승세가 이어지다 보니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졌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옵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걱정거리는 두 가지다. 높은 밸류에이션과 (더 중요한) 디스인플레이션이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해) EPS에 미칠 위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뉴에지 웰스는 "밸류에이션은 1년을 내다보는 향후 수익률에 대한 예측력이 거의 없는, 좋지 않은 타이밍 도구다. 2년 이상을 내다볼 때 효율성이 더 높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에지 웰스는 "이는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고 더 높게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펀더멘털에서 벗어나는 것 같은 높은 수준에서 지속해서 유지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이어진 닷컴버블 때 기술주 밸류에이션 버블이 거의 5년간 유지된 사례를 들었습니다. 뉴에지 웰스는 "올해 우리가 주목한 역학 중 하나는 매파적 긴축과 금리 상승 속에서도 밸류에이션이 상승한 것이다. 이는 채권 금리가 높아졌을 때 주식 대신 채권을 선택하는 트레이드 오프(trade-off,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하는 상황)가 때때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FOMO(홀로 소외될까 두려워 추격 매수하는 상황)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밸류에이션의 상대 및 절대 평가는 투자 결정에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뉴에지 웰스는 "단기적으로는 포지셔닝이 밸류에이션보다 더 중요하다. 작년부터 포지셔닝은 많이 축소됐고 심리가 개선되면서 투자자들은 다시 시장으로 끌려갔다. 우리는 주식 포지셔닝이 확대되고 비중이 높아질 때까지 밸류에이션은 시장의 주요 동인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밸류에이션이 다시 시장 동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포지셔닝이 극단에 이르렀을 때"라며 "지금은 여전히 포지셔닝이 확대될 수 있는 여지를 본다. FOMO는 현재 강력한 단기 모멘텀과 개선된 시장 폭과 만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은 랠리의 단기 지속을 지원한다. 이는 밸류에이션을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포지셔닝이 극단으로 확장되고 나면 어느 순간 밸류에이션이 추가 상승에 대한 걸림돌이 될 수 있고 심지어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아직 거기에 있지는 않지만 이를 자세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경제가 이렇게 좋으면 물가는 다시 반등할 수도 있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온 사람입니다. 그는 지난달 "월가의 공포조장자들은 경기 침체에 대해 완전히 틀렸다. 미 경제에 대해 낙관적일 수 있는 많은 이유가 있고,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런 징후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의 위험이 극적으로 줄어들었다”라면서도 "시장이 연착륙 이야기에 조금 더 기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서 약간은 과열되고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이 부활할 가능성에 좀 더 많은 확률을 두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늘 밀 옥수수 콩 등 곡물 가격은 급등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겨울 소맥 선물은 8.5% 올라 부셸당 약 7.28달러까지 올랐습니다. 2022년 2월 이후 일일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흑해곡물협정의 연장을 거부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거점인 오데사 등을 공격한 결과입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특히 20일을 기점으로 흑해 해역에서 우크라이나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은 잠재적 군 수송선으로 간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0.31%, S&P500 0.24%, 나스닥 0.03%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3.748%(-4.2bp), 2년물 4.777%(+1.3bp)
곳곳에서 '그린 슛'(Green Shoots)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새싹이라는 뜻의 '그린 슛'은 경제적으로는 경기 침체에서 회복되는 조짐을 말합니다. 시들하던 경제에 새싹이 돋아나는 것을 말하지요. 2분기 어닝을 발표한 여러 기업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입니다.
▶미 경제 6월부터 본격 회복?
19일(미 동부시간) 아침에 발표된 골드만삭스의 실적은 실망스러웠습니다(이미 지난주 실적 경고를 내놓았죠).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8% 감소한 109억 달러, 이익은 58% 급락한 12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주당순이익(EPS)은 3.08달러로 월가가 이미 낮춰놓은 예상치 3.18달러도 넘지 못했습니다. 투자은행 사업이 부진했고 자산관리 사업에서 상업용 부동산 관련 4억8500만 달러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또 인수했던 핀테크 기업인 그린스카이와 관련 5억400만 달러를 상각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2분기 실적을 다른 금융사와 비교해보면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골드만삭스의 순이익은 58% 줄었지만 △JP모건은 67% 증가했고 △웰스파고 58% △뱅크오브아메리카 19% 증가했습니다. 순이자 수입은 3% 감소했는데 △JP모건은 44% 늘었고 △웰스파고 29% △모건스탠리 23% 증가했죠. 골드만삭스의 매출은 8% 감소했는데 △JP모건은 35% 증가했고 △웰스파고 21% △뱅크오브아메리카 11% 늘었습니다.
그런 골드만삭스마저 '그린 슛'을 논했습니다. 데이비드 솔로몬 최고경영자(CEO)는 2분기가 "분명 힘든 분기였다"라면서도 "6월은 분기 초반보다 확실히 더 좋았고 7월에 더 많은 '위험 선호 심리'를 발견했다. 연초 느꼈던 것보다 지난 6~8주 동안 기분이 확실히 나아졌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거시 환경으로 인해 투자은행 활동이 급격히 위축됐던 과거를 살펴보면 1년 정도 지속한 다음 개선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여기에서 그것(회복)을 보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덕분에 골드만삭스의 주가는 엉망인 실적에도 불구하고 0.97% 올랐습니다. JMP증권의 데빈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이번 분기가 힘든 분기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약간의 '그린 슛'을 보기 시작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어닝시즌 실적을 내놓은 금융사 모두가 비슷합니다. 모건스탠리의 섀런 예사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사업 전반에 걸쳐 나타난 '그린 슛'에 의해 분기 말 감정과 활동이 개선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JP모건의 제러미 바넘 CFO도 6월 투자은행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다며 "추세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이르지만 지켜볼 것이다. 7월은 올해 남은 기간에 대한 좋은 지표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작년부터 "허리케인이 온다"라며 겁을 줬던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지난주 콘퍼런스콜에서 "지금이 연착륙일지 아니면 가벼운 경기 침체 혹은 강한 경기 침체로 이어질지 모르겠다"라고 했습니다. 허리케인에서는 확연히 후퇴한 것이죠.
지역은행에서도 '그린 슛'이 발견됐습니다. 이탈했던 예금이 돌아오고 있는 것이죠. 시티즌스 은행은 예금이 전 분기보다 3% 증가했습니다. 전년 동기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요. M&T 은행도 전 분기 대비 예금이 2% 증가(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 감소) 했다고 보고했고 퍼스트 호라이즌 은행은 전 분기보다 6% 증가(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 감소), US뱅크는 분기 대비 3%, 전년 대비 12% 늘었습니다. 오안다는 "지역은행들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신호를 제공하고 있다. 조만간 커다란 신용 경색이 나타날 것 같지 않다. 이는 내년에 진행될 경기 회복에 대한 희소식을 의미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어제 장 마감 뒤 2분기 실적을 발표했던 물류회사 JB헌트는 매출은 18% 감소한 31억 3000만 달러로 예상치 33억 1000만 달러보다 적었고 EPS도 1.81달러로 예상 1.92달러에 못 미쳤습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지난달부터 고객사들이 '재고 축소 추세가 완화되고 있다'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회사의 취급 물동량은 지난 4월에는 전월 대비 9% 감소했지만 5월에는 8%, 6월에는 4% 감소했습니다.
US뱅크의 주가는 6.5% 뛰는 등 은행주가 또다시 급등세를 이어갔고, JB헌트의 주가도 3.7%나 올랐습니다.
▶인플레이션, 영국에서도 뚝뚝?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 가운데, 오늘 영국에서 소식이 나왔습니다. 영국은 브렉시트까지 겹치면서 모든 선진국 중 가장 물가 문제가 심각한 나라인데요. 6월 소비자물가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헤드라인 수치는 7.9% 올라 전월의 8.7%나 예상치 8.2%보다 더 떨어졌습니다. 15개월 내 가장 낮은 것입니다. 전월 대비로도 0.1% 상승(5월 0.7%, 예상 0.4%)하는 데 그쳤습니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도 6.9% 올라 5월의 7.1%, 예상치 7.1%보다 낮았고 한 달 전에 비해선 0.2% 올라 역시 5월의 0.8% 상승, 예상 0.4% 상승보다 대폭 둔화했습니다. 영국은행이 다음 달 50bp를 올릴 가능성은 어제까지 50%가 넘었는데 CPI가 나온 뒤 25bp를 올릴 가능성이 60%로 올랐습니다. ING는 "영국 인플레이션은 서비스 물가의 고무적 하락으로 인해 예상보다 크게 하락했다. 이 데이터가 8월 통화정책 회의에서의 또 다른 50bp 인상보다 25bp 인상 가능성을 더 크게 만든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영국 국채 금리는 뚝 떨어졌고 파운드화도 0.8% 떨어졌습니다. 영국 길트(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미국의 6월 CPI가 발표된 뒤 50bp가량이나 급락했습니다.
오늘 발표된 유로존의 물가도 6월 헤드라인 수치 확정치는 전월 6.1%에서 5.5%로 떨어져서 예상보다 나았습니다. 다만 근원 물가는 전월 5.3%에서 6월에 5.5%로 높아졌습니다. 혼조세를 보인 것이죠. 어제 나온 캐나다의 6월 CPI는 2년여 만에 처음으로 2%대로 진입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미국 국채금리에 영향을 줬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오늘 미 국채 10년물과 2년물은 모두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오후 4시 40분께 10년물은 4.2bp 하락한 3.748%에 거래됐습니다. 지난 8거래일 중 7거래일 동안 하락했습니다. 재무부가 실시한 20년물 입찰 결과도 좋았습니다. 응찰률은 2.68배(최근 6회 평균 2.67배)였고, 발행 금리는 발행 당시 시장금리보다 1bp 높은 4.036%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급격했던 수익률 하락에도 수요가 상당했던 것이죠. 2년물은 1.3bp 오른 4.777%를 기록했습니다.
▶연착륙 시나리오 지속
오늘 발표된 미국의 6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전월 대비 8% 감소했습니다. 5월에 15.7% 크게 늘었지만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죠. 5월 수치도 애초 21.7%에서 15.7%로 하향 수정됐습니다. 예상치 -9.3% 감소보다는 나았습니다. 향후 주택 경기를 가늠하는 6월 신규주택 착공 허가 건수도 전월보다 3.7%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예상치 -0.7%보다 감소 폭이 컸습니다. 월가에서는 큰 의미를 두진 않았습니다. 원래 주택 데이터는 변동성이 큽니다. 3개월 이동평균으로 보면 주택착공이나 허가 건수 모두 반등 추세를 유지했습니다. RSM은 "6월의 급격한 하락에도 불구하고 돌발적 충격이 없다면 주택착공과 허가는 바닥을 지났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블룸버그는 "신규주택 착공 감소는 전월의 큰 증가에 뒤이은 것으로 약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보다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주택착공은 팬데믹 이전 추세를 상회하는 속도를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2분기 GDP 추정치를 전날 2.38%에서 오늘 2.42%로 높였습니다. 2분기 실질 주택 투자가 -0.8%에서 0.1%로 증가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강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종일 소폭 상승세에 머물렀습니다. 결국, 다우는 0.31%, S&P500 지수는 0.24% 올랐습니다. 나스닥은 0.03%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이번 어닝시즌 초반의 가장 큰 주인공인 테슬라와 넷플릭스 실적을 앞두고 약간의 경계감이 형성됐다"라고 말했습니다. ▶테슬라 "걱정했던 것보다 낫다"
장 마감 뒤 발표된 테슬라의 2분기 실적은 예상을 넘었습니다. 매출이 47% 증가한 249억 달러를 기록해 예상(245억 달러)을 상회했고, 순이익(GAAP)은 27억 달러로 작년보다 20% 증가했습니다. EPS도 91센트로 예상(81센트)보다 많았습니다. 그러나 관심이 집중됐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한 24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특히 자동차 사업 마진은 18.2%로 전분기 19.3%뿐 아니라 월가 예상 18.8%보다 낮았습니다. 지난 분기 테슬라는 46만6000대라는 사상 최대 대수를 인도했지만, 판매 가격을 낮춘 탓입니다. 그러다 보니 마진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는데, 예상보다 조금 더 떨어졌습니다. 일론 머스크 CEO는 콘퍼런스 콜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마진을 계속 희생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머지않은 미래에 극적인 가치 상승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 마진을 희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가치는 엄청나다"고 밝혔습니다. 마진이 더 낮아질 수 있음을 시시한 것이죠. 머스크의 이런 언급이 나온 뒤 시간 외 거래에서 테슬라 주가는 4%가량 내렸습니다.
▶넷플릭스, 가입자 급증했지만
넷플릭스는 매출이 2.7% 증가한 82억 달러의 매출을 보고했습니다. 월가는 83억 달러를 예상했습니다. 순이익도 14억 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14억 4000만 달러보다 증가했습니다. EPS는 3.29달러에 달해 예상치 2.86달러를 크게 웃돌았습니다.2분기 순증 가입자는 589만 명에 달해 월가 예상 207만 명을 크게 웃돌았습니다. 암호 공유 단속을 확대하고 저가 광고형 요금제를 도입한 덕분입니다.
하지만 실적 발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8% 폭락했습니다. 가입자 급증에도 매출이 예상보다 적었기 때문입니다. 회사 측은 3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보다 7% 늘어난 85억 2000만 달러로 예상했는데, 이는 월가 추정치 86억 7000만 달러보다 적습니다. 광고형 요금제 도입으로 가입자는 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요금 하락으로 예상보다 매출이 덜 증가하는 것이죠. 넷플릭스는 "암호 공유 단속과 광고 요금제로 인한 꾸준한 성장을 보기 시작하면서 하반기에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시장에서는 행복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로는 연착륙 시나리오가 계속 힘을 얻고 있습니다. 경기는 잘 버티고 있고, 물가 걱정도 확연히 낮아졌습니다. 그러다 보니 투자자들은 대담해지고 있습니다. CNBC의 트위터 설문 조사를 보면 이번 분기에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기존 4,796.56)를 넘어갈 것이란 투자자가 70%에 육박했습니다. 작년부터 비관론을 유지해온 블랙록도 지난달 말부터 '주식을 선택 매수하라'라는 식으로 돌아섰고, 비슷한 UBS의 뷰도 바뀌고 있습니다. 이들이 추천하는 건 중·소형주, 가치 주입니다. 랠리를 쫓아가려면 덜 오른 것을 사라는 것이죠. 블랙록은 오늘 보고서에서 현재 시장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무엇이 시장 가격에 반영되어 있나? 최근 몇 달간의 강한 주식 수익률은 AI 테마, 기업 이익, 인플레이션 및 높은 금리를 넘어선 성장 잠재력에 대한 시장 시각의 변화를 반영한다. 시장 가격은 연착륙 경제 시나리오와 가장 부합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좌절이 줄어드나? 데이터를 보면 근원 인플레이션이 정상화되는데 지속적인 진전의 징후를 보여준다. 일부 경제 활동은 둔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광범위한 해고와 같은 핵심적인 경기 침체 신호는 보이지 않는다.
△주식 시장에 기회가 남았나? 우리는 AI 테마가 더 확장할 여지가 있지만, 승자를 찾아내기 위해 보다 선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장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우리는 더 넓은 주식에서 기회를 찾으려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몇 주 동안 시장 폭이 눈에 띄게 개선되었다. 주식 시장에서 뒤처졌던 부분이 이제 빅테크를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긍정적 성과는 ▲경기 순환주 ▲원자재 산업 ▲가치주 스타일을 포함해 경제적으로 더 민감한 부문으로 확대되었다. 밸류에이션은 시장의 여러 부문에서 매력적이다. 랠리가 확대되고 있지만 많은 산업은 일반적으로 경기 침체 수준이나 그 이하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고 있다. 경착륙을 피하면 시장 폭은 지속해서 개선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UBS는 "그동안 부진했던 주식들 사이에 비정상적으로 큰 기회가 있는 것을 본다"라면서 신흥시장 주식, 동일 가중치 미국의 주가지수, 가치 주, 방어 섹터를 제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미국의 에너지 주식(S&P500 Energy Index) ▲독일의 주식 ▲유럽의 중소기업 주식(MSCI EMU SMID 지수)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시장 ▲일본의 은행 등 가치주 ▲중국의 인터넷 주식 ▲기술주 투자자라면 사이버 보안 주식(HACK ETF) 등을 추천했습니다.
사실 초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도 빅테크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높다며 시장보다 저렴한 중·소형주와 산업주 등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중·소형주 중심의 러셀2000 지수는 최근 한 달간 6.33%나 올랐습니다. S&P500 지수 상승률 4.03%를 넘습니다. 바이탈 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단기적으로는 내러티브가 펀더멘털보다 더 중요하며 현재 주식은 △견실한 이익 △냉각되는 인플레이션 △긴축 통화정책의 종료 △확고한 경제 성장 등 훌륭한 이야기들을 가지고 있다. 뉴스 흐름이 한동안 이런 '스위트 스팟'에 머무를 것이란 점과 비관론자들이 수건을 던지고 ‘연착륙’ 시나리오를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상승 모멘텀과 싸우는 것은 어렵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상승세가 이어지다 보니 밸류에이션이 너무 높아졌다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옵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걱정거리는 두 가지다. 높은 밸류에이션과 (더 중요한) 디스인플레이션이 (기업들이 가격을 올리지 못하도록 해) EPS에 미칠 위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은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뉴에지 웰스는 "밸류에이션은 1년을 내다보는 향후 수익률에 대한 예측력이 거의 없는, 좋지 않은 타이밍 도구다. 2년 이상을 내다볼 때 효율성이 더 높다"라고 밝혔습니다. 뉴에지 웰스는 "이는 밸류에이션이 '높아지고 더 높게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펀더멘털에서 벗어나는 것 같은 높은 수준에서 지속해서 유지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이어진 닷컴버블 때 기술주 밸류에이션 버블이 거의 5년간 유지된 사례를 들었습니다. 뉴에지 웰스는 "올해 우리가 주목한 역학 중 하나는 매파적 긴축과 금리 상승 속에서도 밸류에이션이 상승한 것이다. 이는 채권 금리가 높아졌을 때 주식 대신 채권을 선택하는 트레이드 오프(trade-off, 하나를 얻으면 다른 하나는 포기해야하는 상황)가 때때로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즉 FOMO(홀로 소외될까 두려워 추격 매수하는 상황)가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밸류에이션의 상대 및 절대 평가는 투자 결정에 중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뉴에지 웰스는 "단기적으로는 포지셔닝이 밸류에이션보다 더 중요하다. 작년부터 포지셔닝은 많이 축소됐고 심리가 개선되면서 투자자들은 다시 시장으로 끌려갔다. 우리는 주식 포지셔닝이 확대되고 비중이 높아질 때까지 밸류에이션은 시장의 주요 동인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밸류에이션이 다시 시장 동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포지셔닝이 극단에 이르렀을 때"라며 "지금은 여전히 포지셔닝이 확대될 수 있는 여지를 본다. FOMO는 현재 강력한 단기 모멘텀과 개선된 시장 폭과 만나고 있으며, 이 모든 것은 랠리의 단기 지속을 지원한다. 이는 밸류에이션을 훨씬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포지셔닝이 극단으로 확장되고 나면 어느 순간 밸류에이션이 추가 상승에 대한 걸림돌이 될 수 있고 심지어 하락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아직 거기에 있지는 않지만 이를 자세히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경제가 이렇게 좋으면 물가는 다시 반등할 수도 있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온 사람입니다. 그는 지난달 "월가의 공포조장자들은 경기 침체에 대해 완전히 틀렸다. 미 경제에 대해 낙관적일 수 있는 많은 이유가 있고, 그렇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런 징후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는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의 위험이 극적으로 줄어들었다”라면서도 "시장이 연착륙 이야기에 조금 더 기우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서 약간은 과열되고 있고 이는 인플레이션이 부활할 가능성에 좀 더 많은 확률을 두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늘 밀 옥수수 콩 등 곡물 가격은 급등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겨울 소맥 선물은 8.5% 올라 부셸당 약 7.28달러까지 올랐습니다. 2022년 2월 이후 일일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습니다. 흑해곡물협정의 연장을 거부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거점인 오데사 등을 공격한 결과입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특히 20일을 기점으로 흑해 해역에서 우크라이나 항구로 향하는 모든 선박은 잠재적 군 수송선으로 간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