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발표 전 3% 급락한 엔비디아…AI 모멘텀의 향방은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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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2일 화요일>
◆미국 주식 : 다우 -0.51%, S&P500 -0.28%, 나스닥 +0.06%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332%(-1.0bp), 2년물 5.048%(+5.6bp)
22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조용했습니다. 주식과 채권 시장 모두에서 관망세가 나타났습니다. 매일 치솟던 채권 금리도 보합권을 오르내렸고, 주요 주가지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내일 장 마감 뒤엔 '이번 어닝시즌 중 가장 중요한 이벤트'인 엔비디아의 실적이 발표되고 금요일 아침에는 잭슨홀 회의에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등판합니다. 또 채권 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채 입찰이 내일부터 이틀간 이어집니다. 내일은 20년물, 모레엔 30년물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TIPS)가 경매에 나옵니다. 이들은 인기가 없는 채권이어서 발행 금리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오후 5시께 전날보다 1bp 내린 4.332%에 마감됐습니다. 2년물은 5.6bp 상승한 5.048%에 거래됐습니다. 장기물 수익률은 약보합세를 보이고, 단기물이 오르면서 채권 수익률 곡선의 역전 폭은 커졌습니다. 최근 시장 움직임과는 약간 달랐습니다. 금리 향방에 대해선 시끄러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TV에 나온 알파심플렉스의 캐서린 카민스키 전략가는 "10년물 수익률 6%는 미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칼라일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설립자는 "채권 수익률은 1년 전보다 훨씬 좋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회자한 건 전 뉴욕 연방은행 총재였던 빌 더들리가 블룸버그에 기고한 글 '채권 강세장과의 이별'(Goodbye to the Bull Market for US Treasury Bonds)이란 제목의 글이었습니다. 그는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더 높은 수익률이 돌아왔다. 198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40년 채권 강세장이 끝났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0년물이 4.5%에 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더들리는 △경제 성장을 방해하지도 자극하지도 않는 '중립금리(r*)를 1%로 △장기 인플레이션 추정치를 2.5%로 △장기물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을 1%로 추정하면서 1%+2.5%+ 1%를 더하면 목표 수익률 4.5%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더들리 전 총재는 첫째, 훨씬 더 높은 기준금리 속에서 경제가 강하다는 것은 중립금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둘째, 미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은 계속 악화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물 발행 증가를 불러 기간 프리미엄을 높인다. 셋째, 만성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은 훨씬 더 큰 위협이다. 이는 기간 프리미엄을 2008년 이전 수준(1%)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건 예상보다 강한 경제 성장, 흔들리는 수급 전망 등과 함께 더들리 총재가 지적했듯이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에도 기인합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CPI)에서 헤드라인 물가는 6월 3.0%에서 3.2%로 반등했고요. 그리고 7월 공급자물가(PPI)는 전달보다 0.3%나 올랐지요.
씨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보고서에서 "2024년 인플레이션 예측에 대한 상향 위험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라고 썼습니다. 씨티는 지속하는 상품에 대한 활발한 수요, 공급망 회복이 종료된 점, 원자재 가격의 상승, 중고차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점 등을 그 이유로 지목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지난 6, 7월 CPI 보고서는 근원 물가, 특히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의 디스인플레이션을 과장하고 있다. 그동안 계절성과 건강보험 물가는 디스인플레이션에 기여를 해왔는데, 지금부터는 이들은 플러스로 다시 뒤집힐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공개됐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는 "대부분 참가자는 상당한(Significant)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계속해서 확인했으며 이는 통화 정책의 추가 긴축을 필요로 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들어있었죠. 메릴의 마시 맥그리거 포트폴리오 전략 헤드는 "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Fed가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사이클에서는 인플레이션이 한 번 이상 정점에 도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몇 주간 불안정했던 모습에 비하면 오늘 채권 시장은 안정적이었습니다. 이에 힘입어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6%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하락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결국, 다우는 0.51% 내렸고 S&P500 지수는 0.28% 떨어졌습니다. 나스닥 만이 0.06%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의 주인공도 엔비디아였습니다. 엔비디아는 개장 전 시간 외 거래에서 랠리를 펼쳤고 정규장 시작과 함께 사상 최고가(481.87달러) 기록을 세우면서 시장에 희망을 불어넣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였습니다. 이후 엔비디아의 주가는 종일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2.77%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란 기대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데이터에 따르면 오늘 아침까지 가장 인기 있는 주식옵션거래 중 하나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500달러, 700달러까지 상승하는 걸 예상하는 콜옵션 매수였습니다. 오늘도 콜옵션 매수가 이어졌고요. 캔터피츠제럴드의 매튜 팀 주식 파생 상품 거래 헤드는 WSJ 인터뷰에서 "엔비디아 관련 옵션은 FOMO(홀로 뒤처질까 두려워 추격 매수하는 것)로 가득 차 있으며 사람들은 그것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잭슨홀에서의 예상되는) Fed의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올해 남은 기간 기술주 랠리를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이 코메리카 뱅크(-4.12%) 등 여러 은행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강등한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2주 전에 무디스가 무더기로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낮춘 데 이은 것입니다. 역시 자금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재무 악화를 등급 강등의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 때까지 은행들이 계속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6월 말 기준 총자산이 20~50위에 드는 중견 은행입니다. KBW 나스닥 지역 은행 지수 (KRX)는 약 2.2% 하락했습니다. JP모건(-2.07%)도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찰스 슈왑이 인력과 사무실을 구조조정을 해 연간 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힌 뒤 5.2% 급락한 것도 분위기를 흐렸습니다. 슈왑은 23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메이시스(-14%)가 실적 발표를 통해 소비자 구매가 줄어 2분기 매출이 감소했다고 보고하면서 "신용카드 소지자 사이에서 연체율이 증가했고,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라고 밝힌 것도 시장 분위기를 악화시켰습니다. 소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 것이죠. 그렇지 않아도 샌프란시스코 연은이 팬데믹 이후 축적됐던 가계의 잉여저축이 1900억 달러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고, 10월 1일부터는 팬데믹 직후인 2020년 3월부터 유예됐던 학자금 상환이 재개되는 상황입니다. 딕스 스포팅 굿스는 2분기 이익 감소를 기록하고 올해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한 후 23% 급락했고, 로우즈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뒤 3.7% 상승했지만, 올해 남은 기간의 수요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사실 월가 일부에서는 오늘 아침까지 단기 조정이 끝나가고 있다는 희망적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아침 하락세로 출발한 증시는 오후 장에 대부분 손실 폭을 회복하고 약보합세로 마감한 데 이어 어제는 10년물 금리가 10bp 가까이 뛰었는데도 강한 상승세를 보였죠. 그리고 오늘 아침에도 그런 분위기가 이어졌었습니다. 여기서 바닥을 만든다면 이번 조정은 5% 정도로 끝나는 것입니다. 장기 금리가 한 달여 만에 50bp 이상 치솟은 걸 고려하면 굉장히 건강한 조정이었죠.
어제는 제러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 등이 금리가 오를 때 주가도 오를 수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오늘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국채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팬데믹까지 Fed가 비정상적으로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했던 기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주식 시장은 채권 수익률이 예전의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주식 시장에 더 많은 하방 위험이 있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증시 조정은 이어지고 있지만, 분위기가 그리 나쁜 건 아닙니다. 시장이 새로운 하락장으로 향한다거나 그런 예상도 없습니다. 경제가 잘 버티면서 연착륙 기대가 살아 있으니까요.
오늘 발표된 리치먼드 연은의 8월 제조업 기업 지수는 -7을 기록했습니다. 위축 국면이긴 하지만 7월 -9, 월가 추정 -10보다는 좋은 것입니다. 시카고 연은의 8월 경제 여건 지수도 -23을 기록했는데, 이는 7월의 -31보다 나은 수치입니다. 제조업 성장이 추세를 밑돌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나아지고는 있는 것입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7월 기존주택 판매는 6월보다 2.2% 감소한 407만 채를 기록해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예상치 0.2% 감소보다 훨씬 가파르게 떨어졌습니다. 모기지 금리가 7%대로 급등한 탓이 큽니다. 그렇다고 주택 시장이 침체에 들어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매매는 감소했지만 매매된 주택의 중앙값은 전년 대비 1.9% 상승한 40만67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가격 상승이 주택 판매 감소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JP모건의 마크로 콜라노비치 헤드는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투자자 기대와 시장 포지셔닝, 주식 밸류에이션이 올해 초에 예상에 비해서 높아졌다면서 오늘 자신의 새로운 기본 시나리오로 '연착륙/노랜딩'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에게 월가의 기업 이익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높습니다. 콜라노비치는 "매우 제약적인 통화 정책, 계속되는 자본 비용 상승, 끝나가는 매우 쉬운 재정 정책, 잠식되는 소비자 저축 및 가계 유동성, 낮은 실업률, 중국과 독일 등의 침체 위험 등을 볼 때 2024년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치 12%는 너무 낙관적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지속적인 마진 압력으로 인해 수요와 가격 결정력이 약화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앤드루 슬리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이 당분간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주식이 연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낙관합니다. 그의 말을 전합니다.
▶지난달 8월/9월 위험한 계절성에 대한 경계하라고 밝혔다. 주식 시장은 연초 대비 크게 상승했고 투자자 심리는 대폭 개선됐다. 가장 위험한 주식이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다. 기업 뉴스 흐름이 가장 느린 시기에 접어드는 들면서 결코 좋은 징조는 아니다.
▶올해 받은 가장 많은 질문 1위는 “조정은 언제 오나? 투자할 현금이 있다”라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이 조정을 기다리고 진입하려고 할 때 시장이 어느 정도 조정을 받을지 의문이 든다.
▶주식이 연말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나의 주장은 기업 이익이 분기별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근거한다. 주식은 대부분 실적이 저조한 해에 반등한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투자자들은 이익 감소를 예상해 이미 직전 연도에 매도한다(2022년의 사례). 그리고 내년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속에 하반기에 랠리 한다. S&P500 기업에 대한 2023년 이익 컨센서스 추정치는 2분기 어닝시즌 이후 상승하고 있으며, 약세자론들이 예측한 대로 하락하지 않았다. 어닝은 2분기 전년 대비 -6%에서 4분기에는 +8%로 전환될 것이다.
▶이것이 올해 말 주식 랠리에 대한 유일한 잠재적 촉매제는 아니다. 내년에는 대선이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50년 동안 워싱턴DC에 있었고 내년 경제를 부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스트레타가스는 최근 "바이든의 인플레이션 방지법, 반도체법 등에 의한 지출은 2024년 전까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는다"라고 썼다. 이러한 공공 지출은 산업, 재료, 반도체 장비 및 기타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소비는 아직 항복하지 않았다. 실적 성장세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재정 지출의 또 다른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남은 기간에 대해 확신이 있지만, 지금부터 4분기까지는 조심해야 한다. 곰(약세론자)이 돌아다니고 있으며 아마도 당분간 휴식을 취해야 할 것이다.
▶"주식은 비싸다"라고 하지만 그것은 몇몇 주식 때문이다. S&P500 주식의 대부분은 평균보다 저렴하다. 중·소형주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비옥한 투자 기회가 많이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 주식 : 다우 -0.51%, S&P500 -0.28%, 나스닥 +0.06%
◆미국 채권 : 국채 10년물 4.332%(-1.0bp), 2년물 5.048%(+5.6bp)
22일(미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조용했습니다. 주식과 채권 시장 모두에서 관망세가 나타났습니다. 매일 치솟던 채권 금리도 보합권을 오르내렸고, 주요 주가지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내일 장 마감 뒤엔 '이번 어닝시즌 중 가장 중요한 이벤트'인 엔비디아의 실적이 발표되고 금요일 아침에는 잭슨홀 회의에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등판합니다. 또 채권 금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국채 입찰이 내일부터 이틀간 이어집니다. 내일은 20년물, 모레엔 30년물 인플레이션 연동 국채(TIPS)가 경매에 나옵니다. 이들은 인기가 없는 채권이어서 발행 금리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뉴욕 채권 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오후 5시께 전날보다 1bp 내린 4.332%에 마감됐습니다. 2년물은 5.6bp 상승한 5.048%에 거래됐습니다. 장기물 수익률은 약보합세를 보이고, 단기물이 오르면서 채권 수익률 곡선의 역전 폭은 커졌습니다. 최근 시장 움직임과는 약간 달랐습니다. 금리 향방에 대해선 시끄러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블룸버그TV에 나온 알파심플렉스의 캐서린 카민스키 전략가는 "10년물 수익률 6%는 미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칼라일그룹의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설립자는 "채권 수익률은 1년 전보다 훨씬 좋다"라고 밝혔습니다.
오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회자한 건 전 뉴욕 연방은행 총재였던 빌 더들리가 블룸버그에 기고한 글 '채권 강세장과의 이별'(Goodbye to the Bull Market for US Treasury Bonds)이란 제목의 글이었습니다. 그는 "패러다임이 바뀌었고 더 높은 수익률이 돌아왔다. 198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40년 채권 강세장이 끝났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10년물이 4.5%에 달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더들리는 △경제 성장을 방해하지도 자극하지도 않는 '중립금리(r*)를 1%로 △장기 인플레이션 추정치를 2.5%로 △장기물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을 1%로 추정하면서 1%+2.5%+ 1%를 더하면 목표 수익률 4.5%가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더들리 전 총재는 첫째, 훨씬 더 높은 기준금리 속에서 경제가 강하다는 것은 중립금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둘째, 미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은 계속 악화하고 있으며 이는 장기물 발행 증가를 불러 기간 프리미엄을 높인다. 셋째, 만성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은 훨씬 더 큰 위협이다. 이는 기간 프리미엄을 2008년 이전 수준(1%)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리가 계속 오르고 있는 건 예상보다 강한 경제 성장, 흔들리는 수급 전망 등과 함께 더들리 총재가 지적했듯이 향후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에도 기인합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CPI)에서 헤드라인 물가는 6월 3.0%에서 3.2%로 반등했고요. 그리고 7월 공급자물가(PPI)는 전달보다 0.3%나 올랐지요.
씨티그룹의 이코노미스트들은 보고서에서 "2024년 인플레이션 예측에 대한 상향 위험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라고 썼습니다. 씨티는 지속하는 상품에 대한 활발한 수요, 공급망 회복이 종료된 점, 원자재 가격의 상승, 중고차 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점 등을 그 이유로 지목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지난 6, 7월 CPI 보고서는 근원 물가, 특히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의 디스인플레이션을 과장하고 있다. 그동안 계절성과 건강보험 물가는 디스인플레이션에 기여를 해왔는데, 지금부터는 이들은 플러스로 다시 뒤집힐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주 공개됐던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는 "대부분 참가자는 상당한(Significant)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계속해서 확인했으며 이는 통화 정책의 추가 긴축을 필요로 할 수 있다"라는 문구가 들어있었죠. 메릴의 마시 맥그리거 포트폴리오 전략 헤드는 "파월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Fed가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로 미국의 인플레이션 사이클에서는 인플레이션이 한 번 이상 정점에 도달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몇 주간 불안정했던 모습에 비하면 오늘 채권 시장은 안정적이었습니다. 이에 힘입어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1~0.6%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하락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결국, 다우는 0.51% 내렸고 S&P500 지수는 0.28% 떨어졌습니다. 나스닥 만이 0.06% 강보합세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오늘의 주인공도 엔비디아였습니다. 엔비디아는 개장 전 시간 외 거래에서 랠리를 펼쳤고 정규장 시작과 함께 사상 최고가(481.87달러) 기록을 세우면서 시장에 희망을 불어넣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다였습니다. 이후 엔비디아의 주가는 종일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결국, 2.77%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큰 폭의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란 기대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데이터에 따르면 오늘 아침까지 가장 인기 있는 주식옵션거래 중 하나는 엔비디아의 주가가 500달러, 700달러까지 상승하는 걸 예상하는 콜옵션 매수였습니다. 오늘도 콜옵션 매수가 이어졌고요. 캔터피츠제럴드의 매튜 팀 주식 파생 상품 거래 헤드는 WSJ 인터뷰에서 "엔비디아 관련 옵션은 FOMO(홀로 뒤처질까 두려워 추격 매수하는 것)로 가득 차 있으며 사람들은 그것을 놓치고 싶어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잭슨홀에서의 예상되는) Fed의 매파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올해 남은 기간 기술주 랠리를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이 코메리카 뱅크(-4.12%) 등 여러 은행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씩 강등한 것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2주 전에 무디스가 무더기로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낮춘 데 이은 것입니다. 역시 자금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수익성·재무 악화를 등급 강등의 이유로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 때까지 은행들이 계속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6월 말 기준 총자산이 20~50위에 드는 중견 은행입니다. KBW 나스닥 지역 은행 지수 (KRX)는 약 2.2% 하락했습니다. JP모건(-2.07%)도 급락세를 보였습니다. 찰스 슈왑이 인력과 사무실을 구조조정을 해 연간 5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겠다고 밝힌 뒤 5.2% 급락한 것도 분위기를 흐렸습니다. 슈왑은 23억 5000만 달러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메이시스(-14%)가 실적 발표를 통해 소비자 구매가 줄어 2분기 매출이 감소했다고 보고하면서 "신용카드 소지자 사이에서 연체율이 증가했고,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빨랐다"라고 밝힌 것도 시장 분위기를 악화시켰습니다. 소비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킨 것이죠. 그렇지 않아도 샌프란시스코 연은이 팬데믹 이후 축적됐던 가계의 잉여저축이 1900억 달러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고, 10월 1일부터는 팬데믹 직후인 2020년 3월부터 유예됐던 학자금 상환이 재개되는 상황입니다. 딕스 스포팅 굿스는 2분기 이익 감소를 기록하고 올해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한 후 23% 급락했고, 로우즈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발표한 뒤 3.7% 상승했지만, 올해 남은 기간의 수요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사실 월가 일부에서는 오늘 아침까지 단기 조정이 끝나가고 있다는 희망적 관측을 내놓았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아침 하락세로 출발한 증시는 오후 장에 대부분 손실 폭을 회복하고 약보합세로 마감한 데 이어 어제는 10년물 금리가 10bp 가까이 뛰었는데도 강한 상승세를 보였죠. 그리고 오늘 아침에도 그런 분위기가 이어졌었습니다. 여기서 바닥을 만든다면 이번 조정은 5% 정도로 끝나는 것입니다. 장기 금리가 한 달여 만에 50bp 이상 치솟은 걸 고려하면 굉장히 건강한 조정이었죠.
어제는 제러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 등이 금리가 오를 때 주가도 오를 수 있다고 밝혔었습니다. 오늘 에드 야데니 야데니 리서치 설립자는 "국채 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팬데믹까지 Fed가 비정상적으로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했던 기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주식 시장은 채권 수익률이 예전의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면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인해 주식 시장에 더 많은 하방 위험이 있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증시 조정은 이어지고 있지만, 분위기가 그리 나쁜 건 아닙니다. 시장이 새로운 하락장으로 향한다거나 그런 예상도 없습니다. 경제가 잘 버티면서 연착륙 기대가 살아 있으니까요.
오늘 발표된 리치먼드 연은의 8월 제조업 기업 지수는 -7을 기록했습니다. 위축 국면이긴 하지만 7월 -9, 월가 추정 -10보다는 좋은 것입니다. 시카고 연은의 8월 경제 여건 지수도 -23을 기록했는데, 이는 7월의 -31보다 나은 수치입니다. 제조업 성장이 추세를 밑돌고 있기는 하지만 어쨌든 나아지고는 있는 것입니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가 발표한 7월 기존주택 판매는 6월보다 2.2% 감소한 407만 채를 기록해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예상치 0.2% 감소보다 훨씬 가파르게 떨어졌습니다. 모기지 금리가 7%대로 급등한 탓이 큽니다. 그렇다고 주택 시장이 침체에 들어갔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매매는 감소했지만 매매된 주택의 중앙값은 전년 대비 1.9% 상승한 40만670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가격 상승이 주택 판매 감소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JP모건의 마크로 콜라노비치 헤드는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투자자 기대와 시장 포지셔닝, 주식 밸류에이션이 올해 초에 예상에 비해서 높아졌다면서 오늘 자신의 새로운 기본 시나리오로 '연착륙/노랜딩'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그에게 월가의 기업 이익에 대한 기대치는 여전히 높습니다. 콜라노비치는 "매우 제약적인 통화 정책, 계속되는 자본 비용 상승, 끝나가는 매우 쉬운 재정 정책, 잠식되는 소비자 저축 및 가계 유동성, 낮은 실업률, 중국과 독일 등의 침체 위험 등을 볼 때 2024년 S&P500 기업의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전망치 12%는 너무 낙관적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지속적인 마진 압력으로 인해 수요와 가격 결정력이 약화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앤드루 슬리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이 당분간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주식이 연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낙관합니다. 그의 말을 전합니다.
▶지난달 8월/9월 위험한 계절성에 대한 경계하라고 밝혔다. 주식 시장은 연초 대비 크게 상승했고 투자자 심리는 대폭 개선됐다. 가장 위험한 주식이 최고의 성과를 거두었다. 기업 뉴스 흐름이 가장 느린 시기에 접어드는 들면서 결코 좋은 징조는 아니다.
▶올해 받은 가장 많은 질문 1위는 “조정은 언제 오나? 투자할 현금이 있다”라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이 조정을 기다리고 진입하려고 할 때 시장이 어느 정도 조정을 받을지 의문이 든다.
▶주식이 연말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나의 주장은 기업 이익이 분기별로 개선될 것이란 전망에 근거한다. 주식은 대부분 실적이 저조한 해에 반등한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투자자들은 이익 감소를 예상해 이미 직전 연도에 매도한다(2022년의 사례). 그리고 내년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 속에 하반기에 랠리 한다. S&P500 기업에 대한 2023년 이익 컨센서스 추정치는 2분기 어닝시즌 이후 상승하고 있으며, 약세자론들이 예측한 대로 하락하지 않았다. 어닝은 2분기 전년 대비 -6%에서 4분기에는 +8%로 전환될 것이다.
▶이것이 올해 말 주식 랠리에 대한 유일한 잠재적 촉매제는 아니다. 내년에는 대선이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50년 동안 워싱턴DC에 있었고 내년 경제를 부양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스트레타가스는 최근 "바이든의 인플레이션 방지법, 반도체법 등에 의한 지출은 2024년 전까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는다"라고 썼다. 이러한 공공 지출은 산업, 재료, 반도체 장비 및 기타 부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소비는 아직 항복하지 않았다. 실적 성장세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고 재정 지출의 또 다른 물결이 다가오고 있다. 올해 남은 기간에 대해 확신이 있지만, 지금부터 4분기까지는 조심해야 한다. 곰(약세론자)이 돌아다니고 있으며 아마도 당분간 휴식을 취해야 할 것이다.
▶"주식은 비싸다"라고 하지만 그것은 몇몇 주식 때문이다. S&P500 주식의 대부분은 평균보다 저렴하다. 중·소형주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비옥한 투자 기회가 많이 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