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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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증시에 '2차전지 광풍'이 불면서 배터리 관련 소형 테마주들이 '단타천국'이 되고 있다. 개인투자자 거래대금이 일주일 사이 2000배 이상 불어나는 종목이 생겨날 만큼 단기 거래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별다른 실적은 없어도 2차전지 분야에 진출한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테마에 묶인 다수 종목들이 주로 '단타'의 대상이었다.

○몇백·몇천억원 단위로 불어난 거래대금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유통업종 소형주인 LS네트웍스의 이날 전체 거래대금은 1541억원이었다. 이 중 개인 거래대금은 97%에 해당하는 1493억원에 달했다. 전날 전체 거래대금은 824억원, 개인 거래대금은 806억원이었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30일만 해도 전체 거래대금이 7600만원, 개인 거래대금이 6000만원에 불과했다. 1주일 전까지도 비슷한 규모였다. 하지만 이번주 들어 LS MnM(옛 니꼬동제련)이 전구체 사업에 진출하는 것 등이 새삼 부각되며 LS그룹 계열사들이 줄줄이 2차전지 테마주로 묶이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매출의 98%가 의류 및 부동산 임대 사업에서 나오는 LS네트웍스지만 2차전지 테마주가 되면서 거래액이 2000배 폭증했다. 주가도 이번주에만 137.66% 상승했다.
2차전지 핵심 소재로 꼽히는 리튬
2차전지 핵심 소재로 꼽히는 리튬
이런 현상은 다른 배터리 관련 소형 테마주들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2차전지 소재 리튬 관련주인 리튬포어스와 하이드로리튬은 지난달 말 하루 거래대금이 각각 78억원과 85억원이었는데 전날 1107억원과 1168억원으로 급증했다. 두 기업은 아직 2차전지 관련 매출이 없다. 하지만 두 기업이 3년 내 공장을 완공하겠다며 착공식을 연데 이어, 국내 전남 신안에서 리튬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이란 소식까지 나오면서 리튬관련 테마주들에 자금이 쏠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성델타테크 역시 지난달 말 거래대금이 5억원에 불과했는데 이날 240억원으로 48배 불어났다. 이밖에도 미래나노텍(87억원→297억원), 이녹스(19억원→41억원), 삼아알미늄(101억원→290억원), 대주전자재료(104억원→272억원) 등이 한 달 전에 비해 이날 거래액이 크게 늘어났다. 이달 들어 각종 주식 커뮤니티 등에서 2차전지 테마주로 주목받은 종목들이다.

○"주가조작 세력의 타겟일수도"

상대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높은 소형테마주들에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고 해석이다. 시가총액과 주당 가격이 대형주들에 비해 작아 주가가 더 빠르게 움직일 수 있기 떄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만큼 단기 급락할 가능성도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리튬포어스는 지난 24~26일 사이 3일만에 17.82%가 급락했고, 하이드로리튬 역시 같은 기간 17.87% 떨어졌다.

특히 소형테마주들이 특정 세력의 타겟이 될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가격 상승후 뒤늦게 투자에 뛰어든 개인들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 최근 단기투자가 몰리는 몇몇 종목은 과거 무자본 M&A 및 전환사채 관련 주가조작 논란이 있었던 기업이기도 하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최근 같이 특정 테마가 '초강세'를 보이는 장은 주가조작 세력들에게는 최적의 환경"이라며 "호재를 흘리고 가격을 띄운뒤 개인투자자들에게 매물을 넘겨 차익을 실현하는 형태의 주가조작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