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커먼 "국채 공매도" vs 버핏 "매수"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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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일 목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19%, S&P500 -0.25%, 나스닥 -0.10%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181%(9.4bp), 2년물 4.891%(-0.4bp)
3일(미 동부시간) 새벽부터 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한때 4.2%를 넘었고 30년물은 4.3%를 돌파했습니다. 둘 다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금리가 이렇게 솟구친 데에는 펀더멘털적 요인, 수급 요인이 모두 맞물렸습니다. <금리 상승을 이끄는 펀더멘털>
펀더멘털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강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있다는 게 상승 원인입니다. 지난달 27일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4%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된 뒤 10년물 수익률은 30bp가 넘게 뛰었습니다. 반면 통화정책을 잘 반영하는 2년물 금리는 거의 제자리를 지켰습니다. 금리 상승 원인이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라기보다는 경제가 강한 탓이라는 뜻이겠지요.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짐 캐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리 상승은 경기가 탄력성을 보이면서 시장이 점점 더 Fed의 높은 금리를 더 오랫동안 지속하겠다(higher for longer)를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에지 웰스의 캐머런 도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더 강한 성장은 금리 하락을 막을 가능성이 크며, 경제 약세 징후가 더 뚜렷해질 때까지 금리가 의미 있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100bp가 넘던 2년/10년물 수익률의 역전 폭은 이제 70bp 안쪽으로 감소했습니다. 또 5년/30년물 수익률 역전은 오늘 해소됐습니다. 경기 침체는 역전됐던 수익률 곡선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될 때 발생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이를 우려의 눈길로 보고 있습니다. 미 경제가 강하다 보니 내일 4일 아침 8시 30분 노동부의 7월 고용보고서가 나오는데요. 이것도 예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발표된 지난주(~7월 29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이전 주보다 6000건 증가한 22만7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과 같았고,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달 22일로 끝난 연속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2만1000건 증가한 170만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이코노미스트는 "연속 청구 건수가 6월과 7월 고용보고서 조사 기준주간 사이에 5만4000건 감소했다. 이는 내일 발표될 고용보고서가 좋을 것이란 신호"라고 설명했습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가 집계한 7월 기업 감원 계획은 2만3697명으로 전월보다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7월 감원 계획은 전년 대비로도 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어제 ADP가 발표한 7월 민간고용은 전월보다 무려 32만4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 19만 명을 크게 웃돌았죠. 이번 주 발표된 6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봐도 채용공고 숫자는 950만 개에 달합니다.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실업자 1인당 1.6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있습니다. 내일 아침 공개될 7월 고용보고서의 경우 신규고용은 20만 개로 전달과 비슷할 것으로 월가는 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우리는 7월 비농업 고용이 컨센서스(20만 개)보다 많은 25만 개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 실업률은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은 3.5%(컨센서스 3.6%)로 추정한다. 경제활동 참여율은 62.6%로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며, 시간당 임금은 전달보다 0.3%, 전년 동기보다 4.2%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발표된 다른 데이터들도 미국 경제가 좋은 상태임을 보여줬습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비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7로 6월(53.9)이나 월가 예상(53.3)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그러나 지수는 '50'을 넘어 여전히 서비스업 확장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7개월 연속 확장세입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합니다. 세부 지수도 조금씩 둔화했습니다. 신규 수주지수는 전달 55.5에서 55로 낮아졌고, 고용지수는 전달 53.1에서 50.7로 하락했습니다. 하나 불안한 건 가격 지수는 56.8로 전달의 54.1에서 올랐다는 겁니다.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에 대해 RSM은 "7월 PMI 데이터는 합리적인 역사적 범위 내에 머물렀기 때문에 우려할 이유가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지불가격은 2019년 내내 55~60 사이에서 움직였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인플레이션 우려를 낮추는 데이터가 나와 이를 상쇄했습니다. 노동부가 발표한 2분기 비농업 생산성이 전 분기 대비 3.7% 상승한 것으로 발표된 것이죠. 월가 예상 2.3% 상승보다 더 크게 개선된 것입니다. 1분기 생산성도 애초 2.1% 하락에서 1.2% 하락으로 상향 수정됐습니다. 노동부는 생산량이 2.4% 늘고, 근로시간이 1.3% 줄어 생산성이 이같이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생산성이 이렇게 높게 증가하면 인플레이션은 둔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 2분기 단위 노동비용은 전 분기 대비 연율 1.6%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월가 예상 2.5% 상승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생산성의 상승 서프라이즈는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수 있다. 단위노동비용과 소비자물가(CPI)는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오늘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은 크게 올랐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59% 상승한 배럴당 81.5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공급을 줄이겠다는 소식이 쏟아졌습니다. 사우디 SPA 통신은 사우디 에너지부 소식통을 인용해 "9월 생산량이 대략 하루 90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며 기존 감산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9월 원유 수출량을 하루 30만 배럴 줄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천연가스도 3.2% 상승했습니다. 미국의 천연가스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게 영향을 줬습니다.
<채권 수급 불안>
금리 상승의 수급 측면을 말씀드리면 어제 미 재무부는 3분기 채권 발행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1조 달러에 달하는 분기 국채 발행을 위해 2년~30년물에 이르는 모든 만기 물의 발행량을 입찰 때마다 조금씩 더 늘리겠다는 것이죠. 또 오늘은 2년 미만 단기 국채 발행량도 증가시키겠다고 추가 발표했습니다. 6개월물 경매 규모는 580억 달러에서 600억 달러로, 1년물은 38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높이고 6주짜리는 500억 달러에서 550억 달러로 늘립니다. TD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채권 전략가는 "채권 딜러들은 이미 청구서로 가득 차 있으며 추가 발행이 이어질 것이므로 압력은 계속 유지될 것이다. 국채 소화 불량이 시작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런 발표가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 이후에 나와 불안이 커졌습니다. 피치는 미국의 재정적자 악화, 부채부담 증가 등을 강등 이유로 들었지요.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CEO는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은 상태인데도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거의 GDP의 9%에 달한다. 만약 금리가 5.5% 수준에 충분히 오랫동안 머문다면 연방정부의 국채 이자 지급액은 추가로 1조 달러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인 빌 에커먼은 트위터를 통해 "탈세계화, 더 많은 국방비, 친환경 에너지 전환, 복지비용 증가 등 더 높은 장기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변화에 비추어 보면 장기 금리가 얼마나 낮은지에 놀란다"라면서 " 수요공급 관점에서 장기 국채는 과매수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32조 달러의 연방정부 부채와 막대한 재정적자, 차환 발행 시 더 높아진 금리 등으로 인해 미 국채 공급 증가는 보장되어 있다. 이를 Fed의 양적 긴축(QT)과 결합해보면 시장이 실질적으로 더 높은 금리 없이 공급의 큰 증가를 어떻게 흡수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라면서 "미 국채 30년물에 대해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국채 공매도는 높아진 장기 국채 금리가 주식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헤지 수단이면서 확률이 높은 단독의 베팅이라고 믿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국채 금리가 뛰고 있는 것도 미 국채 시장의 수급 불안 요인입니다. 일본 금리가 높아지면 미 국채 시장의 큰손인 일본 투자자가 미 국채 대신 일본 국채를 살 수 있지요. 아폴로 글로벌이 토스텐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YCC 정책을 수정한 것은 궁극적으로 일본 금리가 올라가는 것을 보기 시작할 것이라는 뜻"이라며 "현재 1조 달러 이상의 미국 국채를 소유하고 있는 일본 투자자들이 일본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보기 시작하면 돈을 자국으로 옮길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0.65%를 돌파해 2014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일본은행은 3000억엔 규모의 국채 긴급 매입에 나섰습니다. 지난주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YCC)의 일부 조정을 발표한 일본은행이 시장 개입에 나선 것은 이번 주 들어 벌써 두 번째입니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이 장기 국채 금리 변동 폭을 1%까지 용인하기로 정책을 수정했지만, 1% 수준까지 급격히 움직이는 건 허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인베스코는 "미 국채 금리는 피치의 강등과 더 많은 국채 발행, 일본은행의 YCC 변경 등으로 인해 잠재적으로 더 높게 상승할 수 있다"라고 밝혔고, 블랙록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인플레이션과 정부 부채 부담 증가로 인해 투자자들이 점점 더 많은 기간 프리미엄, 즉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우리의 시각을 강화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틀 새 10년물 등 장기 금리가 급등하면서 단기적으로는 더 오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국채 선물 시장을 보면 롱포지션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오늘 공매도한 것을 정리하고 이익을 실현했다”라고 말했습니다. UBS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노동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잠정적 징후가 있다. 4%가 넘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우량 채권을 추가할 수 있는 좋은 진입점을 제공한다"라고 밝혔습니다. UBS는 10년물 수익률이 2024년 6월까지 2.7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워런 버핏은 오늘 CNBC 인터뷰에서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월요일 미 국채를 100억 달러어치 매입했으며, 이번 월요일에도 국채 100억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다음주 월요일에 대한 유일한 질문은 3개월 혹은 6개월 만기 국채 100억 달러어치를 매입할지 여부"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피치가 제기한 미국의 거버넌스 악화와 재정 우려에 대해선 일리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국채에 대해 애커먼과 버핏의 입장은 겉으로 보면 엇갈립니다. 하지만 애커먼은 단기 투자자이고, 버핏은 장기 투자자란 점에서 둘의 관점이 다르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버핏은 장기적으로 충분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안전한 투자를 한 것이고, 애커먼은 단기 금리 상승을 노리고 들어간 것이란 얘기입니다. 오늘까지만 본다면 당연히 애커먼의 수익률이 높겠지요.
오후 4시께 미 국채 10년물은 9.4bp 오른 4.181%, 30년물은 12bp나 뛴 4.298%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2년물은 0.4bp 내린 4.891%에 거래됐습니다. 장기 국채 금리가 치솟자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주요 지수는 0.2~0.5%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오후 한때 3대 지수가 상승세로 전환하기도 했지만, 오후 4시께 모든 지수는 약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0.19%, S&P500 지수는 0.25%, 나스닥은 0.1% 하락했습니다. 지수가 약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친 데는 내일 7월 고용보고서를 보고 가자는 심리가 한몫했을 겁니다. 또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위해 애플, 아마존이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요인들은 채권시장을 포함해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꿀 수 있으니까요. 애플(-0.73%)과 아마존(+0.55%)의 주가도 보합 선에서 거래를 마친 뒤 실적 발표를 기다렸습니다.
<애플 실적> 애플의 매출과 EPS는 월가 추정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매출은 전년 대비 1.4% 감소해 3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2016년 이후 가장 긴 기록입니다. 주력인 아이폰 매출이 예상보다 약했고 맥북, 아이패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해 예상보다 많았고,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월가는 9월로 예정된 다음 아이폰 발표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1%가량 내리고 있습니다.
▷EPS : $1.26 vs. 예상 $1.19
▷매출 : 818억 달러 vs. 예상 816억 9천만 달러, 전년 대비 1.4% 감소
▷아이폰 매출 : $39.67B vs. 추정치 $39.91B, 전년 대비 2.4% 감소
▷맥북 매출 : $6.84B vs. 예상 $6.62B, 전년 대비 7% 감소
▷아이패드 매출 : 57억 9천만 달러 vs. 예상 64억 1천만 달러, 전년 대비 20% 감소
▷기타 제품 매출 : 82억 8천만 달러 vs. 추정 83억 9천만 달러, 전년 대비 2% 증가
▷서비스 매출 : 212억 1천만 달러 vs. 추정 207억 6천만 달러, 전년 대비 8% 증가
▷총 마진 : 44.5% vs. 예상 44.2% <아마존 실적> 아마존은 매출, EPS 모두 시장 예상을 크게 넘어섰습니다. 핵심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클라우드) 매출도 월가 추정치보다 많았습니다. 3분기 매출 추정치도 9~13% 증가한 1380억~1430억 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영업이익은 55억 달러에서 8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고요. 월가 컨센서스는 54억1000만 달러입니다. 아마존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8% 안팎 급등하고 있습니다.
▷EPS: 주당 65센트 vs. 예상 주당 35센트
▷매출: 1344억 달러 vs. 예상 1315억 달러, 전년 대비 11% 증가
▷아마존웹서비스 매출: 221억 달러 vs. 매출 218억 달러, 전년 대비 12% 증가
▷광고 매출: 107억 달러 vs. 104억 달러 이들의 실적이 내일 증시를 구원할 수 있을까요? 이번 어닝시즌은 전반적으로 좋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약간의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① IT 시장 회복 아직은
어제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한 퀄컴은 오늘 8.18% 급락했습니다. 2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3%, 순이익은 52% 급감한 탓입니다.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했습니다. 게다가 다음 분기에 81억~89억 달러의 매출과 주당 1.80~2달러의 이익을 예상했습니다. 월가 기대(매출 87억 달러, 주당 1.91달러 이익)를 밑도는 것입니다. 퀄컴은 "거시경제 악화와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감소 등으로 스마트폰 업체들이 새로운 칩을 주문하기보다 기존 재고를 사용하고 있다.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의 회복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밝혔습니다. 도이체방크는 스마트폰 시장 압력을 이유로 퀄컴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습니다.
이는 하루 전 실적을 공개한 AMD도, 조금 전 실적을 내놓은 애플도 비슷합니다. 실적만 보면 IT 시장은 아직 본격 회복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② 서비스 소비도 둔화?
익스피디아의 주가는 오늘 16.38% 떨어졌습니다.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2.89달러로 월가 예상(2.32달러)을 넘었지만, 매출이 추정에 미치지 못했고 3분기 총 예약이 기대보다 적었던 탓입니다. 뜨거웠던 미국의 여행 수요가 약간씩 감소하고 있다는 분위기는 익스피디아뿐 아니라 부킹홀딩스, 젯블루(항공), 노르웨이지언 크루즈(크루즈) 등에서도 모두 감지되고 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보복 수요로 급증했던 미국 여행 수요가 점진적으로 조금씩 정상화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③ 예상 넘어선 실적, 주가는 잠잠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2분기 어닝시즌 들어 어제까지 946개 기업이 2분기 실적을 보고했습니다. 이중 71%가 예상보다 높은 EPS를 보고했으며 61%는 예상보다 높은 매출을 내놓았습니다. 또 9%는 향후 가이던스를 높이고 8%는 가이던스를 낮췄습니다. 베스포크 측은 "지금까지 어닝시즌은 평소보다 약간 더 강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이런 어닝에 대해 보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EPS 추정을 상회한 기업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0.27%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추정을 웃돈 기업은 그날 1.58% 올랐었습니다. 동시에 EPS 예상치를 밑돈 기업은 하루 평균 3.54% 하락했습니다. 지난 10년 평균 3.34% 하락보다 더 나쁜 것입니다. 베스포크는 "강한 실적을 보고하는 주식은 평소보다 더 높은 주가로 보상을 받지 못하지만, 약한 실적을 보고하는 주식은 평소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런 약세는 기술(IT)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업종에서 두드러집니다. 베스포크는 "이들 업종에선 EPS 추정치를 상회한 기업조차도 평균적으로 상당히 큰 내림세를 보였다. 이들 두 업종이 올해 들어 가장 수익률이 좋은 부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트레이더들은 지금 '뉴스에 팔고 있는'(Sell the news)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술주는 금리 상승에 민감합니다. UBS의 게리 파울러 전략가는 "최근 미국 주식, 특히 나스닥의 랠리를 고려할 때 수익률 상승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 많은 사람이 더 약세 포지셔닝으로 전환할 기회를 찾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0.19%, S&P500 -0.25%, 나스닥 -0.10%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181%(9.4bp), 2년물 4.891%(-0.4bp)
3일(미 동부시간) 새벽부터 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한때 4.2%를 넘었고 30년물은 4.3%를 돌파했습니다. 둘 다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금리가 이렇게 솟구친 데에는 펀더멘털적 요인, 수급 요인이 모두 맞물렸습니다. <금리 상승을 이끄는 펀더멘털>
펀더멘털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강하고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아직 남아있다는 게 상승 원인입니다. 지난달 27일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율 2.4%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된 뒤 10년물 수익률은 30bp가 넘게 뛰었습니다. 반면 통화정책을 잘 반영하는 2년물 금리는 거의 제자리를 지켰습니다. 금리 상승 원인이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라기보다는 경제가 강한 탓이라는 뜻이겠지요.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짐 캐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금리 상승은 경기가 탄력성을 보이면서 시장이 점점 더 Fed의 높은 금리를 더 오랫동안 지속하겠다(higher for longer)를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뉴에지 웰스의 캐머런 도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더 강한 성장은 금리 하락을 막을 가능성이 크며, 경제 약세 징후가 더 뚜렷해질 때까지 금리가 의미 있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100bp가 넘던 2년/10년물 수익률의 역전 폭은 이제 70bp 안쪽으로 감소했습니다. 또 5년/30년물 수익률 역전은 오늘 해소됐습니다. 경기 침체는 역전됐던 수익률 곡선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될 때 발생했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은 이를 우려의 눈길로 보고 있습니다. 미 경제가 강하다 보니 내일 4일 아침 8시 30분 노동부의 7월 고용보고서가 나오는데요. 이것도 예상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발표된 지난주(~7월 29일)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는 이전 주보다 6000건 증가한 22만7000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과 같았고,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지난달 22일로 끝난 연속 청구 건수는 전주보다 2만1000건 증가한 170만 건으로 나타났습니다.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이코노미스트는 "연속 청구 건수가 6월과 7월 고용보고서 조사 기준주간 사이에 5만4000건 감소했다. 이는 내일 발표될 고용보고서가 좋을 것이란 신호"라고 설명했습니다.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가 집계한 7월 기업 감원 계획은 2만3697명으로 전월보다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7월 감원 계획은 전년 대비로도 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어제 ADP가 발표한 7월 민간고용은 전월보다 무려 32만4000명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 19만 명을 크게 웃돌았죠. 이번 주 발표된 6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봐도 채용공고 숫자는 950만 개에 달합니다. 감소 추세이긴 하지만 여전히 실업자 1인당 1.6개에 달하는 일자리가 있습니다. 내일 아침 공개될 7월 고용보고서의 경우 신규고용은 20만 개로 전달과 비슷할 것으로 월가는 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우리는 7월 비농업 고용이 컨센서스(20만 개)보다 많은 25만 개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 실업률은 전달보다 0.1%포인트 낮은 3.5%(컨센서스 3.6%)로 추정한다. 경제활동 참여율은 62.6%로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며, 시간당 임금은 전달보다 0.3%, 전년 동기보다 4.2%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발표된 다른 데이터들도 미국 경제가 좋은 상태임을 보여줬습니다.
미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7월 비제조업(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7로 6월(53.9)이나 월가 예상(53.3)보다 낮게 나왔습니다. 그러나 지수는 '50'을 넘어 여전히 서비스업 확장세가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냈습니다. 7개월 연속 확장세입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합니다. 세부 지수도 조금씩 둔화했습니다. 신규 수주지수는 전달 55.5에서 55로 낮아졌고, 고용지수는 전달 53.1에서 50.7로 하락했습니다. 하나 불안한 건 가격 지수는 56.8로 전달의 54.1에서 올랐다는 겁니다. 지난 4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이에 대해 RSM은 "7월 PMI 데이터는 합리적인 역사적 범위 내에 머물렀기 때문에 우려할 이유가 많지 않다. 예를 들어 지불가격은 2019년 내내 55~60 사이에서 움직였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인플레이션 우려를 낮추는 데이터가 나와 이를 상쇄했습니다. 노동부가 발표한 2분기 비농업 생산성이 전 분기 대비 3.7% 상승한 것으로 발표된 것이죠. 월가 예상 2.3% 상승보다 더 크게 개선된 것입니다. 1분기 생산성도 애초 2.1% 하락에서 1.2% 하락으로 상향 수정됐습니다. 노동부는 생산량이 2.4% 늘고, 근로시간이 1.3% 줄어 생산성이 이같이 높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생산성이 이렇게 높게 증가하면 인플레이션은 둔화할 수 있습니다. 실제 2분기 단위 노동비용은 전 분기 대비 연율 1.6%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월가 예상 2.5% 상승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생산성의 상승 서프라이즈는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수 있다. 단위노동비용과 소비자물가(CPI)는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오늘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은 크게 올랐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2.59% 상승한 배럴당 81.55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공급을 줄이겠다는 소식이 쏟아졌습니다. 사우디 SPA 통신은 사우디 에너지부 소식통을 인용해 "9월 생산량이 대략 하루 90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며 기존 감산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9월 원유 수출량을 하루 30만 배럴 줄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천연가스도 3.2% 상승했습니다. 미국의 천연가스 재고가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게 영향을 줬습니다.
<채권 수급 불안>
금리 상승의 수급 측면을 말씀드리면 어제 미 재무부는 3분기 채권 발행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1조 달러에 달하는 분기 국채 발행을 위해 2년~30년물에 이르는 모든 만기 물의 발행량을 입찰 때마다 조금씩 더 늘리겠다는 것이죠. 또 오늘은 2년 미만 단기 국채 발행량도 증가시키겠다고 추가 발표했습니다. 6개월물 경매 규모는 580억 달러에서 600억 달러로, 1년물은 380억 달러에서 400억 달러로 높이고 6주짜리는 500억 달러에서 550억 달러로 늘립니다. TD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채권 전략가는 "채권 딜러들은 이미 청구서로 가득 차 있으며 추가 발행이 이어질 것이므로 압력은 계속 유지될 것이다. 국채 소화 불량이 시작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런 발표가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소식 이후에 나와 불안이 커졌습니다. 피치는 미국의 재정적자 악화, 부채부담 증가 등을 강등 이유로 들었지요.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CEO는 "경기 침체에 빠지지 않은 상태인데도 미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거의 GDP의 9%에 달한다. 만약 금리가 5.5% 수준에 충분히 오랫동안 머문다면 연방정부의 국채 이자 지급액은 추가로 1조 달러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유명 헤지펀드 투자자인 빌 에커먼은 트위터를 통해 "탈세계화, 더 많은 국방비, 친환경 에너지 전환, 복지비용 증가 등 더 높은 장기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적 변화에 비추어 보면 장기 금리가 얼마나 낮은지에 놀란다"라면서 " 수요공급 관점에서 장기 국채는 과매수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32조 달러의 연방정부 부채와 막대한 재정적자, 차환 발행 시 더 높아진 금리 등으로 인해 미 국채 공급 증가는 보장되어 있다. 이를 Fed의 양적 긴축(QT)과 결합해보면 시장이 실질적으로 더 높은 금리 없이 공급의 큰 증가를 어떻게 흡수할 수 있을지 상상하기 어렵다"라면서 "미 국채 30년물에 대해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국채 공매도는 높아진 장기 국채 금리가 주식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헤지 수단이면서 확률이 높은 단독의 베팅이라고 믿는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일본 국채 금리가 뛰고 있는 것도 미 국채 시장의 수급 불안 요인입니다. 일본 금리가 높아지면 미 국채 시장의 큰손인 일본 투자자가 미 국채 대신 일본 국채를 살 수 있지요. 아폴로 글로벌이 토스텐 슬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YCC 정책을 수정한 것은 궁극적으로 일본 금리가 올라가는 것을 보기 시작할 것이라는 뜻"이라며 "현재 1조 달러 이상의 미국 국채를 소유하고 있는 일본 투자자들이 일본에서 더 높은 수익률을 보기 시작하면 돈을 자국으로 옮길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오늘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가 장중 0.65%를 돌파해 2014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일본은행은 3000억엔 규모의 국채 긴급 매입에 나섰습니다. 지난주 수익률 곡선 통제 정책(YCC)의 일부 조정을 발표한 일본은행이 시장 개입에 나선 것은 이번 주 들어 벌써 두 번째입니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이 장기 국채 금리 변동 폭을 1%까지 용인하기로 정책을 수정했지만, 1% 수준까지 급격히 움직이는 건 허용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인베스코는 "미 국채 금리는 피치의 강등과 더 많은 국채 발행, 일본은행의 YCC 변경 등으로 인해 잠재적으로 더 높게 상승할 수 있다"라고 밝혔고, 블랙록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인플레이션과 정부 부채 부담 증가로 인해 투자자들이 점점 더 많은 기간 프리미엄, 즉 높은 금리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는 우리의 시각을 강화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틀 새 10년물 등 장기 금리가 급등하면서 단기적으로는 더 오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국채 선물 시장을 보면 롱포지션이 늘어나고 있다"라며 "오늘 공매도한 것을 정리하고 이익을 실현했다”라고 말했습니다. UBS는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노동 시장이 냉각되고 있다는 잠정적 징후가 있다. 4%가 넘는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우량 채권을 추가할 수 있는 좋은 진입점을 제공한다"라고 밝혔습니다. UBS는 10년물 수익률이 2024년 6월까지 2.75%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워런 버핏은 오늘 CNBC 인터뷰에서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 월요일 미 국채를 100억 달러어치 매입했으며, 이번 월요일에도 국채 100억 달러어치를 사들였다. 다음주 월요일에 대한 유일한 질문은 3개월 혹은 6개월 만기 국채 100억 달러어치를 매입할지 여부"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피치가 제기한 미국의 거버넌스 악화와 재정 우려에 대해선 일리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국채에 대해 애커먼과 버핏의 입장은 겉으로 보면 엇갈립니다. 하지만 애커먼은 단기 투자자이고, 버핏은 장기 투자자란 점에서 둘의 관점이 다르지 않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버핏은 장기적으로 충분한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안전한 투자를 한 것이고, 애커먼은 단기 금리 상승을 노리고 들어간 것이란 얘기입니다. 오늘까지만 본다면 당연히 애커먼의 수익률이 높겠지요.
오후 4시께 미 국채 10년물은 9.4bp 오른 4.181%, 30년물은 12bp나 뛴 4.298%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2년물은 0.4bp 내린 4.891%에 거래됐습니다. 장기 국채 금리가 치솟자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주요 지수는 0.2~0.5%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오후 한때 3대 지수가 상승세로 전환하기도 했지만, 오후 4시께 모든 지수는 약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다우는 0.19%, S&P500 지수는 0.25%, 나스닥은 0.1% 하락했습니다. 지수가 약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친 데는 내일 7월 고용보고서를 보고 가자는 심리가 한몫했을 겁니다. 또 장 마감 직후 실적 발표를 위해 애플, 아마존이 대기하고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요인들은 채권시장을 포함해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를 한순간에 바꿀 수 있으니까요. 애플(-0.73%)과 아마존(+0.55%)의 주가도 보합 선에서 거래를 마친 뒤 실적 발표를 기다렸습니다.
<애플 실적> 애플의 매출과 EPS는 월가 추정을 넘었습니다. 하지만 매출은 전년 대비 1.4% 감소해 3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기록했습니다. 2016년 이후 가장 긴 기록입니다. 주력인 아이폰 매출이 예상보다 약했고 맥북, 아이패드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서비스 매출은 전년 대비 8% 증가해 예상보다 많았고,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습니다. 월가는 9월로 예정된 다음 아이폰 발표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는 1%가량 내리고 있습니다.
▷EPS : $1.26 vs. 예상 $1.19
▷매출 : 818억 달러 vs. 예상 816억 9천만 달러, 전년 대비 1.4% 감소
▷아이폰 매출 : $39.67B vs. 추정치 $39.91B, 전년 대비 2.4% 감소
▷맥북 매출 : $6.84B vs. 예상 $6.62B, 전년 대비 7% 감소
▷아이패드 매출 : 57억 9천만 달러 vs. 예상 64억 1천만 달러, 전년 대비 20% 감소
▷기타 제품 매출 : 82억 8천만 달러 vs. 추정 83억 9천만 달러, 전년 대비 2% 증가
▷서비스 매출 : 212억 1천만 달러 vs. 추정 207억 6천만 달러, 전년 대비 8% 증가
▷총 마진 : 44.5% vs. 예상 44.2% <아마존 실적> 아마존은 매출, EPS 모두 시장 예상을 크게 넘어섰습니다. 핵심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클라우드) 매출도 월가 추정치보다 많았습니다. 3분기 매출 추정치도 9~13% 증가한 1380억~1430억 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영업이익은 55억 달러에서 8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봤고요. 월가 컨센서스는 54억1000만 달러입니다. 아마존의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8% 안팎 급등하고 있습니다.
▷EPS: 주당 65센트 vs. 예상 주당 35센트
▷매출: 1344억 달러 vs. 예상 1315억 달러, 전년 대비 11% 증가
▷아마존웹서비스 매출: 221억 달러 vs. 매출 218억 달러, 전년 대비 12% 증가
▷광고 매출: 107억 달러 vs. 104억 달러 이들의 실적이 내일 증시를 구원할 수 있을까요? 이번 어닝시즌은 전반적으로 좋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약간의 불안감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① IT 시장 회복 아직은
어제 장 마감 뒤 실적을 발표한 퀄컴은 오늘 8.18% 급락했습니다. 2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3%, 순이익은 52% 급감한 탓입니다.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감소했습니다. 게다가 다음 분기에 81억~89억 달러의 매출과 주당 1.80~2달러의 이익을 예상했습니다. 월가 기대(매출 87억 달러, 주당 1.91달러 이익)를 밑도는 것입니다. 퀄컴은 "거시경제 악화와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감소 등으로 스마트폰 업체들이 새로운 칩을 주문하기보다 기존 재고를 사용하고 있다. 여전히 스마트폰 시장의 회복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밝혔습니다. 도이체방크는 스마트폰 시장 압력을 이유로 퀄컴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보유로 낮췄습니다.
이는 하루 전 실적을 공개한 AMD도, 조금 전 실적을 내놓은 애플도 비슷합니다. 실적만 보면 IT 시장은 아직 본격 회복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② 서비스 소비도 둔화?
익스피디아의 주가는 오늘 16.38% 떨어졌습니다.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2.89달러로 월가 예상(2.32달러)을 넘었지만, 매출이 추정에 미치지 못했고 3분기 총 예약이 기대보다 적었던 탓입니다. 뜨거웠던 미국의 여행 수요가 약간씩 감소하고 있다는 분위기는 익스피디아뿐 아니라 부킹홀딩스, 젯블루(항공), 노르웨이지언 크루즈(크루즈) 등에서도 모두 감지되고 있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보복 수요로 급증했던 미국 여행 수요가 점진적으로 조금씩 정상화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③ 예상 넘어선 실적, 주가는 잠잠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2분기 어닝시즌 들어 어제까지 946개 기업이 2분기 실적을 보고했습니다. 이중 71%가 예상보다 높은 EPS를 보고했으며 61%는 예상보다 높은 매출을 내놓았습니다. 또 9%는 향후 가이던스를 높이고 8%는 가이던스를 낮췄습니다. 베스포크 측은 "지금까지 어닝시즌은 평소보다 약간 더 강하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주가는 이런 어닝에 대해 보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EPS 추정을 상회한 기업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0.27%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추정을 웃돈 기업은 그날 1.58% 올랐었습니다. 동시에 EPS 예상치를 밑돈 기업은 하루 평균 3.54% 하락했습니다. 지난 10년 평균 3.34% 하락보다 더 나쁜 것입니다. 베스포크는 "강한 실적을 보고하는 주식은 평소보다 더 높은 주가로 보상을 받지 못하지만, 약한 실적을 보고하는 주식은 평소보다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특히 이런 약세는 기술(IT)과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업종에서 두드러집니다. 베스포크는 "이들 업종에선 EPS 추정치를 상회한 기업조차도 평균적으로 상당히 큰 내림세를 보였다. 이들 두 업종이 올해 들어 가장 수익률이 좋은 부문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트레이더들은 지금 '뉴스에 팔고 있는'(Sell the news)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기술주는 금리 상승에 민감합니다. UBS의 게리 파울러 전략가는 "최근 미국 주식, 특히 나스닥의 랠리를 고려할 때 수익률 상승에 대한 민감도가 높다. 많은 사람이 더 약세 포지셔닝으로 전환할 기회를 찾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