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달 연속 오른 증시 향방…마이크 윌슨 "더 오를 수 있지만"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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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 월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28%, S&P500 +0.15%, 나스닥 +0.21%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3.959%(0.5bp), 2년물 4.862%(-1.7bp)
뉴욕 증시는 기록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S&P500 지수는 지난주까지 19% 올랐고, 특히 지난 두 달간 1% 이상 내린 날이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5개월 연속 상승도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는 1928년 이후 S&P500 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했던 적이 37번 있었는데, 거의 80% 확률로 상승세는 6개월까지 연장됐습니다. 8월에도 오를 확률이 80%에 가깝다는 얘기입니다. 7월의 마지막 날인 31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주식, 채권 시장 모두 조용했습니다.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0.1%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한 뒤 보합권을 유지했습니다. 장 막판 약간의 매수세가 유입되어 오르지 않았다면 보합세 수준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경제는 연착륙을 향하고 있고 2분기 어닝시즌도 나쁘지 않지만, 주가가 급하게 오른 게 '옥에 티'로 꼽힙니다.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은 19.4배로 역사적 평균 16~18배보다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식에 투자하는 위험프리미엄은 낮아지고, 투자 대안이 생겼습니다. 지난주 S&P500 수익률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격차는 1.1%포인트 안팎까지 떨어졌습니다. 주식에 투자하는 위험을 무릅쓰는 데 대한 대가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이제 주식 등 자산에 투자하는 것보다 돈을 빌려주는 게 낫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은 이미 더 나은 성장과 인플레이션 뉴스에 대해 의미 있는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길은 지난 몇 주보다 조금 더 험난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실버크레스트 애셋의 로버트 티터 전략가는 "대부분 역사적 평균보다 기업 이익이 부진한 상황에서 시장이 횡보에서 벗어나려면 추가 연료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주에는 2일 애플, 아마존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고 4일에는 7월 고용보고서도 발표됩니다. 그러나 보니 일부 관망세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안다는 "많은 트레이더들은 금요일 고용보고서가 발표될 때까지는 많이 포지셔닝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핵심은 임금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는 신규고용 20만 개, 실업률 3.6%를 예상합니다. 6월의 20만9000개, 3.6%와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0.3%로 6월의 0.4%보다 둔화할 것으로 관측합니다. 채권 시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후 4시를 기준으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0.5bp 오른 3.959%, 2년물은 1.7bp 내린 4.862%에 거래됐습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지만, 경제 성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급 측면에서는 미 재무부는 국채 발행을 늘리고 있습니다. 오늘 재무부는 7~9월 3분기 동안 국채 발행량 추정치를 2분기보다 2670억 달러 많은 1조 달러로 높였습니다. 자세한 발행 계획은 오는 2일 업데이트됩니다.
오늘 개장 전 일본에서는 일본은행이 예정에 없던 약 3000억 엔 규모의 국채 매입에 나섰습니다. 지난 금요일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YCC)을 조정해 일본 국채 10년물이 0.5%를 넘어도 용인하기로 했지만, 월요일 0.6%를 넘자 시장에 다시 개입한 것이죠. YCC를 조정하겠다는 발표한 지 48시간도 안 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는 일본은행이 여전히 국채 금리가 단기에 급하게 오르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이는 엔화 급락세를 불렀습니다. 엔화는 한때 1.2%까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경제는 여전히 부진합니다.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3으로 4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아 위축 국면을 이어갔습니다. 7월 비제조업(서비스업) PMI는 51.5로 확장세를 유지했지만 6월의 53.2보다 떨어졌습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가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부양책 윤곽을 발표하면서 상하이 증시 등은 상승했습니다. 유로존에서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예상(0.2% 증가)을 상회했습니다. 7월 유로존 소비자물가(CPI) 예비치는 전년 대비 5.3% 오른 것으로 집계되어 6월(5.5%)보다 둔화했지만,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5.5% 올라 6월과 같았습니다.
이런 소식들은 미국 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미국 경제는 연착륙 기대가 여전히 큽니다.
오늘 시카고 연방은행이 발표한 7월 시카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2.8로 전달(41.5)보다 개선됐습니다. 여전히 위축 국면이긴 하지만 2개월 연속 상승세입니다. 르네상스 매크로는 "세부 지수중 신규 주문은 3개월 최고(43)로 상승했고 재고는 34.2까지 하락했다. 이는 앞으로 제조 활동이 개선될 것이라는 걸 암시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댈러스 연은이 발표한 텍사스 제조업 활동 지수도 전달보다 3.2포인트 높은 -20.0을 기록했습니다. 역시 위축 국면이긴 하지만 개선되고 있는 것이죠.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6개 지역은행이 발표하는 지역 제조업 지수중 4곳이 반등했다. 1일 발표될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0.9포인트 상승해 46.9로 개선될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Fed가 발표한 2분기 상업은행 대출담당자 설문조사(SLOOS)에서는 중소기업 대상 대출 조건을 강화한 은행의 비율이 1분기 순 46%에서 2분기 50.8%로 증가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또 대출에 대한 약한 수요를 보여주었습니다. 대기업과 중견 기업의 대출 수요가 약하다고 보고한 은행의 비율은 1분기 순 55.6%에서 수준 51.6%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Fed의 긴축이 어쨌거나 조금씩 경기를 둔화시킬 것임을 뜻합니다. JP모건의 다니엘 실버 이코노미스트는 "데이터는 다가올 경기 침체에 대한 보장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분명한 신용 긴축은 경제가 둔화하여야 함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당장 경제를 옥죄는 요인은 아닙니다. 기업들이 상당한 대출 스트레스를 받기까지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어닝시즌은 전반적으로 예상보다는 낫지만, 너무 오른 탓인지 주가는 예상보다 좋은 실적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월가 예상을 넘어선 실적을 공개한 기업 주가가 거의 오르지 못하고, 추정을 밑돈 기업은 지난 몇 분기보다 훨씬 강한 내림세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애매한 상황은 Fed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 '비둘기파'인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를 보여주는 데이터는 "굉장한 뉴스"라고 말했지만 다음 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할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대표적 '매파'인 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면서도 "공격적 긴축은 일부 고용 손실과 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들이 보고 있는 데이터 중에서는 CPI가 가장 중요합니다. 미국의 6월 CPI는 전월 대비 0.2% 올랐습니다. 근원 CPI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관련 프린시펄 애셋은 7월 10일 공개되는 7월 근원 CPI와 관련된 시나리오를 내놓았습니다.
▶0.1% 상: 월별 상승률이 0.1% 이하로 떨어질 경우 Fed는 올해 정책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0.2%: 6월과 같은 0.2% 상승률이 유지된다면 Fed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
▶0.3%: 근원 인플레이션이 월 0.3% 상승으로 다시 반등하면 Fed는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수 있다.
▶0.4%: 월별 상승률이 0.4%로 되돌아간다면 Fed는 기준금리를 여러 차례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
전반적으로 증시가 조용한 가운데서도 시장의 폭은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긍정적 신호입니다. 인터렉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전략가는 "랠리가 너무 좁다는 점을 매우 우려했다. 지금 가장 고무적인 것 중 하나는 그것이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 폭넓은 참여는 더 적은 위험을 의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잡주도 덩달아 뛰고 있습니다. 트럭운송업체 옐로는 오늘 파산보호를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식에 이 회사의 주가는 150%가량 폭등했습니다. 이 업체는 총 3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미국 3위의 트럭운송업체입니다. 기술주가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더 오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 등 소위 '메그니피선트 7'으로 불리는 시가총액 상위 7개 주식은 현재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의 32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수 전체의 P/E 약 20배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는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상당한 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대해 "1990년대 후반의 닷컴버블 경험은 기억할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당시 통신 회사들은 광섬유 케이블을 설치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지만, 상당수는 자본 비용을 충당할 만큼 충분한 이익을 얻지 못했다"라고 썼습니다.
이러다 보니 월스트리트 전략가들 사이에서 항복 신호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씨티그룹의 스콧 크로너트 전략가는 S&P500 지수의 올해 말 목표치를 기존 4000에서 4600으로 높이고, 내년 중반에는 5000까지 올라가리라 전망을 바꿨습니다. 크로너트 전략가는 오늘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는 올해 하반기 연착륙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씨티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 침체 위험을 낮추고 있으며, 연착륙 시나리오를 보기 시작했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더 탄력적인 하반기 이익 환경이다. 또 2024년 이익 성장 전망에 대해 점점 더 낙관하고 있다. 새 목표는 시나리오 접근 방식에서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반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비관론자들은 반성하고 있지만, 완전히 돌아선 것은 아닙니다. 월가의 가장 큰 비관론자로 불려온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오늘 보고서에서 "우리 팀은 미국 경제가 결과적으로 다시 상승하는 사이클에 들어갈 것이란 시각에 열려있다"라면서 "이와 관련하여 우리의 입장을 조정하기 전에 더 많은 경기 지표가 더 높이 올라가고, 폭이 넓어지며 2년물 등 단기 금리가 하락하는 것을 보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락장을 예상했던 그는 지난주에 "우리가 잘못했다"라는 약간의 반성문 같은 보고서를 냈었지요. 윌슨은 "올해 랠리는 어닝이 아니라 멀티플, 즉 주가수익비율 확장에 힘입었다는 점에서 2019년과 비슷하다"라면서 "이는 주가지수가 추가 상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기억할 점은 2019년은 Fed가 상당한 금리 인하를 했다는 것"이라며 "올해는 그렇지 않지만, 시장은 이미 2019년 기록한 멀티플의 정점보다 1배 이상 더 높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강세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강한 성장과 둔화하는 인플레이션을 가리키는 데이터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시장에 충격을 줄 요인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아카데미 증권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내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좋아한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컨센서스가 낙관적으로 바뀌지 않았고 경기 침체 위험이 너무 쉽게 무시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다만 지금은 시장과 싸울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할 수는 있다. 시장의 탄력성은 옆으로 물러나 있던 마지막 돈까지 시장으로 끌어들일 것이다. 나는 주식에 대해선 아주 조금 강세장 편향을 유지하고 랠리에서 뒤처졌던 후발 주자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 투자자들은 냉정함을 유지하고 자본을 보호하고 썬스크린(보호)를 발라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 확률이 높아지다 보니 유가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51% 오른 배럴당 81.8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4월 14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7월 한 달간 상승률은 15.80%에 달합니다. 골드만삭스가 이번 달 전 세계 원유 수요가 거의 1억30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추정한 게 영향을 줬습니다. 씨티그룹은 브렌트유 가격은 향후 3개월 안에 배럴당 약 88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TD증권은 "WTI는 이달 들어 15% 올랐다. 유가 상승이 이어진다면 어느 시점에서 주식 상승에 역풍이 될 것이다. AAA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1갤런당 평균 가격은 한 달 전 3.54달러에서 3.75달러로 상승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행인 것은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탈퇴 뒤 치솟았던 곡물 가격은 안정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밀, 옥수수, 대두 선물은 지난주 각각 12%, 11%, 5.3% 하락했습니다. 최근 폭염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농작물 상태가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보고가 있었고, 지난주 금요일에는 8월 하반기까지 미국 중서부의 기온이 서늘해질 것이란 날씨 예보도 나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0.28%, S&P500 +0.15%, 나스닥 +0.21%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3.959%(0.5bp), 2년물 4.862%(-1.7bp)
뉴욕 증시는 기록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S&P500 지수는 지난주까지 19% 올랐고, 특히 지난 두 달간 1% 이상 내린 날이 단 하루도 없었습니다. 5개월 연속 상승도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는 1928년 이후 S&P500 지수가 5개월 연속 상승했던 적이 37번 있었는데, 거의 80% 확률로 상승세는 6개월까지 연장됐습니다. 8월에도 오를 확률이 80%에 가깝다는 얘기입니다. 7월의 마지막 날인 31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주식, 채권 시장 모두 조용했습니다.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0.1% 수준의 상승세로 출발한 뒤 보합권을 유지했습니다. 장 막판 약간의 매수세가 유입되어 오르지 않았다면 보합세 수준으로 끝났을 것입니다. 경제는 연착륙을 향하고 있고 2분기 어닝시즌도 나쁘지 않지만, 주가가 급하게 오른 게 '옥에 티'로 꼽힙니다.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은 19.4배로 역사적 평균 16~18배보다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주식에 투자하는 위험프리미엄은 낮아지고, 투자 대안이 생겼습니다. 지난주 S&P500 수익률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격차는 1.1%포인트 안팎까지 떨어졌습니다. 주식에 투자하는 위험을 무릅쓰는 데 대한 대가가 얼마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이제 주식 등 자산에 투자하는 것보다 돈을 빌려주는 게 낫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은 이미 더 나은 성장과 인플레이션 뉴스에 대해 의미 있는 공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앞으로의 길은 지난 몇 주보다 조금 더 험난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실버크레스트 애셋의 로버트 티터 전략가는 "대부분 역사적 평균보다 기업 이익이 부진한 상황에서 시장이 횡보에서 벗어나려면 추가 연료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이번 주에는 2일 애플, 아마존의 2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되어 있고 4일에는 7월 고용보고서도 발표됩니다. 그러나 보니 일부 관망세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오안다는 "많은 트레이더들은 금요일 고용보고서가 발표될 때까지는 많이 포지셔닝을 하지 않을 것이다. 핵심은 임금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월가는 신규고용 20만 개, 실업률 3.6%를 예상합니다. 6월의 20만9000개, 3.6%와 거의 변화가 없습니다. 시간당 임금상승률은 0.3%로 6월의 0.4%보다 둔화할 것으로 관측합니다. 채권 시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오후 4시를 기준으로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0.5bp 오른 3.959%, 2년물은 1.7bp 내린 4.862%에 거래됐습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 인플레이션은 둔화하고 있지만, 경제 성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급 측면에서는 미 재무부는 국채 발행을 늘리고 있습니다. 오늘 재무부는 7~9월 3분기 동안 국채 발행량 추정치를 2분기보다 2670억 달러 많은 1조 달러로 높였습니다. 자세한 발행 계획은 오는 2일 업데이트됩니다.
오늘 개장 전 일본에서는 일본은행이 예정에 없던 약 3000억 엔 규모의 국채 매입에 나섰습니다. 지난 금요일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YCC)을 조정해 일본 국채 10년물이 0.5%를 넘어도 용인하기로 했지만, 월요일 0.6%를 넘자 시장에 다시 개입한 것이죠. YCC를 조정하겠다는 발표한 지 48시간도 안 된 상황이었습니다. 이는 일본은행이 여전히 국채 금리가 단기에 급하게 오르는 것을 경계하는 것으로 풀이됐습니다. 이는 엔화 급락세를 불렀습니다. 엔화는 한때 1.2%까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경제는 여전히 부진합니다.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3으로 4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아 위축 국면을 이어갔습니다. 7월 비제조업(서비스업) PMI는 51.5로 확장세를 유지했지만 6월의 53.2보다 떨어졌습니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이하 발개위)가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한 부양책 윤곽을 발표하면서 상하이 증시 등은 상승했습니다. 유로존에서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예상(0.2% 증가)을 상회했습니다. 7월 유로존 소비자물가(CPI) 예비치는 전년 대비 5.3% 오른 것으로 집계되어 6월(5.5%)보다 둔화했지만,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은 5.5% 올라 6월과 같았습니다.
이런 소식들은 미국 시장에는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미국 경제는 연착륙 기대가 여전히 큽니다.
오늘 시카고 연방은행이 발표한 7월 시카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2.8로 전달(41.5)보다 개선됐습니다. 여전히 위축 국면이긴 하지만 2개월 연속 상승세입니다. 르네상스 매크로는 "세부 지수중 신규 주문은 3개월 최고(43)로 상승했고 재고는 34.2까지 하락했다. 이는 앞으로 제조 활동이 개선될 것이라는 걸 암시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댈러스 연은이 발표한 텍사스 제조업 활동 지수도 전달보다 3.2포인트 높은 -20.0을 기록했습니다. 역시 위축 국면이긴 하지만 개선되고 있는 것이죠.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6개 지역은행이 발표하는 지역 제조업 지수중 4곳이 반등했다. 1일 발표될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0.9포인트 상승해 46.9로 개선될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밝혔습니다. Fed가 발표한 2분기 상업은행 대출담당자 설문조사(SLOOS)에서는 중소기업 대상 대출 조건을 강화한 은행의 비율이 1분기 순 46%에서 2분기 50.8%로 증가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또 대출에 대한 약한 수요를 보여주었습니다. 대기업과 중견 기업의 대출 수요가 약하다고 보고한 은행의 비율은 1분기 순 55.6%에서 수준 51.6%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Fed의 긴축이 어쨌거나 조금씩 경기를 둔화시킬 것임을 뜻합니다. JP모건의 다니엘 실버 이코노미스트는 "데이터는 다가올 경기 침체에 대한 보장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분명한 신용 긴축은 경제가 둔화하여야 함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당장 경제를 옥죄는 요인은 아닙니다. 기업들이 상당한 대출 스트레스를 받기까지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어닝시즌은 전반적으로 예상보다는 낫지만, 너무 오른 탓인지 주가는 예상보다 좋은 실적에 제대로 반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즉 월가 예상을 넘어선 실적을 공개한 기업 주가가 거의 오르지 못하고, 추정을 밑돈 기업은 지난 몇 분기보다 훨씬 강한 내림세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애매한 상황은 Fed도 마찬가지입니다. 대표적 '비둘기파'인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둔화를 보여주는 데이터는 "굉장한 뉴스"라고 말했지만 다음 정책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중단할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대표적 '매파'인 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당히 긍정적"이라면서도 "공격적 긴축은 일부 고용 손실과 성장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들이 보고 있는 데이터 중에서는 CPI가 가장 중요합니다. 미국의 6월 CPI는 전월 대비 0.2% 올랐습니다. 근원 CPI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와 관련 프린시펄 애셋은 7월 10일 공개되는 7월 근원 CPI와 관련된 시나리오를 내놓았습니다.
▶0.1% 상: 월별 상승률이 0.1% 이하로 떨어질 경우 Fed는 올해 정책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
▶0.2%: 6월과 같은 0.2% 상승률이 유지된다면 Fed는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
▶0.3%: 근원 인플레이션이 월 0.3% 상승으로 다시 반등하면 Fed는 기준금리를 다시 인상할 수 있다.
▶0.4%: 월별 상승률이 0.4%로 되돌아간다면 Fed는 기준금리를 여러 차례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
전반적으로 증시가 조용한 가운데서도 시장의 폭은 넓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긍정적 신호입니다. 인터렉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전략가는 "랠리가 너무 좁다는 점을 매우 우려했다. 지금 가장 고무적인 것 중 하나는 그것이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 폭넓은 참여는 더 적은 위험을 의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잡주도 덩달아 뛰고 있습니다. 트럭운송업체 옐로는 오늘 파산보호를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식에 이 회사의 주가는 150%가량 폭등했습니다. 이 업체는 총 3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미국 3위의 트럭운송업체입니다. 기술주가 높은 밸류에이션으로 인해 더 오르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알파벳, 엔비디아, 메타, 테슬라 등 소위 '메그니피선트 7'으로 불리는 시가총액 상위 7개 주식은 현재 향후 12개월 예상 이익의 32배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수 전체의 P/E 약 20배보다 훨씬 높습니다. 이는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상당한 이익을 얻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에 대해 "1990년대 후반의 닷컴버블 경험은 기억할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당시 통신 회사들은 광섬유 케이블을 설치하는 데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지만, 상당수는 자본 비용을 충당할 만큼 충분한 이익을 얻지 못했다"라고 썼습니다.
이러다 보니 월스트리트 전략가들 사이에서 항복 신호가 강해지고 있습니다. 씨티그룹의 스콧 크로너트 전략가는 S&P500 지수의 올해 말 목표치를 기존 4000에서 4600으로 높이고, 내년 중반에는 5000까지 올라가리라 전망을 바꿨습니다. 크로너트 전략가는 오늘 보고서에서 "미국 경제는 올해 하반기 연착륙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씨티 이코노미스트들은 경기 침체 위험을 낮추고 있으며, 연착륙 시나리오를 보기 시작했다.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더 탄력적인 하반기 이익 환경이다. 또 2024년 이익 성장 전망에 대해 점점 더 낙관하고 있다. 새 목표는 시나리오 접근 방식에서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진 것을 반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비관론자들은 반성하고 있지만, 완전히 돌아선 것은 아닙니다. 월가의 가장 큰 비관론자로 불려온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오늘 보고서에서 "우리 팀은 미국 경제가 결과적으로 다시 상승하는 사이클에 들어갈 것이란 시각에 열려있다"라면서 "이와 관련하여 우리의 입장을 조정하기 전에 더 많은 경기 지표가 더 높이 올라가고, 폭이 넓어지며 2년물 등 단기 금리가 하락하는 것을 보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락장을 예상했던 그는 지난주에 "우리가 잘못했다"라는 약간의 반성문 같은 보고서를 냈었지요. 윌슨은 "올해 랠리는 어닝이 아니라 멀티플, 즉 주가수익비율 확장에 힘입었다는 점에서 2019년과 비슷하다"라면서 "이는 주가지수가 추가 상승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기억할 점은 2019년은 Fed가 상당한 금리 인하를 했다는 것"이라며 "올해는 그렇지 않지만, 시장은 이미 2019년 기록한 멀티플의 정점보다 1배 이상 더 높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시장에서는 강세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습니다. 강한 성장과 둔화하는 인플레이션을 가리키는 데이터가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시장에 충격을 줄 요인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만큼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아카데미 증권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내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좋아한다고 하기는 어렵다. 그렇다고 컨센서스가 낙관적으로 바뀌지 않았고 경기 침체 위험이 너무 쉽게 무시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다만 지금은 시장과 싸울 때가 아닌 것 같다고 말할 수는 있다. 시장의 탄력성은 옆으로 물러나 있던 마지막 돈까지 시장으로 끌어들일 것이다. 나는 주식에 대해선 아주 조금 강세장 편향을 유지하고 랠리에서 뒤처졌던 후발 주자에 대한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 투자자들은 냉정함을 유지하고 자본을 보호하고 썬스크린(보호)를 발라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 확률이 높아지다 보니 유가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51% 오른 배럴당 81.80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지난 4월 14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7월 한 달간 상승률은 15.80%에 달합니다. 골드만삭스가 이번 달 전 세계 원유 수요가 거의 1억300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추정한 게 영향을 줬습니다. 씨티그룹은 브렌트유 가격은 향후 3개월 안에 배럴당 약 88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TD증권은 "WTI는 이달 들어 15% 올랐다. 유가 상승이 이어진다면 어느 시점에서 주식 상승에 역풍이 될 것이다. AAA에 따르면 미국 휘발유 1갤런당 평균 가격은 한 달 전 3.54달러에서 3.75달러로 상승했다"라고 밝혔습니다.
다행인 것은 러시아의 흑해 곡물 협정 탈퇴 뒤 치솟았던 곡물 가격은 안정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밀, 옥수수, 대두 선물은 지난주 각각 12%, 11%, 5.3% 하락했습니다. 최근 폭염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농작물 상태가 예상보다 양호하다는 보고가 있었고, 지난주 금요일에는 8월 하반기까지 미국 중서부의 기온이 서늘해질 것이란 날씨 예보도 나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