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8월 1일 화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20%, S&P500 -0.27%, 나스닥 -0.43%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044%(8.5bp), 2년물 4.895%(3.8bp)

1일(미 동부시간) 아침 뉴욕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오전 8시 20분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다시 4% 선을 돌파했습니다. 오전 8시 30분 발표되는 구인·이직보고서(JOLTS) 등 주요 경제 지표 발표를 앞두고 긴장감이 높아진 탓으로 풀이됐습니다. 젯블루와 화이자, 우버 등은 실망스러운 실적(가이던스)을 발표한 뒤 급락해 시장을 끌어내렸습니다. 4600까지 오른 S&P500 지수는 약간의 기술적 저항에 부딪히고 있기도 합니다. 장 마감 뒤 신용평가사 피치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한 단계 하향 조정을 해서 AA+로 내리는 바람에 내일 시장에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채한도 이슈로 매번 위기가 반복되고 있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미국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것은 S&P가 2011년 AAA에서 AA+로 내린 이후 12년 만입니다. 당시엔 미국 주가가 15% 이상 폭락하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었습니다.

① 조금씩 둔화하는 노동시장

JOLTS는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뜨거운 노동시장을 나타내는 대표적 지표로서 언급해온 데이터입니다. 채용공고 수가 한때 실업자 1인당 2개에 육박할 정도로 많았으니까요. 팬데믹 이전 평균은 1.2개 수준이었습니다. 이처럼 많은 구인 수요는 임금 상승 압력으로 작용해왔지요.
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발표된 6월 채용공고는 958만 건으로 전월 961만 건보다 약간 감소했습니다. 예상치 960만 건보다도 살짝 적은 것으로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5월 수치도 기존에 980만 건에서 961만 건으로 하향 수정됐습니다. 실업자 1인당 채용공고 건수는 1.6개로 5월과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6월 채용(hires) 건수는 590만 건으로 전월보다 32만6000건 감소했습니다. 퇴직(separations)은 563만 건으로 28만8000건 줄었습니다. 퇴직은 자발적 퇴직(quits)과 해고(layoff and discharges) 등 비자발적 퇴직을 모두 포함합니다. 이중 노동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자발적 퇴직은 377만 건으로 전월보다 29만5000건 감소했습니다. 이건 2021년 3월 이후 가장 적습니다. 자발적 퇴직률도 2.4%로 전월 2.6%보다 떨어졌습니다.

고용정보업체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이코노미스트는 "채용공고 수가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훨씬 많지만 2022년 정점으로부터 계속해서 낮아지는 추세를 보여준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고용 자신감을 나타내는 자발적 퇴직은 아직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약간 많지만, 점점 그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버드대의 제이슨 퍼먼 교수는 "JOLTS 데이터는 노동시장의 냉각과 일치한다. 채용공고 수 는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퇴사율은 2.4%로 하락해 이번 사이클 저점 수준까지 떨어졌다"라고 지적했습니다.

② 제조업 반등은 미미


오전 10시에는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발표됐습니다. 지역 연방은행이 발표하는 7월 지역 제조업 지수들이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월가는 제조업이 바닥을 다지고 반등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7월 ISM 제조업 PMI는 46.4로 집계됐습니다. 전달의 46보다는 반등했지만, 월가 예상치 46.8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또 기준선인 50 이하로 여전히 업황이 위축되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아홉 달 연속 위축세로 2007~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길게 위축국면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부 지수중 신규 주문은 전달보다 1.7포인트 오른 47.3을 기록했지만, 고용은 3.7포인트 낮은 44.4로 떨어졌습니다. 지불가격은 0.8포인트 높은 42.6으로 집계됐습니다. 모두 여전히 위축국면에 머무는 것이죠.

BMO는 " 7월 ISM 제조업 PMI는 3개월 만에 처음으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헤드라인 수치와 세부 지수는 모두 50선 아래를 유지하고 있어 제조업이 계속 역풍을 맞고 있음을 시사한다. 약간의 낙관론은 위축 속도가 느려졌다는 것이다. 아직 이르지만, 바닥을 치는 과정이 일어날 수 있는지 지켜볼 것이다. 노동시장 여건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S&P 글로벌이 발표한 7월 제조업 PMI는 49로 전월(46.3)보다 상승했고, 예상(49)과 같았습니다.

③ 예상보다 적은 건설 지출


6월 건설 지출은 전달보다 0.5% 증가했습니다. 월가 예상 0.6% 증가를 밑돌았습니다. 다만 5월 수치는 애초 0.9%에서 1.1%로 상향 조정됐습니다. 이는 민간 주택 건설 지출이 0.9% 증가해 2개월 연속 증가한 데 힘입은 것입니다.
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웰스파고는 "Fed가 작년 3월 긴축을 시작한 뒤 채용공고 수치는 20% 감소했고 실업률은 횡보 추세를 보였다. 이는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수 있다는 고무적인 단계를 의미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노동 수요 감소가 계속되는 상황이어서 '연착륙'은 여전히 보장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웰스파고는 "ISM PMI도 암울하지만 1990년대 중반 경기 둔화(침체를 피했던) 때도 지금과 비슷하게 나빴다. 경기 침체가 올 것 같지만 피할 수 없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JOLTS 데이터는 강력한 노동시장이 보다 균형 잡힌 단계로 움직이는 것에 부합한다"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Fed가 높은 금리를 얼마나 오래 유지해야 하는지 또는 언제 금리를 인하해야 하는지는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라며 "어떤 금리 인하도 매우 먼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굴스비 총재는 "경기 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것은 매우 좁은 길이지만 지금까지는 괜찮다. 향후 추가 긴축 여부는 물가에 달려 있다.

JOLTS나 PMI는 예상보다 좋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Fed의 의도(경기 둔화)에 부합합니다. 이런 데이터가 나온 뒤 통화정책을 잘 반영하는 2년물 수익률은 더는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오후 4시 23분 2년물은 전날보다 3.8bp 오른 4.895%에 거래됐습니다. 또 달러화 가치도 약간 오른 수준에서 횡보했습니다. ICE 달러 인덱스는 0.39% 오른 102.248을 기록했습니다.
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하지만 4%를 넘어선 10년물 금리는 다시 3%대로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같은 시간 10년물 수익률은 8.5bp 급등한 4.044%를 기록했습니다. 한때 4.061%까지 뛰었습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노동시장이 강해서 금요일 나올 7월 고용보고서가 예상보다 좋게 나올 가능성이 있는 데다, 장기물의 경우 수급 불안 요인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어제 미 재무부가 3분기 국채 발행량을 전분기보다 3000억 달러가량 불어난 1조 달러로 예고한 데다, 지난주 금요일 일본은행이 수익률 곡선 통제(YCC) 정책에 살짝 변화를 준 뒤 일본 투자자 이탈 가능성으로 인한 수요 불안감이 있다는 것이죠. 블랙록은 "BOJ의 변화를 보면서 투자자들이 장기 국채 보유 위험에 대해 더 많은 기간 프리미엄(장기물일수록 더 높은 금리)을 요구함에 따라 미국 등 선진시장의 채권 수익률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월말 수요도 어제로 사라졌습니다.
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ING의 파드릭 가비 채권 분석가는 "Fed가 긴축 주기의 정점에 있거나 매우 가깝다고 해도 10년물 국채 금리가 4%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10년물 수익률이 Fed의 기준금리보다 지금 너무 낮게 형성되어 있으므로 Fed가 더 금리를 올리지 않거나 약간 내려도 10년물 수익률은 떨어지지 않고 4% 위에서 횡보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렇게 금리가 뛰다 보니 주가에는 부담을 줬습니다. 혼조세로 출발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종일 보합권을 맴돌다가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 지수는 0.2% 올랐지만, S&P500 지수는 0.27%, 나스닥은 0.43% 내렸습니다. 찰스 슈왑의 케빈 고든 전략가는 "10년물 수익률이 4% 이상 상승한 것이 주식에 부담이 되었다. 4% 수준은 많은 투자자에게 일종의 심리적 저항선이다. 30년물 수익률도 4.1%를 넘어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우 지수가 오른 것은 다우 30종목 중 하나인 캐터필러가 좋은 2분기 실적(주당순이익 5.67달러 vs 추정치 4.5달러)을 발표한 뒤 8.85%나 폭등해 사상 최고치까지 뛰어오른 덕분입니다.

금리가 오늘 강세를 나타낸 배경엔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습니다. 오늘 업데이트된 클리블랜드 연은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은 7월 소비자물가(CPI)가 헤드라인은 전달보다 0.41%, 근원 CPI는 0.4% 올라갈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특히 8월의 경우 각각 0.64%, 0.40%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지난 6월 수치가 전월 대비 각각 0.2% 오르는 데 그쳐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한 확신을 줬었는데, 이게 큰 폭으로 반등한다는 얘기입니다. 7월 전년 대비 수치도 헤드라인 3.42%, 근원 4.92%로 추정합니다. 6월 3.0%, 4.8%보다 높은 것입니다.
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에너지 가격 반등이 이런 불안감을 만들고 있습니다. 짐 비앙코 비앙코리서치 설립자는 "미국 휘발유 가격이 7월 마지막 8거래일 동안 18센트, 5.1% 올랐다. 휘발유는 CPI에서 3.4% 비중을 차지하는데 3.4%X5.1%는 0.17%다. 즉 휘발유만으로도 7월 CPI가 전달보다 0.2%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정규장에서는 전장보다 0.53% 하락한 배럴당 81.37달러에 거래됐습니다. 하지만 오후 4시 미국의 원유 재고가 지난주 154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발표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상승세로 전환해 오후 4시 45분 0.4% 오른 배럴당 82.1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석유는 현시점에서 가장 매력적인 거래 중 하나이며 하락할 때마다 구매자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빌 더들리 전 뉴욕 연은 총재는 오늘 '연착륙? Fed도 믿지 않는다'(A US Soft Landing? Even the Fed Doesn’t Believe It)라는 제목의 블룸버그 칼럼에서 "연착륙을 할 것이란 낙관론이 커지고 있다. 나는 경제가 4% 미만 실업률에서 지속해서 2% 인플레이션과 일치할 수 있다는 상당한 증거 없이는 이를 기대하지 않는다. 최근 경제 뉴스가 안심되지만, 경제가 숲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경착륙은 단순히 미뤄진 것이지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닐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월가에서는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여전히 큽니다. 어제 씨티그룹의 주식 전략가들이 S&P500 지수의 올해 말 목표치를 기존 4000에서 4600으로 높이고, 내년 중반에는 5000까지 올라가리라 전망을 바꾼 데 이어 오늘 오펜하이머의 존 스톨스퍼츠 전략가는 S&P500 지수 목표치를 기존의 4400에서 4900으로 높였습니다. 그는 작년 말부터 4400을 주장해온 강세론자입니다. 스톨스퍼츠는 "작년 3월부터 시작된 Fed의 긴축 사이클은 일시 중지 또는 종료에 더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S&P500 업종 전반에 걸친 랠리의 확대는 2022년 10월 저점에서 나타난 강세장이 2024년까지 더 높이 올라갈 여지가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다만 불안한 게 있습니다. 오펜하이머는 3분기에 5~7%의 지수 하락이 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러면서도 상승 모멘텀이 많고 단기적 위험보다는 장기적으로 보상이 더 클 것이라면서 시장 타이밍보다는 강세장 트렌드에 우선순위를 두라고 조언했습니다.
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또 다른 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도 8월에는 큰 조정이 있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리 설립자는 오늘 CNBC 인터뷰에서 "8월은 좀 까다로울 수 있다(August is tricky). 사람들은 휴가를 떠나 있고 일종의 충격에 더 취약하다. 좋은 소식에 대해 긴장하게 될 시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좋은 고용보고서나 강력한 PMI를 원하지 않는다. 그것은 9월 FOMC에서의 금리 인상을 또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꽤 고통스러운 손실을 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장에 낙관론이 퍼진 데 대해서도 "나쁜 징조"라고 지적했습니다. 리 설립자는 "주가는 이미 확장되었고 계절적으로 8월은 다소 불리한 달이다. 여기에 강력한 고용보고서 같은 걸 얻게 될 것을 걱정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9월 금리 인상을 생각할 것이다. 유가는 이미 올라가고 있다. 8월은 꽤 지저분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그도 "올해 하반기에는 주식 시장이 정말 강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8월 조정에 대해선 전술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그러면서 "높은 밸류에이션에 대해선 덜 걱정한다. 빅테크를 빼면 나머지 주식의 주가수익비율(P/E)은 16배 수준이고 이건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딩 데스크의 스캇 럽너 매니징 디렉터도 낙관적 심리가 너무 강해진 것을 우려합니다. 그는 "투자심리가 너무 낙관적이어서 8월에 대해 실제로는 약세가 될 것으로 본다. 8월에 약간의 주식 시장 조정을 예상한다. 포지셔닝과 심리는 더 비관적이지 않고 안주하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다들 8월을 불안해하는 건 이유가 있습니다. 1928년부터 따져서 8월의 증시 수익률은 0.7%로 평균보다 낮습니다. 게다가 뒤따르는 9월은 열두 달 가운데 최악인 달입니다. 월간 수익률이 -1.1%에 달합니다. 칼슨그룹의 라이언 디트릭 전략가는 "그동안 훌륭한 수익률을 거뒀지만, 역사적으로 약했던 8~9월이 다가옴에 따라 약간의 휴식이 예상된다. 과거 S&P500 지수가 7월까지 17.5% 이상 올랐던 때가 11차례 있었는데, 그중 8월에 오른 경우는 3차례에 그쳤고 평균적으로 1.1% 하락했었다"라고 밝혔습니다.
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오늘 젯블루는 2023년 실적 가이던스를 낮추고 국내 여행 수요 둔화와 아메리칸항공과의 파트너십 종료로 인한 어려움을 들어 이번 분기에 손실 가능성을 경고한 후 8.3% 폭락했습니다. 2분기 실적은 예상과 일치했는데도 말이죠. 노르웨이지안 크루즈도 예상보다 나은 2분기 실적을 공개했지만 3분기 가이던스가 월가 추정치에 미치지 못하자 12.17% 급락했습니다. 우버는 2분기 사상 처음으로 분기 영업이익을 냈고, 순이익은 1년 전 대비 흑자 전환했지만, 매출이 월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이유로 5.68% 하락했습니다.

사실 2분기 어닝은 좋다고는 하지만 이처럼 주가에 반영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이번 어닝시즌 들어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한 뒤 평균적으로 주가가 1% 하락했습니다. 그건 기본적으로 밸류에이션이 높은 데다, 주가의 펀더멘털인 이익이 올해 많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 탓으로 풀이됩니다. 주가는 이익에 멀티플을 곱한 것인데요. 올해는 작년보다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므로 올해 주가가 오른 것은 사실 멀티플 확장이 원인이지요. 그런데 이 멀티플, 즉 주가수익비율이 20배에 육박해서 미국 증시의 과거 평균 16~18배보다 크게 높은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여전히 기업 이익 확대가 없다면 추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2분기 어닝시즌도 예상보다는 낫지만, 전반적으로는 작년 동기보다는 7% 안팎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오펜하이머도 사실 목표를 4900으로 높였지만, 올해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오히려 기존 230달러에서 220달러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을 바꿨습니다.

이에 대해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번 어닝시즌 들어 기업이 실적을 발표한 후 평균적으로 주가가 약 1% 하락했다. 이는 상승했거나 비슷했던 지난 8개 분기보다 나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실적은 엉망인 기업이 거의 없지만 기업이 여기서 더 좋은 실적을 내려면 매출이 더 성장하기 시작해야 한다. 대형 성장주조차도 지금까지 실적이 좋은 이유는 대부분 비용 절감에 따른 것이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주까지 S&P500 기업의 51%가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이익이 월가 추정치를 넘는 곳은 80%에 달했지만, 매출이 추정치를 웃돈 곳은 64%에 불과합니다. 또 이익이 추정치를 넘은 폭은 5.9%였지만, 매출은 추정치보다 1.5% 많은 데 그쳤습니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전략가는 "2분기 어닝시즌의 전반적 통계는 상대적으로 양호하지만, 이는 월가의 기대치가 낮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많은 주식이 긍정적인 어닝 서프라이즈를 만들어냈을 때 주가가 그다지 반응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8월 첫날부터 치솟은 금리…톰리 "8월은 지저분할 것"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를 긍정적으로 보는 곳도 있습니다. 2분기를 바닥으로 기업 이익이 회복되리라는 것이죠.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은 "작년은 기업의 명목 매출 성장 측면에서 경이로운 한 해였지만 마진이 압축되어 이익이 감소했다. 기업들은 투입 물가와 산출물 가격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올해 공급망 압력이 완화됨에 따라 이런 문제는 더는 별것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상품 부문에서는 생산 가격이 투입 가격을 따라잡고 있다는 신호가 증가하고 있다. 서비스 부문도 수요가 증가하면서 가격결정력이 높아지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고정 비용의 비중이 작아졌다. 이는 결과적으로 마진을 개선시킬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번스타인은 "올해 마진 개선으로 인해 이익은 추세와 비슷하거나 추세 이하의 성장이 있더라도 실제로 합리적인 해를 볼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작년에 보았던 것과는 큰 변화"라고 강조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