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 금리 4.27%…서머스 "4.75% 간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8월 16일 수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52%, S&P500 -0.76%, 나스닥 -1.15%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27%(4.9bp), 2년물 4.984%(3bp)

최근 뉴욕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건 금리입니다. 이런 금리가 16일(미 동부시간) 아침 소폭 하락했습니다. 최근 단기 급등한 데다 중국에서 컨트리가든 등 부동산 개발업체의 ‘도미노 디폴트’ 가능성이 커지면서 그림자금융 위기로 번질 것이란 우려가 커진 탓입니다. 부동산 노출이 많은 대형 신탁회사 중룽국제신탁은 30여 가지 상품의 만기 상환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홍콩 항셍지수는 1.4%, 상하이 종합 지수는 0.8% 하락했고 위안화는 하락 압력을 받았습니다. 항셍지수는 연초부터 따져 7% 이상 내렸습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자산운용사 등 일부 투자회사에 ‘주식 순매도 금지’를 명령한 것으로 보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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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기면서 '안전자산' 미 국채에 매수세가 몰린 것이죠. 하지만 금리 내림세는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오전 8시 반부터 미국의 경제 데이터가 나오기 시작하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입니다.

7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 6월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뒤집고 월가 예상 03% 증가도 뛰어넘었습니다. 6월 수치는 0.5% 감소에서 0.8%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7월 산업생산 증가는 광범위했습니다. 산업생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갖는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0.5% 늘었습니다. 차량 생산이 5.2% 증가한 게 가장 큰 요인이었습니다. 무더위로 인해 전기 생산이 한 달 전보다 6.7% 늘어 유틸리티 생산(+5.4%)을 견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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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신규주택 착공 건수는 145만 건으로 전월 대비 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월가 예상 1.1% 증가보다 많았습니다. 미래 주택 경기를 가늠하는 신규주택 착공 허가 건수도 한 달 전보다 0.1% 늘었습니다. 이는 예상 2.1% 증가보다는 덜한 것입니다. BMO는 "더 높은 금리가 오래 지속하면서 주택 건설업자 사이에 냉기가 조성될 것이다. 이는 주택 투자 활동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RSM은 "주택 시장의 바닥은 지나갔을 가능성이 크지만 모기지 금리가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 변동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주택 부문의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실제 지난주 모기지 금리는 7.1%에 육박했고, 모기지 신청은 이전 주보다 0.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주 연속 하락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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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고용과 소매판매에 이어 산업생산까지 좋은 데이터가 줄줄이 이어지자 애틀랜타 연방은행의 'GDP나우'는 3분기 GDP 증가율 추정치를 기존 5.0%에서 5.8%까지 높였습니다. 이는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분기 성장률 추정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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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가 다시 상승세를 달리기 시작했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9시 30분 0.1~0.3%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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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투자자들은 희망을 품었습니다. 오후 2시 공개될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 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중단할 것이란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 덕분입니다.

주요 지수는 보합세 속에 오후 2시를 맞았습니다. FOMC 회의록에는 투자자들이 좋아할 내용과 꺼리는 내용이 함께 있었습니다.

비둘기파적 문구로는 "두 세 명(A couple of)의 참가자는 기준금리를 변경하지 않고 그대로 두는 것을 선호하거나 그러한 제안을 지지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라는 것이었습니다. 또 "몇몇(A number of) 참가자는 너무 많이 인상하는 것과 너무 적게 인상하는 것의 위험이 더욱 양면적이 됐으며, 결정은 의도하지 않은 과도한 긴축 위험과 불충분한 긴축 비용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라는 문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이 가장 주목한 것은 "대부분 참가자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장기 목표를 훨씬 상회하고 노동시장이 빡빡한 상황에서 상당한(Significant)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계속해서 확인했으며 이는 통화 정책의 추가 긴축을 필요로 할 수 있다"라는 상당히 매파적인 문구였습니다. 블룸버그는 이 문장이 지난 1월 이후 가장 매파적 문장이라면서 7월 회의록이 6월보다 더 매파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단 두세 명의 FOMC 참가자만이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를 원했다. 많은 트레이더들은 매파가 분명히 FOMC를 통제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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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록이 공개된 직후 채권 시장의 금리는 추가 상승했습니다. 오후 4시 20분께 10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4.9bp 오른 4.27%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10월 저점이자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4.25% 선을 넘어선 2008년 이후 최고치입니다. 2년물은 3bp 상승한 4.984%에 거래됐습니다. 통화 정책을 반영하는 달러화도 0.23%(ICE 달러 인덱스) 상승했습니다. 달러는 5일 연속 상승해 지난 5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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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지수는 내림세를 확대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52%, S&P500 지수는 0.76% 내렸고 나스닥은 1.15%나 떨어졌습니다. S&P500 지수가 어제 50일 이동평균선 밑에서 마감한 데 이어 오늘은 나스닥, 러셀 2000지수가 모두 50일 이동평균선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습니다.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빅테크 주식의 하락 폭이 컸습니다. 중국 시장에서 또다시 차량 가격을 인하한 테슬라는 3.16% 내렸고 메타는 2.54%, 아마존은 1.89%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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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미 국채 금리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오늘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현재 수준의 장기 금리를 정점으로 보지 않는다”라며 10년물 금리 상승이 더 진행될 수 있으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는 ▲ 인플레이션 추세가 과거보다 더 높을 것(아마도 2.5%)이고 ▲미 연방정부의 증가하는 차입 요구(더 많은 국방비 지출 필요, 트럼프 행정부 때의 세금감면 연장 가능성, 국채 평균 이자 비용 증가)를 고려할 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실질 수익률은 1.5~2%가 될 수 있다 ▲투자자가 단기물 대신 장기물을 구매함으로써 얻는 보상인 기간 프리미엄이 통상 0.75~1%포인트였다는 세 가지 포인트를 감안할 때 투자자들은 "10년물에 대해 4.75% 수익률을 예상할 것이며 그건 분명히 더 높아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습니다. 서머스 장관은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오늘날 많은 요인은 명백하게 경제가 (지금까지의 저금리 시대와) 다른 시대에 있음을 암시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기사는 오늘 월가에서 가장 많이 읽힌 기사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금리 상승에 더 많은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10년물 금리 4.27%…서머스 "4.75% 간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오늘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서명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백악관은 보도자료를 내고 "IRA는 기후 변화와 질 좋은 일자리 창출, 인플레이션 감소를 위한 미국 내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라고 자랑했습니다.

이 법이 투자를 촉진하고 있는 것은 맞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에 따르면 법안 서명 이후 270개 이상의 새로운 친환경 프로젝트가 발표되었으며 총 투자액은 약 1320억 달러에 이릅니다. 투자 금액의 약 절반은 전기자동차와 배터리에 사용되며 나머지는 태양열, 풍력 및 원자력과 같은 신재생 에너지 생산에 투자됩니다. 이에 따라 전기차 관련 일자리 5만 개를 포함해 8만6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봤습니다. 그리고 그 경제적 혜택은 내년에 훨씬 더 커질 것입니다. 지나 레이문도 상무장관은 "IRA에 따른 보조금이 4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IRA 법에 따른 세금감면과 정부 지출은 원래 향후 10년 동안 3910억 달러로 추정되었지만, 월가는 그 액수가 1조 달러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대부분 크레딧(세금 감면액)에 제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예상보다 더 많은 인기를 끌면서 크레딧과 보조금에 대한 막대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크레딧 비용이 1조 2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10년물 금리 4.27%…서머스 "4.75% 간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이렇게 정부가 막대한 돈을 풀다 보니 FOMC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상당한 상방 위험이 있다"라고 밝힐 정도입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올해 주식이 계속 오른 이유 중 하나는 팬데믹 이후 작년에 다시 시작되어 2023년에도 매우 강력하게 이어지고 있는 재정 부양책이다. 우리는 실업률이 낮고 인플레이션이 높은 시기에 이렇게 많은 재정 적자를 내는 것을 거의 본 적이 없다. 호황기에 재정 정책이 제약을 거의 받지 않는다면 다음 경기 침체가 오면 재정 적자는 어떻게 될까. 재정 정책의 지속 가능성은 피치가 최근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주된 이유"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런 정부 지출을 뒷받침 해야 하는 국채 공급의 상당한 증가와 결합해 채권 시장은 상당폭 하락(금리 상승)했다. 이는 주식의 밸류에이션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해야 한다. 만약 정부가 (오는 10월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 등으로 인해) 재정 지출을 줄여야 한다면 경기가 둔화하고 기업의 매출 감소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시장 예상대로 성장이 실현되지 않으면 올가을 도전 과제가 될 것이다. 올해 상반기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던 건강한 5~10% 하락은 훨씬 더 심각한 조정으로 바뀔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국채 공급뿐 아니라 수요에 대한 걱정도 있습니다. 블룸버그는 오늘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국 국채 보유량이 6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6월 30억 달러 규모를 매각하는 등 3개월 연속으로 국채를 팔아 보유액이 1081억 달러로 줄었다는 것이죠.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한 게 영향을 미쳤을 수 있습니다. 중국도 6월에 113억 달러 규모를 매각해 미 국채 보유량을 2009년 중반 수준으로 되돌렸습니다. 월가에선 중국 정부가 위안화 방어를 위해 미 국채를 팔아 시장 개입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관측이 나돌고 있습니다. 역외 거래에서 위안화는 오늘 달러당 7.34에 거래되어 지난 10월 기록한 사상 최저치인 7.38에 근접했습니다.

물론 월가에는 서머스 장관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10년물 금리 4.27%…서머스 "4.75% 간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BCA리서치는 "모멘텀은 확실히 채권 약세 쪽이지만, 10년물이 작년 10월 고점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보지 않으며 사실 6개월 뒤에는 지금보다 금리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BCA리서치는 "과거 금리 인상 사이클을 분석하면 국채 수익률이 마지막 금리 인상 전후 4개월 이내에 정점을 찍는 경향이 있다. 인플레이션이 급격히 둔화하고 있으므로 이미 마지막 금리 인상은 이뤄졌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래서 향후 6-12개월 동안 10년물 수익률은 3.5%~4.25% 범위에서 거래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다만 BCA리서치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가속화되는 경우에는 4.25%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고, 실업률이 크게 상승하는 경우에는 3.5% 미만으로 떨어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UBS는 ▲부채 증가와 피치의 등급 하향에도 불구하고 미 국채의 안전자산 매력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미 국채는 2011년 S&P의 등급 강등으로 눈에 띄는 피해를 보지 않았으며 이번에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수익률은 매력적으로 보이며 통화 정책 배경은 우호적이다. 금리가 지난 몇 달 동안 상승했는데, Fed의 금리 인상 주기가 거의 끝나가는 상황에서 매력적 수익률을 확보할 좋은 기회를라고 생각한다며 "미국 국채에 대한 역풍은 지속할 것 같지 않다"라고 밝혔습니다.
10년물 금리 4.27%…서머스 "4.75% 간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최근 미국 주식 시장은 이런 금리의 움직임에 매우 민감합니다. 지난 20거래일 동안 채권 수익률과 S&P500 지수 수익률 사이의 상관관계는 마이너스 0.8로 떨어졌습니다. 즉 금리가 오르면 거의 그만큼 주가가 낮아진다는 겁니다. 3개월 전에는 정반대였습니다. 금리가 올라도 주가가 상승했지요.

월가에서는 당분간 시장이 조정을 겪거나 적어도 박스권에 있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리 설립자는 CNBC 인터뷰에서 "8월은 역사적으로 까다로운 달이고 특히 7월에 시장이 강세였을 경우에 약세는 더 두드러지는 것 같다. 이달 말에 우리는 인플레이션 데이터(7월 PCE)를 얻는다. 아마도 그때가 시장이 좋아지기 시작할 때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10년물 금리 4.27%…서머스 "4.75% 간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강세론자인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설립자는 "10년물 금리가 작년 고점인 4.25% 이상으로 상승한 뒤 다음 저항선은 4.5%가 될 수 있고 역전됐던 수익률 곡선이 반전되어 장기 금리가 단기를 만나면 5%까지 오를 수 있다는 걱정이 널리 퍼져 있다"라면서 "주식 시장은 10년물 수익률이 4%를 넘은 뒤 줄곧 불안에 떨고 있고 어제 S&P500 지수는 50일 이동평균선(4452.7)까지 떨어졌다. 다만 작년 10월 12일 강세장이 시작된 뒤 상승 채널을 깨지 않고 200일 이동평균선(4135.0)에서 반등하는 것은 여전히 가능해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이틀간 급등했던 엔비디아는 오늘은 분투 끝에 1.03% 내렸습니다. 하지만 월가 금융사들의 구애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로젠블레트는 엔비디아에 대한 목표주가는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높였습니다. "2025년 추정 주당순이익(10달러) 40배, 2026년 추정 주당순이익(20달러)의 35배를 곱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레이몬드 제임스도 목표가 50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10년물 금리 4.27%…서머스 "4.75% 간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월가에서는 엔비디아가 이런 지지부진한 증시를 구원해줄 것이란 기대가 있습니다. 오는 23일 분기 실적을 발표하는데, 엄청난 실적을 내놓으면서 다시 AI 붐에 불을 붙일 것이란 예상입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때 다음 분기 매출을 110억 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월가 예상 72억 달러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대단한 반응을 자아냈지요. 포레스트의 글렌 오도넬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 내용은 전체 AI 붐의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