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코스피지수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곧 조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2차전지주가 코스닥시장을 들어올렸지만 에코프로그룹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코스닥시장 전체의 16%를 넘기는 등 쏠림 현상이 커졌기 때문이다.
"에코프로 3社 좌지우지…코스닥 과열 주의보"

에코프로그룹주 코스닥 비중 16%

코스닥지수는 이달 초부터 24일까지 4.49%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99% 오른 데 그친 것을 고려하면 상승세가 더욱 두드러진다. 올해 전체를 놓고 보면 코스닥지수는 이날까지 38.2% 올라 코스피지수 상승폭(18.05%)을 두 배가량 웃돌았다.

코스닥지수 상승세를 견인한 건 2차전지주다. 에코프로비엠, 더블유씨피, 성일하이텍 등 2차전지주가 다수 속한 ‘코스닥150 산업재지수’는 이달 27.08% 올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코스닥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2.2배로 2000년 ‘닷컴버블’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만큼 현재 코스닥지수가 고평가됐다는 의미다.

특히 2차전지 일부 종목 쏠림 현상이 우려를 키우고 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엘앤에프 세 개 종목이 코스닥시장에서 차지하는 시가총액 비중은 연초 5.95%에 불과했으나 지난 5월 2일 13.7%로 늘었다. 이달 에코프로가 다시 급등하면서 이날 기준 세 개 종목 비중은 17.9%를 기록했다.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등 에코프로그룹주 비중만 보면 연초 4% 수준에서 이날 기준 16%로 네 배가량 늘어났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차익실현 물량이나 악재 요소가 나타나면 코스닥지수 역시 같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은 셀트리온그룹주 쏠림현상이 극심했던 2018년 상반기와 비슷하다”며 “2018년 하반기 들어 코스닥지수는 결국 조정받았다”고 말했다.

“코스피 실적 회복되면 쏠림 완화”

전문가들은 유가증권시장의 실적 전망이 최근 하향 조정된 점도 코스닥시장 쏠림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83개사의 2분기 영업이익 합산액 전망치는 29조2774억원으로 최근 한 달 사이 3.22% 감소했다.

주요 대형주 중 깜짝 실적을 발표하는 곳이 나오면 코스닥시장 쏠림 현상이 완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조창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00년 이후 유가증권 종목의 이익 모멘텀(동력)이 둔화하면 코스닥 종목 쏠림 현상이 주기적으로 나타났다”며 “약화된 현재의 이익 모멘텀이 회복된다면 코스닥 내 쏠림 현상이 정상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유가증권시장 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을 제외한 다수 업종에서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우려한 것보다 양호한 실적이 나오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