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디락스' 고용에 오르던 주가, 장 막판 급락한 이유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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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금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43%, S&P500 -0.53%, 나스닥 -0.36%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046%(-13.3bp), 2년물 4.783%(-10.4bp)
4일(미 동부시간) 아침 발표된 7월 고용은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not too hot, not too cold) 딱 적당한 수치가 나왔습니다. 발표 직후 치솟던 금리는 뚝뚝 떨어지고 증시는 환호했습니다. 그동안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주장해온 JP모건은 "올해 경기 침체는 더는 없다"라고 돌아섰습니다. 어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플이 장 초반 3% 폭락했지만, 시장은 신경 쓰지 않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오후 1시 50분께가 되자 주가는 상승 폭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2시 반께에는 모든 지수가 마이너스로 전환됐습니다. 특별한 뉴스나 이벤트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시장에선 7월 고용보다 더 중요한 7월 소비자물가(CPI)가 다음주 발표되는 걸 지목했습니다. 유가, 곡물 가격 상승으로 7월 CPI는 전달보다 상승률이 가팔라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7월 고용보고서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7월 신규고용은 18만7000개로 집계되어 월가 예상 20만 개보다 적었고요. 특히 6월 수치가 20만9000개에서 18만5000개로 하향 수정됐고, 5월 수치도 30만6000개에서 28만1000개로 낮춰졌습니다. 수정된 수치를 보면 20만 개 이하의 신규고용이 두 달 연속 이어진 것이죠. 이는 2022년 월평균 39만9000개보다 훨씬 적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월평균 16만3000개보다는 많습니다. 월가는 월간 10만 개 증가 정도가 고용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는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이 신규고용 수치만큼이나 주목해온 데이터가 있는데, 바로 시간당 평균 임금입니다. 인플레이션의 향후 경로를 결정할 수 있는 요인이지요. 그런데 7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달보다 0.4% 오르고 전년 대비 4.4% 상승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월가 예상이나 6월 0.3%와 4.2% 상승보다 높은 것입니다. 월가는 Fed가 안심할 수 있는 수치를 최대 전년 대비 3.5%로 추정하고 있는 만큼 여전히 뜨거운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걱정을 조금은 완화해줄 만한 분석들이 나왔습니다.
우선 평균 근무시간은 0.1시간 감소해 노동 수요가 약간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임금 상승률과 근무시간을 곱해서 산출하는 소득은 임금상승률(4.4%)보다 적은 3.4%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또 이번 주 발표된 지난 2분기 생산성이 전 분기 대비 3.7%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분기(-1.2%)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이런 생산성 향상이 이어진다면 임금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인건비를 높여줘도 생산량이 그보다 많다면 상품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생산성 성장이 가속화됨에 따라 4% 임금 성장률은 더는 Fed를 놀라게 하는 수치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업률은 3.5%로 전달보다 또 0.1%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실업률은 2022년 3월 이후 계속해서 3.4~3.6%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노동시장 참여율은 62.6%로 다섯 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노동적령기(25~54세) 노동시장 참여율은 83.4%로 소폭 낮아졌습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7월 고용보고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일자리 성장은 강력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려는 Fed의 노력에 부합해 둔화하고 있다. 임금상승은 Fed가 보기에 여전히 약간 뜨겁지만 계속 식어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신규고용 수치가 예상보다 낮게 나왔고 직전 두 달 치 수치도 4만9000개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시간당 임금은 전년 대비 4.4% 올랐다. 정점에서는 떨어지고 있는 것이지만, Fed가 편안하게 느끼려면 3% 수준까지 떨어져야 한다. 나는 또 다른 금리 인상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고용데이터가 나온 뒤 뉴욕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내림 폭은 커졌습니다. 오후 5시께 미 국채 10년물은 13.3bp나 떨어진 4.046%, 2년물은 10.4bp 내린 4.783%에 거래됐습니다. 10년물의 경우 이번 주 상승 폭의 절반을 오늘 하루 반납했습니다. 노동시장이 이런 속도로 둔화한다면 Fed는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 시장에 반영된 11월까지 추가 25bp 인상 확률은 어제 31.7%에서 오늘 27.7%로 하락했습니다. JP모건은 "전반적으로 노동시장은 매우 건강하며, 약간 둔화하는 징후를 보고 있다.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가 건전하게 보인다. 우리는 더 이상 올해 경기 침체가 시작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연착륙이 더 가능해 보인다. 오늘 고용데이터는 약간은 매파적으로 기울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노동시장이 탄탄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 그리고 다음 두 번의 CPI 보고서에 근거해서 Fed는 9월에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그러면서도 내년에는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Fed가 9월에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11월에도 마지막으로 추가 인상이 불필요하다고 결정할 것이다. 근원 인플레이션의 하락이 경제 성장과 임금 데이터의 버티는 힘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Fed 위원들이 이런 관측을 확인해줬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7월 고용 수치가 예상대로 나왔다. 나는 편안하다. 노동시장은 질서 있게 둔화하고 있으며, 추가 금리 인상은 필요하지 않다. Fed는 2% 인플레이션에 도달하기 위한 궤도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보스틱 총재는 임금 상승률이 0.4%로 예상보다 살짝 높게 나온 데 대해서도 "임금이 높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기간 동안 임금은 인플레이션을 뒤따른다. 여전히 임금이 인플레이션을 추격하는 기간에 있으며 강한 임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카고 연은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7월 고용보고서는 예상했던 것이다. 노동시장이 다소 냉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매우 강하다. 노동시장은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 나는 우리가 연착륙을 끌어낸다는데 희망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들 둘은 모두 대표적 비둘기파입니다.
이번 주 들어 치솟던 금리가 상승세를 멈추고 돌아섰다는 건 증시에는 호재입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6%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1시께엔 나스닥은 상승률이 1%를 넘었고, 다우와 S&P500 지수는 0.8% 안팎 오르고 있었습니다. 대장주 애플(-4.8%)이 급락하는 가운데에서도 상당한 힘을 보여준 것입니다. 물론 어제 함께 실적을 공개한 아마존(+8.27%) 급등해 애플의 하락을 상쇄했지만요.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7월 고용보고서는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았고 이건 7월 소비자물가(CPI)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단기적으로 증시 바닥을 찾을 수 있는 데이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후장 들어 분위기가 갑자기 달라졌습니다. 한 헤지펀드 업계 관계자는 "오후 들어 순식간에 매도 주문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습니다. 결국, 다우는 0.43%, S&P500 지수는 0.53% 하락했고, 나스닥은 0.36%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번 주로 따지면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27%, 2.85% 떨어졌고 다우는 0.97% 하락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Fed의 관심은 인플레이션이 쏠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고용보다는 CPI 보고서가 더 중요하다. 그런데 7월에는 휘발유 가격이 올랐고 곡물 가격도 불안했다. 그래서 둔화하던 CPI가 7월에는 반등하고 예상보다도 높아질 수 있다. 오늘처럼 대장주인 애플이 시장을 지지하지 못한다면 다음주 CPI 발표를 앞두고 일부 차익 시현을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전략가는 "오늘 고용보고서는 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 7월과 8월 CPI 보고서가 Fed가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느낄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데 훨씬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7월 고용 등 최근 데이터는 Fed의 추가 긴축에 대한 위험이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다음주 인플레이션 보고서와 함께 이런 관측은 바뀔 수 있다. 모두가 인플레이션을 주시하고 있다. 멋진 수치는 연착륙 희망을 지지하고 Fed가 금리 인상을 완료했다는 기대를 높이겠지만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Fed가 11월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7월 CPI는 다음주 10일(목) 아침 8시 30분에 발표됩니다.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수치가 1년 전보다 3.2%, 한 달 전에 비해선 0.2% 오를 것으로 봅니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년 대비 4.8%, 전월 대비 0.2%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요. 모두 6월과 비슷한데 전년 대비 헤드라인 수치는 3.0%에서 3.2%로 오르는 것이죠. 그런데 클리블랜드 연은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은 컨센서스보다 높은 수치를 예상합니다. 헤드라인 수치는 0.41%, 3.42% 오르고 근원 수치는 0.40%, 4.92%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 유가는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56% 오른 배럴당 82.82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브렌트유도 1.3% 오른 배럴당 86.2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둘 다 3개월 내 최고 수준입니다. WTI는 이번 주 2.78% 상승해 6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6주간 상승률은 19.75%에 달합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오는 9월까지 연장하기로 하고 러시아도 9월까지 원유 수출을 하루 30만 배럴 줄이기로 하면서 공급이 모자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탓입니다. UBS는 "수요 공급 불일치로 인해 2023년 말까지 유가가 배럴당 9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공급이 빡빡할 뿐 아니라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죠. UBS는 "7월 수요가 하루 1억200만 배럴 이상으로 견조했으며, 8월에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 중동 등 신흥국 수요에 힘입어 처음으로 1억300만 배럴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BCA리서치는 "러시아가 서방을 압박하기 위해 원유 수출량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7월에만 국제 유가는 17%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의 휘발유 가격도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AAA에 따르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831달러에 달해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곡물 가격도 불안합니다. CME에서 거래된 소맥 가격은 부셸당 1.3% 올랐습니다. 한때 2.9%까지 뛰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수출항은 공격한 탓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의 곡물 수출 기지를 공격하고 있죠. 또 인도는 쌀 수출을 금지했고요. 게다가 7월은 가장 뜨거운 달로 공식 기록됐습니다. 곡물 생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온건한 엘니뇨를 경험할 확률이 90%이고 강한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은 50%로 보고 있다. 이는 농업과 원자재 시장, 식량 가격, 심지어 인플레이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BMO는 "미국이 연착륙을 달성하려면 인플레이션이 더 둔화하여야 한다. CPI는 작년 여름 9.1%에서 지난 6월 3.0%까지 떨어졌다. 휘발유와 식품 물가가 하락했고, 글로벌 공급망은 정상화됐다. 생산성 향상도 도움이 됐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6월 4.8%로 뜨겁지만, 중고차 및 항공료 하락, 주거비 상승 둔화로 감속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 물가의 지속적 상승 압력, 유가 강세, 도움이 되지 않는 기저 효과를 고려할 때 내년 말까지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 마지막 3%에서 2%로 내려오는 길은 Fed가 걷기에 특히 길게 느껴질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주에는 CPI 외에도 생산자물가(PPI)와 만하임 중고차 지수,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에서의 인플레이션 기대 등 물가 데이터가 쏟아집니다. 중국에서 나올 7월 무역수지, CPI와 PPI도 지켜봐야 합니다.
어닝시즌은 마무리 단계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S&P500 기업의 84%가 이미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들 기업 중 79%는 주당순이익(EPS)이 추정치보다 높았습니다. 이는 5년 평균 77%, 10년 평균 73%보다 높습니다. 전체적으로 기업들은 추정치보다 7.2% 높은 이익을 내놓았는데, 이는 5년 평균 8.4%보다 낮지만 10년 평균 6.4%보다 높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하면 2분기 EPS는 전년 동기보다 5.2% 감소할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지난주 말 기준 추정치 -7.4%보다 개선된 것이죠. 실제 -5.2% 감소한다면 2020년 3분기(-5.7%) 이후 가장 큰 이익 감소를 기록하게 됩니다. 또한, 3개 분기 연속 이익이 줄어들게 됩니다. 다음주엔 버크셔해서웨이, UPS, 디즈니, 리프트 등이 실적을 발표합니다. UPS의 콘퍼런스콜에서는 최근 타결된 임금 협상이 향후 이익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임금 협상과 관련, 미국 최대 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UAW)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빅3'와 협상하는데, 40%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2027년까지 매년 5% 임금 인상과 1만 달러를 넘는 계약 보너스가 핵심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0.43%, S&P500 -0.53%, 나스닥 -0.36%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046%(-13.3bp), 2년물 4.783%(-10.4bp)
4일(미 동부시간) 아침 발표된 7월 고용은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not too hot, not too cold) 딱 적당한 수치가 나왔습니다. 발표 직후 치솟던 금리는 뚝뚝 떨어지고 증시는 환호했습니다. 그동안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주장해온 JP모건은 "올해 경기 침체는 더는 없다"라고 돌아섰습니다. 어제 2분기 실적을 발표한 애플이 장 초반 3% 폭락했지만, 시장은 신경 쓰지 않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오후 1시 50분께가 되자 주가는 상승 폭을 줄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2시 반께에는 모든 지수가 마이너스로 전환됐습니다. 특별한 뉴스나 이벤트가 있지는 않았습니다. 시장에선 7월 고용보다 더 중요한 7월 소비자물가(CPI)가 다음주 발표되는 걸 지목했습니다. 유가, 곡물 가격 상승으로 7월 CPI는 전달보다 상승률이 가팔라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7월 고용보고서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① 적당한 둔화한 신규고용
7월 신규고용은 18만7000개로 집계되어 월가 예상 20만 개보다 적었고요. 특히 6월 수치가 20만9000개에서 18만5000개로 하향 수정됐고, 5월 수치도 30만6000개에서 28만1000개로 낮춰졌습니다. 수정된 수치를 보면 20만 개 이하의 신규고용이 두 달 연속 이어진 것이죠. 이는 2022년 월평균 39만9000개보다 훨씬 적지만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월평균 16만3000개보다는 많습니다. 월가는 월간 10만 개 증가 정도가 고용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는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② 임금 상승률, 예상보다 높았다
투자자들이 신규고용 수치만큼이나 주목해온 데이터가 있는데, 바로 시간당 평균 임금입니다. 인플레이션의 향후 경로를 결정할 수 있는 요인이지요. 그런데 7월 시간당 임금 상승률은 전달보다 0.4% 오르고 전년 대비 4.4% 상승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월가 예상이나 6월 0.3%와 4.2% 상승보다 높은 것입니다. 월가는 Fed가 안심할 수 있는 수치를 최대 전년 대비 3.5%로 추정하고 있는 만큼 여전히 뜨거운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걱정을 조금은 완화해줄 만한 분석들이 나왔습니다.
우선 평균 근무시간은 0.1시간 감소해 노동 수요가 약간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임금 상승률과 근무시간을 곱해서 산출하는 소득은 임금상승률(4.4%)보다 적은 3.4% 늘어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또 이번 주 발표된 지난 2분기 생산성이 전 분기 대비 3.7%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분기(-1.2%)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이런 생산성 향상이 이어진다면 임금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업들이 인건비를 높여줘도 생산량이 그보다 많다면 상품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있으니까요.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생산성 성장이 가속화됨에 따라 4% 임금 성장률은 더는 Fed를 놀라게 하는 수치는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③ 실업률은 또 하락
실업률은 3.5%로 전달보다 또 0.1%포인트 낮아졌습니다. 실업률은 2022년 3월 이후 계속해서 3.4~3.6%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노동시장 참여율은 62.6%로 다섯 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노동적령기(25~54세) 노동시장 참여율은 83.4%로 소폭 낮아졌습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7월 고용보고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일자리 성장은 강력하지만,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려는 Fed의 노력에 부합해 둔화하고 있다. 임금상승은 Fed가 보기에 여전히 약간 뜨겁지만 계속 식어가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채권 전략가는 "신규고용 수치가 예상보다 낮게 나왔고 직전 두 달 치 수치도 4만9000개 하향 조정됐다. 하지만 시간당 임금은 전년 대비 4.4% 올랐다. 정점에서는 떨어지고 있는 것이지만, Fed가 편안하게 느끼려면 3% 수준까지 떨어져야 한다. 나는 또 다른 금리 인상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고용데이터가 나온 뒤 뉴욕 채권 시장에서 금리는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내림 폭은 커졌습니다. 오후 5시께 미 국채 10년물은 13.3bp나 떨어진 4.046%, 2년물은 10.4bp 내린 4.783%에 거래됐습니다. 10년물의 경우 이번 주 상승 폭의 절반을 오늘 하루 반납했습니다. 노동시장이 이런 속도로 둔화한다면 Fed는 금리를 올리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Fed워치 시장에 반영된 11월까지 추가 25bp 인상 확률은 어제 31.7%에서 오늘 27.7%로 하락했습니다. JP모건은 "전반적으로 노동시장은 매우 건강하며, 약간 둔화하는 징후를 보고 있다.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가 건전하게 보인다. 우리는 더 이상 올해 경기 침체가 시작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연착륙이 더 가능해 보인다. 오늘 고용데이터는 약간은 매파적으로 기울어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노동시장이 탄탄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 그리고 다음 두 번의 CPI 보고서에 근거해서 Fed는 9월에 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그러면서도 내년에는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여전히 Fed가 9월에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11월에도 마지막으로 추가 인상이 불필요하다고 결정할 것이다. 근원 인플레이션의 하락이 경제 성장과 임금 데이터의 버티는 힘을 훨씬 웃돌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Fed 위원들이 이런 관측을 확인해줬습니다.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라파엘 보스틱 총재는 "7월 고용 수치가 예상대로 나왔다. 나는 편안하다. 노동시장은 질서 있게 둔화하고 있으며, 추가 금리 인상은 필요하지 않다. Fed는 2% 인플레이션에 도달하기 위한 궤도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보스틱 총재는 임금 상승률이 0.4%로 예상보다 살짝 높게 나온 데 대해서도 "임금이 높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이어지는 기간 동안 임금은 인플레이션을 뒤따른다. 여전히 임금이 인플레이션을 추격하는 기간에 있으며 강한 임금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시카고 연은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7월 고용보고서는 예상했던 것이다. 노동시장이 다소 냉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매우 강하다. 노동시장은 균형을 되찾아야 한다. 나는 우리가 연착륙을 끌어낸다는데 희망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들 둘은 모두 대표적 비둘기파입니다.
이번 주 들어 치솟던 금리가 상승세를 멈추고 돌아섰다는 건 증시에는 호재입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6%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오후 1시께엔 나스닥은 상승률이 1%를 넘었고, 다우와 S&P500 지수는 0.8% 안팎 오르고 있었습니다. 대장주 애플(-4.8%)이 급락하는 가운데에서도 상당한 힘을 보여준 것입니다. 물론 어제 함께 실적을 공개한 아마존(+8.27%) 급등해 애플의 하락을 상쇄했지만요.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7월 고용보고서는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았고 이건 7월 소비자물가(CPI) 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단기적으로 증시 바닥을 찾을 수 있는 데이터"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후장 들어 분위기가 갑자기 달라졌습니다. 한 헤지펀드 업계 관계자는 "오후 들어 순식간에 매도 주문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습니다. 결국, 다우는 0.43%, S&P500 지수는 0.53% 하락했고, 나스닥은 0.36% 떨어진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번 주로 따지면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27%, 2.85% 떨어졌고 다우는 0.97% 하락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Fed의 관심은 인플레이션이 쏠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고용보다는 CPI 보고서가 더 중요하다. 그런데 7월에는 휘발유 가격이 올랐고 곡물 가격도 불안했다. 그래서 둔화하던 CPI가 7월에는 반등하고 예상보다도 높아질 수 있다. 오늘처럼 대장주인 애플이 시장을 지지하지 못한다면 다음주 CPI 발표를 앞두고 일부 차익 시현을 하는 것도 좋은 선택일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전략가는 "오늘 고용보고서는 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을 바꿀 것 같지는 않다. 7월과 8월 CPI 보고서가 Fed가 추가 인상의 필요성을 느낄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데 훨씬 더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7월 고용 등 최근 데이터는 Fed의 추가 긴축에 대한 위험이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다음주 인플레이션 보고서와 함께 이런 관측은 바뀔 수 있다. 모두가 인플레이션을 주시하고 있다. 멋진 수치는 연착륙 희망을 지지하고 Fed가 금리 인상을 완료했다는 기대를 높이겠지만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Fed가 11월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7월 CPI는 다음주 10일(목) 아침 8시 30분에 발표됩니다. 컨센서스는 헤드라인 수치가 1년 전보다 3.2%, 한 달 전에 비해선 0.2% 오를 것으로 봅니다.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전년 대비 4.8%, 전월 대비 0.2%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요. 모두 6월과 비슷한데 전년 대비 헤드라인 수치는 3.0%에서 3.2%로 오르는 것이죠. 그런데 클리블랜드 연은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은 컨센서스보다 높은 수치를 예상합니다. 헤드라인 수치는 0.41%, 3.42% 오르고 근원 수치는 0.40%, 4.92%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늘 유가는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56% 오른 배럴당 82.82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브렌트유도 1.3% 오른 배럴당 86.2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둘 다 3개월 내 최고 수준입니다. WTI는 이번 주 2.78% 상승해 6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6주간 상승률은 19.75%에 달합니다. 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하루 100만 배럴의 자발적 감산을 오는 9월까지 연장하기로 하고 러시아도 9월까지 원유 수출을 하루 30만 배럴 줄이기로 하면서 공급이 모자랄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탓입니다. UBS는 "수요 공급 불일치로 인해 2023년 말까지 유가가 배럴당 9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공급이 빡빡할 뿐 아니라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죠. UBS는 "7월 수요가 하루 1억200만 배럴 이상으로 견조했으며, 8월에는 중국과 인도, 브라질, 중동 등 신흥국 수요에 힘입어 처음으로 1억300만 배럴을 돌파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BCA리서치는 "러시아가 서방을 압박하기 위해 원유 수출량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일이 발생하면 유가는 배럴당 90달러를 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7월에만 국제 유가는 17% 올랐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의 휘발유 가격도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AAA에 따르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831달러에 달해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곡물 가격도 불안합니다. CME에서 거래된 소맥 가격은 부셸당 1.3% 올랐습니다. 한때 2.9%까지 뛰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수출항은 공격한 탓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서로의 곡물 수출 기지를 공격하고 있죠. 또 인도는 쌀 수출을 금지했고요. 게다가 7월은 가장 뜨거운 달로 공식 기록됐습니다. 곡물 생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뜻입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온건한 엘니뇨를 경험할 확률이 90%이고 강한 엘니뇨가 발생할 확률은 50%로 보고 있다. 이는 농업과 원자재 시장, 식량 가격, 심지어 인플레이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BMO는 "미국이 연착륙을 달성하려면 인플레이션이 더 둔화하여야 한다. CPI는 작년 여름 9.1%에서 지난 6월 3.0%까지 떨어졌다. 휘발유와 식품 물가가 하락했고, 글로벌 공급망은 정상화됐다. 생산성 향상도 도움이 됐다. 근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6월 4.8%로 뜨겁지만, 중고차 및 항공료 하락, 주거비 상승 둔화로 감속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 물가의 지속적 상승 압력, 유가 강세, 도움이 되지 않는 기저 효과를 고려할 때 내년 말까지 인플레이션이 2%로 돌아갈 것으로 기대하지 말라. 마지막 3%에서 2%로 내려오는 길은 Fed가 걷기에 특히 길게 느껴질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다음주에는 CPI 외에도 생산자물가(PPI)와 만하임 중고차 지수,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에서의 인플레이션 기대 등 물가 데이터가 쏟아집니다. 중국에서 나올 7월 무역수지, CPI와 PPI도 지켜봐야 합니다.
어닝시즌은 마무리 단계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S&P500 기업의 84%가 이미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들 기업 중 79%는 주당순이익(EPS)이 추정치보다 높았습니다. 이는 5년 평균 77%, 10년 평균 73%보다 높습니다. 전체적으로 기업들은 추정치보다 7.2% 높은 이익을 내놓았는데, 이는 5년 평균 8.4%보다 낮지만 10년 평균 6.4%보다 높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하면 2분기 EPS는 전년 동기보다 5.2% 감소할 것으로 계산됐습니다. 지난주 말 기준 추정치 -7.4%보다 개선된 것이죠. 실제 -5.2% 감소한다면 2020년 3분기(-5.7%) 이후 가장 큰 이익 감소를 기록하게 됩니다. 또한, 3개 분기 연속 이익이 줄어들게 됩니다. 다음주엔 버크셔해서웨이, UPS, 디즈니, 리프트 등이 실적을 발표합니다. UPS의 콘퍼런스콜에서는 최근 타결된 임금 협상이 향후 이익에 얼마나 영향을 줄지 알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임금 협상과 관련, 미국 최대 노조인 전미자동차노조(UAW)는 2019년 이후 4년 만에 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빅3'와 협상하는데, 40% 수준의 임금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2027년까지 매년 5% 임금 인상과 1만 달러를 넘는 계약 보너스가 핵심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