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성·파워로직스 등 테마주 무더기 하한가
부인 공시에도 주가 뛰자 대주주는 매도
18일엔 '맥신 테마' 등장…개미들 또 골탕?
최근 국내 증시의 최대 화두는 초전도체였습니다. 관련주로 분류됐던 덕성 서남 파워로직스 LS전선아시아 서원 국일신동 등의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탔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LK-99’는 사실 초전도체가 아니었다는 쪽으로 중론이 모아지는 분위기입니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제로인 꿈의 물질입니다. 연구진 이름을 딴 LK-99는 상온·상압에서 구현된다는 해석 덕분에, 논문 기고자들이 노벨상 후보로 불리기까지 했습니다.
초전도체 테마주로 분류된 종목은 며칠 전까지 줄줄이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중국 인도 등에서 상온 초전도체 성질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으나 한 번 뛴 주가는 아랑곳하지 않았습니다.
이틀 전 보나사피엔스라는 1인 기업 대표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계정에 “LK-99는 상온 초전도체가 맞는다. 축하한다.”는 글을 띄우자 잠시 주춤했던 관련주는 또 다시 춤을 췄습니다. 보나사피엔스는 2019년 설립된 소프트웨어·부동산 자문 스타트업입니다. 초전도체 논란 이전 무명에 가까웠던 이 회사 대표의 SNS가 어떻게 증시에서 회자됐는 지도 의문입니다.
국내 증시에서 뜨거운 논란을 불러왔던 초전도체 구현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금은 ‘상온 초전도체 개발 성공’을 믿는 투자자가 많지 않습니다. 관련주들도 일제히 하한가로 직행했습니다.
결정적으로 학술지 네이처가 “LK-99는 초전도체가 아니다”고 판정한 데 이어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가 “초전도성을 나타내는 측정 결과가 없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서울대, 성균관대, 고려대, 부산대, 한양대, 성균관대, 경희대 연구진이 공동으로 재현 실험에 참여한 결과입니다.
초전도체 이슈는 또 다른 이유로 씁쓸한 뒷맛을 남겼습니다. 초전도체 테마 덕분에 주가가 뛰었던 종목의 일부 대주주들이 이 틈에 차익 실현에 나섰던 겁니다.
서남 최대주주였던 어플라이드벤처스는 급등장 속에서 지분을 전량 털어냈습니다. 최대주주 자리를 7년간 지켜온 전략적투자자(SI)가 이번 이슈로 서남과 남남이 됐습니다.
파워로직스 최대주주인 탑엔지니어링과 특수 관계자들도 연속 상한가 속에서 일부 지분을 매도했습니다.
기업 내부 정보를 가장 잘 알고 있을 최대주주들의 차익 실현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초전도체 호재가 오래 가지 않거나, 적어도 관련 사업 비중이 크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의미일 겁니다.
미국에선 최대주주나 임직원이 자사 지분을 처분하기 위해선 금융당국(SEC)에 사전 보고하고, 투자자들에게 공시해야 합니다. 국내엔 관련법이 미비합니다.
초전도체 테마주로 불리며 최근 급등했던 덕성 주가는 18일 개장 직후 하한가로 직행했다.
또 하나는 덕성 서남 LS전선아시아 등 테마주로 분류된 기업들이 “우린 초전도체와 관련 없다”는 부인 공시를 냈으나 개인 투자자들이 믿지 않았다는 겁니다. 과학이나 팩트 대신 테마를 신봉한 겁니다.
제2의 초전도체 논란은 언제든 또 생길 수 있습니다. 18일에도 ‘맥신’ 관련주로 분류된 태경산업 경동인베스트 휴비스 나인테크 코닉오토메이션 등이 오전부터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맥신은 꿈의 신소재로 불리는 나노물질입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진이 맥신 표면에 붙은 분자의 종류와 양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맥신 테마주’ 열풍을 불러왔습니다.
초전도체 이슈에 대해 최종 결론을 내기엔 조금 이릅니다. 맥신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빨리 끓는 물이 빨리 식습니다. 역사는 반복됩니다.
서학개미들의 3개월 만에 미국 주식을 25조원 가까이 팔아치웠다.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관액은 지난 13일 기준 약 938억달러(136조3300억원)다. 지난해 말엔 1121억달러(162조9400억원)로 정점을 기록하기도 했다.하지만 불과 3개월 만에 주식 보유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미국 관세 장벽 등 무역 전쟁, 미국 빅테크 기업의 수익성 의문, 경기 침체 불안 등이 겹치면서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전고점 대비 10% 안팎의 낙폭을 기록 중이다.개별 주식으로 살펴보면 테슬라의 경우 작년 말 주식 보관액이 245억달러였지만 지난 13일 155억달러로 급감했다. 엔비디아는 같은 기간 121억달러에서 105억달러로, 애플도 39억달러로 10달러가량 줄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팔란티어 역시 3억~4억달러 안팎 주식 보관액이 줄었다.한편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작년 12월 479.86달러까지 올랐던 테슬라 주가는 지난 10일 고점 대비 54% 내린 222.15달러까지 추락했다. 이후 사흘간 오르내린 뒤 이날은 장 중 낮 12시(미 동부시간) 기준 3%대의 상승세를 보였다.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
비트코인의 가상자산 시장 점유율이 최근 4년 내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알트코인의 설 자리가 계속 좁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15일 트레이딩뷰 데이터에 따르면 이달 비트코인 도미넌스(가상자산 시장 내 비트코인 점유율)는 약 62%로 2021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과 세계 각지의 지정학적 위기 등이 겹치며 자산 시장이 타격받았지만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비트코인은 하락 압력을 버텼다. 하지만 유동성이 적은 알트코인은 폭락을 피하지 못하며 비트코인의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는 흐름을 보였다.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7일간 약 6.59% 하락한 데 비해 같은 기간 이더리움(시총 2위)은 13.31%, 엑스알피(시총 4위)는 8.62%, 솔라나(시총 6위)는 10.53% 떨어졌다.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매트릭스포트는 “비트코인 도미넌스는 지난해 12월 54% 수준에서 짧은 시간 급격하게 상승했다”며 “이는 알트코인의 단기 강세 흐름이 사그라들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글로벌 헤지펀드와 기관 자금이 안정적 상품 구조를 가진 가상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
내리막길을 걷던 삼성SDI가 결국 신저가까지 갈아치웠다.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기름을 부었다. 삼성SDI는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상증자를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여전하고, 2차전지 전망도 불확실해 주가와 실적이 단기간에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SDI, 주가 내리막길…52주 최저가 추락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는 전날 6.18% 내린 19만1400원에 마감했다. 장중 18만9300원까지 밀리며 52주 최저가도 갈아치웠다.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14조280억원에서 13조1620억원으로 8660억원가량 증발했다. 코스피 시총 순위도 32위로 밀렸다. 2021년 8월 기록한 최고가(종가 기준)가 82만8000원(시총 순위 7위)와 비교하면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수준이다.전기차 캐즘 여파로 삼성SDI는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최근 1개월 사이 주가는 10.56% 하락했다. 외국인이 3855억원, 기관이 916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개인은 4653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며 물량을 받아냈지만, 하락세를 막아내진 못했다. 이 기간 개인 순매수 1위다.이 와중에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졌다. 전날 개장 전 삼성SDI는 이사회를 열고 시설투자 자금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유상증자로 1182만1000주가 신규 발행되고, 증자 비율은 16.8%다. 주주들 '시름'…"손실 투자자 비율 96% 육박"주주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한 투자자는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 삼성SDI를 손절매했다고 밝혔다. 그는 9513만원에 매입했던 삼성SDI 260주를 5075만원에 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