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하회한 고용지표

식어가는 미국경제, 고용지표 또 예상 하회 [나수지의 미나리]
31일(현지시간) 오전 발표된 8월 미국 ADP 비농업 고용 건수는 시장의 예상을 하회했습니다. 8월 한 달 동안 17만7000명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7월 민간 고용 규모가 32만4000명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가까기 채용규모가 줄었습니다. 시장 예상치인 19만5000명에도 미치지 못했습니다. 민간 고용이 지난 6월 49만7000명 증가해 정점을 찍은 뒤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였습니다. 전날 미국 7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서 구인건수가 202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900만건을 밑돈 882만7000건을 기록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틀 연속 고용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지표가 공개된겁니다. 시장은 다음달 1일 발표될 미국 노동부의 8월 고용보고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ADP 보고서는 통상 고용보고서 전에 발표돼 고용보고서를 예상해볼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합니다. 고용시장이 식어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한 ADP 비농업 고용건수가 공개된 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내리고, 미국 증시 3대 지수는 상승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미국 금융당국, 지역은행 부채요건 강화

연준 재무부 연방예금보험공사 등 미국 금융관계당국이 자산규모가 1000억달러 이상인 은행을 대상으로 자본 건전성을 높이라는 지침을 내놨습니다. 장기부채를 △평균 총자산의 3.5% △위험가중자산의 6% 가운데 더 규모가 큰 쪽에 맞춰 쌓아둬야한다는 내용입니다. 은행간 위험이 옮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다른 은행 채권을 보유하는 것도 자제해야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미국 금융당국은 실리콘밸리은행 사태 이후 지역은행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은행들의 자금조달비용이 높아져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며 "연간 수익이 3.5%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금융당국은 "규제가 시행돼도 실제 반드시 준수해야하는 시점은 3년 뒤"라며 "은행이 쌓아둬야하는 자금 가운데 75%는 이미 기준에 맞춰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시장의 우려를 잠재웠습니다.

비자, 마스터카드 수수료 인상

식어가는 미국경제, 고용지표 또 예상 하회 [나수지의 미나리]
비자와 마스터카드가 10월 4일부터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상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습니다. 계획대로라면 신용카드 가맹점들은 연간 5억200만달러에 달하는 수수료를 추가 지불해야합니다. 신용카드 업체들은 사기예방, 혁신 관련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수수료를 인상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신용카드 업체들의 이런 움직임은 바이든 정부가 '신용카드 경쟁법'을 통해 카드업체들에 '불필요한' 수수료를 인하하도록 요구하고, 과점적인 시장구조를 보다 경쟁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