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투자증권 사옥. 사진=한경DB
신한투자증권 사옥. 사진=한경DB
자산운용사들의 전유물이던 대학기금 외부위탁운용관리(OCIO)에서 첫 증권사 선정 사례가 나왔다. 충청권 사립대인 호서대학교 기금의 위탁운용사로 신한투자증권이 선정되면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전일 호서대는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 신영증권, 한백자산운용 등 4개사를 대상으로 제안서를 심사한 결과 대학 적립금을 맡아서 굴릴 우선협상대상자로 신한투자증권을 선정했다.

신한투자증권이 굴릴 금액은 50억원이다. 작년 8월 말 공시된 2021년 기준 누계 적립금을 보면 호서대의 교비회계 적립금은 약 545억원이다. 아직 2022년 누계 적립금이 공시되지 않은 만큼 이 금액을 이준으로 보면 호서대 기금의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보수는 10bp(1bp=0.01%포인트)로 책정됐다.

이번 선정은 대학기금 위탁운용 시장에서 증권사가 우선협상자 지위를 따낸 첫 사례다. 민간 대학기금 시장은 자산운용사들이 시장을 독점하고 있었다.

호서대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신한투자증권과 이달 말 중으로 계약을 체결하고 다음 달 초부터 기금 운용을 위탁할 방침이다. 위탁 사업기간은 다음 달부터 2028년 8월 말까지 5년간이다.

호서대 재무처 관계자는 "제안서 기술평가인 설명회 등에서 타사 대비 부각됐고 보수 수준도 적극적으로 제시한 것이 주효했다"며 "이번 OCIO 도입의 성과가 양호하면 위탁 운용 적립금 규모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OCIO란 연기금과 대학교, 국가기관, 법인 등이 외부 투자전문가인 증권사나 운용사를 선정해 자사 여유자금을 내주고 운용을 맡기는 체계를 말한다. 인력이나 역량 등 여건상 한계로 자체 운용조직을 꾸리기 어려운 가운데 기금을 효율적으로 굴리려는 수요가 있는 곳들이 주로 OCIO 시장을 찾는다.

대학기금 시장은 규모가 9조원을 웃돌면서도 OCIO 등이 활발히 도입되지 않아 '숨겨진 노다지'라는 평을 받는다. 삼성운용은 서울대와 이화여대, 성균관대 등 주요 대학기금을 운용하는 등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태재연구재단을 비롯해 지난달 포스텍의 '자문형 OCIO'을 따내면서 외연을 넓히고 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